멕시코의 관광산업과 감정노동의 다차원성
초록
관광산업에서는 종사자들이 고객들과 직접 대면 접촉을 할 기회가 빈번하다는 점에서 감정노동과 관련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분야이다. 그렇지만 감정노동이 유사한 상황에서 항상 모두에게 동일한 형태로 인식되는 것은 아니다. 조사지에서 보는 것과 같이 감정노동은 개인의 특성과 사회문화적, 경제적 상황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난다. 감정노동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가 대단히 많고, 또 이런 요소들이 미치는 영향력의 수준은 시기와 장소에 따라 상이하게 표출될 수도 있다. 감정노동에 대한 생각이나 감정노동으로 인한 스트레스 등 심리적, 정신적 고통은 여러 가지 요인에 의해 달라진다. 연령, 근무기간, 성별에 따라 감정노동에 대한 판단은 분명한 차이를 보인다. 특히 미국으로의 국제노동이주의 경험이나 향후에 국제노동이주에 참여할 의사가 있는 사람들의 경우에는 감정노동을 심각한 문제로 인식하지 않거나 오히려 긍정적인 사회문화적 경험으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았다. 실제로 오아하카에 다양한 형태의 관광분야 종사자들이 존재하고, 이들이 겪는 경험은 개인과 경제적, 사회문화적 환경에 따라 매우 다르다.
오아하카의 관광 분야 종사자들의 감정노동도 여러 가지 조건에 따라 다양한 형태를 지니고 있다. 감정노동의 긍정적 혹은 부정적 인식과 결과는 개인과 작업조건의 상황에 따라 상이하게 표출된다. 즉 개인의 인성이나 경험, 사회문화적 특성, 작업장에서의 자율성 등 사회경제적 조건이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결과적으로 개인에게 표현되고 이해되는 감정노동의 형태와 영향은 상당히 다양하고 상황에 따라 변화할 수도 있다. 이런 문제들을 고려하면 감정노동이 나타나는 방식은 경제적 요소 뿐 아니라 사회문화적 혹은 개인적 요소에 의해 상당한 영향을 받는다. 또 특정 업종이나 일의 성격에 따라 감정노동의 존재와 심각성을 주어진 것으로 간주하기보다, 개인에 따른 감정노동의 차이를 인지하고, 감정노동으로 인한 문제의 심각성을 경험하는 방식과 내용이 개인마다 상당히 다르다는 점도 함께 인식해야 한다. 이런 의미에서 감정노동의 역동성과 다양성, 다차원성을 분명하게 새로운 시각으로 파악할 필요가 있다.
Abstract
In the tourism industry, emotional labor-related problems are highly likely because workers cannot avoid frequent face-to-face contacts with customers. Emotional labor, however, is not always recognized in the same pattern by every worker in similar situations. As can be see in this research, emotional labor appears to vary depending on individual characteristics and sociocultural and economic conditions. In fact, there are so many factors affecting emotional labor, and the level of influence concerning these factors can vary depending on when and where they are. Psychological and mental pains and stress from emotional labor depend on a number of factors. The expression of emotional labor, depending on age, length of employment and gender, shows a clear difference. In particular, for those who are planning to participate in international labor migration to the United States in the future, emotional labor was often not recognized as a serious problem or rather a positive social and cultural experience. In fact, there are various types of tourism workers in Oaxaca, and their experiences vary greatly depending on individual and economic and sociocultural environments.
The emotional labor of the workers in the tourism sector of Oaxaca also has various forms depending on various conditions. Positive or negative perceptions and consequences of emotional labor vary depending on the circumstances of the individual and working conditions. In other words, socioeconomic conditions, individual personality or experiences, sociocultural characteristics, and autonomy in the workplace, have a significant impact. As a result, the forms and effects of emotional labor expressed and understood by tourism workers vary considerably and may vary depending on the situations. Considering these problems, the way emotional labor emerges is greatly influenced by sociocultural or personal factors as well as economic factors. In addition, rather than considering the existence and seriousness of emotional labor as given depending on the nature of a particular industry or work, it should also be recognized that the expression of emotional labor differ considerably from individual to individual. Also, the seriousness of problems caused by emotional labor can be diversified. In this sense, it is necessary to clearly understand the meanings of the dynamism, diversity and multidimensionality of emotional labor from a new perspective.
Keywords:
Emotional Labor, Tourism Industry, Handicrafts, Mexico, Multidimensionality키워드:
감정노동, 관광산업, 수공예품, 멕시코, 다차원성Ⅰ. 서론
현대사회에서 감정노동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으며, 그중에서도 관광 분야는 감정노동의 문제가 분명하게 나타난다는 특징이 있다. 관광과 관련된 산업분야는 관광객과 관광업 종사자들이 직접적으로 또 수시로 상호작용을 하는 경제영역이어서 감정노동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파급효과도 크다. 관광산업이 경제영역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멕시코에서도 필연적으로 감정노동은 여러 가지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한편, 감정노동에 참여하는 사람들의 특징이 다양하기 때문에 감정노동을 경험하고 인식하는 내용은 항상 동일하지는 않다. 이런 맥락에서 감정노동의 양상과 더불어 감정노동의 역동성과 다양성을 분석하여, 현대 멕시코 사회가 변화하는 모습을 심층적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또한 감정노동에 직접적으로 관여하는 사람들의 감정노동에 대한 구체적인 인식을 이해하여 감정노동이 멕시코 관광분야에서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파악하는 것이 유익하다.
소득수준이 높고 인구가 많은 미국과 캐나다와 지리적으로 가까운 곳에 위치한 멕시코는 전통적으로 관광산업에 대한 관심이 많았고, 경제적으로 관광산업이 국가경제에 기여하는 비중도 크다. 실제로 관광산업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멕시코에서는 관광산업의 발전으로 인해 경제성장이 촉진되고, 국가의 수지가 개선되며, 일자리가 증가한다(OECD 2017, 32). 특히 외화 소득의 측면에서 보면 멕시코의 관광산업은 석유수출과 국제노동이주자들이 보내는 송금 수입 다음으로 중요하다(Wilson 2008, 37). 오늘날 북미자유무역협정이 발효된 이후에 경쟁력을 상실한 멕시코의 농업이나 다른 산업 부문이 위축되면서, 관광분야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관광 부문이 멕시코의 국내총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6년 현재 16.0%이고, 관광부문이 전체 고용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6.8%이다(World Travel & Tourism Council 2017, 1). 이런 수치는 OECD 국가의 평균치보다 두 배나 높은 수준이다(OECD 2017, 33). 특히 일자리를 찾는 사람들의 입장에서 보면 관광산업 분야에 진입하기가 다른 분야보다 상대적으로 용이해서, 많은 사람들이 관광객을 상대하는 일자리에 관심을 보인다. 물론 해외에서 온 관광객의 비중이 높은 상점이나 시설의 경우에는 어느 정도의 영어나 외국어 능력이 도움을 주지만, 대부분의 경우에 외국어가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다. 이런 이유로 인해 멕시코에서는 관광객을 상대로 하는 호텔이나 여행사, 음식점, 기념품 상점 등 여러 분야에서 많은 사람들이 자신들의 생계를 의존하고 있다.
멕시코에서도 오아하카 주는 관광산업의 비중이 매우 높은 지역이다. 오아하카는 고지대에 위치한 지역으로 교통이 상대적으로 불편하며, 자본과 기술이 부족하여 산업의 발전이 활발하지 않다. 또한 강우량도 충분하지 않고, 토지의 질도 낮고, 농지도 부족하며, 가구당 경작지의 면적도 매우 적으며, 농업기술도 낙후되어 있어 농업분야의 소득도 충분하지 않다. 이런 실정에서 자연히 관광산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20세기 후반에 멕시코 시티와 오아하카 시를 연결하는 고속도로가 건설되는 등 교통편이 획기적으로 개선되면서, 관광객의 수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Edwards 2009, 15). 여타 분야의 경제활동이 미약하기 때문에 관광산업은 오아하카의 경제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실제로 오아하카에서는 비슷한 규모의 멕시코의 다른 지역보다 서비스 부문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수가 훨씬 많다(Cant 2012, 97). 특히 아직도 16개의 원주민 집단이 고유한 언어와 풍속을 유지하고 있어, 원주민과 관련된 전통문화를 활용한 관광과 관련된 경제활동이 중요한 가능을 한다. 이런 장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오아하카에서는 관광객을 유치하는 과정에 원주민 문화를 이용한 문화관광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Cant 2012, 95; Edwards 2009, 12). 물론 자연환경도 어느 정도 역할을 하고 있어서 문화관광이 오아하카 관광산업의 전부를 차지하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문화와 관련된 분야가 관광업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을 점유하는 것은 사실이다.
오아하카 지역처럼 교통수단과 정보의 확산으로 관광산업이 활성화되면서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멕시코 같이 관광산업이 전체 산업에서의 비중이 높은 국가에서는 관광이 사회와 개인에게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크다. 산업생산이 충분하지 않은 멕시코의 오아하카 지역은 대다수의 사람들이 일자리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어서, 상대적으로 진입장벽이 높지 않은 관광산업의 중요성을 소홀히 다룰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관광객을 상대로 경제활동을 하는 사람들이 경험하고 인식하는 감정노동은 간과할 수 없는 문제가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관광분야에서 감정노동에 대한 논의는 충분히 실시되지 못하고, 그나마 소수의 연구에서도 조직의 관점에서 종사자들이 느끼는 심리적 스트레스의 강도에 한정되어 있어 만족스럽게 진행되지 못했다. 그렇기 때문에 멕시코를 비롯한 여러 지역의 관광 분야의 감정노동의 다양한 특징을 포괄적으로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오아하카 사회에서는 관광산업에 의존하는 경향이 지속적으로 커지면서 기존에 발견되지 않았던 여러 가지 새로운 현상들이 등장하고 있다. 감정노동과 관련된 여러 문제도 그 중의 하나라고 볼 수 있다.
Ⅱ. 관광산업과 감정노동
최근에는 사회적으로 감정노동에 참여하는 노동자들의 겪는 고통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감정노동에 대한 학문적 관심도 많아지고 있다. 감정노동의 의미는 경제행위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고객의 입장을 고려하여 노동자나 종업원들이 자신의 감정을 억누르거나 통제하는 것이다. 감정노동은 고용인의 입장에서 보다 바람직한 경제적 효과를 유도하거나 이익을 더 많이 얻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일어난다. 이런 과정에서 당연히 개인보다는 집단의 감정이 우선시되며, 자신의 감정을 스스로 조절하거나 관리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극심한 심리적 압박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이밖에도 노동자들은 감정노동으로 인해 무기력증, 탈진, 불안, 정서적 고통을 경헌할 수 있다. 이렇듯 경제적 거래를 수행하는 상호작용의 과정에서 사람들 사이에 감정노동이 개입된다(Grandey et al. 2013, 7-9; Hochschild 1983, 7-9; Niven et al. 2013, 102). 경제활동의 과정에서 더 많은 경제적 이익을 얻으려고 할 때 감정노동의 강도가 커지고, 관련된 사람들이 경험하는 심리적 스트레스는 더욱 커질 수 밖에 없다(Ducey 2010, 24). 더욱이 서비스와 관련된 업종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현대사회에서 감정노동이 증가할 수밖에 없고, 이에 대한 문제가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물론 감정노동의 문제가 항상 유사한 유형을 따라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또한 종종 서비스와 관련된 업종에서는 종사자들이 스스로 자신들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감정노동을 전략적으로 이용하는 경우도 발생한다(Dunkel and Weihrich 2013, 116; Sohn and Lee 2012, 118). 즉, 감정노동은 항상 강요되거나 개인의 불이익과 연관되어 있는 것은 아니다.
서비스 산업은 여타의 산업보다 감정노동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다른 분야에 비해 서비스 분야에서 감정노동이 더욱 중요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Wong and Wang 2009, 249). 첫째, 서비스의 질을 평가하기가 종종 곤란하다. 둘째, 서비스의 결과가 즉각적으로 실현되기 때문에, 잘못된 점을 수정하기가 불가능하다. 셋째, 감정노동이 고객들의 감정에 영향을 미쳐야 한다. 이런 현상 때문에 경제활동을 둘러싼 여건이 조금씩 어려워지고 업체들 사이에 경쟁이 치열해지면, 서비스 분야에서는 감정노동의 중요성이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서비스 분야에서 경제활동을 담당하는 종사자들의 입장에서는 고객에게 좋은 상품과 함께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면 더 많은 수익을 올리거나 관리자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감정노동이 어떤 방식으로 발생하고 있으며, 그 과정에 발생하는 문제는 무엇인지, 그리고 감정노동이 사회 전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분석할 필요가 있다.
서비스 분야에서도 관광산업에서 감정노동이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경제행위가 거의 관광객과 관광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 사이의 상호작용에 의해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광산업 분야의 감정노동에 관한 학문적 관심은 그다지 높지 않았다. 그래서 관광 분야 종사자에 대한 실질적인 관심이 미흡했던 것이 사실이다. 관광산업은 다른 여타의 산업에 비해 변화가 심하고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통상적으로 관리자들이 관광객을 상대하는 종사자들에게 강도 높은 감정노동을 의식적으로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게다가 고객들은 육체노동자나 사무직 노동자에 비해 관광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로부터 더욱 많은 긍정적 감정을 받아들이기를 기대하는 경향이 있어서(Sohn and Lee 2012, 118), 관광 분야 종사자들의 어려움이 가중될 수 있다. 특히 사업자나 관리자의 입장에서는 종업원들이 고객들을 상대하는 과정에서 열정이나 우정, 쾌활함 같은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 경제적 목적을 달성하는 데 유리하기 때문에, 감정노동을 중시하는 사례가 많다(Houge Mackenzie and Kerr 2013, 4; Shani et. al. 2014, 150). 예를 들어 호텔에서는 경쟁 업체를 물리치기 위한 방편으로 고객들을 위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서비스의 질적 수준을 제고하기 위해, 종업원들의 감정을 수시로 감시하고 평가하려고 한다(Nur Iplik et. al. 2014, 175; Pizam and Shani 2009, 141-142). 이런 까닭으로 관광에 참여하는 업체나 조직들은 접객업이라는 특성을 감안하여, 감정노동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여러 요소들을 측정하여 종업원들을 고용하는 기준으로 활용한다. 또, 이런 것들이 작업장에서 실질적으로 실현되고 있는지 종종 확인한다. 보다 구체적으로 사업자나 관리자들은 종업원들의 태도, 가치관, 문화적 특성, 교육수준 등의 요소들을 반영하여 목적을 달성하려 하고, 종업원들의 감성지수1)를 향상시키려는 노력을 시도한다(Kusluvan et. al. 2010, 193-194; Kim et. al. 2012, 130).
라틴 아메리카의 다른 국가들과 마찬 가지로 멕시코도 관광산업을 비롯한 서비스업을 활성화하기 위한 노력을 경주하면서 감정노동이 광범위하게 발생하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의 방문이 많고, 관광산업이 국가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을수록 이런 현상이 두드러진다. 관광분야를 제외한 여타의 산업이 거의 발전되지 못한 카리브의 국가들은 관광객과 현지인들 사이에 감정노동의 문제가 상당히 중요한 사회적 관심거리이다(Cabezas 2011, 4-11). 예를 들어 외국인 관광객을 주로 대상으로 하는 호텔에서는 더 많은 경제적 이익을 위해 종업원들에게 보다 높은 수준의 서비스를 강요하면서 주기적으로 또 강제적으로 감정노동을 요구한다(Cabezas 2009, 94). 멕시코의 경우에도 근래에 들어 경제적 여건이 악화되면서 관광산업에 대한 기대는 더욱 커지고 있다. 이런 까닭으로 관광산업 분야에서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의식적 혹은 무의식적으로 감정노동을 활용하려는 시도가 발생한다.
지금까지의 연구결과는 감정노동의 의미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감정노동을 감수해야 하는 노동자들이 겪는 고통과 심리적 스트레스, 그리고 사회적 영향 등 부정적 측면을 주로 강조했다. 즉, 조직이나 집단의 관점에서 감정노동이 개인에게 미치는 좋지 않은 현상을 이해하려고 한다. 이런 과정에서 감정노동은 어디서나 유사한 형태로 발생하며 결과도 별다른 차이가 없다고 간주하는 문제를 지니고 있다. 즉 개인적으로 유사한 작업 환경에서는 모든 사람들이 비슷한 감정노동의 문제를 안고 있다고 인식한다. 또 동일한 장소에서 함께 감정노동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모두가 동일한 문제를 안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실제로 감정노동의 형태와 영향은 상당히 다양하고 역동적이다. 경우에 따라 사람들이 감정노동에 참여하는 과정에서 감정노동을 긍정적으로 인식하면서 심리적 압박감을 그다지 느끼지 않는 경우도 존재한다. 결국 감정노동에 참여하는 사람들의 노력과 그에 따른 결과는 개인과 환경의 차이에 의해 변화할 수 있다(Dahling and Johnson 2013, 57; Judge et. al. 2009, 58). 가끔 감정노동이 일어나는 상황에서 이것에 관여하는 사람들이 자신의 입장을 반영하여 상호작용의 과정에서 자신들만의 의미를 만들어내기도 하며, 호혜적인 관계나 사회적 연대성을 확인하기도 한다(Cabezas 2011, 9-10). 이런 맥락에서 감정노동의 다차원성에 주의를 기울여야한다. 감정노동은 학습될 수 있고, 감정노동에 관련된 개인의 감성지능(emotional intelligence)2)은 시기와 장소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즉 감정노동과 관련된 문제들이 개인의 의지와 노력, 그리고 사회문화적 혹은 경제적 여건에 따라 변화할 수 있다는 사실을 간과하면 안 된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변수들이 구체적인 상황과 개인의 성향에 따라 달라지는 형태를 파악해야 한다.
결과적으로 이런 감정노동의 독특한 성격으로 인해 감정노동에 대한 긍정적 혹은 부정적 인식은 감정노동에 참여하는 개인의 사회문화적 특성과 노동조건 및 상황에 따라 상이하게 나타날 수 있다. 먼저 감정노동을 수행하는 사람들의 태도와 전략은 서로 상이하기 때문에, 개인들 사이에 일정한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다음으로 감정노동이 발생하는 장소의 경제적 상황과 사회문화적 조건이 감정노동의 과정에 영향을 미친다. 이런 요소들을 참고하여 감정노동의 다양성과 역동성을 구체적이고 체계적으로 검토하여, 감정노동의 특성을 보다 명확하게 규명할 필요가 있다. 특히 개인적 혹은 경제적, 사회문화적 조건 중에 어떤 요소들이 감정노동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지를 면밀하게 이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Ⅲ. 조사지와 현지조사
멕시코에서 관광과 관련된 감정노동의 다차원성을 보다 구체적으로 파악하려면, 관광산업이 주요한 경제활동에 속하는 지역이 좋을 것이다. 또한 지역의 정책적인 측면에서 사회경제적으로도 관광에 관한 관심이 많은 지역을 선정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한편으로는 관광 분야에서 생계를 유지하는 사람들의 비중이 높고 수도 많은 지역을 선택하는 것이 충실한 조사를 실시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그런 의미에서 오아하카 지역은 연구를 수행하는 데 가장 이상적인 지역 중의 하나이다. 오아하카 주에서도 주도인 오아하카 시가 속해 있는 ‘중앙계곡(Valles Centrales)’ 지역은 원주민들의 전통을 쉽게 볼 수 있는 지역으로서 오아하카 주에서도 가장 많은 관광객이 방문하는 지역이다. 따라서 현지조사는 중앙계곡 지역을 포함하는 오아하카 시에서 이루어졌다. 오아하카 시에는 도심의 일부지역을 ‘역사지구(centro histórico)’로 지정하여 각종 역사적인 건축물을 보존하고 관광객들에게 다양한 편의시설을 제공한다. 오아하카 시의 역사지구는 멕시코 내에서도 멕시코시티의 역사지구 다음으로 규모가 크고, 경제활동의 주요한 장소이다. 멕시코의 수도인 멕시코시티에서 남동쪽에 위치한 오아하카는 가장 가난한 주에 속한다. 그동안 지형적인 여건 때문에 상대적으로 다른 주에 비해 고립되어 있어서 연방 정부의 지원도 미약한 편이었다. 인구가 많지 않고 지리적인 위치가 불리하기 때문에 산업 발전을 달성하기에 좋지 않은 여건을 갖고 있다. 그런 까닭에 대규모의 자본을 요구하는 산업체는 거의 찾아보기 어려운 실정이다. 지역 내의 시장을 목표로 하는 매우 소규모의 산업체만 일부 존재한다. 전반적으로 오아하카 주에서는 자본의 부족과 불충분한 공공 기반 시설, 숙련된 노동자의 부족, 제한된 판매 시장 등이 산업발전을 저해하는 요소이다(Acevedo and Restrepo 1991, 20). 농업 분야에는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종사하고 있다. 그렇지만 농업생산을 위한 조건도 대단히 열악해서 농작물 생산량도 그다지 많지 않고, 자급자족을 위한 식량을 충분히 공급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런 이유로 지역 내의 문화 및 자연유산을 활용한 관광산업에 관심을 기울일 수밖에 없다. 관광산업과 관련해서 지역 내에서 획득한 재료와 원주민 사회의 전통기술을 접합하여 소규모로 수공예품을 생산하는 것이 주요한 산업으로 자리 잡고 있어 제한적이기는 하지만 일부의 고용기회를 마련한다.
이렇게 정체된 산업발전으로 인해 원주민 문화를 바탕으로 하는 수공예품이 오아하카의 관광산업에 무시하지 못할 역할을 담당한다. 원주민들의 생활상과 이들에게 전수되는 전통문화와 더불어 몬테알반(Monte Albán), 미틀라(Mitla) 같은 식민시대 이전의 원주민 문화와 관련 있는 역사적 유적도 국내외의 관광객을 불러들이는 데 상당한 기여를 한다. 몰려드는 관광객을 대상으로 경제활동을 하기 위해 오아하카 시의 중심지에는 호텔, 음식점, 수공예품 상점, 기타 기념품 상점, 여행사 등이 밀집해 있다. 상인들이나 사업자들은 관광객에게 서비스나 상품을 제공하여 보다 많은 수익을 얻으려고 노력하기 때문에, 물가는 멕시코의 다른 지역에 비해 다소 비싼 편이다. 특히 시의 중심인 광장 북쪽에 위치한 ‘마세도니오 알칼라(Macedonio Alcalá)’는 역사지구의 일부로서 ‘관광객 보행로(Andador Turístico)’로 불리며 차량통행을 제한하는 보행자들만의 거리로 특화되어, 관광객을 위한 다양한 시설이 밀집되어 있어서 관광산업 분야에서의 감정노동을 조사하기가 비교적 용이한 실정이다.
자료의 획득을 위한 조사는 2019년 1월에 실시되었다. 관광객과 관광산업 종사자들 사이에서 발생하는 감정노동의 다양성과 역동성을 파악하기 위해, 이런 문제가 뚜렷하게 발견되는 집단의 사람들을 중점적으로 조사하였다. 현지조사는 이 지역에서 수공예품 상점에 종사하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실시하였고, 그밖에 호텔, 음식점, 여행사에 종사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추가적인 조사를 수행하였다. 집중 면접은 15개 업소에서 일을 하는 25명을 대상으로 이루어졌다. 25명 중에 7명은 고용주이고 나머지 18명은 종업원이다. 면접을 실시한 사람들 중에 17명이 수공예품 판매에 관여했거나 관여하고 있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주요한 조사방법으로는 오아하카 주의 관광과 관련된 자료를 확인하였고, 비구조화된 면접을 실시하여 관광산업 종사자들의 감정노동의 형태와 성격, 문제를 알아냈다. 면접과 참여관찰로 얻어진 질적 자료를 오아하카의 사회경제적 조건, 관광산업 종사자들의 일반적 경험과 비교하여 해석함으로써, 감정노동에 관한 자료가 의미하는 바를 보다 명확하게 검토하였다. 마지막으로, 감정노동과 관련된 관광산업 종사자들의 생활사를 녹취한 것을 수집해서 생생한 경험과 함께 사회경제적 조건, 문화적 의미를 이해했다.
Ⅳ. 오아하카의 원주민 문화와 수공예품 생산
오아하카에서 관광을 중심으로 하는 산업이 발전하게 된 원인은 이 지역이 원주민들의 문화적 유산이 아직도 많이 남아있고, 동시에 식민시대와 관련된 건축물과 사회문화적 유산도 잘 보존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오아하카 지역에서 원주민 사회의 주요한 요소들과 흔적이 핵심적인 관광자원으로 활용된다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오아하카는 험준한 산악지역이 많고 자원도 많지 않은데다가 농경지도 충분하지 않아서 경재적 가치가 높지 않아 식민시대에도 정복자들이 크게 관심을 갖지 않았다. 이런 까닭에 적지 않은 수의 원주민들이 산간지역에 고립된 자신들만의 공동체를 형성하여 식민통치의 영향을 줄이면서 자신들만의 독특한 문화와 전통을 유지할 수 있었다. 각각의 원주민 사회는 소규모로 나뉘어져서 독립된 사회를 구성하여 식민지배의 경제적 착취와 정치적 억압을 견뎌냈다. 그런 까닭으로 오아하카 주는 아직도 멕시코에서 원주민의 비율이 높은 주의 하나이다. 오아하카 전체인구의 1/3 이상이 원주민 언어를 사용할 수 있어서, 원주민 문화의 고유한 특성을 이해하고 즐기기에 가장 적합한 지역이다(Cant 2012, 95).
오아하카 시의 역사지구와 그 주변은 정치와 문화의 중심지로 1987년에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고, 주요한 관광객들을 위한 볼거리가 몰려있다. 식민시대 이전의 원주민 사회의 유적도 있고, 식민시대의 교회와 수도원, 원주민 마을과 시장, 박물관 등 다양한 관광자원이 존재한다. 한편 오아하카 지역에서는 관광객들의 관심을 끌 여러 종류의 축제가 열리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축제는 ‘언덕의 월요일의 축제(Fiesta del Lunes del Cerro)’라고 불리는 겔라겟사(Guelaguetza) 축제이다. 매년 7월 말에 열리는 행사로서 16 개의 원주민 사회의 춤과 음악, 연극 등을 볼 수 있다. 이 기간에는 많은 관람객들이 멕시코와 다른 나라에서 찾아와서 즐긴다. 그밖에도 계절마다 식민시대 이전이나 식민시대, 그리고 그 이후에 시작된 다양한 행사가 개최되어 관광객을 맞이한다. 이런 실정을 감안하여 오아하카 중심지역에 위치한 호텔과 음식점 등은 수시로 원주민의 춤과 음악을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을 준비하여 관광객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그밖에도 상점이나 여행사, 호텔 등지에서는 원주민 문화와 관련된 포스터나 홍보물, 장식품 등을 활용하여 관광객의 관심을 유도하고 있다.
오아하카에서 멕시코의 다른 지역이나 해외에서 온 관광객들이 가장 선호하고 많이 구입하는 상품은 단연 원주민의 사회의 오랜 전통을 이어 받은 ‘아르테사니아(artesanía)’라는 수공예품이다. 원주민 사회의 문화적 요소가 아직 많이 남아 있는 여러 마을에서 수공예품 생산이 유명하며, 이것은 관광산업에도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식민시대 이전부터 원주민 사회에서 생산하던 수공예품이 식민시대에 스페인에서 들여온 새로운 재료와 생산기술 등이 결합하면서 한층 발전되었다. 이런 과정에서 오아하카의 수공예품은 매우 다양해졌고 품질도 개선되었다. 원주민 사회는 목재, 양모, 점토, 가죽, 금속, 종이, 암석, 섬유 등 지역에서 생산되는 여러 재료를 사용해서 전통적으로 전해지는 기술을 적용하여, 도자기, 옷, 카펫, 인형, 바구니, 장신구, 해먹, 가죽제품 등 다양한 상품을 제작하여 판매한다. 오아하카의 중앙계곡 지역에 자리 잡은 일부의 마을에서는 각각의 사회의 전통에 따라 자신들만의 독특하고 고유한 수공예품을 생산하고 있다. 특정한 마을마다 한 가지의 수공예품만을 만들고 있어서, 관광객들이 자신의 취향에 따라 마을의 문화를 고려하면서 수공예품을 선택할 수 있다. 이렇게 수공예품 생산이 공간적인 분업의 형태를 띠는 것은 역사적으로 오래된 것으로서, 지역 내에서 7일마다 특정한 요일마다 돌아가며 시장을 여는 ‘티앙기스(tianguis)’ 제도 때문이다(Cant 2012, 103). 이런 흥미로운 경제활동 체계가 관광객들의 관심을 더욱 강화하여 수공예품의 생산과 판매에 적지 않은 기여를 하고 있다. 20세기 중엽부터 고속도로의 건설 등 멕시코시티에서 오아하카로 통하는 교통시설이 획기적으로 개선되면서 관광객이 급격하게 증가하였고, 이와 함께 수공예품 생산도 더불어 활기를 띄게 되었다(Edwards 2009, 15). 현재 ‘오아하카 문화 박물관(Museo de las Culturas de Oaxaca)’과 ‘오아하카 주립 대중예술 박물관(Museo Estatal de Arte Popular de Oaxaca)’ 등 지역의 수공예품을 전시하는 박물관도 개관하여, 수공예품에 대한 사람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원주민들이 생산한 수공예품은 거의 대부분 관광객에게 판매되고 있으며, 특히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하는 경우가 많다. 오아하카 주 정부와 관광업계는 수공예품의 판매를 위해 여러 기관이나 상점을 운영하여 관광객들이 쉽게 이들 상품을 접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 물론 원주민들이 협동조합의 형태로 수공예품을 팔기도 하고, 정부기관을 거치지 않고 상인들과 직접 거래를 하는 경우도 많다. 오아하카 시내의 3개의 큰 시장에서 수공예품을 팔고 있고, 도심의 관광객을 위한 편의시설이 밀집된 역사지구에서는 각 마을의 저명한 수공예품 장인들이 제작한 수공예품을 파는 다양한 형태의 상점들이 관광객을 맞이하고 있다(Edwards 2009, 16). 대체로 오아하카에서 생산되는 수공예품의 가격이 저렴하지 않고 또 그다지 실용적이지 않아서, 지역사회 내에서 수공예품에 대한 수요는 거의 없다. 따라서 거의 모든 수공예품은 관광상품으로 활용되는 실정이어서 관광객의 수요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다. 현재는 오아하카 주와 연방정부의 지원을 받아서 수공예품의 생산이 이루어지고 있어, 과거보다 훨씬 안정적인 생산체계를 구성하고 있다. 수공예품에 대한 관광객들의 관심은 여타의 관광산업을 활성화하는 데에도 매우 유익하다. 오아하카를 찾는 관광객들은 수공예품과 더불어 원주민들의 전통문화와 공연 등을 찾게 되고, 이는 호텔이나 음식점, 여행사, 그밖의 상품을 파는 상점들의 경제활동을 촉진하는 효과를 유도한다. 이렇게 되면서 오아하카의 관광산업 부문이 서로 연결되고, 관광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수와 관광산업의 규모가 커지게 된다. 관광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관광산업과 관련된 감정노동의 문제가 자연스럽게 대두될 수밖에 없다.
Ⅴ. 오아하카의 사회구조와 감정노동
관광분야의 종사자들은 고객들을 직접적으로 상대해야 하기 때문에 고객들과의 상호작용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감정노동에 개입될 수밖에 없다. 특히 경제적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전략으로 사업주들은 종업원들에게 고객과의 우호적인 관계를 강조한다. 이런 과정에서 관광분야 종사자들은 고객들과의 관계에서 불만족스러운 결과를 참고 견뎌야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물론 경우에 따라서 일부의 관광산업 종사자들은 자신들의 경제적 이익을 극대화하거나 작업장 내에서 좋은 평가를 얻기 위해 적극적으로 감정노동에 참여하면서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하려고 노력하기도 한다. 그렇지만 조사지의 경우에는 제한된 영역에서 일정한 수의 관광객을 대상으로 많은 관광분야 업체들이 경쟁을 하기 때문에 관광분야 종사자들이 감정노동의 문제에 부딪칠 수밖에 없다. 이렇듯 오아하카의 관광산업 분야에서는 여러 측면에서 감정노동이 뚜렷하게 표현될 여지가 있다.
먼저 경제적인 측면에서 오아하카의 관광 분야에서 감정노동의 의미를 분석해볼 필요가 있다. 일반적으로 관광산업과 관련된 경제영역에서는 다른 곳과 비교해서 감정노동의 문제가 더욱 두드러지는 경향이 있다. 대체로 관광업에서는 임금 수준이 낮고 경제적 혜택이 많지 않아서 종사자들의 직업 만족도가 낮고 일에 대한 동기부여도 잘 되지 않는 경향이 있다. 또 사회적 지위나 위신도 낮은데다가 작업 조건도 좋지 않고 노동시간도 불규칙해서 관광분야 종사자들이 어려움을 겪는다(Kusluvan et al. 2010, 196). 또 고객과 장기간에 걸친 지속적인 교류가 필요한 경우에 일부의 관광산업 종사자들은 훨씬 고객을 응대하는 데에 많은 신경을 써야 하고 개인적인 노력도 많이 해야 하기 때문에(Morris and Feldman 1997, 258), 감정노동으로 인한 심리적 스트레스나 피로감을 경험할 수 있다. 이런 관광산업의 일반적인 특징 이외에도 오아하카의 경우에는 관광 부문에 대한 경제적 의존도가 높은 실정이어서, 관광분야의 종사자들은 더욱 여러 가지 불리함을 감수할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실업률이 높은 지역의 특수성 때문에 다른 분야에서 일자리를 구하기 어려워, 관광 분야에서 일을 하기 원하는 사람들은 낮은 임금과 장시간의 노동, 그리고 사업자들의 과도하거나 부당한 요구를 어쩔 수 없이 수용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이유로 오아하카 지역에서는 다른 경제적 분야보다 관광산업에서 감정노동이 더 큰 문제로 부각된다. 게다가 조사지에서는 호텔, 음식점, 수공예품 상점, 여행사 등 관광객들을 상대로 하는 업소들이 비교적 제한된 장소에 밀집되어 있어서 경쟁이 매우 치열하다, 이에 따라 경쟁을 극복하기 원하는 사업자들이 관광분야 종사자들에게 필요 이상으로 많은 것을 요구하거나 강요하기도 한다. 많은 종업원들이 이런 현상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에 제재소에서 3년 정도 일을 하다가 두 곳의 수공예품 상점에서 각각 2년과 3년 일을 했고, 지금은 시내의 호텔에서 근무한지 1년이 조금 지났다. 제재소에서 일을 할 때에는 일도 비교적 단순하고 자신의 일만 잘 하면 크게 문제가 될 것은 없었다. 그런데 목재 수요가 줄면서 일을 계속 할 수 없게 되어 그만 두었다. 수공예품 상점에서의 일은 그다지 힘들지 않아 편하지만 신경을 써야 할 것이 많다. 판매 실적이 좋지 않거나 고객들이 불만을 제기하면 상점 주인으로부터 좋지 않은 이야기를 들어서 심리적 압박감을 느끼며 불쾌한 감정을 많이 받게 된다. 특히 오아하카 지역에 별다른 행사가 없어서 관광객이 적은 가을에는 더욱 주인이나 고객의 눈치를 봐야 되어서 더욱 힘들다. 고객들이 수공예품의 구입 후에 상품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교환이나 환불을 요청하는 경우도 있고, 심지어 상품에 흠이 발생하거나 색상이 변질된 채로 가져오는 경우도 있다. 또 상품을 고르는 과정에서 파손의 위험이 큰 수공예품을 잘못 건드려서 깨어지기도 해서 문제가 생기기도 하고, 고객 중에는 가격이 너무 비싸다고 노골적인 불평을 하는 사람도 있다. 이런 일이 반복되면서 피로감을 쉽게 느끼고, 다른 사람들에게 무시당한다는 생각에서 좌절감과 의욕상실을 경험하기도 한다. 수공예품 상점에서 일을 하다가 한 번은 낮은 급료 때문에, 다른 한번은 고용주와의 갈등 때문에 일을 그만 두었다. 호텔에서는 주어진 일이 분명하게 정해져 있고 움직일 수 있는 공간도 넓어서 육체적, 정신적으로 여유가 있다. 그렇지만 지나치게 단순하고 반복적인 일을 하다 보니 지루하고, 급료 수준도 낮고 노동시간도 불규칙적이거나 너무 길어서 그다지 만족스러운 것은 아니다. 고객들 중에는 종종 가격 할인이나 넓고 좋은 방으로의 변경을 요청하거나, 객실의 청소상태가 나쁘다고 불평하기도 해서 어려움이 있다. 심지어 종업원들이 자신들의 요구를 제대로 들어주지 않고 불친절하다고 무작정 주장하는 사람도 있어서 난감할 때가 있다. 많은 경우에 내가 직접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아니어서 답답한 마음이 들 때도 있다. 앞으로 상황을 보면서 좀 더 나은 일자리가 있는지 알아보고 있다(Nicolas, 34세).
오아하카의 경제적 현실 때문에 관광분야의 종사자들이 불리함을 감수해야 한다는 생각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동의를 하고 있다. 이들을 고용하는 사업자들도 이런 견해에 부분적으로 동의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의 사업자들은 약간 상이한 의견을 제시하기도 한다. 17년 째 오아하카의 중심지에서 수공예품 상점을 운영하는 한 사업주는 자신의 고충을 이렇게 표현했다.
관광객을 상대로 하는 업종의 경우에 오랜 기간 주기적으로 동일한 고객을 상대할 경우가 많지 않아서 상대적으로 감정노동으로 인한 문제가 많이 누적되지 않는다. 또 다른 지역에서 온 멕시코인들이나 외국에서 온 관광객들은 오아하카 지역의 전통문화에 대한 기대를 갖고 호기심으로 대하기 때문에 종원업들이 겪는 감정노동은 그다지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다. 오아하카의 경우에 관광객이 많다고는 하지만 워낙 경쟁이 심해서 사업을 해도 이익을 얻기 쉽지 않다. 오아하카 지역 전체가 임금 수준이 낮아서 급료를 올려주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종업원들 중에 고객들과의 마찰로 인해 고통을 겪는 경우도 많이 있다. 그렇지만 고객들에게 상품을 팔아야 하는 입장에서는 고객들의 불만을 완전히 무시할 수 없다. 그리고 유사한 상황에서도 유연하게 대처하는 종업원이 있는 반면에, 오히려 문제를 확산시키는 종업원도 존재한다. 고객과의 갈등이 많거나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불만이 많은 직원들에게 따로 교육을 시키기도 한다. 그래도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면 일을 그만두게 하고 다른 사람을 대신 고용할 수밖에 없다. 실제로 문제가 발생한 종업원을 그만 두게 한 다음에 새로 온 종업원이 별다른 문제없이 업무를 담당하는 경우가 자주 있다. 종업원도 고용주를 잘 만나야 하지만, 고용주도 종업원을 잘 만나야 돈을 벌 수 있다(Paula, 59세).
한편, 오아하카라는 지역의 특성을 감안하면 사회문화적 요소가 감정노동에 상당한 영향을 줄 수 있다. 먼저 멕시코나 라틴아메리카의 다른 지역처럼 여성들을 낮추어 보는 남성 우월주의의 한 형태인 ‘마치스모(machismo)’가 감정노동과 연관이 있다. 멕시코시티 등 대도시에서는 이제 마치스모가 많이 약화되거나 변화되었지만, 오아하카 지역은 아직도 오래된 역사적 전통이 많이 남아 있어서 마치스모의 문제가 상대적으로 심각한 실정이다. 예를 들어 아직도 남성들만 출입하는 술집인 ‘칸티나(cantina)’가 도심 지역에 많이 존재한다. 관광분야에서 일하는 종업원들 중에 여성의 비율이 월등하게 높기 때문에, 마치스모로 인해 관광분야에 종사하는 여성들이 남성들에 비해 감정노동으로 발생하는 정신적, 심리적 고통을 훨씬 심각하게 경험할 수 있다. 오아하카 지역에서는 젊은 남성들이 대부분 미국으로의 국제노동이주를 선택하는 경향이 있어서, 젊은 여성들이 관광분야의 일에 많이 참여하는 실정이다. 여성 종업원들은 고객들이 자신들을 무시하거니 비하하는 태도를 갖거나 성희롱이나 성추행을 하는 등 마치스모로 인한 피해가 발생해도 이것을 표현하기도 쉽지 않고, 이런 피해를 고용주나 관계기관에 알린다고 해도 문제가 해결되는 사례는 거의 없다고 한다. 관광분야에서 일을 하는 대부분의 여성 종업원들이 남성 고객들로부터 좋지 않은 대접을 받고 있다고 생각한다.
수공예품 상점에서 5년 정도 일을 하다가 지금은 관광객이 많이 찾는 식당에서 일을 하고 있다. 수공예품 상점에서 일을 할 때에는 남성들이 오게 되면 여러 모로 긴장을 하게 된다. 여성과 같이 오는 남성들은 그나마 괜찮은 데 남성들만 오는 경우에는 매우 신경이 쓰인다. 마치 자신보다 지위가 낮은 사람을 대하듯 말과 행동을 해서 기분이 나쁠 때가 있다. 심한 경우에는 상품을 고르면서 성적인 농담을 하거나 고의로 신체적인 접촉을 하기도 한다. 고객들이 의도적으로 너무 심한 신체적 접촉을 시도하면 하지 말라고 당부하지만, 그런 말에 곧 수긍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수공예품 상점은 많은 상품을 진열하고 또 고객들이 상점에 오래 머물러 있게 하기 위해 좁은 통로를 미로 같이 만들어 놓아서, 성희롱이나 성추행에 일어나기 쉬운 구조를 갖고 있다. 식당에서는 고객들과 접촉하는 시간이 많지 않아서 그나마 다행이다. 물론 그렇다고 문제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경력을 조금 더 쌓고 난 다음에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일을 얻게 되면 마치스모의 영향을 덜 받을 것이다. 그 때까지는 별다른 대책 없이 참을 수밖에 없다(Yolanda, 28세).
다음으로 종족성으로 인한 문제가 감정노동의 문제를 더욱 심화시키는 사회문화적 요소이다. 오아하카는 멕시코에서도 원주민의 비율이 높고, 아직도 다양한 원주민 언어 등 원주민 사회의 관습과 문화가 남아 있다. 즉. 백인과 원주민, 그리고 백인과 원주민의 혼혈인 메스티소(mestizo)까지 함께 생활을 하고 있다. 따라서 이런 문화적 혹은 신체적 이질성으로 인해 종족 사이에 사회경제적, 혹은 정치적 갈등도 흔히 발생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종족성이나 원주민 문화가 종사자들이 고객을 상대로 경제적 거래를 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감정노동에도 관련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지리적으로 고립된 산간지역에 주로 거주하는 원주민들은 사회적 경험과 경력, 교육수준, 언어 능력이 백인이나 메스티소에 비해 상대적으로 뒤떨어지기 때문에 경제활동에서 불리하다. 그러나 원주민 문화에 대한 관심을 갖는 외국인 관광객을 접대하는 관광산업 분야에서는 전혀 다른 상황에 놓일 수도 있다. 진정한 원주민 문화를 직접 확인하려는 외국인 관광객들은 여러 면에서 약간 부족하고 서툰 원주민들을 더욱 선호할 수 있다. 그렇지만 피부색이 다르고 스페인어에 익숙하지 않은 원주민들이 관광분야에 종사하면서 이들이 사업자들이나 백인 혹은 메스티소 고객들로부터 부당하거나 불합리한 대접을 받는 경우가 쉽게 발생할 수 있다. 사포테코(Zapoteco) 원주민으로 약간 짙은 색의 피부를 가진 한 남성은 자신의 경험을 다음과 같이 서술했다.
수공예품 상점에서 물건을 팔 때에는 고객들이 나의 피부색을 보고 원주민이라 간주하고 다양한 좋지 않은 이야기를 해서 감정이 상했다. 예를 들어 너는 원주민 마을에서 수공예품이나 만들지 왜 여기서 일을 하느냐고 묻기도 하고, 요즘은 원주민들도 수공예품을 팔아서 예전보다 살기 좋아졌을 것이라며 빈정대는 사람도 있다. 또 원주민들은 산간지역에서 생활해서 돈도 많이 필요 없고 생산비도 적게 들 건데 왜 이렇게 수공예품 가격이 비싸냐고 묻기도 한다. 심지어 원주민 마을에서는 이런 수공예품으로 무엇을 하는지 한번 동작을 해보라고 요구하는 고객도 있다. 심지어 원주민들이 특이하게 생겨서 수공예품도 특이한 형태를 지닌 것이 많다는 말도 한다. 그 외에도 수공예품과는 상관이 없는 원주민과 원주민 사회에 대한 질문으로 힘들게 하는 고객들이 많다. 어떤 고객은 마치 자신들이 원주민들이 만든 상품을 구입하기 때문에 원주민들이 먹고 산다는 말을 해서 불쾌한 감정을 가졌다. 이렇게 고객들이 나를 보면서 원주민이나 원주민 문화를 비하하거나 희화화하는 것은 고용주에게도 말을 해도 소용이 없다. 물론 지금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원주민들의 실상을 이해하고 우호적인 이야기를 많이 해주어 기분이 좋다. 그렇지만 하루에 1-2명 정도 원주민과 관련된 좋지 않은 말을 듣다 보면 정신적 고통이 크다(Gilberto, 32세).
이렇듯 오아하카에서는 경제적인 여건이 좋지 않고 관광산업에 의존하는 구조를 갖기 때문에 관광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고객들과의 관계에서 감정노동의 문제를 감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런 경제적 요소에 마치스모나 원주민의 종족성 등 사회문화적 요소들이 결합하여 감정노동으로 인한 심리적 압박감과 스트레스를 더욱 촉진시킨다. 이런 문제는 단순히 개인의 노력에 의해 쉽게 극복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Ⅵ. 오아하카의 관광산업과 감정노동의 다차원성
사회경제적으로 감정노동이 발생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었다고 해서 모든 관광산업 종사자들이 유사하거나 동일한 감정노동의 문제를 공유하는 것은 아니다. 개인의 특성이나 경력, 경험 등에 따라 사람들이 인식하는 감정노동의 정도와 이를 수용하는 방식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따라서 각각의 개인들이 주어진 환경에서 감정노동에 어떻게 참여하고 대응하는지를 명확하게 파악할 필요가 있다. 한편 관광분야의 종사자들의 감정노동에 관한 전략도 자신들의 개인적 특성과 경제적, 사회문화적 여건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 따라서 주어진 작업장마다 개인과 관련된 요소를 중심으로 어떻게 개인들의 감정노동이 변화하는지를 분석해야 한다. 구체적으로 개인적 요소 중에는 개인의 인성, 연령, 노동경력 및 기간, 업무의 성격 및 자율성, 그리고 향후의 계획 등이 감정노동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감정의 조절과 감정노동은 개인들의 문화 모델에 의해 규정된다는 점을 고려하면(Mesquita and Delvaux 2013, 254), 개인적 요소를 잘 살펴보는 것이 감정노동의 의미와 영향, 그리고 결과를 분석하는 데에 매우 중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차이가 어떻게 발생하고 다른 개인적 요소들과는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를 상세하게 분석하는 것이 유익하다.
먼저 개인의 인성은 감정노동에 관계되는 사람이 내향적이거나 혹은 외향적인 성격을 갖느냐에 따라 결과와 양상이 매우 다르게 표현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외향성을 지닌 사람들은 감정이 요구되는 일에 보다 잘 적응하고(Judge et. al 2009, 64), 결과적으로 비교적 심리적 압박감도 덜 느낄 수 있다. 반면에 어느 정도 내향적인 성격을 소유한 사람들은 감정노동을 통제하기가 더 어렵고 그다지 긍정적인 동기부여를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Judge et. al 2009, 8). 고용주들은 종업원들이 고객들을 응대하는 과정에서 ‘좋은 태도’, ‘사회적 기술’, ‘개인의 특징’ 등을 잘 활용하여 서비스의 질적 수준을 높일 것을 요구한다. 이렇듯 종업원들의 적극적인 태도와 인성은 노동에 대한 만족도를 높이고, 일에 더욱 헌신적으로 참여하게 만들어 고객과의 관계에서도 비교적 긍정적인 결과를 만들어낸다(Kusluvan et al. 2010, 174-175). 물론 개인적 인성이 실제의 경제적 거래 과정에서 어떻게 표현되는지는 개인의 성향과 노력에 따라 어느 정도 달라질 수 있다. 이렇게 외향적인 인성을 가진 종업원들은 고객과 소통하는 과정에서 감정노동의 문제를 약화시킬 수도 있다. 특히 고객과의 밀접한 접촉과 소통이 필수적인 관광산업에서는 종업원들의 외향적 인성이 감정노동에 무시하지 못할 영향을 미친다. 오아하카의 중심지에서 상대적으로 규모가 큰 수공예품 상점을 운영하는 한 사업주는 종업원들의 인성과 관련된 경험을 이렇게 말했다.
나의 상점에서는 보통 4-5명의 종업원을 고용한다. 많은 사람을 고용하다보니 다양한 사람을 만날 기회가 있다. 관광객에게 수공예품을 잘 소개하고 판매하는 종업원들을 구하는 입장에서는 외향적인 인성을 소유한 사람들이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고객들이 경우에 맞지 않는 말과 행동을 할 때에 외향적인 종업원들은 흔히 발생하는 문제라 생각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어간다. 그렇지만 내성적인 사람들은 대개 마음의 상처를 많이 입어서 심리적 충격을 받고 오래 일을 하지 못하는 사례가 많다. 한 번은 고객이 자신에게 무시하는 말과 행동을 했다고 주장하며 울면서 큰 소리로 고객과 말싸움을 한 종업원도 있었다. 나중에 듣고 보니 그다지 소란을 피울만한 언행도 아니었다. 실제로 1년 이내에 그만 두는 사람들은 내성적인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이들은 처음에는 호기심으로 관광객을 상대하는 일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도 하지만 얼마 못 가서 후회한다. 그래서 지금은 새로운 종업원을 고를 때 인성을 잘 판단해서 선택한다(Daniel, 47세).
근무경력과 고용방식도 종업원들이 고객과의 관계에서 느끼는 감정노동에 상당한 영향을 준다. 아무래도 관광과 관련된 분야에서 꾸준하게 일을 하다 보면 고객에 대한 이해도 쌓이고, 자신의 감정을 통제하는 능력도 개발시킬 수 있다고 한다. 대체로 관광 분야의 일에서 오래된 종업원들은 자신의 일을 조금 긍정적으로 인식하고 감정노동으로 인한 심리적, 정신적 어려움도 스스로 극복하는 방법을 깨우친다고 한다. 그렇지만 새롭게 일을 시작하거나 경력이 짧은 종업원들은 고객과의 원만하지 못한 관계로 감정노동의 피해를 보는 사례가 흔하다. 이런 까닭으로 관광산업의 사업자들은 경험이 많고, 관광분야에서 오래 일을 했던 종업원을 선호한다. 그러나 오아하카의 경우에 관광업 분야의 이직률은 매우 높아서 오랜 경력을 가진 사람들을 고용하기가 대단히 어렵다. 또한 일자리가 정규직이어서 안정적이면 자신의 일에 자부심을 갖고 열성적으로 일을 할 수 있어서 감정노동의 문제를 덜 심각하게 생각할 수도 있다. 반면에 계약직으로 일자리에 대한 안정성이 결여된 경우에는 노동과정에서 체험하는 심리적 압박감이나 스트레스를 스스로 조절하기가 곤란할 것이다. 오아하카에는 일자리가 부족한 편이어서 관광분야에서는 거의 비정규직을 고용하는 실정이다. 그렇게 때문에 고용방식과 관련된 감정노동의 문제는 분명하게 나타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여행사에서 3년 그리고 수공예품점에서 7년을 일했다. 오래 근무해보니 고객들을 보면 그들이 어떤 성향을 가지고 있는지 어느 정도 짐작이 된다. 고객에 따라 상품 소개를 하는 방식과 내용이 조금 달라야 한고, 상품에 대한 설명이나 친절을 베푸는 정도도 동일해서는 안 된다. 고객들이 매장에 들어서서 하는 행동을 보면 상품을 적극적으로 구매하려는 의사가 있는지, 아니면 단순히 구경거리로 보기만 하려는 건지 판단할 수 있다. 딱히 결정된 것은 없고 가격이나 품질, 외형 등이 좋으면 살 의사가 조금 있는 사람들은 좀 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하고 그래서 힘들다. 가격에 민감한지, 아니면 상품의 종류와 질에 민감한지를 구분해서 보아야 한다. 이렇게 오랜 경력과 경험 등으로 고객과 사업주를 다루는 요령이 어느 정도 생겨서 관광객을 상대하는 데 큰 문제는 없다(Lupita, 38세).
서비스가 중요한 관광분야의 일자리에는 종업원들의 연령이 무시하지 못할 역할을 한다. 대체로 다른 나라의 경우에도 나이든 종업원들이 고객을 상대할 때 관대하고 감정적으로 성숙하며, 고객들의 의견에 동조하는 경향이 있다(Kusluvan et al. 2010, 194). 나이가 많은 종업원들은 젊은 사람들보다 활력이 떨어지기는 하지만, 이런 현상 때문에 고객들과의 소통에서 유리하다. 한편 고용주의 입장에서는 오아하카에는 나이가 많은 사람들이 관광분야에서 유리한 다른 조건이 있다고 했다. 즉 나이가 들수록 오아하카의 사회와 문화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고 지식과 정보도 풍부해져서 고객과의 거래행위에 유익하다는 것이다. 결국 나이가 많은 사람들은 외국인이나 멕시코인 관광객에게 오아하카의 문화와 전통, 역사를 홍보한다는 생각에서 자부심을 갖게 되고, 일에 대한 적극성도 생겨서 감정노동에 관한 문제를 뚜렷하게 인식하지 못하는 사례가 많다는 것이다. 이런 현상에도 불구하고 오아하카에서 대부분의 관광산업 종사자들이 어려서, 경험이 많고 나이가 든 종업원들을 구하기는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집에서 농사일을 돕다가 수공예품점에서 일을 한 지 1년이 조금 지났다. 아무래도 나이가 어리다보니까 고객을 상대하는 과정에서 장점도 있고, 단점도 있다. 대체로 어린 나이에 일을 하니 힘들 거라고 말을 하면서 동정적인 고객들이 많다. 그렇지만 나이가 어리게 보인다고 함부로 대하는 고객도 없지 않다. 그럴 때마다 제대로 항의도 하지 못하고 속만 썩이고 있다. 무례한 고객을 상대하다보면 불쾌한 생각이 많이 든다. 같이 일을 하는 사람 중에는 나이가 조금 든 사람도 있는 데, 그들은 나보다는 심각한 문제를 덜 갖고 있는 것 같다. 이 일이 적성이 맞지 않나 하는 생각에 다른 일을 알아보고 있지만 마땅하게 갈 곳은 없다. 따로 할 일이 없으면 여기서 계속 있어야 하기 때문에 참고 견딜 예정이다(Laura, 21세).
다음으로 종업원들의 담당업무와 직위, 그리고 자율성에 따라 감정노동에 대한 인식은 차이가 있다. 관광분야 종사자들이 어느 정도 지위를 확보한 상태에서 자율성을 갖고 고객을 상대한다면 경제활동에서의 상호작용에서 발생하는 문제에 대해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다. 또 고객과 소통을 하면서 일의 성과와 능률에 따라 적절한 혜택이나 보상이 주어진다면, 일부의 관광분야 종사자들은 감정노동을 실시하는 과정에서 긍정적인 생각을 가질 수도 있다. 즉, 관광객의 특성과 더불어 종업원들의 노동과정에서의 자율성의 정도에 따라 이들이 체감하는 감정노동의 문제는 상황에 따라 변화할 수도 있다. 물론 모든 관광분야의 업무에서 자율성을 지닌 종업원이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호텔이나 규모가 큰 여행사 등에서는 경력이 쌓이면서 승진도 하게 되고 자연히 더 높은 지위와 자율성을 가질 수 있다. 그러나 식당이나 수공예품점 같은 경우에는 대부분이 영세하고 종업원의 수도 적으며 오래 근무한 사람이 드물어서 자율성을 지닌 종업원이 상대적으로 흔치 않다.
그동안 호텔에서만 20년 이상 근무해서 이제는 매니저가 되어 중간 관리자의 역할을 한다. 크지 않은 호텔이지만 직원 3명을 두고 일하는 상태이다. 과거와 달리 이제는 내 스스로 고객관의 관계를 조절할 수 있어서 마음에 여유가 있다. 예전에는 고객 누구에게나 잘 해야 된다는 생각에서 심리적 스트레스가 심했다. 고객들에게 부당한 대우를 받으면 화가 나서 견딜 수 없을 정도였다. 지금은 마음이 내키는 고객에게는 최대한 친절을 베풀고,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최소한의 적절한 대응을 하면서 마음이 상하는 것을 방지한다. 한편으로는 새로 일을 시작하는 종업원들에게 모범을 보여야 된다는 생각에게 더욱 집중해서 일을 하다 보니 다른 좋지 않은 생각을 떨쳐버릴 수 있다(Ricardo, 46세).
관광객을 맞이하는 종업원들의 미래의 목표나 계획 등도 이들의 감정노동을 완화시키거나 약화시키는 데에 일정한 영향을 미친다. 특히 종업원들이 향후에 관광과 관련된 산업이나 미국으로의 국제노동이주에 관심을 두고 있는 경우에 감정노동이 상대적으로 두드러지지 않는 경향이 있다. 오아하카 지역의 경우에는 일자리가 부족해서 실업률이 높은 이유로 젊은이들이 생계를 위해 많이 선택하는 것이 관광업과 미국으로의 국제노동이주이다. 이런 자신들의 목표를 고려하면 관광객들과의 교류가 자신의 경력에 도움이 된다는 판단에서 관광분야의 일자리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예를 들어 영어의 습득과 외국인과의 교류 및 상호작용 등이 향후에 미국으로의 국제노동이주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갖는다. 또한 관광과 관련된 개인 사업을 원하는 사람들도 관광객들과의 교류에서 얻는 것이 많다고 생각해서 긍정적으로 판단하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되면서 감정노동에 대해 상대적으로 부정적 인식이 크지 않고, 고객과의 관계에서 발생하는 스트레스도 덜 받을 수 있다. 미래에 미국으로 가서 일을 하거나 관광객을 상대로 하는 자영업을 희망하는 두 사람의 사례가 이를 잘 보여준다.
고등학교를 중간에 그만 두고 수공예품점에서 2년 정도 일을 하고 있다. 돈을 모아서 미국으로 건너갈 생각이다. 불법으로 국경을 넘어야 하기 때문에 국경 넘는 것을 도와주는 사람들인 코요테(coyote)에게 지불할 비용과 일거리를 찾을 때까지 드는 생활비를 벌어야 한다. 현재 사촌과 친구들이 미국에서 일을 하고 있다. 대다수가 처음에는 영어가 잘 되지 않아서 생활하기도 불편했고, 일자리를 구하는 데에도 어려움이 많았다고 했다. 그래서 나는 여기서 영어를 조금이라도 더 배우고 갈 예정이다. 학교에서도 영어를 제대로 배우지 않아서 영어가 서툴다. 물건을 판매하는 과정에서 미국이나 유럽에서 온 관광객들과 영어를 사용하면서 여러 모로 유익하다. 아직 능숙하게 미국인과 대화를 할 수준은 아니지만 영어에 대한 자심감이 생겨서 좋다. 간혹 관광객 중에는 미국에 오게 되면 일자리를 알아봐준다면서 연락하라는 사람도 있다. 이런 저런 이유로 일을 하는 것이 그다지 힘들지 않고 대체로 만족한다(Pablo, 22세).
여러 분야에서 일을 하다가 4년 전부터 수공예품점에서 일을 한다. 앞으로 관광객을 대상으로 하는 상점을 소유하는 것이 희망사항이다. 수공예품을 많이 다루어서 수공예품 상점을 열면 좋지만, 수공예품이 아니라도 액세서리 등을 팔고 싶다. 이 상점에서 일을 하게 되면서 다양한 부류의 사람들을 만날 수 있어서 좋다. 고객의 여러 취향을 알 수 있어서 향후에 계획을 구체화하는 데 적지 않은 도움이 될 것 같다. 고객들과 접촉하다 보면 까다로운 사람도 있어서 힘든 점도 있지만, 좋은 경험을 쌓는다는 생각으로 견디고 있다. 가끔 관광객들에게 어떤 형태의 물건을 더 구입하고 싶은지 물어보기도 한다. 고용주도 내 계획을 알고 있으며 여러 가지로 도움을 주려고 노력한다(Camilla, 36세).
조사지의 사례에서 보는 것처럼 감정노동에 대한 사람들의 입장은 개인과 개인을 넘어서는 사회경제적, 문화적 조건에 의해 달라질 수 있다. 다른 산업에 비해 관광산업은 적은 노력을 들여도 수익성이 높은 경제활동을 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외국인 관광객을 상대하는 일에 대해 긍정적인 인식을 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이런 관광산업과 외국인 관광객에 대한 인식의 변화는 감정노동에도 반영될 수 있다. 결국 일부의 사람들이 자신들의 감정노동을 주체적 혹은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경제적 이익을 올리려는 점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도 한다. 이것은 관광산업 분야에서 감정노동을 보다 긍정적으로 인식하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 한편, 관광산업 종사자들은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하거나 관리자로부터 호의적인 평가를 얻기 위해 고객들과 좋은 관계를 맺기 원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이유로 인해 자신들이 고객과 상대하는 방식을 다양하게 변화시킬 수 있고, 이것은 감정노동을 종종 긍정적으로 인식하며 활용하는 계기를 만들어 준다. 결국 기존에는 가능하지 않았던 새로운 감정노동의 영역을 만들어내는 데 상당한 기여를 한다. 즉, 개인의 노력이나 특성, 작업환경과 조건 등에 의해 감정노동으로 인한 스트레스나 심리적 압박감이 감소하기도 하고, 때로는 오히려 개인의 입장에서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결과적으로 감정노동이 종사자에게 심각한 문제로 대두될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을 가능성도 존재한다. 이렇듯 감정노동의 형태, 성격, 의미, 결과는 개인 사이에서 또 개인 내부에서도 상황에 따라 변화할 수 있다(Judge et al. 2009, 78). 물론 이밖에도 다양한 요소들이 감정노동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작업환경과 관련된 요소도 감정노동과 관련된 행위에서 소홀히 할 수 없는 작용을 할 것이다. 고용형태, 작업장의 성격 및 규모, 작업의 종류와 직위, 작업시간 및 조건, 관광객의 특성 등 여러 가지 요소들에 의해 감정노동을 수행하는 사람들이 다양한 대응을 할 수 있다. 또 일의 특성으로 인해 관광객을 오랜 기간에 걸쳐서 주기적으로 접하는 경우와 짧은 시간에 한 번만 접촉을 하는 경우는 매우 다를 수 있다(Morris and Feldman 1997, 258; Zapf 2002, 241). 결과적으로 여러 경제적 혹은 사회문화적 요소들을 비교 검토하여 어떤 요소들이 감정노동의 다차원성에 많은 영향을 주는지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Ⅶ. 결론
관광산업에서는 종사자들이 고객들과 직접 대면 접촉을 할 기회가 빈번하다는 점에서 감정노동과 관련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분야이다. 그렇지만 감정노동이 유사한 상황에서 항상 모두에게 동일한 형태로 인식되는 것은 아니다. 조사지에서 보는 것과 같이 감정노동은 개인의 특성과 사회문화적, 경제적 상황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난다. 감정노동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가 대단히 많고, 또 이런 요소들이 미치는 영향력의 수준은 시기와 장소에 따라 상이하게 표출될 수도 있다. 관광분야의 경제적 활동에 참여하는 사람들의 입장에서 감정노동이 어떻게 표현되고 있으며, 이들에게 감정노동의 의미는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알 필요가 있다. 특히 감정노동이 관광 분야의 종사자나 관리자들 사이에 어떻게 인식되고 있으며, 이것을 경제활동에 활용하는 사람들의 다양한 생활방식을 구체적으로 파헤치는 것이 중요하다. 실제로 관광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감정노동을 수용하고 인식하는 방식과 내용은 다양한 환경과 개인의 특성에 따라 다르게 표현될 수 있기 때문에 이런 차이가 왜 발생하는지를 파악해야 한다.
감정노동에 대한 생각이나 감정노동으로 인한 스트레스 등 심리적, 정신적 고통은 여러 가지 요인에 의해 달라진다. 연령, 근무기간, 성별에 따라 감정노동에 대한 판단은 분명한 차이를 보인다. 특히 미국으로의 국제노동이주의 경험이나 향후에 국제노동이주에 참여할 의사가 있는 사람들의 경우에는 감정노동을 심각한 문제로 인식하지 않거나 오히려 긍정적인 사회문화적 경험으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았다. 실제로 오아하카에 다양한 형태의 관광분야 종사자들이 존재하고, 이들이 겪는 경험은 개인과 경제적, 사회문화적 환경에 따라 매우 다르다. 예를 들어 상당수의 관광 분야의 종사자들은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오아하카와 멕시코의 문화와 전통을 소개한다는 생각에서 높은 자부심을 갖고 있다. 그러나 일부의 사람들은 자신들의 감정을 통제하면서 관광객들에게 호의적인 반응을 보여야 하는 현실을 불편하게 여기기도 한다. 이렇게 감정노동을 인식하고 이에 대처하거나 적응하는 방식은 개인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결과적으로 감정노동은 개인이나 사회에 다양한 의미와 결과를 초래하며 이것이 감정노동의 다차원성을 잘 보여주고 있다.
오아하카의 관광 분야 종사자들의 감정노동도 여러 가지 조건에 따라 다양한 형태를 지니고 있다. 감정노동의 긍정적 혹은 부정적 인식과 결과는 개인과 작업조건의 상황에 따라 상이하게 표출된다. 즉 개인의 인성이나 경험, 사회문화적 특성, 작업장에서의 자율성 등 사회경제적 조건이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그동안 감정노동에 대한 연구는 주로 대규모 기업에 속한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런 연구에서는 노동자들이 엄격한 규제와 통제 속에서 감정노동으로 어려움을 겪는 피해자라는 것을 강조하기 쉽다. 그러나 소규모의 자영업자들이 많은 관광부문에서는 종업원들이 어느 정도 융통성을 가지고 감정노동에 참여한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개인에게 표현되고 이해되는 감정노동의 형태와 영향은 상당히 다양하고 상황에 따라 변화할 수도 있다. 이런 문제들을 고려하면 감정노동이 나타나는 방식은 경제적 요소 뿐 아니라 사회문화적 혹은 개인적 요소에 의해 상당한 영향을 받는다. 따라서 감정노동에 관여하는 여러 요소와 개인의 특성이 어떻게 구성되고 형성되어 있는지를 고려해야 한다. 이제는 관광산업의 비중이 높은 멕시코에서 감정노동이 현대의 멕시코인들의 생활과 사회관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단순한 경제적 거래와 이해관계를 넘어서는 광범위한 사회문화적 관점으로 감정노동을 이해하는 태도가 유용하다. 또 특정 업종이나 일의 성격에 따라 감정노동의 존재와 심각성을 주어진 것으로 간주하기보다, 개인에 따른 감정노동의 차이를 인지하고, 감정노동으로 인한 문제의 심각성을 경험하는 방식과 내용이 개인마다 상당히 다르다는 점도 함께 인식해야 한다. 이런 의미에서 감정노동의 역동성과 다양성, 다차원성을 분명하게 새로운 시각으로 파악할 필요가 있다. 이렇게 되면 감정노동을 감수해야 하는 사람들이 수동적이고 무기력한 상태에서 겪는 피해나 고통에만 집중하기보다,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노동자들의 능동적 행위에 관심을 가질 수 있다.
Acknowledgments
이 논문은 2018년 대한민국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연구임(NRF-2018S1A5A2A010288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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