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titute of Iberoamerican Studies
[ Article ]
iberoamerica - Vol. 23, No. 2, pp.93-134
ISSN: 1229-9111 (Print)
Print publication date 28 Dec 2021
Received 25 Oct 2021 Revised 08 Dec 2021 Accepted 10 Dec 2021
DOI: https://doi.org/10.19058/iberoamerica.2021.12.23.2.93

브라질 보우소나루 정부의 친미·반중 외교노선 결정요인 분석: 정치지도자의 개인적 특성을 중심으로

정호윤**
**부경대학교 글로벌지역학연구소 전임연구원. hoyoonjung2020@gmail.com
An Analysis of the Determinants of the Bolsonaro Administration’s Pro-U.S. and Anti-China Diplomacy: Focusing on Political Leader’s Personal Characteristics
Jung, Ho-Yoon**

초록

2019년 보우소나루 정부가 출범하면서 브라질은 국내·대외적으로 눈에 띄는 정책노선의 변화를 경험하였다. 이러한 변화를 외교분야로 한정해서 살펴보면 보우소나루 정부 들어 기존 정권의 전통중립외교와 명확히 구분되는 친미·반중 외교행보가 본격화되었다는 점을 지적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우소나루의 친미·반중 외교노선에 대한 선행연구는 제한적이며, 주로 기성언론을 통한 시론적 보도 정도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본 논문은 이러한 문제의식을 기반으로 보우소나루의 친미·반중 외교노선의 결정요인을 도출하는 것을 주요 연구목적으로 하였으며, 특히 정치지도자(보우소나루)의 개인적 수준을 주요 변수로 상정하여 파악하였다. 본 연구는 보우소나루의 생애사를 통해 축적된 개인적 경험과 이러한 요소들에 의해 형성된 그의 이념, 신념 및 세계관, 그리고 자신의 국내적 정치와 외교노선 간의 연계를 통해 자신의 국내정치적 지지기반을 공고히 하는 일종의 정치적 계산이 궁극적으로 보우소나루 정부의 친미·반중외교에 영향을 끼쳤음을 주장하였다. 본 연구는 정치지도자(대통령) 수준에 대한 개인적 특성 분석을 통해 브라질의 친미·반중외교의 요인을 설명함으로써 외교정책결정요인 이론뿐만 아니라 브라질의 외교정책을 이해하는 데 개인적 수준의 분석이 가지는 이론적 함의를 제고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사료된다.

Abstract

With the inauguration of the Bolsonaro administration in 2019, Brazil experienced a noticeable transformation in its policy lines at home and abroad. Limiting this change to diplomacy, it can be pointed out that pro-U.S. and anti-China diplomacy, which is clearly distinguished from the previous regimes, has begun in earnest. Nevertheless, the existing literature on this topic is limited, and it is mainly poetic reporting through the media. This paper aims to derive the main determinant of Bolsonaru's pro-U.S. and anti-China diplomatic lines by postulating the individual level of the political leader as a key variable. This study argues that his personal experience and beliefs and world views formed by his life history, and Bolsonaro’s political calculation that would strengthen his domestic political support through linking between his domestic politics and diplomatic lines, ultimately influenced the dependent variable. This study is thought to be meaningful in that it enhanced the theoretical implications of not only the theory of foreign policy determinants but also the understanding of Brazil's foreign policy by explaining the factors of Brazil's pro-U.S. and anti-China diplomacy through focusing on an individual level.

Keywords:

Brazil, Bolsonaro, Pro-US, Anti-China, Diplomacy

키워드:

브라질, 보우소나루, 친미, 반중, 외교

Ⅰ. 들어가며

2018년 10월 7일에 치러진 브라질 대선 1차 투표에서 극우 성향의 자유사회당(Partido Social Liberal) 후보 자이르 보우소나루(Jair Bolsonaro)가 46.7%의 득표율로 경쟁자들을 멀찍이 앞서며 압도적 1위를 차지하였다. 전체득표의 과반수를 얻지 못해 열린 동년 10월 28일 대선 결선투표에서도 보우소나루는 55%의 득표율로 45%를 획득한 페르난두 아다지(Fernando Haddad) 전 상파울루 시장과의 맞대결에서 승리하며 마침내 브라질의 제38대 대통령으로 선출되었다(Mazui 2018). 보우소나루는 2014년부터 시작된 브라질의 경기침체, 치안 사정 악화 및 부정부패의 만연 등 노동자당(PT) 집권기 동안 확대·심화된 사회경제적 문제에 대한 변화의 목소리를 바라는 브라질인들의 선택지였으며(김효은/김진오 2018), 이로써 브라질은 2003년 룰라(Lula) 대통령의 집권 이래 15년 만에 좌파에서 우파로 정권이 교체되는 상황을 목도하게 되었다.

2019년 1월 1일 보우소나루의 취임과 함께 수립되고 추진된 일련의 국내·대외정책은 기존 정권들의 그것과 확연한 차별성을 보인다.1) 특히 기존의 노동자당 정부를 포함하여 중도우파로 분류되는 전임 미셸 테메르(Michel Temer) 정부와 비교해도 보우소나루 정권의 외교정책 및 외교노선이 급선회를 맞이하게 되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룰라 및 호우세피(Rousseff)를 위시한 라틴아메리카의 신(新)좌파를 대변하는 노동자당 정부는‘다변화 자주외교(autonomia pela diversificação)’를 외교전략의 핵심기치로 삼았으며 (Vigevani and Cepaluni 2007; 최금좌 2019), 테메르의 경우 실용외교를 외교노선의 중심축으로 상정하였다.2) 이러한 다변화 자주외교와 실용적 외교라는 외교 가치간의 간극에도 불구하고, 2003년부터 2018년에 걸쳐 룰라, 호우세피, 그리고 테메르 정부에 이르기까지 브라질의 외교정책은 ‘인권’ 및 ‘환경’부문에서 브라질 차원의 주도적 아젠다와 리더십을 바탕으로 지역강국으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하였다.

이처럼 기존 정부의 외교전략과 비교해 봤을 때, 보우소나루 정권의 외교노선은 명확히 구별될 수 있다. 브라질의 국제정치학자 비지가우(Vidigal 2019)는 심지어 우파라는 공통점을 가진 전임 테메르 정부와 보우소나루 정부의 외교정책에 상호 간 동질이상(polymorphism)현상이 나타난다고 주장한다. 특히 통상외교에서 다자외교보다는 양자외교를 강조한다는 점, 그리고 대미 및 대EU 관계에 있어서 협력을 추구한다는 점이 양 정부 외교정책 간 공통점으로 손꼽힐 수 있으나, 테메르 정부와 확연히 차별화될 수 있는 보우소나루 정부의 외교노선의 특징으로 ‘친미·반중’성향과 이념외교에의 치중이 지나치게 두드러진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조희문 2020, 81).

보우소나루는 취임 전부터 공공연히 중국에 대한 거부감과 반(反)중국 레토릭을 노골적으로 드러내 왔다. 팬데믹 국면에 접어들어서도 그의 반중적 언행은 끊이지 않고 있는데, 일례로 COVID-19이 중국에서 제조되었으며, 이는 세균전(biological warfare)의 일환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Smith 2021). 반면 보우소나루 집권 이후 친미행보는 반중노선과 맞물려 더욱 크게 부각되었다. 보우소나루 정부의 친미외교의 핵심 대상은 트럼프 행정부 하의 미국이며, 트럼프와의 강한 유대관계를 기반으로 한 친미외교라 특징지을 수 있다. 따라서 2021년 미국의 바이든(Baiden)행정부가 들어선 이후 브라질의 대(對)미 친화적 스탠스가 다소 약화되었고, 심지어 바이든과의 마찰이 감지되기도 했다.3) 이러한 연유로 보우소나루의 친미외교라고 하는 것은 어찌보면 친 트럼프행정부 외교라고도 볼 수 있다. 따라서 본 고에서 다루고자 하는 보우소나루의 친미외교의 시간적 범위를 보우소나루의 집권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임기가 교차되는 시점(2019-2020년)으로 한정할 것임을 미리 밝혀 둔다.

그렇다면, 2019년 집권이후 보우소나루 정권의 친미·반중 외교노선으로의 갑작스런 변화는 어떻게 설명될 수 있는가? 이러한 외교기조의 변환과 일련의 외교정책에 대한 결정요인(determinants)은 무엇인가? 본 연구는 앞서 논의된 연구질문에 대한 해답을 제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며, 특히 보우소나루의 친미·반중 외교노선으로의 급격한 변화를 정치지도자(대통령) 개인적 특성이라는 변수에 집중하여 외교정책결정요인을 분석하고자 한다. 본 고가 지도자 개인적 수준을 주요 변수로 상정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특정국의 외교원칙과 외교노선에 변화가 발생하려면 국내외 외교환경에 중대한 변화가 있어야 하고 이러한 사실이 검증되어야 하나, 보우소나루 정부의 등장을 둘러싼 대외·대내적 외교환경의 급진적 변화는 발견되지 않았다. 이러한 사실들은 브라질의 친미·외교노선으로의 급진적 전환이 보우소나루의 개인적 특성이라는 변수로 부분적 설명이 가능하다는 논거로서 작용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제2장에서는 보우소나루 정부의 외교정책에 대한 선행연구 분석 및 외교정책 결정요인에 대한 이론적 논의를 통해 여러 가지 외교정책 결정요인 중 정책결정자의 특성을 주요 변수로 상정하는 본 연구의 분석틀을 제시한다. 이어 제3장에서는 보우소나루 정부의 친미·반중 외교노선의 실증 사례를 제시하며, 제4장에서는 본 연구의 주요 설명변수인 브라질의 주요 외교정책결정자의 개인적 특성을 구체적으로 파악한다. 마지막 결론에서는 연구결과 요약과 함께 본 연구의 한계와 공헌, 그리고 향후 후속연구에의 시사점을 위주로 살펴볼 것이다.


Ⅱ. 이론적 배경 및 분석틀

1. 보우소나루의 외교정책 선행연구 분석

여러 학자들은 보우소나루 정부 출범 이후 브라질 외교정책의 변화에 촉각을 기울이고 관련 연구를 진행해 오고 있다. 샤가스-바스투스(Chagas-Bastos)와 프란조니(Franzoni)는 다소 비판적인 관점으로 보우소나루 정부의 외교정책을 평가하는데, 구체적으로 한때 남미의 신흥대국이었던 브라질이 이제는 대외정책에서 일관성과 방향성이 결여된 “멍청한 거인(dumb giant)”으로 전락하였음을 꼬집고 있다(Chagas-Bastos and Franzoni 2019). 무엇보다도 보우소나루의 외교전략은 “브라질 우선주의(Brazil First)”에 입각하고 있으며, 이는 보우소나루의 집권과 함께 아마존 개발을 위시한 그간 브라질이 국제무대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해 왔던 환경 및 기후변화 부문이 외교정책의 후순위로 밀려난데서 그 예를 찾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Casarões and Flemes 2019).

카사로이스(Casarões)와 플레미스(Flemes)는 보우소나루의 외교정책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당시의 외교정책과 매우 유사하다고 주장하며, 그 공통점으로 두 대통령은 대외정책을 자신의 국내정치적 지지기반층을 공고히 하는데 교묘히 활용되었다고 역설했다. 즉, 브라질 외교의 전통적 가치인 민주적 다자주의, 아마존 보존 등 그간의 외교노선의 기조와 국제사회에서의 공약보다 국내의 이해관계가 우선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일방주의 외교의 일차적인 목표는 국가의 기술, 인프라, 무역을 개선하는 것이며, 경쟁이 치열한 농업은 이러한 전략의 핵심 산업으로 간주되고 있다(Casarões and Flemes 2019, 1).

조희문(2020)의 연구에 따르면, 보우소나루 치하의 브라질 외교정책을 관통하는 핵심적인 특징으로 다자주의에서 양자주의로의 회귀, 반세계주의, 전통중립외교의 포기 등을 들 수 있다. 그는 구체적으로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취임 후 첫 방문지로 칠레를 택한 것은 민주화 이후 대통령의 첫 번째 해외순방지로 항상 아르헨티나를 선택해왔던 브라질의 외교전통과는 거리가 먼 것으로, 우파정부인 피녜라(Piñera) 대통령과의 첫 정상회담은 정치적 이데올로기를 상징함과 동시에 메르코수르의 파트너인 아르헨티나보다 칠레를 더욱 우선시하는, 일종의 다자주의로부터의 탈피를 의미한다고 역설한다(조희문 2020, 82-83). 또한 보우소나루의 외교노선은 근본적으로 국제연합(UN)을 쓸모없는 기구로 바라보며, 현재 세계를 지배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공산주의자들·글로벌주의자들에 대한 비판적 세계관에 바탕을 두고 있다(Casarões and Flemes 2019). 보우소나루 정부의 전통중립외교의 포기는 무엇보다도 본 연구가 핵심적으로 다루고자 하는 브라질의 친미·반중 외교노선으로 설명될 수 있다. 브라질의 전통적인 외교원칙은 헌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국가독립성의 원칙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이념외교를 지양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보우소나루는 전통적인 중립외교와 등거리외교 기조에 반하는 전례없는 친미·반중적 이데올로기외교(ideological diplomacy) 전략을 구사하였다(조희문 2020, 84).

이처럼 보우소나루 정부 하 브라질의 외교 패러다임의 극적인 변환이 관찰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보우소나루의 친미·반중외교노선에 대한 연구는 국내외를 막론하고 매우 제한적인 실정이며, 주로 기성언론을 통한 시론적 보도 정도에 그치고 있다. 보우소나루의 친미·반중외교노선은 시의성 있는 브라질 외교정책의 쟁점주제로 부상하고 있는 바, 관련 연구를 통해 해당 주제의 중요성과 연구의 부재 사이에서 발생하는 간극을 좁힐 필요성이 제기된다. 본 고는 이러한 문제의식에 착안하여 제2장의 2절과 3절에서 제시될 분석틀을 바탕으로 보우소나루 정부의 외교정책결정요인을 정책결정자 수준에 대한 개인적 특성 분석을 통해 도출함으로써 외교정책결정요인 이론뿐만 아니라 브라질의 외교정책을 이해하는 데 개인적 수준의 분석이 가지는 이론적 함의를 도출하려 한다.

2. 외교정책분석: 분석수준 및 결정요인

본 논문은 대외정책 차원에서 국제정치를 단순 분석하는 것과는 별도로 외교정책결정과 관련된 이론적 논지에 기반하여 외교정책결정자의 개인적 특성이라는 주요 변수를 중심으로 보우소나루 정부의 친미·반중 외교노선을 설명한다. 이를 위해 본 절에서는 외교정책결정요인에 대한 이론과 모델에 대한 일반적 설명을 중점적으로 전개해 나가고자 하며, 이는 다음 절에서 제시될 본 고의 분석틀을 정립하는데 있어 꼭 필요한 작업이라 사료된다.

20세기 국제정치학의 역사를 살펴보면 외교정책에 대한 연구뿐만 아니라 외교정책 분석에 있어서 국제적 수준 이외의 요인들은 주요한 분석 영역으로 취급되지 않았다. 가장 중요한 원인은 국제정치학에서 현실주의(realism) 패러다임4)이 지배적이었던 것에서 비롯된다. 현실주의는‘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 즉 자연상태야 말로 국제체제의 현실을 가장 적절히 수식할 수 있는 표현이라고 상정하며, 이는 주권국가 수준 위의 권위체가 존재하지 않는 일종의 무정부(anarchy) 체제에 기인한다고 설명한다. 따라서 국가는 군사력 확보와 안보의 도모를 위시한 힘의 정치(power politics)를 실현할 수밖에 없는 행위자로 간주되었다(Gilpin 2002, 237; Goodin 2010).5) 이러한 현실주의 패러다임은 제2차 세계 대전 이후 냉전체제 및 양극질서로의 국제체제적·구조적 재편의 동학과 맞물려 20세기 국제정치의 현상을 포착하는데 있어 가장 설명력 있는 패러다임으로 자리매김했다.

이처럼 현실주의 패러다임이 외교정책을 분석하는 데 있어 국내 정치환경적 요소를 경시한다는 근거는 이미 현실주의의 기본 가정에 내재되어 있다. 국가는 국제정치에서 사실상 유일한 행위자(unitary actor)로 간주되었으며, 국가 내의 시민사회 혹은 비정부기구와 같은 비국가행위자(non-state actor)의 역할과 영향력은 극히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바라보기 때문이다(Hobson 2000). 비록 국제정치학계가 20세기에 걸쳐 강한 현실주의적 전통에 영향을 받았으나, 많은 학자들은 특정 국가의 외교정책을 설명함에 있어 국제적 요인에 대한 단순 기술적(descriptive) 설명에 천착한 방법론에서 탈피하여, 여러 요인들을 탐색하기 위한 시도를 하며 외교정책분석 분야의 이론적·방법론적 진화를 꾀하게 되었다.

외교정책 연구자들은 대외정책의 결정요인을 파악하기 위해 ‘분석수준(level of analysis)’의 개념을 차용하여 인과성을 추적해 왔다. 이는 분석수준을 활용하는 것이 더 높은 이론화 단계를 표방하며 보다 분석적인 틀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분석수준에 의거한 외교정책 연구는 의사결정자뿐만 아니라 외부 변수와 같은 의사결정을 둘러싼 국제 및 국내 환경도 고려한다(Neack 2003). 학자들에 따라 이러한 분석수준을 어떻게, 그리고 얼마나 나눌 것인지에 대해서는 다양한 견해가 존재한다. 분석수준에 의거한 국제정치 연구의 대표적인 선구자로 알려져 있는 케네스 왈츠(Kenneth Waltz)는 그의 저서 Man, the State and War(1959)에서, ‘개인’, ‘국가’ 및 ‘국제체제’를 위시한 세 가지 수준에서 전쟁의 원인을 분석하였다. 사실, 왈츠는 분석수준이 아닌 ‘이미지(image)’라는 용어를 사용했으나, 그러한 이미지는 분석수준과 동일한 분석틀로써 연구자들에게 수용되어 왔다.

데이비드 싱어(J. David Singer)는 국제체제와 국가라는 두 가지 분석수준으로 외교정책을 설명하는 대표적인 학자이다. 즉, 그는 외교 정책에 미치는 영향을 구별하는 데 있어 필요한 주요 설명변수로 국가 수준에서 비롯되는 내부 요인과 국가의 국경 밖에서 도출되는 외부적 환경을 제시하였다. 싱어에 따르면 국제체제적 수준이 우리에게 일반적이고 포괄적인 패턴을 제공한다고 해도 국가 수준은 외교 정책에 영향을 미치는 국내 여건, 환경 및 과정을 훨씬 더 상세하게 제공한다(Singer 1961). 이처럼 왈츠와 싱어의 연구는 외교정책을 분석함에 있어 국제 및 국내 수준 간의 구별에 기여했으며 후속 연구에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 이에 더해, 제임스 로즈노(James Rosenau)는 이론적 발전뿐만 아니라 외교정책 분석 분야에서 확고한 기반을 다진 선구자로 평가받을 수 있다. 그는 외교정책 결정요인의 분석 수준을 (1) 개인(individual), (2) 역할(role), (3) 정부(government), (4) 사회(society), (5) 국제 체제(international system)와 같이 다섯 가지 변수로 상정했다. 로즈노에 따르면, 개인변수는 최고지도자와 같은 외교정책결정자 수준에서의 개인적 특징, 배경, 특이성, 성격 및 심리적 요인과 관련되어 있으며. 역할변수는 이러한 최고지도자의 역할이 외교정책 관료주의 및 대외정책을 수립·전개해 나가는 과정 큰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가정한다. 정부 변수는 국내 정치의 모든 현상 및 상황과 관련이 있으며, 사회 변수는 외교 정책에 행사되는 특성, 이념 또는 문화적 영향이 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국제 시스템 변수는 단극, 양극 또는 다극 시스템과 같은 국제체제적 환경과 국제적 수준에서의 중요한 변화를 다룬다(Rosenau 1966).

이처럼 많은 연구자들은 전통적으로 외교정책 결정요인을 파악하기 위해 분석수준이라는 틀을 활용해왔다. 본 연구는 브라질의 친미·반중외교가 보우소나루를 비롯한 특정 정책결정자의 개인적 특성의 산물이라는 것을 주장하기 위해 여러 분석수준 중 개인수준에 집중한다. 다음 절에서는 주요 외교정책결정과정 모델을 간단히 소개하고, 그 중 본 고에 사용될 정책결정자 개인적 특성 모델과 개인적 분석수준을 결합한 분석틀을 제시할 것이다.

3. 분석틀: 외교정책 결정요인과 정책결정자의 개인적 특성 모델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20세기에 걸처 오랜 기간동안 주류 패러다임을 형성해온 현실주의로 인해 관련 연구자들은 특정 국가의 외교정책을 설명함에 있어 국가의 합리성이라는 합리주의적 존재론에 주로 의거했다. 즉, 국가는 외교정책을 전개해 나가는 과정에서 효용함수(utility function) 관점에서 국익 증진에 가장 효율적인 대안을 선택한다는 가정이다. 이러한 합리적 행위자 모델(rational actor model)은 현실주의가 상정하듯 국가라는 행위자를 암상자(black box)화 시키며 지나치게 현실을 단순화시킨다는 한계점이 존재하는데, 이는 합리주의적 관점에서 선험적으로 주어져 있는 선호도에 따라 효용이 높은 대안을 선택하기에 외교정책이 결정되는 일련의 과정은 그다지 중요한 취급을 받지 못하기 때문이다(박건영 2021).

현실주의적 전통에 기반한 합리적 행위자 모델이 내포한 한계로 인해 많은 국제정치 연구자들은 형이상학적 추상물(metaphysical abstraction)로서의 국가라는 암상자를 열어 실제로 외교정책이 결정되는 일련의 국내정치적 환경과 의사결정과정을 관찰코자 했다(Hudson 2007).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학문적 성과는 조직과정 모델(organizational process model), 정부정치 모델(government politics model), 양면게임 모델(two-level game model), 집단사고 모델(groupthink model), 운용코드 모델(operational code model), 대통령성격 모델(presidential character model) 등 여러 외교정책결정이론의 탄생으로 귀결되었다.6)

허드슨(Hudson)은 외교정책분석(foreign policy analysis)의 이론적 진화는 국제정치학계 전반에 걸쳐 지대한 공헌을 했다고 역설하는데, 특히 분석수준과 분석단위에 대통령 혹은 정책·의사결정자를 포함시킨 것을 주요한 기여 중 하나로 꼽는다(Hudson 2007). 이처럼 1990년대 이후 외교정책 연구자들 사이에서 정치지도자의 개인적 특성과 행위 통해 외교정책을 설명하는 ‘지도자 중심이론(leader-centric explanation)’이 주목을 이끌기 시작하였다(e.g. De Mesquita et al. 1999; Horowitz et al. 2005; Gravelle et al. 2020). 이러한 개인적 특성 모델에서는 주로 정치지도자 및 정책결정자의 캐릭터(character), 세계관(worldview), 신념, 동기와 같은 인간의 속성을 주요 독립변수로 상정하여 외교정책 의사결정에 미치는 영향에 주목한다.

본 연구가 보우소나루 정부의 친미·반중 외교노선의 결정요인을 설명함에 있어 개인수준 및 정치지도자 중심 모델에 주목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제아무리 민주주의 체제라 하더라도 한국, 미국, 브라질과 같은 대통령중심제하에서의 대통령이 행사할 수 있는 권력과 권한은 지대하다. 대체로 특히 라틴아메리카의 대통령제는 광범위한 예산 편성권은 물론 입법권 또한 보유하고 있어 미국의 대통령제에 비해 더욱 강력한 권한을 지니고 있다(김영철 2020). 물론 민주국가에서 의회 내의 타협과 의회와의 협상이 중요한 매개변수로 작용하는 것은 사실이나 이러한 사실들을 차치하고서라도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 오바마 정부의 오바마케어 정책(Patient Protection and Affordable Care Act) 등에서 볼 수 있듯 대통령 수준에서 이니셔티브의 강력한 추진에서 비롯된 정치과정은 의사결정구조나 거버넌스를 바꿔 놓을 수 있다(박건영 2021). 둘째, 앞서 언급한 사항의 연장선상에서, 대통령의 캐릭터가 지도자의 상황정의(definition of the situation) 및 지도자의 선호와 의사결정에 커다란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일례로,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 그와 함께 근무했던 각료들은 트럼프가 본능과 충동, 그리고 본인이 구상하는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주요 외교사안을 결정했다고 증언한다.7) 셋째, 가장 결정적으로, 국제체제와 국내정치를 둘러싼 환경은 일정부분 상수(constant)로 취급될 수 있는 반면, 어떠한 선호도, 리더십, 성격 및 세계관을 가진 지도자인가는 외교정책의 역동성을 설명할 수 있는 매우 주요한 ‘변수’이기 때문이다(이수진/이신화 2019).

본 연구는 보우소나루 정부의 친미·반중외교가 기존의 전통중립외교노선과는 첨예하게 대조되는 외교노선으로 일종의 이데올로기외교에 근거하고 있다는 문제 인식하에, 보우소나루의 생애사와 정치사회적 경험으로부터 축적되어 발현되고 구성된(constructed) ‘이념’, ‘세계관’ 및 ‘개인적 선호도’라는 개인적 특성에 주목하여 브라질 외교노선의 전환을 설명하고자 한다.


Ⅲ. 보우소나루 정부 하 친미·반중 외교노선 동향

제3장에서는 본 연구가 설명하고자 하는 결과변수를 살펴보기 위해 (1) 친미, (2) 반중외교의 구체적 사례 제시함으로써 소위 언급되는 보우소나루 정부의 친미·반중 외교노선과 그 행태가 실재(實在)하는 것임을 밝히고자 한다. 이를 위해 아래와 같이 두 개의 절로 구분하여 보우소나루 정부의 친미외교와 반중외교 행태를 각각 간략히 조망할 것이다.

1. 보우소나루 정부의 친미 외교

네투(Neto)와 말라무드(Malamud)가 주장하듯, 라틴아메리카, 특히 아르헨티나, 멕시코, 그리고 브라질의 경우 우파 정권의 등장과 친미노선의 부상은 강한 상관관계를 갖는다(Neto and Malamud 2020). 이처럼 모두가 예상하였듯 2019년 집권 이래 보우소나루는 미국과의 양자 관계 강화를 최우선과제로 설정하였다. 물론 미국과 같은 초강대국편에 서는 것은 국제정치에서 비용을 경감시키고 인센티브를 취할 수 있는 여러 중견국(middle power)이 추구할 수 있는 전략 중 하나이다. 하지만 에스테베스(Esteves 2020)가 역설하듯 보우소나루 정부들어 급진적인 친미노선으로의 변화의 가장 큰 문제는 미국의 편에 섬으로써 얻을 수 있는 실질적인 국익이 명확하지 않다는 점이다. 국익보다는 이념에 천착한 친미행보를 보였던 보우소나루는 그 특유의 친트럼프 성향을 위시한 백인 인종주의 및 극우적 성향으로 인해 트럼프 전 대통령과 정치적 스타일이 유사하다고 하여 소위 브라질의 트럼프, 혹은 트로피컬 트럼프(tropical Trump)라고 불리었다. 심지어 보우소나루가 대통령 선거 후보자 시절, 미국의 백인우월주의단체이자 극우 비밀결사단체인 쿠 클럭스 클랜(Ku Klux Klan, KKK)이 “그의 발언은 우리와 매우 비슷하다”라고 밝히며 보우소나루를 향해 지지 의사를 밝히는 해프닝도 발생했다.8)

2019-2020년 사이, 보우소나루와 트럼프는 정상회담 2회와 양자회담 1회를 포함한 총 세 번의 회담을 개최하였다. 2019년 3월 보우소나루는 취임 후 첫 번째 양자 외교의 일환으로 미국을 공식 방문하여 트럼프 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동 정상회담에서는 브라질-미국 통상 확대 문제 및 베네수엘라 위기 문제가 주요 의제였으며 동시에 양 정상은 양국간 지정학적 동반자 관계가 싹트고 있음을 강조하였다. 특히 보우소나루와 트럼프는 니콜라스 마두로(Nicolás Maduro) 베네수엘라 대통령에 대한 비판에 목소리를 높이며 베네수엘라의 경제적 재앙을 라틴아메리카 좌익세력의 필연적인 결과로 단정짓기도 했다(Tharoor 2019). 또한 보우소나루는 정상회담이 열리던 백악관에서 관광 분야 활성화를 위해 기존의 일본, 캐나다, 호주 시민에 더해 미국 시민이 브라질에서 90일에서 최대 180일(연장 시)까지 체류 가능한 무비자 입국조치를 발표하기도 했다(Herrmann 2019). 정상회담을 개최한 지 3개월 후인 2019년 6월 양국 대통령은 오사카 G20정상회의에서 양자회담을 가졌으며 2020년 3월 양 정상은 플로리다에 위치한 트럼프의 별장(Mar-A-Lago)에서 무역·인프라 투자 확대, 베네수엘라의 민주주의 회복 및 중동 평화문제를 주요 의제로 한 정상회담을 다시 한 번 개최하였다(Baker 2020).

보우소나루와 트럼프의 개인적인 유대감은 브라질-미국 유대관계의 공고화로 귀결되었다. 공통적으로 두 정상은 특히 환경 및 기후변화 이니셔티브를 부정한다는 점에서 상호 닮은꼴로 분류된다. 일례로 2019년 8월 발생한 아마존 열대우림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를 둘러싸고 주요 7개국(G7)이 산불 진압을 위한 2천만불의 대브라질 원조를 결정하자, 보우소나루는 프랑스 마크롱(Macron) 대통령이 동년 6월 오사카 G-20 정상회의에서 기후변화 대응을 약속한 자신을 향해 ‘거짓말쟁이’, ‘끔찍할 정도로 무례한 자(extraordinarily rude)’라고 비난한 것에 대해 그 말에 사과하지 않으면 원조를 받지 않겠다고 선언했다(Ma 2019). 아마존 개발론자인 보우소나루는 세계에서 가장 지구온난화 이슈에 적극적인 마크롱이 자신을 비난의 도마에 올리자 내정간섭과 주권침해라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이에 이미 2017년 파리기후협약(Paris Agreement) 탈퇴를 천명하고 관련 절차를 진행중이던 트럼프9)는 보우소나루와 마크롱의 갈등국면에서 보우소나루를 적극 지지한다는 의사를 트위터(Twitter)에 포스팅하기도 했다.10)

보우소나루와 트럼프 치하 브라질-미국 관계는 그간 양자관계에서 크게 중요하게 취급되지 않았던 안보분야에서도 결실을 맺게 되었다. 보우소나루 정부는 미국을 국방협력의 핵심 파트너로 여기고 있으며, 이에 더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의 긴밀한 관계 구축을 열망하고 있다. 브라질은 이러한 기조를 바탕으로 군사 현대화를 가속화하고 방위산업의 활력을 제고하여 궁극적으로 국방력을 증강을 통한 국제적 입지를 강화하고자 한다(Znojek 2020). 또한 보우소나루는 지역 내 러시아의 영향력에 대응하기 위해 브라질은 언제든 미군기지를 유치·제공하는데 열려있다고 강조하며 친미성향을 가감없이 드러내기도 했다(Hongying 2019). 이와 같이, 보우소나루는 국방협력을 통해 미국과의 관계제고를 도모한 것이다. 이러한 노력은 2019년, 트럼프가 양자간 관계의 심화·확대를 위해 브라질을 비(非) NATO 주요동맹국(Major Non-NATO Ally, MNNA)으로 지정하면서 결실을 맺게 되었다(Vandiver 2019).11) MNNA는 NATO가입국은 아니나, 미국과의 전략적 협력관계를 맺고 있는 주요 우방국에게 미국정부가 부여하는 지위이며, 2019년 브라질의 MNNA 공식 지정은 라틴아메리카에서 아르헨티나(1998년)에 이어 두 번째이다(U.S. Department of State 2021).

한편, 2020년 미주개발은행(IDB) 총재로 그간의 전통을 깨고 1959년 설립 이래 처음으로 미국 출신의 마우리시오 클래버-커론(Mauricio Claver-Carone)이 선출되었다. 이는 그간 총재는 라틴아메리카 출신, 부총재는 미국인이 맡아왔던 일종의 불문율을 깨는 사건이었으며, 멕시코 등 일부 국가들은 미국 출신 총재의 선출로 인해 향후 IDB내 라틴아메리카의 영향력이 약화될 것을 우려해 반발하기도 하였다. 미국(30%)에 이어 아르헨티나와 함께 라틴아메리카에서 가장 많은 의결권을 보유하고 있던 브라질(11.3%)은 트럼프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클래버-커론을 적극 지지하였으며, 그의 당선에 일정부분 기여하였다(Vilela 2020).

미국 대선을 한달여 앞둔 2020년 10월, 미국 상공회의소(U.S. Chamber of Commerce)가 주최한 미국과 브라질 간 비대면 정상회담에서 보우소나루는 “지난 1년 반 동안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브라질-미국 관계를 역대 최고 수준으로 향상시켰고, 양 반구의 경제대국과 민주국가 간 관계에 있어서 새로운 장을 열었다”고 언급하였으며, 이에 마이크 폼페이오 전 미국 국무장관 및 고위급 외교관은 브라질과 미국 무역의 대중국 의존성을 감소시키기 위한 노력을 강조하며 브라질을 레버리지로 중국의 지역 내 영향력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인식을 드러내기도 했는데, 이는 트럼프에 의해서도 공공연히 강조되어 왔던 전략이기도 하다(Gaurav 2020).

2. 보우소나루 정부의 반중외교

브라질과 중국은 그간 BRICS를 위시한 남남협력을 통해 긴밀한 공조를 유지해 왔다. 그러나 브라질은 보우소나루가 집권한 이래 그 어느 때보다 유달리 중국과의 마찰이 잦았다. 이는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연이어 반중국 발언을 쏟아낸데 기인한다. 이러한 보우소나루 정부의 반중외교노선에는 모순적 동학이 내재되어 있다. 정치적으로 반중국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브라질은 이와 동시에, 이것이 자발적이든 비자발적이든 중국에 대한 경제적 의존도가 점점 심화되고 있다는 사실은 주목할 만하다. 이러한 정치와 경제관계의 분기(bifurcation)는 보우소나루 정부의 대중국외교 및 정책을 관통하는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경제부문에 있어 브라질과 중국은 상호의존성이 증대하고 있다. 특히 2000년대 들어 중국의 라틴아메리카지역 투자가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으며, 2007-2020년 사이 중국의 대브라질 투자는 라틴아메리카 전체 투자의 47%에 육박하는 약 661억달러에 달한다. 중국은 2010년부터 미국을 제치고 대브라질 최대 투자국으로 부상하였으며 보우소나루 정부가 출범한 2019년의 투자액(73억달러)은 전년대비 117% 증가한 수치이기도 하다(한국무역협회 2021).

무역 분야에서도 브라질의 대중국 의존도는 해마다 높아지고 있다. 2001년 브라질 전체 수출액 가운데 중국은 단지 2%의 비중만 차지했지만, 2020년에 이르러 32%까지 다다랐다. 반면 같은 기간 미국이 브라질의 수출 가운데 차지하는 비중은 24%에서 10%로 낮아졌다(한국무역협회 2021; Esteves 2020).12)

그림 1.

브라질의 수출비중(2015-2019) 출처: Esteves (2020, 2)

이렇듯 브라질의 대중국 경제의존도가 점점 심화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보우소나루 집권 이래 정치적 반중국 레토릭은 지속되었다. 2018년 보우소나루가 대통령 후보자로 선출된 이후의 행적과 행보를 살펴보면 보우소나루 정부의 반중 외교노선은 어쩌면 당연히 예상된 결과였다. 그는 공공연히 브라질 최대 무역파트너인 중국을 브라질의 주요 산업을 지배하는데 혈안이 된 “포식자(predator)”로 인식해 왔다. 보우소나루는 2018년 2월 그의 세 아들과 함께 대만을 방문하며 1970년대부터 브라질이 하나의 중국(one China) 원칙을 인정해 온 이래 최초로 대만을 방문한 대통령 후보자로 등극하였다.13) 또한 대통령 선거 유세 당시 그는 중국은 브라질에서 제품을 사들이는 것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 브라질을 사들이고 싶어한다고 주장하며 반중감정을 여실히 드러냈다(Spektor and Guilherme 2018). 중국은 2018년 9월 당시 여론조사 1위를 달리고 있던 보우소나루의 반중국 정서에 우려를 표하면서도, 라틴아메리카 최대의 국가인 브라질과의 지속적 협력을 유지하기 위해 보우소나루 캠프의 고문들과 두 차례의 만남을 통해 향후 중국과 라틴아메리카 최대 국가인 브라질간 긴밀한 협력을 강조하며 보우소나루 당선에 따른 여파에 대비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Spring 2018).

이러한 보우소나루 정부의 반중노선은 집권 이후 강력히 추진되어온 친미·친트럼프 외교와 극명한 대조를 이루며 더욱 부각되었다. 보우소나루 정부와 중국 간 경색됐던 관계는 2019년 6월 오사카 G20 정상회의에서 중국과 브라질 간 정상 회담이 중국측의 지각으로 불발되며 양국간의 긴장이 또다시 수면위로 떠올랐다.14) 브라질 내부, 특히 중국 상품과의 경쟁에 직면한 제조업부문과 민족주의적 유권자들 사이에서도 중국과의 파트너십을 강하게 비판해 왔으며, 이들은 보우소나루의 주 지지층이기에 보우소나루의 반중국 레토릭은 그의 세계관, 이념 및 지지층 결속이 상호 결합한 산물이라 할 수 있다(Trinkunas 2020).

중국은 브라질의 미래이자 주요 성장동력으로, 보우소나루 입장에서도 중국과의 외교적 공방은 부담스러웠다. 2019년 11월 브라질리아에서 개최된 BRICS 정상회의에서 중국의 시진핑 주석과의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은 통상협력 확대를 합의하는 등 보우소나루의 중국에 대한 입장변화가 감지되기도 했다. 하지만 2020년 이후 COVID-19 팬데믹의 여파는 보우소나루의 반중국 레토릭이 더욱 강하게 표면화되게끔 만든 도화선이 되었다. 보우소나루의 측근과 추종자들 또한 소셜미디어 상에서 COVID-19에 대한 반중 음모를 제기하였고, 이것이 자본주의에 대한 공격이라고 주장하며 중국에 대한 반감을 드러냈다(Trinkunas 2020). 보우소나루 정부는 팬데믹으로 인해 정치적인 타격을 입었으며, 이를 만회하는 수단으로 반중국 발언을 이어나갔다. 특히 보우소나루는 중국을 특정하진 않았으나 바이러스가 아시아의 한 연구소에서 만들어졌으며, 이는 세균전의 일환이라고 주장하였다(Smith 2021).

하원의원이자 보우소나루의 셋째 아들이기도 한 에두아르두 보우소나루(Eduardo Bolsonaro) 또한 아버지와 같이 중국에 대해 매우 비판적인 인사로 손꼽힌다. 그는 COVID-19가 한창 브라질을 강타할 무렵인 2020년 5월 중국의 공산당이 팬데믹의 책임이라고 비난하였고, 코로나바이러스를 “차이나 바이러스”라고 일컫기도 했다. 이에 주브라질 중국대사관에서는 우 글로부(O Globo)에 사설을 기고하며 브라질 정치권에서의 만연한 반중국 레토릭을 비판하였고, 에두아르두 보우소나루에게 “무책임한(irresponsible)” 발언을 “즉각 철회(immediate retraction)”할 것을 요구하며 양국 외교관계가 또다시 냉각기를 맞이하기도 했다(Berti 2020). 중국산 시노백 백신을 둘러싼 잡음 또한 브라질에서 지속되었다. 보우소나루는 2020년 10월, “브라질인들은 그 누구의 기니피그가 되지 않을 것이다”고 언급하며 아직 임상시험을 거치지 않은 시노백을 구매하는 것에 대한 반감을 표출하였다(Doğantekin 2020). 2021년 들어서도 지속된 보우소나루의 반중국 언행은 중국을 자극하기에 충분하였고, 이에 시노백 백신 원료 수입이 지연·중단 되기도 했다. 주앙 도리아(João Doria) 상파울루 주지사는 백신 원료 수급 차질의 원인을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공격적인 대중국 발언 때문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Ⅳ. 브라질의 친미·반중 외교노선 결정요인: 정치지도자의 개인적 특성 분석

제3장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보우소나루 정부가 집권한 이래 브라질은 친미외교와 반중외교가 동시에 표면화되었고, 상호 대조적 노선으로 말미암아 친미·반중 기조가 더욱 표면화되었다. 본 연구는 정치지도자 개인적 수준에서의 특성이 특정 국가의 외교정책과 노선을 설명함에 있어 핵심적인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인식하에 이와 관련된 이론적 논의도 제2장에서 제시하였다. 본 장에서는 보우소나루의 개인적 특성 모델에서, 이러한 특성을 1)보우소나루의 생애사를 통해 축적된 경험, 2)그러한 경험으로부터 형성되고 구성된 개인적 신념(이념)과 세계관, 그리고 마지막으로 3)신념과 세계관을 바탕으로 한 보우소나루의 개인적 선호도를 파악하고자 하며, 이러한 특성들을 보우소나루의 친미·반중 노선과 긴밀하게 연결시켜 분석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1. 보우소나루의 생애사를 통해 본 개인적 경험

보우소나루는 1955년 3월 21일 유럽계(이탈리아, 독일) 이민자의 후손이자 가톨릭 집안에서 태어났다. 그의 출생지는 상파울루주 글리쎄리우(Glicério)였으나, 보우소나루의 출생신고는 1956년 깜삐나스(Campinas)에서 진행되었는데, 이는 대도시에서 출생신고를 해야만 미래에 더 큰 인물이 될 수 있다는 일종의 당시의 관습에 기인한다. 그는 1966년 상파울루주 남단에 위치한 엘도라두(Eldorado)에 부모님 및 5형제와 함께 정착하여 유년 및 학창시절을 보내게 된다(Bolsonaro 2017).

그의 유년기는 냉전과 공산주의의 위협(communist threat)으로 점철되어 있었으며(1955-1964), 청소년기에서 성인기로 이행하는 과정에서 브라질의 군사독재(1964-1985)를 경험하였다.15) 그가 9살이던 해인 1964년 3월 31일, 미국의 지원을 받은 브라질 군부가 주앙 굴라르트(João Goulart) 당시 대통령에게 감행한 쿠테타가 발생했다.16) 당시 굴라르트는 국내정치적·외교적으로 고립되어 있었으며 국가 경제상황도 급속도로 악화되어 그를 둘러싼 여건이 부정적인 상황이었다. 보우소나루의 장남이자 과거 히우지자네이루(Rio de Janeiro) 주의원을 거쳐 현재 브라질의 상원의원인 플라비우 보우소나루(Flávio Bolsonaro)가 펴낸 아버지의 일대기 『Mito Ou Verdade: Jair Messias Bolsonaro』(2017)에 따르면, 당시 보우소나루는 너무 어렸던 관계로 군사 쿠테타가 아닌 군사 혁명으로 오인했다고 한다. 그는 이후 브라질의 군사독재체제 하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게 되었다(Bolsonaro 2017).

보우소나루는 고교생 시절이던 1970년대 초, 마르크스 게릴라 조직과 싸우기 위해 지역에 머무르던 군인들을 만나게 된 이래, 군인이라는 직업에 매료되었다. 보우소나루의 진술에 따르면, 그는 그 후 게릴라 선봉대의 일원이자 게릴라 훈련을 위해 발레 두 히베이라(Vale do Ribeira)에 진영을 갖추고 있던 카를루스 라마르카(Carlos Lamarca)의 은신처에 대한 정보를 몰래 군대에 제공함으로써 그의 사살에 기여했다고 전해진다(Abbud and Carvalho 2018).

이러한 일련의 개인적 경험을 겪은 후, 보우소나루는 군인을 직업으로 삼기를 소망했다. 결국 그는 브라질에서 명문으로 손꼽히는 아굴랴스네그라스 군사아카데미(Academia Militar das Agulhas Negras)에 진학하여 1977년에 졸업한 후 군인으로서의 생활을 시작하게 되었다. 여러 기록들을 살펴보면 그의 군생활은 쉽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1983년 작성된 군사자료에서는 보우소나루가 ‘성공에 대한 과도한 야망과 집착’을 갖고 있다는 기록이 있다. 또한 동료 및 부하를 대하고 리더십을 발휘하는데 있어 그의 ‘미숙함’을 지적하고 있으며, 동료와 하급자를 대하는 태도가 지나치게 공격적이고 자신이 주장하는 바에 대한 합리성과 논리성이 부족하다고 언급하고 있다(Valente 2017). 1986년 보우소나루는 상관의 허락을 받지 않은 채 브라질의 시사주간지인 Veja에 브라질 군인들의 열악한 임금 상황을 비난하는 기고문을 게재하여 15일간의 영창 구금이라는 처벌을 받았으나, 브라질 전역의 군인들에게 많은 공감을 사며 지지도 얻었다(Louault 2018). 이는 보우소나루가 자신의 신념에 따라 할말은 한다는 굳센 성격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건이기도 했다. 이후 그는 예비역 장교가 되었고, 1988년 민주기독당(Partido Democrata Cristão) 당원으로써 히우지자네이루 시의원에 선출되며 정계에 입문하게 된다. 보우소나루의 전기에 의하면, 그는 계속 군인으로서의 경력을 이어나가고 싶었으나 군 생활 당시 발생한 스캔들에 의해 군복을 벗었고, 이후 군 시절의 몇몇 상관들에 의한 박해에서 벗어나기 위해 시의원 후보자로 나서야만 했던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묘사한다. 즉, 보우소나루의 정계 입문은 의도된 것이 아니라 위험을 피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선택한 우연의 결과였다(Bolsonaro 2017). 이후 보우소나루는 1991-2018년에 걸쳐 연방하원으로 정치적 커리어를 쌓았으며, 동 기간 동안 7개의 정당에서 정치활동을 수행하였다.

2. 보우소나루의 세계관·이념과 친미·반중 외교노선

1) 반사회주의·반공산주의

보우소나루는 2019년 취임과 함께 브라질을 사회주의로부터 해방(liberation from socialism)시키겠다며, 더 이상은 브라질의 이념적 굴종은 없을 것이라고 천명했다(Phillips 2019). 그는 브라질의 노동자당을 사회주의당으로 간주하고 있으며, 국내정치적으로 반노동자 성향을 보여왔을 뿐만 아니라, 대외적으로 미국, 이스라엘, 이탈리아 등 서방 자유진영과의 관계제고에 강한 관심을 가졌다. 이와 동시에 그는 글로벌주의에 대한 강한 불신을 보이는데, 이는 근본적으로 글로벌주의라는 것이 사회주의 세력의 계략이라는 세계관에 근거한다. 그의 전통적인 보수적 가치에 대한 믿음, 특히 총기규제 반대, 낙태 반대, LGBTQ 권리의 반대, 탈국제기구, 기후변화 및 환경론자들에 대한 불신 또한 이러한 이슈들이 사회주의자들의 음모에 의한 글로벌주의의 영향이라고 믿기 때문이다(조희문 2020). 즉, 보우소나루는 글로벌주의야말로 사회주의자들이 세계를 지배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라는 견해를 바탕으로 UN을 위시한 다자주의에 거부감을 갖고 있다(Casarões and Flemes 2019).

이처럼, 그는 평소 사회주의·공산주의에 대한 강한 반감을 보이며 이러한 자신의 이념을 스스럼없이 표현해왔다. 이념이라는 것이 사전적으로 이상적인 것으로 여겨지는 관념으로 정의되고, 이러한 이념은 상당히 포괄적이고 일반적인 믿음, 생각, 그리고 주장의 집합이라는 것을 고려해 본다면, 한 개인이 갖고 있는 이념과 세계관은 본질적인 것이 아니라 개인과 사회구조 사이에 끊임없는 상호작용을 통해 구성된(constructed) 것이다. 즉, 보우소나루의 반공, 반사회주의 이념은 그의 생애사를 통해 축적된 경험에 기인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앞 절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보우소나루의 유년 및 청소년시절은 냉전과 공산주의의 위협으로 점철되어 있었으며 미국이 지원하는 반공 군사독재체제를 경험하였다. 보우소나루의 이념과 세계관 형성에 이러한 경험들이 많은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그가 고교생 시절이던 1970년대 초에, 마르크스 게릴라 조직을 소탕하기 위해 보우소나루가 살던 지역에 주둔했던 군인들을 만나면서 군인이라는 직업에 매료되었다는 사실과(Abbud & Carvalho 2018), 이후 브라질 군사독재시기에 군인으로서의 커리어를 추구하였다는 사실은 보우소나루의 반사회주의 이념과 세계관을 설명하는데 있어 분석적 통찰력을 제공해 주기에 충분하다. 이처럼 보우소나루가 군인의 삶을 희망하게 된 계기가 어린 시절 마르크스주의 무장조직을 궤멸시키기 위한 군인들의 모습을 본 후라는 사실은 당시 공산주의와 싸우는 군인들의 역할에 강하게 매혹되었다는 것을 의미하며, 또한 군사독재시대에 군인의 삶을 살며 반공의식형성에 커다란 영향을 끼쳤음을 추정할 수 있다. 즉, 보우소나루는 브라질의 군사독재시기야 말로 공산주의로부터 브라질을 구한 것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보우소나루가 정치인으로 활동하는 동안, 그는 브라질의 군사독재 과정에서 밝혀진 미국의 지원에 대한 경의를 자주 표현하였다. 그는 1993년, 과거 미국의 지원에 의한 군사정권은 브라질의 지속가능성과 번영을 선사했다고 표현하며 군사독재야 말로 브라질에 가장 영광스러운 시기이자 20년간의 질서와 진보(order and progress)를 향유한 기간이라는 발언도 했다(Brooke 1993; R7 2015). 대통령이 된 이후 2019년 3월에는 주앙 굴라르트를 전복시킨 1964년의 군사쿠테타에 대해 긍정적인 발언을 하며, 쿠테타가 발생한 3월 31일은 브라질에서 기념되어야 할 날이라고 주장한 바도 있다(Brito 2019).

보우소나루의 군인 시절을 묘사하고 있는 자료에서는 그가 성공에 대한 과도한 열망을 갖고 있으며 동료 및 부하를 대할 때 지나친 공격성을 드러내고 자신의 의견을 관철시키려는 성향이 있다고 밝히고 있다(Valente 2017). 조희문(2020)이 주장하는 바와 같이, 외교정책에 반공주의적·친서방적 이념이 가미되면 사회주의국가들과의 관계가 소원해지는 것은 자명하다. 따라서 보우소나루의 친미·반중노선은 보우소나루의 개인적 이념과 세계관이 반영된 외교 기조인 것이다. 보우소나루의 친미·반중적 세계관은 그의 생애사를 관통하는 반공주의에서 비롯되었으며, 실제로 이러한 세계관을 바탕으로 친미·반중 레토릭을 거침없이 쏟아내는 것은 그의 다소 공격적인 개인적 성격과 성향에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2) 복음주의 개신교적 가치에 기반한 종교정치

보우소나루의 친서방 노선, 특히 미국과 이스라엘 친화적 기조는 그의 복음주의 개신교적 가치에 기반한 종교정치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아무리 세속주의가 강조되고 있다 하더라도, 종교는 한 사회의 문화뿐만 아니라 국가 내의 정치과정(political process)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Wald and Calhoun-Brown 2007). 보우소나루의 종교정치에서 발견될 수 있는 흥미로운 점은 정치지도자의 종교적 가치가 외교노선과 기조에 침투해 있다는 것이다. 보우소나루는 글로벌주의에 저항하는 것이야말로 기독교적 가치를 회복하는 지름길이라고 믿고 있다(조희문 2020).

보우소나루는 원래 가톨릭집안에서 태어나, 중년의 나이까지 가톨릭 신앙생활을 이어갔으나 두 번의 이혼 후 2007년 세 번째 부인인 미셸 헤이나우두 보우소나루(Michele Reinaldo Bolsonaro)을 만나 복음주의로 전향했다고 전해진다. 이어 그는 2016년 5월 이스라엘의 요르단강에서 기독교사회당(PSC) 대표이자 목사인 에베라우두(Everaldo)로부터 세례를 받았다. 하지만 보우소나로의 기독교적 믿음은 오래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힘든 임신 끝에 보우소나루를 출산한 어머니는 그의 출생이 신의 기적이라고 믿기도 했으며, 그리스도에 감사와 존경을 표하기 위해 그녀는 그를 메시아라는 이름을 지어주었다(Louault 2018). 이에 따라 보우소나루의 공식 성명은 자이르 메시아스 보우소나루(Jair Messias Bolsonaro)이다.

보우소나루가 대통령 후보자였을 당시, 그의 선거 캠페인 슬로건은 “모든 것 위에 브라질이 있고, 모든 사람들 위에 신이 있다(Brasil acima de tudo, Deus acima de todos)”였다. 이 슬로건에 함축되어있는 보우소나루 외교정책 노선은 브라질 우선주의, 그리고 종교적 가치 기반 외교라 합리적으로 유추할 수 있다. 2017년 그는 “모든 것 위에 신이 있다. 세속 국가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크리스찬이 곧 국가이며, 이러한 전제에 반대하는 소수 종교들은 변화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하며 세속주의 대명제에 반대함과 동시에 국정운영에 있어 기독교적 가치를 중점적으로 내세우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Maia and Adorno 2018). 더욱이 2018년 9월, 대선을 한 달여 앞둔 시점에서 보우소나루는 대선 유세 도중 흉기에 피습되는 사건이 발생하였는데, 그는 무사히 회복한 후 유권자들에게 다음과 같이 연설하였다. “나는 Santa Casa de Juiz de Fora 병원 상파울루의 앨버트 아인슈타인(Albert Einstein) 병원의 남녀의 손을 통해 나를 살려주신 신에게 감사를 표한다. 앞으로 우리가 성취할 준비가 된 사명이야말로 하나님의 사명이 확실하다”(Louault 2018).

룰라, 호세프 및 테메르 정부와는 달리, 보우소나루 정부는 전통적인 보수가치와 종교를 전면에 내세웠다. 신(God)은 보우소나루를 둘러싼 주요 담론을 구성하는 중심축으로써 보우소나루 정부의 국내·대외정치를 추동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해 왔다. 기독교적 도덕성, 문화적 마르크스주의와 공산주의와의 전쟁은 보우소나루 정부의 주요 가치이다. 보우소나루는 브라질의 국호 “질서와 진보(Ordem e Progresso)”를 군사-종교적으로 재해석함으로써 국내 사회 및 대외관계의 재조정을 시도하였으며, 이는 보우소나루가 추구하는 21세기 브라질의 표상이었다(Louault 2018).

이처럼 이념화되어 재해석된 브라질의 ‘질서와 진보’는 사회주의 세력에 대한 반사적 거리감으로 체화되어 반중외교라는 결과물을 만들어내었으며, 종교화되어 재구성된 ‘질서와 진보’는 미국과 이스라엘을 위시한 주요 서방국들과의 본능적 친밀도를 배가시켰다.17)

3. 보우소나루의 국내정치적 계산

브라질의 친미·반중 외교노선은 보우소나루의 생애사를 통해 축적된 경험과 이로부터 형성된 이념 및 세계관뿐만 아니라 보우소나루의 국내정치적 계산이 복합적으로 결합된 산물이다. 이는 특정 외교노선을 설정하고 그에 걸맞는 관련 정책을 수행해 나가는데 있어 국내의 정치적 지지기반을 무시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카사로이스(Casarões)와 플레미스(Flemes)가 역설하는 것처럼, 보우소나루는 포퓰리스트로 분류되는 인물로 트럼프와 같이 대외정책을 본인의 국내적 정치기반을 공고히 하고 지지층을 결속시키는데 교묘히 활용하였다(Casarões and Flemes 2019).

보우소나루 정부의 반중 외교노선은 보우소나루의 주 지지층에게 크게 어필할 수 있는 효율적인 수단이었다. 보우소나루와 그의 외교팀은 집권 후 강력한 친미, 특히 친트럼프 아젠다를 천명해옴과 동시에 중국과는 잦은 마찰을 겪었다. 브라질 내부의 산업부문, 특히 중국 상품과의 경쟁에서 타격을 입어온 제조업부문과 민족주의-포퓰리스트적 유권자들을 중심으로 보우소나루 이전 브라질의 중국 친화적 스탠스를 강하게 비판해 왔는데, 이들은 모두 보우소나루의 주요 정치적 기반을 지탱하는 핵심 지지층이다(Trinkunas 2020).

보우소나루의 친미외교 또한 그의 지지자들을 결속시키고 유권자들을 사로잡는데 제격이었다. 보우소나루의 주요 지지기반은 복음주의 개신교 세력을 필두로, 34세 이상의 중산층 및 상류층, 백인남성, 브라질 남동부 및 남부지역, 대졸자, 그리고 중도 및 우파 기독교세력이었다(Sanches 2017).

결과적으로 보우소나루의 외교노선은 우익 풀뿌리운동과 다양한 복음주의 교회 및 그 신자들에게 지지를 받고 있으며 이는 브라질 정치에서 전례없는 현상이라 할 수 있다. 모라이스(de Moraes)에 의하면, 이러한 우익집단 및 개신교 세력은 좌파 이데올로기에 반대하며 미국과 이스라엘에 호감을 느끼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보우소나루 정부의 반공주의, 반사회주의, 친미·친이스라엘 외교를 더욱 강화시켰다. 더욱이 복음주의 세력은 보우소나루를 신이 보낸 대리인으로 믿고 있으며 어떠한 경우에도 그를 지켜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라틴아메리카에서 정치지도자의 개인숭배(cult personality) 현상은 흔히 관찰할 수 있으나, 복음주의 개신교세력과 우익집단간의 유착은 완전히 새로운 현상이다(De Moraes 2020). 또한 보우소나루는 비록 브라질-중국 관계의 균열과 브라질이 중국에서 취할 수 있는 이익에 악영향을 끼칠지라도, 외교노선에 있어 반사회주의적 기조의 고수가 불러일으킬 파장은 고려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 왔다. 이상의 논의를 종합하면, 보우소나루 정부의 친미·반중은 자신의 이념, 세계관에 기반한 것이며, 이에 더불어 자신의 국내 주 지지층을 결속시킬 수 있는 아주 효과적인 외교노선이었던 것이다.


Ⅴ. 나가며

2019년 보우소나루 정부가 출범하면서 친미·반중 외교행보가 본격화되었다. 이는 그간의 브라질이 보여준 전통중립외교 원칙에서 크게 벗어난 것으로 국제정치적으로 커다란 반향과 여파를 불러일으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우소나루의 친미·반중외교노선에 대한 그간의 연구는 제한적이며, 주로 기성언론을 통한 시론적 보도 정도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본 논문은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보우소나루의 친미·반중 외교노선의 결정요인을 도출하는 것을 주요 연구목적으로 하였으며, 특히 정치지도자(보우소나루)의 개인적 수준을 주요 변수로 상정하여 파악하고자 했다.

본 논문이 여러 분석수준 가운데 개인적 수준에 집중한 것은 다음과 같은 이론적 전제에 근거한다. 정치지도자 및 최고정책결정자 개인의 특성은 외교정책에서 특정 정부가 취할 수 있는 전략에 영향을 미친다. 외교정책 전략은 일종의 외교노선으로, 지도자 개인적 수준의 특성에 따라 해당 노선의 내용과 실체가 달라질 수 있다. 즉, 정치지도자의 개인적 요인은 타국에 대한 협조 혹은 경쟁, 독자적 혹은 다자적 행동과 같은 다양한 외교노선과 구체적 전략을 파생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이수진/이신화 2019). 이처럼 본 논문은 보우소나루의 생애사를 통해 축적된 개인적 경험과 이러한 요소들에 의해 형성된 그의 이념, 신념 및 세계관, 그리고 자신의 국내적 정치와 외교노선 간의 연계를 통해 자신의 지지기반을 공고히 하는 일종의 정치적 계산이 궁극적으로 보우소나루 정부의 친미·반중외교에 영향을 끼쳤음을 주장하였다.

본 연구는 몇 가지 한계점을 가지고 있다. 2019년 이래 보우소나루 정부의 친미·반중 외교노선을 설명하는데 있어 보우소나루의 개인적 특성을 위시한, 여러 분석수준 가운데 개인적 수준을 주요 변수로 상정한 본 논문의 주장은 자칫 보우소나루 결정론적(deterministic) 설명으로 비춰질 수 있다. 이는 크게 두 가지를 의미한다. 첫째, 보우소나루의 개인적 수준에 집중하되, 국제적·국내적 수준에서의 결정요인 또한 동시에 파악하는 것이 조금 더 해당 이슈에 대한 종합적 이해를 도모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즉, 특정 분석 수준이 다른 수준보다 높은 설명력을 갖는 것은 아니며, 다양한 수준(변수)들이 독자적으로, 혹은 상호 병합하여 특정 외교노선 혹은 정책에 영향을 끼친다는 것이다. 둘째, 보우소나루뿐만 아니라 브라질의 친미·반중외교에 커다란 영향을 끼친 브라질의 전 외교부 장관 에르네스투 아라우주(Ernesto Araujo)18)의 개인적 수준을 주요 변수로 추가적으로 고려한다면 보다 더 풍부한 설명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이는 후속연구를 통해 보완해 나가야 할 점으로 평가된다. 마지막으로, 개인적 수준을 넘어 국내적 수준으로 연구의 범주를 확장한다면, 정치과정으로서의 외교노선·정책결정 모델 또한 향후 연구에서 고려될 수 있을 것이다. 조직과정 모델(organizational process model) 혹은 정부정치 모델(government politics model)을 활용하여 브라질의 외교부(Itamaraty) 및 우리나라의 국립외교원에 해당하는 브라질 외교아카데미(Instituto Rio Branco)의 역할 또한 조명하는 작업은 보우소나루 정부의 친미·반중 외교노선을 총체적으로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리라 판단된다. 마지막으로, 그간의 브라질 각 행정부의 전통적인 외교정책 결정 메카니즘에 대한 상세한 분석을 시행하지 않았다는 측면에서 향후 보완해야 할 점으로 판단된다.

이러한 한계점에도 불구하고 본 연구는 정치지도자(대통령) 수준에 대한 개인적 특성 분석을 통해 브라질의 친미·반중외교의 요인을 설명함으로써 외교정책결정요인 이론뿐만 아니라 브라질의 외교정책을 이해하는 데 개인적 수준의 분석이 가지는 이론적 함의를 제고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사료된다. 향후 포스트 포우소나루 시대 브라질의 외교노선 및 정책의 변화 가능성에 대한 고찰과 이를 보우소나루 정부와 비교하는 작업은 후속연구의 몫으로, 브라질 외교에 대한 총체적 이해를 제고하는데 큰 함의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Acknowledgments

이 논문은 2021년 10월 8일 “포스트 코로나 시대 미중관계의 변화와 신흥국의 대응”이라는 주제로 개최된 제8회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신흥지역연구 통합학술대회에서 발표한 글을 수정 및 보완한 것임. 이 논문은 2020년 대한민국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연구임 (NRF-2020S1A5C2A02093112).

Notes

1) 보우소나루는 공약으로 내세운 부패 척결 및 치안 안정화를 최우선 해결과제로 삼되, 긴축 재정정책, 친(親)시장 정책 등을 추진해 나가고 있다. 또한, 원주민 및 동성애와 관련된 차별적 언행으로 불필요한 사회적 논란을 야기하고도 있으며, 그간 인류의 자산으로 간주되어온 아마존을 브라질의 주권이 닿는 공간으로 상정하며 아마존 개발을 강조하고 있기도 하다. 이는 브라질이 그간 국제무대에서 공들여 구축해온 인권·환경규범적 리더십에 생채기를 낸 것으로 평가된다.
2) 비제바니(Vigevani)와 쎄팔루니(Cepaluni)에 따르면, 브라질의 다변화 자주외교란 글로벌 노스(Global North)와의 관계에 있어 밸런스 유지를 위해 남남협력(South-South Cooperation)을 강조하는 기조를 의미한다. 특히 중국, 아시아-태평양, 아프리카, 동유럽, 중동 등 비전통적 파트너들과의 협력을 통해 서구 강대국과의 관계에서 비대칭성을 줄이고, 국가의 협상력과 레버리지를 증대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Vigevani and Cepaluni 2007, 283). 베르나우-메자(Bernal-Meza)는 이러한 다변화 자주외교를 단순히 타국과의 대외관계에서 대안을 모색하는 것을 넘어, 경제, 금융, 안보와 같은 즉각적인 이해관계가 수반되는 문제에 개입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하는 것으로 바라본다(Bernal-Meza 2016).
3) 보우소나루는 2020년 11월 치러진 미국 대선에서 바이든의 승리에 대한 입장표명을 마지막까지 보류한 끝에 결국 선거인단 투표 이후 2020년 12월 15일이 되어서야 비로소 바이든의 승리를 인정하며 브라질-미국 관계에 악영향을 끼쳤다(Carvalho 2020). 이를 시작으로 바이든 대통령과 후안 곤살레스(Juan S. Gonzalez) NSC 서반구 담당 국장은 보우소나루 정부의 아마존 이슈를 위시한 환경정책을 강도 높게 비판해 왔으며, 이에 보우소나루 정부에 대한 압박의 의미로 2021년 4월 바이든 대통령 특사의 첫 남미 방문에서 브라질을 제외했다(김재순 2021).
4) 국제정치학의 현실주의 패러다임은 고전적 현실주의(classical realism)와 신현실주의(neo-realism)로 나뉠 수 있다. 고전적 현실주의와 신현실주의는 현실주의의 기본적인 전제를 공유하나, 둘 간의 이론적 전제는 상이하다. 즉, 고전적 현실주의는 국가 간 갈등과 안보경쟁이 인간의 본성(human nature)에서 기인하는 것이라 상정하는 반면, 신현실주의는 무정부성(anarchy)과 같은 국제체제의 구조적 요인을 주요 원인으로 지적한다. 고전적 현실주의는 고대 필로폰네소스 전쟁사를 기술한 투키디데스(Thucydides)에서 그 철학적 기반이 마련되었으며, 이후 마키아벨리의 군주론뿐만 아니라 토마스 홉스의 리바이어던(Leviathan)을 거쳐 20세기 들어 한스 모겐소(Morgenthau, 1948)에 의해 그 이론적 기반이 구체화되었다. 신현실주의는 국제체제의 구조 개념을 활용하여 국제정치현실을 설명한 케네스 왈츠(Waltz 1979)에 의해 학문적 기틀이 마련되었다(정호윤/임소라 2021).
5) 현실주의 패러다임을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로 3S를 꼽을 수 있는데, 이는 각각 생존(survival), 자조(self-help), 국가주의(statism)를 의미한다. 현실주의, 엄밀히 말하면 신현실주의는 국제체제의 무정부성으로 인해 국가들은 상호 위협을 느낀다고 주장하며, 따라서 생존은 국가의 최우선 목표가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생존을 위해서는 자국의 안보를 스스로 지켜나가는 자조를 추구해야만 한다. 국가주의는 국제정치의 냉혹한 현실 속에서, 바로 국가야말로 국제정치 및 국제관계에 있어 유일한 합리적 행위자(unitary rational actor)라는 것을 의미한다. 현실주의 패러다임 하 국가와 국가 사이의 가장 중요한 이슈는 안보를 위시한 상위정치(high politics)이며, 다른 경제, 사회, 인권과 같은 영역, 즉 하위정치(low politics)에는 중요성을 부여하지 않는다(정호윤/임소라 2021).
6) 이 외에도 전망이론(prospect theory), 오인 모델(misperception model) 등 외교정책결정 과정을 설명하는 유용한 이론적 틀이 존재한다. 이러한 이론들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Brulé and Mintz(2010)의 연구 및 박건영(2021)의 저서를 참조할 것.
7) 김현동(2021), “한승주 前 장관이 말하는 한국 외교의 나아갈 길”, https://news.joins.com/article/24000612 (2021.08.25).
8) Senra, Ricardo(2018), “Ele soa como nós: David Duke, ex-líder da Ku Klux Klan, elogia Bolsonaro, mas critica proximidade com Israel”, https://www.bbc.com/portuguese/brasil-45874344 (2021.08.27).
9) 트럼프는 2017년 파리기후협약 탈퇴를 시사하는 선언을 했고, 2019년 11월 미국의 탈퇴를 유엔에 통보한 지 1년만인 2020년 11월 공식 탈퇴하게 된다. 하지만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하면서 2021년 2월 19일 미국은 파리기후협약에 공식 복귀하였다(Boyle 2021).
10) 트럼프는 당시 트위터를 통해 “He is working very hard on the Amazon fires and in all respects doing a great job for the people of Brazil - Not easy. He and his country have the full and complete support of the USA!”라고 밝히며 보우소나루를 공식 지지하였다(Brice 2019).
11) 트럼프는 2019년 브라질을 MNNA로 공식 지정하며 “나는 브라질의 미국과의 국방협력을 강화하려는 최근의 노력과 브라질과의 국방협력의 심화가 우리에게 주는 국익을 인정하기에 이러한 지위를 부여한다(I am making this designation in recognition of ... Brazil’s recent commitments to increase defense cooperation with the United States, and in recognition of our own national interest in deepening our defense coordination with Brazil)”라고 언급하였다 (Vandiver 2019).
12) 브라질의 대중국 주요 수출품은 대두, 철광석 및 석유제품으로 크게 세 가지 품목으로, 이는 2019년 기준 브라질의 대중국 수출의 약 75%를 차지한다(Esteves 2020, 2).
13) 보우소나루 대통령 후보자가 중국을 지속적으로 비난하고 대만 친화적 제스처를 취하며 대만을 방문했던 연유로 2018년 10월, 대만 외교부는 보우소나루가 대선에서 승리를 거두자 이를 축하하며 트위터를 통해 “대만정부와 국민들은 세계 4위의 민주주의 국가와의 더욱 강력한 협력을 고대한다(The government and people of Taiwan look forward to stronger relations across the board with the world’s 4th-largest democracy)”고 언급했다(Morgan 2018). 보우소나루가 대만을 방문하자, 중국은 주브라질 대사관을 통해 공식적으로 항의하는 일도 있었다.
14) 일반적으로 G20 정상회의와 같은 다자회담 행사에서는 양자 정상회담이 잇달아 진행되기에 시간을 조정하는 일이 잦으나, 정상회담이 전면 취소되는 경우는 드물다(백지현 2019).
15) 보우소나루는 대통령이 되기 전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브라질의 군사독재시기에 대한 향수(nostalgia)를 느끼고 있음을 공공연히 언급해왔다.
16) 주앙 굴라르트는 1961년 민주적 절차에 의한 선거를 통해 당선된 자니우 콰드루스(Jânio Quadros) 전 대통령의 부통령이었으나, 콰드루스가 그 해 사임하면서 대통령직을 승계했으며, 1963년 국민 투표를 통해 재선되었다.
17) 브라질은 2019년 12월, 이스라엘 예루살렘(Jerusalem)에 브라질 수출투자진흥공사(Apex-Brasil) 사무소를 개설하였으며, 2022년까지 기존의 텔 아비브(Tel Aviv)에 위치한 주이스라엘 브라질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이전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Vilela 2019). 이스라엘 건국 이후 예루살렘은 국제사회에서 암묵적으로 이스라엘의 수도로 불인정되어왔으나, 보우소나루는 대통령 당선 직후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하였다. 이는 2017년 공식적으로 이스라엘의 수도는 예루살렘이라고 인정한 트럼프 행정부의 행보와 동일하다.
18) 에르네스투 아라우주 전 브라질 외교부 장관은 보우소나루와 비슷한 세계관과 이념을 공유하며, 강한 친미·반중 레토릭을 발산했던 장본인이기도 하다. 2019년 1월 1일부터 임기를 시작한 그는 COVID-19 백신 준비 대처미흡에 대한 책임을 지고 2021년 3월 사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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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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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의 수출비중(2015-2019) 출처: Esteves (2020,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