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titute of Iberoamerican Studies
[ Article ]
iberoamerica - Vol. 25, No. 1, pp.1-32
ISSN: 1229-9111 (Print)
Print publication date 30 Jun 2022
Received 16 May 2022 Revised 30 May 2022 Accepted 02 Jun 2022
DOI: https://doi.org/10.19058/iberoamerica.2023.6.25.1.1

콜럼버스 상에서 반 기념물 ‘정의’로:시각 정치로 본 레포르마 거리의 정치적 동학

이순주**
**울산대학교 스페인·중남미학과 교수. letilee@ulsan.ac.kr
From Monument of Columbus to Antimonument ‘La Justicia’:Political Dynamics in Paseo de la Reforma from Lens of Visual Politics
Lee, Soon-Joo**

초록

이 글은 멕시코시티 레포르마 거리의 콜럼버스 동상과 반 기념물‘정의’를 둘러싼 논쟁과 정치적 동학을 시각 정치로 파악하고자 하였다. 콜럼버스 상이 반 기념물 ‘정의’로 교체되는 시각적 이미지의 전환과정은 레포르마 거리의 정치적 동학을 반영하며 끊임없이 전개되고 확장되는 시각 정치의 사례를 보여준다. 레포르마 거리는 19세기 후반부터 멕시코 국가주의의 역동성이 시각적으로 재현되어 온 장소이다. 권력은 콜럼버스 상과 원주민 지도자 상 등의 시각적 인공물을 필요에 따라 보여주고 해석을 제시함으로써 시각 정치적으로 활용하였다. 이 거리의 콜럼버스 동상이 있던 곳에 기습적으로 등장한 반 기념물‘정의’는 다양한 정치적 의제들에 대한 논쟁의 장을 제공하였다. 반 기념물‘정의’는 멕시코에서 모든 차별과 폭력에 맞서 투쟁하는 여성들의 구심점이 되고 있다. 또한 권력 당국이 제시하는 시각적 인공물이 제시하는 담론을 거부하고 권력 당국이 은폐하고자 하는 문제를 시각적 인공물을 통해 가시화하는 저항담론을 담고 있다.

Abstract

This article aimed to comprehend the discourse and political dynamics encompassing the Columbus statue and the Antimonument ‘la Justicia’ on Mexico City's Paseo de la Reforma, employing the lens of visual politics. The process of transitioning visual representations, wherein the Columbus statue gives way to the Antimonument ‘Justice,’ encapsulates the ever-evolving and expansive nature of Paseo de la Reforma's political dynamics. Since the late 19th century, Paseo de la Reforma has been a site where the vibrancy of Mexican nationalism is visually reproduced. Political power has been wielded in a visual-political manner, offering interpretations and showcasing visual artifacts like Columbus statues and indigenous leaders as deemed necessary. The sudden emergence of the Antimonument ‘la Justicia’ at the former location of the Columbus statue on this avenue served as a platform for debating diverse political agendas. The Antimonument ‘la Justicia’ stands as a focal point for many feminist groups and women engaged in the struggle against all forms of discrimination and violence in Mexico. Furthermore, it embodies a discourse of resistance, rejecting the discourse propagated by the authorities through visual artifacts and shedding light on the issues the authorities attempt to conceal through these visual artifacts.

Keywords:

Visual Politics, Antimonument, Paseo de la Reforma, Mexico, Visual Artifacts

키워드:

시각 정치, 반 기념물, 레포르마거리, 멕시코, 시각적 인공물

Ⅰ. 들어가며

멕시코시티를 대표하며 이 도시의 상징이자 가장 아름답다고 알려진 레포르마 거리(Paseo de la Reforma)에 한쪽 주먹을 치켜든 보라색 여성상이 등장한 것은 2021년 9월 25일이다. 금속으로 만들어진 보라색 여성상은 <그림 1>과 같이 단발머리 여성을 그림자 모양처럼 단순하게 표현하였다. 여성상의 뒷면에는 ‘정의(Justicia)’라는 글씨를 파낸 긴 판이 붙여져 있다. 이 여성상은 사방으로 차가 다니는 로터리(glorieta)1) 안의 조그만 정원 한가운데 있는 붉은 빛이 감도는 오래된 석재 기단 위에 당당히 서 있다. 여러 사람의 이름이 빽빽하게 쓰여 있는 판자와 천 조각으로 이은 띠가 주위를 둘러싸고 있다. 구글 지도에서 이 장소의 위치를 검색해보면 ‘투쟁하는 여성들의 로터리(Glorieta de las Mujeres que Luchan)’로 표현되어 있다. 보라색 실루엣 형태를 가진 이 여성상의 이름은 ‘반 기념물 ‘정의’(antimonumenta ‘la Justicia’)’2)이다.

<그림 1>

투쟁하는 여성들의 로터리와 반 기념물 ‘정의’출처: 연구자 촬영(2022)

본래 이곳은 멕시코가 독립한 후 설치된 기념물 중 가장 오래된 콜럼버스(Cristóbal Colón)3) 상이 있었던 곳이다. 1877년 세워졌던 콜럼버스 상은 한 손을 들어 지평선을 가리키고 다른 한 손은 지구본의 베일을 벗기는 모습이었다. 그리고 콜럼버스의 발아래에는 네 명의 인물이 모서리마다 각각 앉아있었는데 이들은 신대륙 발견과 가톨릭 전파 그리고 식민지 개척에 큰 역할을 했던 인물들이다. 이 로터리는 콜럼버스의 스페인어식 이름을 따서 ‘콜럼버스 로터리(Glorieta de Colón)’로 불렸다. 한때 신대륙을 발견한 선각자와 미개한 대륙을 문명으로 이끈 이들을 찬양하기 위한 기념물이었다.

콜럼버스 상은 신대륙 발견 500주년이 되던 1992년부터 매년 시위 세력의 공격 대상이 되었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매우 익숙했던 콜럼버스 상이 있던 자리에 낯선 보라색 여성상이 등장한 것은 대부분 시민을 놀라게 했을 뿐 아니라 격렬한 논란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논란의 흐름은 이 공간의 주인공이었던 콜럼버스에 대한 재평가와 함께 사회적으로 팽배한 탈식민주의 주장을 강화하는 계기로 작용하였다. 그리고 누가 이 공간과 기단의 새 주인이 되어야 하는 가를 두고 진영 간의 정치적 대립과 다양한 논쟁의 장이 펼쳐지게 되었다. 이 논쟁 속에는 탈식민주의, 국가와 국민의 정체성, 민주주의, 원주민, 젠더 등 현재 멕시코 사회가 가지고 있는 수많은 핵심어를 함축하고 있다. 다시 말하자면 단순한 시각적 재현물의 교체로 한정해 볼 수 있지만, 그 효과는 멕시코 사회의 분열적인 정치적 논쟁과 투쟁의 장을 제공하는 것으로 나타났음을 알 수 있다.

이 연구는 레포르마 거리의 콜럼버스 상과 반 기념물 ‘정의’를 둘러싼 논쟁과 정치적 동학을 시각 정치의 측면에서 분석을 시도한다. 시각 정치는 시각적 이미지나 인공물이 정치와 어떠한 연계를 갖고 영향을 미치는지에 관한 연구이다. 사진이나 상징 등의 다양한 시각적 재현물이 정치적 메시지를 전달하고 여론에 영향을 주는 방식을 연구한다. 다양한 정치적 행위자들이 다양한 맥락에서 정치적 이미지를 생산하고 유통하며 소비하는 과정에서 시각적 재현물과 이미지가 전략적으로 어떻게 활용되는지를 분석한다. 시각적 재현물이 정치적 담론을 어떻게 형성하는 지를 고찰하고, 그 담론을 통해 권력 구조를 강화하거나 도전하는지 그리고 집단적 정체성을 형성하는지 등을 분석한다. 전통적으로 역사, 미디어 문화, 커뮤니케이션 등 여러 학문 분야에서 시각적 재현물의 미학과 해석적 의미를 주로 연구해 왔지만, ‘시각 정치’라는 영역은 최근에야 명시적인 연구영역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Bucy and Joo 2021, 5). 그리고 시각 정치의 사례는 매우 광범위하다. 이전 시대의 역사적 건축물이나 기념비, 예술작품에서부터 정치행사나 시위 혹은 소셜미디어 등에서 사용하는 상징적 의미가 포함된 사진, 동영상, 숫자, 손 모양 등 다양한 시각적 표현과 묘사를 포함한다.

시각 정치로 라틴아메리카의 사례를 다룬 국내 선행연구 사례는 드물다. 그런데도 시각적 재현물과 정치적 관계를 다룬 연구가 있다. 멕시코 혁명 기념건축물의 역사적 중요성을 검토한 박구병의 연구는 혁명 기념건축물을 둘러싼 정치적 동학을 역사적 관점에서 잘 보여주고 있다. 멕시코 혁명 후 새로운 국민국가 형성 과정에서 혁명 기념건축물과 도시 경관이 혁명에 대한 공식 기억으로 구현되는 과정에서 권력의 의도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분석했다. 또한 혁명기념물의 후속 보완 과정과 이를 기념하는 방식에서도 권력자들의 목표와 대중의 반응에 따라 혁명기념물에 부여하는 정치적 의미와 해석이 달라짐을 보여주고 있다.

이성형(2002)은 멕시코 벽화운동의 정치적 의미를 벽화운동의 발전단계와 거장 3인의 벽화작품에 대한 비교분석을 통해 밝히고자 하였다. 국가가 혁명 후 재정립된 멕시코의 민족주의 이념을 대중에게 전파하는 매개물이자 선전 장치로 활용하였다고 보았다. 이들의 작품은 혁명적 민족주의의 공통적인 요소를 담고 있지만, 차이점은 거장들의 역사에 대한 해석에서 드러나고 있음을 분석하였다.

한편, 신혜성(2017)은 정부가 홍보목적으로 만든 시각적 이미지를 시민들이 오히려 정부의 만행에 대해 세계에 알리는 저항의 도구로 재생산한 사례를 연구하였다. 1968년 멕시코시티 올림픽을 위해 멕시코 정부는 제3세계 국가에서 개최되는 올림픽에 대한 국제적 우려를 불식시키고, 긍정적인 국가 이미지와 정체성을 홍보하기 위해 공식 디자인을 고안했다. 하지만 공식 디자인은 학생운동과 거리미술을 통해 정부의 의도와 다르게 활용되었다. 공식 디자인은 올림픽을 열흘 앞두고 발생한 1968년 10월2일 틀라텔롤코(Tlatelolco)학살과 멕시코의 현실을 알리는 대항 이미지로 재생산되고 전유되었다. 신혜성의 연구에서는 디자인과 이미지가 국가권력과 시민사회 간의 정치적 대립의 매개와 수단으로서 시각 정치적으로 활용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또, 해외의 연구사례로, 최근 브라질의 전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게시한 사진들을 시각 정치로 분석한 사례도 있다. SNS를 통해 나타난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시각적 자기표현이 패러디 기법을 주로 사용하였는데, 이를 ‘포퓰리즘의 시각 정치적 재현’으로 분석하였다(Mendonça and Caetano 2021).

롤란드 블레이커(Bleiker 2018, 1)에 따르면, 글로벌 커뮤니케이션 시대에 접어든 현재의 시대에 이미지와 시각적 인공물의 구별이 모호해지고 있다. 시각적 인공물은 특정한 위치성을 가지고 있지만, 사진이나 영상으로 이미지화되어 빠르게 확산할 수 있다. 그리하여 우리는 동상과 같은 시각적 인공물이 위치한 곳에 가지 않고서도 이를 볼 수 있다. 시각적 이미지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인공물은 이미지를 만드는 이의 관점에서 재해석된다. 따라서 시각적 인공물은 그 자체로서 보여주는 것이 있으며 한편으로 우리가 세상을 보는 방식을 보여주기도 한다. 이는 결국 이미지와 시각적 인공물이 정치적 힘을 가지는 과정이 된다.

하지만 모든 시각적 인공물이 정치적이지는 않다. 시각적 재현물이 특정한 역사적 사건과 인물의 서사가 들어있다면 이는 다른 정치적 논란과 담론을 재생산한다(Rimaite 2019). 특히 다양한 시각적 인공물 중 동상과 같은 기념물은 역사적 인물과 사건에 대해 그것을 만들어서 전시하고자 하는 세력이 기념물을 통해 투사하려는 정치적 메시지와 의도를 담고 있다. 이때, 정치적 메시지와 의도가 시각적으로 재현한 정치 행위의 동인으로 작용하고 그 행위의 결과물이 시각적 인공물이 된다.

따라서 이 연구에서 다루려는 콜럼버스 상의 설치와 제거, 레포르마 거리의 조성, 새로운 기념물의 제안, 반 기념물 ‘정의’의 등장 과정, 그리고 이를 둘러싼 정치적 갈등은 시각 정치 연구 대상으로 적절한 사례라고 본다. 제국, 국가, 그리고 저항 등의 담론을 상징적으로 담고 있어 끊임없는 시각 정치적 재현의 연속과정으로 인식해도 좋다.

정리하자면, 이 연구의 목적은 콜럼버스 상을 밀어내고 반 기념물 ‘정의’라는 시각적 인공물로 대체되는 시각적 전환이 어떠한 정치적 맥락을 가지고 있으며 현대사회에 어떠한 영향을 가져왔는지를 고찰하는 데 있다. 다시 말하면 시각적 인공물로 인해 촉발된 정치적 논쟁과 갈등, 그리고 정치적 동학을 시각 정치의 관점에서 분석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II 장에서는 콜럼버스 상이 세워진 배경과 시각적 재현이 갖는 의미를 살펴볼 것이다. III 장에서는 콜럼버스 상이 위치했던 레포르마 거리의 조성 배경과 모습의 변화 등을 통해 국가주의가 드러나는 공간으로 레포르마 거리의 중요성을 파악할 것이다. 그리고 IV 장에서는 레포르마 거리의 콜럼버스 상의 공간에 등장한 반 기념물 ‘정의’가 촉발한 논쟁과 갈등이 시각 정치적 권력 경합의 장을 제공하고 있음을 확인해 볼 것이다. 이 연구는 문헌조사, 현지 조사, 언론 기사, 공공기관 홈페이지, NGO의 SNS 등 다양한 경로의 자료를 바탕으로 진행하였다.


Ⅱ. 콜럼버스 상: 문명을 가지고 온 발견자에서 식민주의의 상징으로

대개의 국가에서 혁명이 발생하거나 정권교체가 이루어지면, 새로운 정부는 집권 이데올로기를 강화하고 정권의 가치를 재현하기 위해 시각적 요소를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이전 정권과 관련된 상징이나 기념물을 제거하고 새로운 기념물이나 예술품을 설치하는 방식으로 나타난다(Campos et.al. 2021, 3). 멕시코에서는 스페인으로부터 독립을 쟁취하고서 1803년에 레포르마 거리에 세웠던 스페인의 국왕 카를로스 4세의 동상을 제거하고 콜럼버스 상을 설치(1877년)하면서 이러한 방식이 실현되었다.

이때 등장했던 콜럼버스 상은 <그림2>에서 볼 수 있듯, 약간 붉은 빛을 띠는 석재 기단 위에서 콜럼버스는 한 손으로 지구본의 베일을 벗기고, 다른 한 손으로는 먼 곳을 가리키고 있었다. 콜럼버스의 발아래로 기단의 각 귀퉁이에는 네 명의 성직자가 앉아있다. 이사벨라 여왕과 콜럼버스의 중재자 역할을 했던 환 페레스 마르체나(Juan Pérez Marchena), 성경책을 읽고 있는 모습으로 앉아있는 모습의 디에고 데 데사(Diego de Deza)가 있다. 디에고 데 데사 신부는 살라망카대학에서 개최된 공청회에서 콜럼버스의 항해가 성경을 위배하는 것이 아니라며 항해를 지원했다. 십자가를 안고 있는 모습의 성직자는 페드로 데 간테(Pedro de Gante)이다. 그는 누에바 에스파냐로의 첫 항해에 참여했고 원주민을 위한 최초의 학교를 개설했던 프란시스코 수도회 소속 성직자였다. 그리고 나머지 한 사람은 원주민이 받는 핍박과 식민지의 현실에 대해 왕에게 보고서를 올렸던 성직자 바르톨로메 데 라스 카사스(Bartolomé de las Casas)이다(García Pimental 1879, 3-7).

<그림 2>

레포르마 거리의 예전 콜럼버스 상출처:https://www.mexicoescultura.com/recinto/67951/glorieta-de-colon.html#

이 상이 세워질 당시 콜럼버스와 네 명의 성직자는 멕시코와 아메리카 대륙에 가톨릭 복음의 빛과 함께 진정한 진보, 평화 그리고 문명을 가지고 온 선각자들로 평가되었다. 콜럼버스 상에 대한 설명과 역사에 대한 기록서(García Pimental op.cit.)에는 콜럼버스에 대해 ‘영원한 콜론(el inmortal Colón)’, ‘그리스도인 발견자(el cristiano descubridor)’, 위대한 제노바인(el grande Genovés)’, 영원한 항해자(el navegante inmortal)로 표현하고 있다. 앞서 언급한 네 명의 성직자에 대해서도 이름이 이미 역사책 속에서 매우 가치 있게(con letras de oro) 쓰여있고, 이를 영원할 것이라고 믿어야 한다(debemos creerlo así)고 의미를 부여하였다(García Pimental op. cit. 2).

레포르마 거리에 콜럼버스 상이 세워진 것은 포르피리오 디아스(Porfirio Díaz 1876-1880, 1884-1911)정부가 출범한 직후인 1877년이다. 디아스 정부는 강력한 중앙집권체제를 구축하고 경제적 자유주의와 대외 개방을 내세운 근대화 정책을 수립하고자 했다. 디아스 정부는 억압적인 통치를 통해 정치적 안정을 도모하였고, 경제적 자유주의와 대외 개방을 내세운 근대화 정책을 수립했다. 1870년대부터 조성된 멕시코의 정치 환경은 독립 이후 배제하고자 하였던 가톨릭 교권 세력과의 화해와 연대의 움직임으로 정의할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은 디아스 정부에서 더욱 강화된다. 디아스 정부는 중앙집권화를 위해 가톨릭 교권 세력과 지방 군부 세력에 대한 포용을 주요 정책 기조로 선택하고 이를 정치안정과 경제발전의 토대로 삼았다(안창모 2001, 153). 콜럼버스 상에 네 명의 성직자 상을 추가한 것은 가톨릭교회와의 관계 완화를 모색한 결과물로 이해할 수 있다. 이러한 점에서 콜럼버스와 네 명의 성직자 상은 전형적인 시각 정치적 표현물로 볼 수 있다.

당시 멕시코의 ‘과학파(científicos)’로 대표되던 주류 엘리트들은 원주민들을 열등한 존재로 인식하였다(박구병 2016, 148). 디아스 정권의 중앙집권화 추구는 멕시코 자유주의자들의 평등 이념을 정치안정과 경제발전이라는 슬로건으로 대체하였다. 이에 따라 디아스 정권기의 개혁 세력은 멕시코 사회의 특권계층으로 부상하였다. 이들은 토착민의 무지, 빈곤, 허약함 등이 외부 조건보다 그들이 가진 열등성에 기인한 것으로 인식하였다. 이렇게 멕시코 사회에는 이들을 타자화하는 ‘내부 식민주의’가 자리 잡았다(안창모 op. cit. 155-157). 이러한 지배 논리는 콜럼버스 상을 모든 사람이 볼 수 있는-기증자가 희망했던- 철도역 앞이 아닌 유럽적인 레포르마 거리의 첫 번째 원형교차로에 설치함으로써 더욱 강조되었다(IIE 2020).

추가로 1892년 연방의회는 콜럼버스의 아메리카 발견을 기념하는 10월 12일을 국경일로 제정하고 콜럼버스의 역사적 중요성을 강조했다(CNDH). 하지만 멕시코 혁명 후인 1917년부터 이날을 인종의 날(Día de la Raza)로 정하고 교육, 문화 등 다양한 정책을 통해 원주민들을 통합하려는 시도가 이루어졌다.

한편, 콜럼버스 상의 레포르마 설치는 이러한 디아스 정부의 필요성과 자본가의 이익이 상호 접합하는 지점이 되었다. 철도망 구축은 중앙집권화와 근대화 경제발전 등을 위한 핵심 사업이었다. 당시 부호이자 기업가, 은행가였던 안토니오 데 에스칸돈(Antonio de Escandón)은 자유주의자 정부 체제에서 지속해서 자신의 사업확장을 시도하였다. 에스칸돈이 기증이라는 형식으로 6만 페소를 지불하고 프랑스의 조각가 샤를 코르디에(Charles Cordier 1827-1905)가 제작한 콜럼버스 상을 멕시코시티로 들여오기로 하였다.4) 이는 순수한 기증이 아니라 새 정부로부터 철도사업권을 양도받는 대가였다(IIE op. cit.). 그리고 안토니오 데 에스칸돈과 그 일가는 ‘질서와 진보’를 모토로 내세운 디아스의 철권통치 기간 철도부설을 비롯한 수많은 사업에 참여하였고 엄청난 부를 축적했다.

콜럼버스에 대한 집중적인 재평가 시도가 이루어진 것은 1992년 신대륙 발견 500주년과 UN의 원주민의 10년(1995-2004)이 계기가 되었다. 콜럼버스의 날은 현재 인종의 날, 원주민들의 날 혹은 원주민 저항의 날 등 국가마다 다른 이름으로 불린다. 이날을 지칭하는 다른 이름들은 콜럼버스와 아메리카 대륙 정복, 그리고 원주민의 역사에 대한 다양한 관점을 반영하고 있다(Navarreta Linares 2019).

라틴아메리카와 멕시코에서 콜럼버스는 신대륙 발견자로서가 아니라 아메리카 대륙의 정복자로서, 그리고 원주민 종족과 인종 말살을 야기한 식민화의 선봉에 있었던 인물로 재평가되었다. 1990년 멕시코시티에서 다수의 원주민 종족 출신 시위대가 레포르마 거리(Paseo de la Reforma)의 콜럼버스 동상에 놓인 화환들을 불태우는 사건이 발생한 이래로 콜럼버스 상은 반복해서 훼손의 대상이 되었다.5) 이러한 저항 속에서 2021년을 토착민 저항 500주년으로 선포하기로 예정하고 2020년 10월 10일 멕시코시티 정부는 콜럼버스 상을 복구와 보존을 이유로 국립역사인류학연구소(Instituto Nacional de Antropología e Historia)옮겼다. 현재로서는 콜럼버스 상이 원래의 자리로 돌아오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Ⅲ. 레포르마(Paseo de la Reforma) 거리:권력에 의한 국가정체성 시각적 재현 공간

콜럼버스 상이 설치되어있었던 레포르마 거리는 총 14.7㎞에 달하는 멕시코의 수도를 관통하는 도로이다. 도로 한가운데 산책을 할 수 있는 공원이 넓고도 길게 조성되어있다. 이 거리에는 식민지 말기에 스페인 국왕 카를로스 4세의 기마 동상이 세워졌던 ‘엘 카발리토(El Caballito)’라는 최초의 로터리를 시작으로 총 10개의 로터리가 있다(Gobierno de CDMX). 이 거리가 가지고 있는 경관은 19세기 말부터 현재까지 멕시코 국가주의의 역동성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이 거리에는 독립의 천사상(el Monumento a la Independencia)을 비롯한 멕시코의 역사적 상징물과 인물상들이 세워져 있다. 또 정치, 경제, 사회적 변화를 반영하는 상징물, 건축물과 기념비 등이 채워져 있다. 정부 주요 기관, 언론사, 금융기관, 민간기업 본사 등이 위치 해있으며 수많은 담론과 정책이 이 거리를 중심으로 생겨나고 결정된다. 일상에서는 시민들의 산책과 휴식을 위한 공간이 되기도 하지만, 국가적인 주요 행사나 시민사회의 목소리가 응집되어 표출되는 공간이기도 하다.

‘Paseo de la Reforma’를 직역하면, ‘레포르마(개혁) 산책로’이다. 이 거리는 19세기 후반부터 20세기 말에 걸쳐 거의 130여 년간에 걸쳐 단계별로 조성되었다. 19세기 후반 미국-멕시코 전쟁과 내전 등으로 인해 정치 경제적 혼란을 틈타 프랑스의 나폴레옹 3세는 프랑스군으로 멕시코시티를 점령하고 오스트리아의 막시밀리아노 대공을 멕시코의 황제로 등극시켰다. 당시 멕시코의 가톨릭과 군, 지주 등 보수주의자들의 지지를 받은 막시밀리아노(Maximiliano) 1세가 차풀테펙성을 거주지로 삼으면서 당시 멕시코시티의 중심과 자신의 성을 연결하기 위해 1864년 도로 건설에 착수하였다. 처음에는 황후의 산책로(Paseo de la Emperatriz)로 이름 지었으며 황실 사람들만 사용하였다.

1867년 자유주의자 베니토 후아레스(Benito Juárez)가 집권하면서 거리의 건설은 잠시 중단되기도 하였으나 1872년 건설이 재개되었다. 레포르마 거리에서 가장 중심이 되는 구간은 <그림3>의 가운데 3.15km 구간이다. 이 구간의 공사는 1876년부터 두 번의 임기 동안 30년 넘게 집권한 철권통치자 포르피리오 디아스 시기6)에 이루어졌다(González Paola et.al).

<그림 3>

레포르마 거리 개발출처://www.mexicomaxico.org/Reforma/reformaGlor.htm

역사적으로 독재자나 정치인들은 도시가 어떠해야 하며, 어떠한 역사적 기억을 보존하고 지울 것인가를 결정하는 경향이 있다(Echeverría Alvarado 2019, 79; Sudjic 2005). 19세기 후반 디아스 정권은 레포르마 거리를 조성하는 과정에서 거리의 경관을 통해 멕시코시티의 모습을 결정했으며, 그 거리에 세워진 시각적 인공물들을 통해 역사적 기억을 결정하고 부과하였다. ‘진보와 질서’를 슬로건으로 내세운 19세기 후반 디아스 정부는 프랑스와 오스트리아와 같은 서유럽의 도시와 거리 스타일을 모티브로 하여 레포르마 거리를 건설하고자 하였다.

레포르마 거리는 1878년부터 본격적으로 조각상과 정원들로 꾸며지기 시작했다. 1887년 당시 언어학자이자 언론가였던 프란시스코 소사(Francisco Sosa)가 ‘자유 국가(El Partido Liberal)’라는 신문에서 레포르마 거리에는 신화적 인물보다 어떤 형태로든 국가개혁에 참여했던 인물들의 상을 세우자는 제안하였고, 이 제안은 수용되었다(Aguirre Botello 2015). 그리고 19세기 후반 디아스 정부의 권력을 지지할 수 있는 서사와 담론이었던 자유주의 개혁과 관련된 인물들을 선정하였고 이들의 모습이 거리 곳곳을 채웠다. 이러한 과정들은 수많은 사건과 역사적 인물 중에서 특정한 사건과 인물을 선택하여 시각적 기념물로 만들어 사건과 인물에 대해 지배적 위치를 부여한 것이다(Rimaite op. cit., 85). 이는 포르피리오 디아스가 이러한 인물들이 국가에 기여한 것에 대한 인정과 존중을 동상으로 가시화한 것이다. 디아스 정부는 이러한 가시적 표현물을 통하여 정권의 상징성을 부각하였고, 자신의 권력 강화와 이를 뒷받침하는 이념적 수단화의 도구로 활용하였다.

한편 디아스 정부는 원주민을 포함하는 국가정체성 구축프로젝트도 시각화하였다. 테오티우아칸의 고고학 발굴을 진행했으며, 메시카(mexica)족의 마지막 통치자였던 콰우테목 상(monumento a Cuautémoc)을 레포르마 거리에 설치하였다. 이는 디아스 정부의 토착주의가 반영된 것으로 멕시코의 정체성에 원주민을 포함한다는 상징적 의미를 부여한 것이었다. 이 외에도 1890년, 오늘날 인디오스 베르데스(Indios Verdes)로 불리는 두 개의 아스테카 통치자의 상7)이 레포르마 거리의 입구에 세워졌다. 그러나 지금은 이들 동상은 다른 곳으로 이전되었다. 그 이유는 첫째, 시각적으로 이 두 동상의 크기와 모양이 당시 디아스 정부가 추구하던 프랑스식 미적 기준과는 거리가 멀었다. 둘째, 두 원주민 통치자 상은 레포르마 거리에서 콜럼버스 상과 콰우테목이 만들어 낸 백인과 원주민의 상징적 균형을 무너뜨리는 것으로 여겨졌기 때문이었다.

디아스 정부가 만들어간 레포르마 거리의 모습은 멕시코의 독립 이후 이어진 프랑스 제국주의에 대한 대항으로서 민족주의를 보여주고자 한 것이었다. 하지만 디아스 정부의 ‘진보’는 ‘서구화’를 의미했고, ‘서구화’는 다시 디아스 체제 민족주의의 지상과제였다(안창모 op. cit. 163). 이러한 맥락에서 콰우테목과 인디오스 베르데스 상의 설치는 원주민을 국가정체성으로 포용하겠다는 디아스 정부의 민족주의를 가시화하는 것이었다. 콰우테목과 인디오스 베르데스의 시각적 재현물은 외형상 원주민 역사와 문화의 가치를 인정하고 찬양하는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실제로는 과학파가 중심이 된 디아스 체제의 정책들이 오히려 원주민을 차별하고 배제하고 있음을 은폐하는 시각 정치에 활용되었다.

멕시코 혁명기에 레포르마 거리는 일부 거주지와 기념물들이 손상되긴 했지만, 주요 요소들은 유지되었다. 혁명 후 1930년대에서 1960년대 동안 벽화 운동과 사회주의 리얼리즘이 확산하면서 공공장소 재건 및 미화 프로젝트가 실시되었다. 또한 1968년 올림픽을 앞두고 도로망이 크게 확충되었다. 이 시기에 레포르마 거리에는 그리스 여신 아르테미스를 형상화한 사냥꾼 디아나(Diana la Cazadora), 석유 국유화를 기념하는 석유 산업기념비(Monumento a la Industria Petrolera)비 등이 세워졌다(Mariana 2013). 이렇듯 레포르마 거리는 시간을 달리하면서 당대의 상징적 기념물과 건축물 등이 멕시코 역사, 정치적 변화에 따라 함께 설치되고 재건되어왔다. 이런 점에서 레포르마 거리는 대부분 권력에 의해 제시된 국가주의가 시각적으로 재현된 공간이었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Ⅳ. Tlalli, La Joven de Amajac, 반 기념물 ‘정의’:탈식민, 민주주의, 저항 담론의 경합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레포르마 거리는 19세기 말부터 20세기 동안 국가권력이 선택한 역사의 기억과 권력이 추구하는 국가 발전 방향을 시각적으로 재현한 공간이었다. 하지만 최근 이 거리에는 다양한 반 기념물(antimonument)이 등장하고 있다. 투쟁하는 여성들의 로터리와 반 기념물 ‘정의’ 외에도 현재 멕시코에서 가장 중요한 정치 사회적 문제들에 대해 정부에 해결을 요구하고, 사회에 고발하는 ‘반 기념’8)의 공간이 곳곳에 설치되어있다. 대부분 국가와 자본의 폭력을 가시화하고 이를 기억하기 위한 행위의 산물이다.

반 기념물주의(antimonumentalism)는 2차 세계대전 이후 나치즘이 남긴 깊은 상흔을 역사적으로 기억하기 위해 독일 정부가 공식적으로 기념물을 설치하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동상이나 기념비와 같은 전통적인 기념물들이 역사적 인물, 사건, 그리고 이념 등을 미화하고 찬양하는 것이라면, 반 기념물은 사건의 어두운 면, 혹은 가려졌던 부분들을 드러내는 기념물이다. 반 기념물은 그 주제, 형태, 위치, 방문자의 경험, 그리고 의미 등에서 전통적인 기념물과는 차이를 보인다(Quentin Stevens et. al. 2018, 722). 이렇게 반 기념물은 ‘공식적으로’ 승인된 기념물의 전통적인 형태와 의미를 ‘공식적으로’ 예술을 통해 전복하고 새로운 관점을 부여하려는 것이다. 이와는 달리 멕시코의 반 기념물은 기존의 의미를 전복하려는 사람들이 직접 시각적 인공물을 통해 국가가 은폐하려는 것을 가시화하는 ‘게릴라적’ 시도(Copeland 2022)라는 점에서 독특하다.

다시 말해, 전통적인 기념물이 역사적 인물이나 사건에 대한 기억의 영속성, 기념비성, 경건성을 내포하지만, 반 기념물은 기억의 새로운 역할인 저항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다르다(Seligmann-Silva 2020, 149). 특히 멕시코에서 반 기념물은 ‘불처벌과 망각의 과정에 대한 저항의 공간’(Díaz Tovar and Ovalle 2018, 2)을 만들어 내기 위한 목적을 갖는 실천적 행위의 결과물이기도 하다.

1. ‘Tlalli’와 ‘La joven de Amajac’: 공식적 탈식민주의의 시각적 재현

2018년 멕시코 정부와 멕시코시티 정부 모두 중도좌파 성향의 국가재건운동(MORENA)당이 집권하면서 탈식민주의와 다문화주의를 강조하였다. 멕시코 정부는 2021년을 ‘토착민의 저항 500주년’으로 선포하고 에스파냐에 의한 아스테카 제국이 몰락당한 1521년과 독립을 쟁취한 1821년을 동시에 기념하였다. 이에 앞서 2020년 10월 10일 멕시코시티 정부는 문화유산과 예술의 보존과 복구를 명목으로 예고도 없이 콜럼버스와 네 명의 성직자 상을 철거했다. 이것은 인종의 날에 예고된 시위대에 의한 콜럼버스 상의 훼손을 우려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이날은 로페스 오브라도르(Alejandro Manuel López Obrador, 2018- 이하 AMRO) 대통령의 부인 베아트리스 구티에레스 뮐러(Beatriz Gutiérrez Müller)가 바티칸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2021년 스페인의 정복 500년이 되는 해에 가톨릭교회와 스페인, 그리고 멕시코 국가가 500년 전 정복자들이 원주민에게 저지른 학대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는 대통령의 서한을 전달한 날이었다(Torres 2020).

이러한 일련의 정부 주도의 움직임은 AMRO정부의 탈식민주의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정치적 행위로 보아야 한다. 그런 점에서 레포르마 거리에서 철거한 콜럼버스 상을 대신할 시각적 인공물은 적어도 제국주의와 식민주의에 대항할 만한 가치를 지니는 것이어야만 했다. 한편 멕시코시티 시장 끌라우디아 세인바움(Claudia Sheinbaum)9)은 페미니스트 단체들에 의해 설치되어있던 반 기념물 ‘정의’를 기습적으로 제거하고 원주민 여성을 기리는 ‘Tlalli’상을 세울 예정이라고 일방적으로 발표하였다.10) 이에 따라 멕시코시티 당국과 페미니스트 단체들 사이의 갈등이 크게 부각되었다.

멕시코시티 당국이 콜럼버스가 있던 자리에 설치하겠다고 한 ‘Tlalli’는 <그림4>의 모습으로 높이 9미터, 지름 5미터에 달하는 거대한 돌로 된 원주민 여성의 두상이었다. ‘Tlalli’는 멕시코와 중앙아메리카의 토착어로 멕시코에서 가장 많은 원주민이 사용하는 언어군(群)인 나우아틀(Náhuatl)어로 ‘땅’을 의미한다. 중앙아메리카 최초 문명인 올메카의 도시 라벤타(La Venta)에서 발견된 거두 석상에서 착안하여 원래는 남성상인데 이를 여성상으로 재현하겠다는 것이었다.11)

<그림 4>

‘Tlalli’의 이미지 출처: (González Alvarado 2021)

애초 원주민 여성상에 대한 아이디어는 헤수사 로드리게스(Jesusa Rodríguez) 연방상원의원12)의 주도로 다른 여성 상원의원들과 5천 명의 원주민 여성이 함께 제안한 것이었다. 국립인류학 및 역사연구소(INAH, Instituto Nacional de Antropología e Historia)가 이 제안에 동의하였다(Sáenz Guzmán op.cit). 이후 세인바움 시장이 해당 작업을 담당할 작가와 디자인을 공개하였고,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도 이를 지지하였다. 하지만 이와 같은 정부 주도의 의사결정은 시민사회로부터 작가 선정과 디자인에 대한 거센 논란을 불러왔다. 먼저 작가 선정과 디자인이 당국에 의해 일방적으로 이루어졌다는 것이었다. 둘째, 원주민 여성을 상징하는 작품을 만드는 데 백인 남성 작가 한 사람이 참여한다는 점, 셋째, 여전히 권력의 관점에서 원주민과 여성을 시혜적 대상으로 보는 인종주의, 계급주의에서 벗어나지 못하다는 점 등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반발에 맞서 세인바움 시장은 오히려 ‘Tlalli’를 세우는 것에 반대하는 이들을 뿌리 깊은 인종주의와 계급주의에서 벗어나지 못한 이들로 간주하였다.

이에 다시 로드리게스 상원의원은 원주민과 시민들이 참여한 ‘레포르마 거리의 탈식민화를 위한 서명’을 세인바움 시장에게 전달하였다. 그 결과로 ‘Tlalli’의 설치는 보류되고 역사가와 시민, 국립 인류학 및 역사연구소 등이 참여하는 ‘멕시코시티 공공장소의 기념물 및 예술작품에 관한 위원회(El Comité de Monumentos y Obras Artísticas en Espacios Públicos de la CDMX)’에서 전시될 인물과 작품을 선정하기로 하였다.

2021년 10월 12일 ‘인종의 날’에 세인바움 시장은 2020년 제거된 콜럼버스 상의 자리에 <그림 5>의 ‘La Joven de Amajac’13)의 복제하여 설치하기로 위원회가 결정했음을 발표했다. ‘La Joven de Amajac’은 같은 해 1월 1일에 멕시코 베라크루스 지역의 한 오렌지밭에서 농부들이 발견한 여성 조각상이다. 국립 인류학 및 역사연구소는 이 조각상에 대해 매우 독특한 모양의 여성상으로 옷, 머리 장식, 목걸이 등을 보아 엘리트 여성일 것이며, 과거 발견된 조각상들과 비교해 볼 때 통치자의 모습으로 평가하였다(INAH TV 2022). 이 조각상의 발견은 멕시코시티로서는 매우 반가운 일이었다. 논란이 되었던 ‘Tlalli’를 대체하면서도 처음 콜럼버스 상 대신 원주민 여성상을 설치하겠다는 최초의 취지를 충족할 수 있었다. 그리고 원주민 여성 통치자의 상을 세운다는 것 자체로 차별당해 온 원주민 여성들의 역사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것으로 보일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림 5>

‘la Joven de Amajac’출처: (Flores 2023)

‘Tlalli’와 ‘la Joven de Amajac’은 원주민 저항 500년을 기리고, 멕시코 원주민 여성을 인정하는 의미에서 시각적 재현물로 공식 제안된 것이었다. 그리고 ‘la Joven de Amajac’을 설치하겠다고 시 당국이 지속해 주장하였다. 이는 시 당국의 탈식민, 그리고 인종과 젠더 평등을 포함하는 민주주의 담론에 대한 주도권을 놓치지 않으려는 의도가 숨겨져 있다. 하지만 이와 같은 정부 주도의 의사결정은 시민사회로부터 작가 선정과 디자인에 대한 거센 논란을 불러왔다. 먼저 작가 선정과 디자인이 당국에 의해 일방적으로 이루어졌다는 것이었다. 둘째, 원주민 여성을 상징하는 작품을 만드는 데 백인 남성 작가 한 사람만이 참여한다는 점, 셋째, 여전히 권력의 관점에서 원주민과 여성을 시혜적 대상으로 보는 인종주의, 계급주의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점 등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었다.

2. 반 기념물 ‘정의’와 투쟁하는 여성들의 로터리: 비가시성의 가시화, 그리고 저항

반 기념물 ‘정의’는 멕시코의 심각한 젠더 폭력, 페미사이드, 강제 실종과 인권침해 등에 대응하여 투쟁하는 여성들을 기리는 시각적 인공물이다. 멕시코시티 정부가 콜럼버스 동상을 철거하고 이를 대체할 어떠한 시각적 인공물이 적합한지에 대한 시 당국의 결정이 지체되는 가운데 멕시코의 페미니스트 단체가 기습적으로 설치한 시각적 인공물이다. 반 기념물 ‘정의’에서 주먹을 치켜든 여성상의 보라색 실루엣은 투쟁하는 모든 여성의 시각적 표현이다. 보라색14)은 투쟁하는 이의 혈관을 통해 흐르는 피를 상징하고 자유와 존엄을 상징한다. 이 상을 둘러싼 나무판자 울타리에 쓰인 이름들은 페미사이드 희생자, 젠더 폭력 피해자, 강제 실종 피해자, 실종된 정치범의 이름과 그 어머니의 이름들이다. 여기 새겨진 이들의 이름은 현재의 폭력적인 국가를 ‘살만한 국가’로 바꾸려는 정치적 투쟁을 하고 있는 주체를 상징한 것이다. 그 이름과 그들의 목소리를 울타리와 천 조각에 낱낱이 보여주는 방식을 채택하여 그들의 투쟁 의지를 만천하에 알리고 있다.

반 기념물 ‘정의’를 세우는 데 주도적 역할을 한 단체는 ‘Antimonumenta “Vivas Nos Queremos(이하 Antimonumenta VNQ)”’15)이다. 이 단체는 멕시코 내 다양한 페미니스트 단체와 여성단체, 원주민 단체의 연합이다. 이들은 반 기념물을 설치하는 당일 SNS를 통해 반 기념물 ‘정의’와 로터리 공간이 ‘국가폭력이 빼앗아 간 시신을 찾는 여성들과 실종된 딸과 살해당한 딸들의 정의를 위해 싸우는 어머니들, 또 그렇게 함으로써 폭행당한 이들, 물과 땅에 대한 권리를 지키다 살해당한 여성들, 땅을 수호하고 정의가 있는 대안적 현실을 건설하는 보이지 않는 원주민 여성과 아프리카계 멕시코 여성들, 농촌교육과 공동체에 대해 존엄하게 봉사할 권리를 옹호하는 원주민 학생들, 역사적이고 저항적으로 지워진 여성들, 사파티스타 여성들, 인권을 옹호하는 여성들’을 위한 것으로 규정하였다. 그리고 이곳을 ‘투쟁하는 여성들의 로터리’로 이름 붙였다.16)

이들이 게릴라처럼 콜럼버스 상을 기습적으로 점령하여 반 기념물 ‘정의’를 설치한 것은 멕시코 정부에 대한 강력한 저항의 시각적 표현이다. 2018년 집권한 AMRO정부가 폭력과 부패 척결을 핵심과제로 제시했지만, 불처벌이 지속되는 등 거의 성과가 없었다. 오히려 조직범죄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신설한 국가방위군(Guardia Nacional)과 군비증강이 관련 기관 간 상호 혼란을 유발하고 오히려 치안유지 활동의 효율성을 저해하였다(Vianey Jared et. al. 2021). 이에 더해 매년 증가하는 성희롱, 젠더 폭력 그리고 페미사이드가 사회문제로 부각하는 중에 경찰관이 2명의 청소년에게 성폭행을 저지른 사건이 발생했다. 이를 계기로 2019년 8월 12일 법무부 건물을 공격하는 과격한 시위가 발생했고, 여성들의 대책요구는 지속되었지만 큰 변화가 없었다(Amnistía Internacional 2021). 여기에 COVID-19로 인해 여성들의 젠더 폭력 피해는 더욱 극심해졌다. 이러한 악화일로의 상황 전개는 이들 단체가 기습적인 반 기념물 ’정의‘라는 표현물의 설치라는 새롭고 강력한 방식을 선택하는 배경이 되었다.

투쟁하는 여성들의 로터리는 여성들의 고통에 대한 기억과 요구를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정치 공간이다. ‘여성의 몸은 역사화 할 수 있고 이를 역사로 쓴다면 다른 역사가 쓰인다. 또한 새로 쓰는 역사는 또한 지금까지 지워지고 거부되었던 정치적 언어’이기도 하다( Borzacchiello, 2022.12.1). 다시 말해, 반 기념물 ‘정의’는 멕시코의 모든 투쟁하는 여성의 모습을 시각적으로 재현한 것이다. 이는 국가에 의해 방임되고 의도적으로 은폐되고 있는 사실들을 가시화하여 국가가 이를 인정하고 해결하도록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

이는 역사적이며 정치 경제의 중심인 레포르마 거리에 기습적으로 시각적 재현물을 설치하여 심각한 멕시코 사회의 문제를 드러내는 전략이었다. 결국 이러한 선택은 멕시코의 페미사이드와 젠더 폭력에 대한 적극적 해결과 젠더 평등을 포함한 민주주의에 대한 요구17)가 계속 묵살되어 왔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반 기념물 ‘정의’와 투쟁하는 여성들의 로터리는 저항의 시각 정치이다. ‘보이지 않던’ 혹은 ‘은폐되어 온’ 여성들이 스스로를 가시화하고 정치적 주체로서 존재를 드러낸 것이다. 이는 멕시코 역사 속에서, 그리고 현재에도 기록되지 않고 거부되어 온 투쟁하는 모든 여성의 정치적 목소리를 물리적 실체를 통해 자신들을 상징하도록 시각적으로 가시화한 것이다. 또한 정치, 경제, 역사적 권력의 중심이 되어 온 레포르마 거리 한가운데에 등장한 것은 기존의 권력 구도에 대한 시각적인 균열을 일으키는 계기가 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Ⅴ. 나가며

이 연구는 멕시코시티 레포르마 거리의 콜럼버스 상과 반 기념물 ‘정의’를 둘러싼 논쟁과 정치 동학을 시각 정치를 통해 파악해보고자 하였다.

콜럼버스 상이 반 기념물 ‘정의’로 교체되는 시각적 이미지의 전환과정은 콜럼버스 로터리에 있던 콜럼버스와 네 명의 사제 상, 비어있던 기단, 새로이 제안된 ‘Tlalli’와 ‘la Joven de Amajac’, 그리고 반 기념물 ‘정의’와 투쟁하는 여성들의 로터리로 전개되었다. 이러한 시각적 전환과정은 레포르마 거리의 정치 동학이 반영되어 끊임없이 전개되고 확장되는 시각 정치의 일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네 명의 사제가 함께 포함된 콜럼버스 상은 독립 이후 혼란기를 극복한 멕시코 자유주의 정부의 당면과제였던 국가 발전을 위한 ‘진보’의 가치를 담은 것이었다. 콜럼버스를 아메리카 대륙에 문명과 진보를 가져온 발견자로 찬양하였고, 네 명의 사제가 포함된 상은 당시 가톨릭과 관계가 좋지 않았던 자유주의 정부가 가톨릭에 대한 화해와 정부에 대한 지지를 얻으려는 의도가 포함되었다. 한편 콜럼버스 상은 토착민과 문화를 열등하다고 인식하게 하여 이들을 타자화하였다. 콜럼버스가 1990년대 이후 대륙의 정복자이며 원주민 종족과 인종 말살을 일으킨 식민화의 선봉으로 재평가되면서 그의 시각적 재현물은 물리적 공격과 제거의 대상이 되었다.

콜럼버스 상이 있던 레포르마 거리는 19세기 말부터 유럽의 도시 경관을 모방하여 집중적으로 조성되었고 멕시코 국가주의가 역동적으로 드러나는 장소이다. 특히 레포르마의 중심이 되는 구간은 포르피리오 디아스 정권기에 집중적으로 조성되었고, 자유주의와 국가정체성을 가시화한 역사적 인물의 동상들이 시각적 인공물로 설치되었다. 서구적인 모습으로 국가의 진보를 이끄는 것이 지상과제였던 디아스 정부가 건립했던 콰우테목 상은 겉으로는 원주민을 포용하는 것처럼 보였으나 실제로는 국가의 원주민에 대한 배제와 차별을 은폐하는 것이었다.

AMRO정부가 집권한 이후 강조해 온 멕시코의 탈식민주의는 콜럼버스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더욱 강조하였다. ‘Tlalli’와 ‘la Joven de Amajac’은 현 정부와 강력한 차기 대선 주자인 현 멕시코시티 시장에게는 콜롬버스로 상징화되는 식민주의를 탈식민주의로 대체하기에 적합한 기념물로 인식되었다. 더구나 여성과 원주민의 정체성을 가진 시각적 인공물이므로 현재 멕시코 사회의 민주주의 담론을 담기에 더욱 적절하게 여겨졌다. 따라서 현 정부의 탈식민주의와 젠더와 종족을 포함한 민주주의를 옹호하는 이미지를 부각하는 기회로 활용하고자 하고 있다.

하지만, 반 기념물 ‘정의’의 등장으로 시 당국과 시민사회 사이에서 멕시코의 탈식민주의와 국가, 젠더, 종족, 민주주의 등의 담론이 경합하는 장이 만들어지고 있다. 시민사회 특히, 페미니스트들은 시 당국이 ‘Tlalli’나 ‘la Joven de Amajac’을 설치함으로써 현재 멕시코 사회의 극심한 젠더 폭력과 페미사이드가 만연한 현실을 은폐하거나 비가시화한다고 본다. 따라서 이들이 설치한 반 기념물 ‘정의’는 이러한 현실을 직접적으로 드러내고 정부에 대해 강력하게 항의하는 시각 정치적 매개물이다. 또한 반 기념물 ‘정의’는 멕시코에서 모든 다양한 폭력과 억압, 차별에 맞서 투쟁하는 여성들의 구심점이 되고 있으며, 투쟁의 이유와 진실을 대중에게 알리기 위한 정치교육의 매개체로 활용되고 있다.

레포르마 거리의 콜럼버스 상과 반 기념물 ‘정의’로의 전환과정을 통해 볼 때 시각적 인공물은 역사와 인물에 대한 재평가에서 시작하여 국가와 국민의 정체성, 종족, 젠더, 계급 등 시대별로 중요시되는 의제들에 대해 통합적이고 분열적인 논쟁과 투쟁의 장을 제공하였다. 특히 현재 진행 중인 콜롬버스가 있던 공간은 시 당국이 제시하는 기념물들과 이에 강력히 반대하는 페미니스트들의 반 기념물 ‘정의’는 각각의 다른 의견을 시각적으로 재현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현재 설치된 반 기념물‘정의’를 철거하고 ‘la Joven de Amajac’을 설치하겠다는 멕시코 시 당국의 의지는 강력하다. 이에 대한 페미니스트 단체들의 저항과 반 기념물‘정의’와 ‘투쟁하는 여성들의 로터리’를 지키려는 의지 또한 강력하다. 시당국과 페미니스트 사이의 다툼은 현 단계 멕시코 사회의 문제와 담론들을 반영하고 있다.

레포르마 거리의 콜롬버스 상의 제거와 반 기념물 ‘정의’의 등장과 이를 둘러싼 논쟁은 멕시코 사회의 정치적 동학을 반영하며 끊임없이 확장되는 시각정치의 사례로 볼 수 있다. 시각적 인공물과 그것을 전시하는 공공 공간은 누가 그 공간의 권력을 갖는가에 따라 엘리트가 대중에게 자신들의 권력을 시각화하여 보여주는 매개체와 공간이 될 수도, 시민사회가 권력과 민주주의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고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는 시각적 매개체이자 공간이 될 수도 있다. 또한 이러한 시각적 인공물을 둘러싼 논쟁과 투쟁의 과정은 과거와의 단절, 현재에 대한 자각과 수정에 대한 요구, 그리고 미래 사회에 대한 제안이 담긴 정치적 논쟁과 권력다툼의 과정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Acknowledgments

이 논문은 2021년 대한민국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연구임(NRF-2021S1A5A2A03070657).

Notes
1) Glorieta는 원형교차로를 의미한다. 우리나라에서는 로터리로 불린다. 여기서 원형교차로의 가운데 섬과 같이 둥근 공간에 정원을 두고 있으며 그 가운데 동상이나 조형물 등 시각적 인공물을 전시하기도 한다.
2) ‘투쟁하는 여성들의 로터리’는 잘 검색되지만, 보라색 여성상의 명칭은 언론 기사 등에서 거의 언급되지 않아 찾기 힘들다. 보라색 여성상의 설치를 주도한 단체인 ‘Antimonumenta “Vivas nos queremos”’에 따른 공식 명칭이다(2022년 12월 13일 facebook 공식 계정으로 문의하였음).
3) 콜럼버스의 스페인어 이름은 크리스토발 콜론(Cristóbal Colón)이다. 이 글에서는 콜론보다 콜럼버스가 한국에서 더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점을 고려하여 ‘콜론’ 대신 ‘콜럼버스’를 사용하고자 한다.
4) 코르디에의 애초 작품은 콜럼버스 상만 만들기로 하였지만, 안토니오 데 에스칸돈의 조카 알레한드로 아랑고 이 에스칸돈(D. Alejandro Arango y Escandón)의 제안으로 네명의 성직자 상이 추가되었다.
5) 콜럼버스 상은 칠레, 아르헨티나, 베네수엘라 볼리비아 등 여러 국가에서 ‘아메리카 발견’ 담론과 원주민 억압에 대한 문제 제기의 중심에 있었으며, 미국 로스엔젤레스에서도 유사한 맥락에서 콜럼버스의 상은 2018년 원주민의 날을 하루 앞두고 제거되었다(Avila 2018).
6) 마누엘 곤살레스(Manuel de Refugio González Flores, 1880-1884)시기도 디아스의 강력한 영향 아래 있었다. 그는 푸에블라 전투 등 여러 전투와 혁명 과정에서 디아스의 편에서 싸우고 전쟁에서의 공로를 세운 대가로 디아스의 도움을 받아 대통령이 되었기 때문이다.
7) Izcóatl(1381-1427)과 Ahuízotl(1446-1502)의 동상이다. 멕시코 예술가 Alejandro Casarín Salinas의 작품으로 높이 4미터, 무게 3톤에 이르는 매우 큰 것이었다. 구리로 제작된 것인데 시간이 지남에 따라 초록색으로 변화하면서 ‘초록색 원주민들(Indios Verdes)’이라고 불리게 되었다(Argüello Nevado 2014). 디아스 정부는 이 상들을 1901년 비가 거리(Paseo de la Viga)로 이전시켰고, 이후 추가로 두 번이나 다른 곳으로 옮겨졌다가 현재 멕시코시티 지하철 3호선의 출발 지점인 인디오스 베르데스 역에 설치되어있다.
8) 멕시코시티에는 현재 49ABC, +72, +65, +43, David y Miguel, El Halconazo, Antimonumento de 1968, antimonumenta a Feminicidio 등이 있다(Carranza 2022).
9) 2018년 12월 취임한 멕시코 시티 최초 민선 여성 시장이다. 물리학자, 에너지 환경전문가 출신으로 유망한 차기 대선주자 중 한 사람으로 꼽힌다.
10) Gobierno de CDMX(2021.09.10.), “Inauguración de la 2da Etapa del #Parque Cantera,” https://youtu.be/hXDCYAFzyBs 35분 15초 부터.
11) 구체적인 디자인과 재료 등에 관해서는 (Sáenz Guzmán 2021)참조.
12) 연극감독, 배우, 사회활동가 출신으로 현재 여당인 국가재건운동(MORENA) 소속 상원의원(2018-2021)이다.
13) La Joven de Amajac은 ‘아마학의 젊은 여성’, 혹은 ‘아마학의 아가씨’로 번역될 수 있다. 하지만 이 글에서 젊은 여성 혹은 아가씨로 사용했을 때, 해당 조각상의 추정되는 위상이나 계급 혹은 나이 등 어울리지 않는 측면이 있어 원문 그대로 사용하고자 한다.
14) 보라색은 녹색, 흰색과 함께 오늘날 페미니스트 운동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색이다. 1908년 6월 영국에서 여성의 일요일에서 참정권을 상징하는 색으로 처음 사용되었는데, 당시 여성 사회정치연맹(WSPU)의 지지자였던 에멀린 패틱 로렌스(Emmeline Pethick Lawrence)가 개발했다. 이 색상의 개발로 참정권 운동에 시각적 통일성을 부여하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운동 홍보 물품에 적용하여 운동 홍보와 자금조달에 도움이 되었다(Nachmann 2021); 에멀린 패틱 로렌스에 의하면 보라색은 주권자의 색으로 투표권을 위한 투쟁가의 혈관을 통해 흐르는 피, 자유와 존엄에 대한 인식을 상징한다. 흰색은 사생활과 정치 생활에서 정직함, 그리고 녹색은 새로운 시작에 대한 희망을 상징한다(Pané 2021).
15) ‘반 기념 “우리는 살고 싶다”’로 번역될 수 있다.
16) Antimonumenta “Vivas Nos Queremos,”의 페이스북 페이지(2021.09.25.) https://www.facebook.com/546288175862876/posts/1173168493174838/?d=n
17) 멕시코의 페미사이드와 젠더 폭력의 최근 현황 그리고 젠더 평등의 요구에 대해서는 (이순주 2020)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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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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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쟁하는 여성들의 로터리와 반 기념물 ‘정의’출처: 연구자 촬영(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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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포르마 거리의 예전 콜럼버스 상출처:https://www.mexicoescultura.com/recinto/67951/glorieta-de-colon.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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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포르마 거리 개발출처://www.mexicomaxico.org/Reforma/reformaGlor.htm

<그림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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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lalli’의 이미지 출처: (González Alvarado 2021)

<그림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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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Joven de Amajac’출처: (Flores 2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