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titute of Iberoamerican Studies
[ Article ]
iberoamerica - Vol. 27, No. 1, pp.165-203
ISSN: 1229-9111 (Print)
Print publication date 30 Jun 2025
Received 30 Apr 2025 Revised 02 Jun 2025 Accepted 11 Jun 2025
DOI: https://doi.org/10.19058/iberoamerica.2025.6.27.1.165

문화 ODA 주류화 방안에 관한 연구: 스페인 사례를 중심으로

정상희**
**계명대학교 스페인어중남미학과 부교수. sanghjung@kmu.ac.kr
A Study on Mainstreaming Strategies for Cultural ODA: The Case of Spain
Jung, Sang-Hee**

초록

문화 공적개발원조(ODA)는 다소 모호한 개념으로 인식되었으나, 2016년 지속가능개발목표(SDGs)의 채택 이후 보다 구체적이며 가시적 방식으로 다루어졌다. 최근 한국은 문화 ODA지원을 확대하고 있으나 문화주류화에 기반한 체계적 접근과 제도화된 실행 체계는 미비하다.

본 연구는 문화주류화의 관점을 중심으로 스페인 국제개발협력기구(AECID)의 사례를 분석하고 이를 통해 한국 문화 ODA에 대한 정책적 시사점을 제시하였다. 본 연구는 특정 문화 ODA의 성과에 초점을 두는 대신 문화주류화의 관점이 개발협력 사업의 기획, 실행, 평가의 과정에 어떻게 통합되고 적용할 수 있는가를 중점적으로 분석하였다.

연구 결과, 스페인의 사례를 통해 문화주류화는 정책 방향의 수립, 가이드라인의 마련, 예산의 확보, 실행 및 모니터링 체계의 구축, 인력의 역량 강화 등 제도적 기반을 바탕으로 추진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확인하였다. 이러한 체계적 접근은 문화가 단순한 지원의 분야를 넘어서 개발협력 전반의 효과성과 수원국의 문화적 권리 증진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핵심적 요소임을 시사한다.

Abstract

Cultural 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 (ODA) is often considered as an ambiguous concept. However, since the adoption of the 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SDGs) in 2016, the role of culture in development cooperation has become clearer and more visible. Although South Korea has recently increased its involvement in cultural ODA, systematic strategies for integrating culture remain underdeveloped. This study analyzes Spain’s approach to cultural mainstreaming to derive policy implications for South Korea. Instead of focusing on particular cultural projects, the study examines how cultural perspectives can be systematically incorporated into every stage of the development cooperation cycle, from planning to evaluation.

The findings suggest that effective cultural mainstreaming requires individual awareness and institutional commitment. Key elements include clear policies, operational guidelines, secured budgets, and systems for designing, implementing, monitoring, and building the capacity of projects.

The Spanish case shows that culture can serve as both a sector and a cross-cutting theme that improving development effectiveness and cultural rights. Based on these findings, the research suggests future directions for Korea’s cultural ODA.

Keywords:

Cultural ODA, Cultural Mainstreaming, 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Cultural Diversity, Spain

키워드:

문화 ODA, 문화주류화, 지속가능개발목표, 문화다양성, 스페인

Ⅰ. 서론

국제개발협력은 개발도상국의 경제 및 사회 발전을 지원하는 목적을 넘어서, 글로벌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국제협력의 수단으로 그 개념이 변화하였다. 개발협력에서 수원국이 주도하고 그들의 수요를 반영하는 지원 방식이 강조되면서, 개발효과성 제고와 함께 수원국 주민의 문화적 권리와 다양성을 존중하고 반영할 수 있는 개발협력 지원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기존 개발협력 지원 과정에서 문화적 요소는 강조되었으나 개발협력의 궁극적 목표가 개발도상국의 경제와 사회 발전에 초점을 맞추었기 때문에 개발협력과 문화는 직접적으로 연계하기 어려운 개념으로 인식되었다. 이러한 이유로 인해 문화 공적개발원조(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 ODA)는 다소 모호한 개념으로 인식되었으나, 2016년 지속가능개발목표(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SDGs)가 수립되면서 구체적이고 가시적 주제로 다루어졌다. 특히, 인권의 관점에서 문화적 권리와 문화다양성과 관련한 ODA가 주목받고 있으며, 개발효과성 제고를 위한 문화주류화 접근 방식의 중요성이 강조되었다(이수원 2021, 183-184).

실제로 SDGs 17개 목표 중 4.7, 8.9, 11.4, 12.b에서 문화 분야가 명시적으로 포함되었다.1) 구체적으로 SDGs4.7은 2030년까지 모든 학습자에게 지속가능발전과 지속가능한 생활 방식, 인권, 성평등, 평화와 비폭력 문화 확산, 세계시민의식, 문화다양성 존중 및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문화의 기여 등에 대한 교육을 통해 지속가능발전 증진을 위해 필요한 지식과 기술의 습득을 보장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SDGs8.9는 지역의 고유문화와 특산품을 알리고 일자리를 창출하는 지속가능한 관광을 촉진하는 정책을 개발하고 이행하는 것이다. SDGs11.4는 세계 문화, 자연유산을 보호하고 보존하기 위한 노력을 강화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으며, SDG12.b는 일자리를 창출하고 지역 고유의 문화와 특산품을 알리는 지속가능한 관광이 지속가능발전에 미치는 영향을 모니터링할 수 있는 수단을 개발하고 이행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처럼 SDGs에서 세계시민의식과 문화다양성 인식을 위한 교육, 지역문화 및 지역 상품의 진흥을 통한 지속가능한 관광과 일자리 창출, 세계 문화 및 자연유산 보호와 관련한 내용을 명시적으로 다루고 있다. 국제사회는 문화의 다양성을 존중하고 개발도상국의 문화를 증진하기 위한 국제협력을 강화한다는 의미에서 “문화와 개발”이라는 규범을 공유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문화 ODA에 대한 접근 방식이 변화하고 있다(김효숙/김광수 2019, 135).

이러한 맥락에서 본 연구는 기존 공여국 사례를 분석함으로써, 개발협력에서 문화에 대해 어떻게 접근하고 있으며 개발도상국의 문화를 증진하고 보존하기 위해 어떠한 시각을 기반으로 프로그램을 지원하는가를 고찰하였다.

한국은 문화 분야 ODA에 대한 지원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그러나 기존 문화 ODA 사업은 한류 중심의 홍보, 전문가 파견, 초청 연수 같은 단기성 기술협력 지원 방식에 초점을 맞추었고 체계적 추진 시스템이 미흡했으며, 수원국의 문화적 맥락을 반영하지 못하는 사업 설계가 이루어진 한계가 존재하였다. 개발협력에서 개발효과성이 주요한 이슈로 등장하면서, 개발협력의 효과는 외부적 변수뿐 아니라 수원국의 내부적 역학, 즉 정치적, 경제적, 사회문화적 환경에 의해 더 많은 영향을 받는다는 점이 강조되고 있다(Andrews 2010, 102). 이러한 관점에서 개발협력 사업에 문화적 환경과 시각을 반영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에 본 연구는 문화 ODA를 효과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필요한 핵심 요소가 무엇이며, 스페인이 문화 ODA를 어떻게 전략적으로 설계하고 실행했는가를 분석한다.

본 연구는 문화 ODA를 적극적으로 추진해 온 국가 중 정책의 기획 단계부터 평가까지 문화다양성과 인권 기반 접근을 토대로 문화주류화 시각을 반영하는 스페인의 정책과 실행 체계를 분석하여 한국 문화 ODA 정책 수립을 위한 함의를 도출하고자 한다. 특히, 한국이 개발협력 사업에 문화주류화 관점을 적용하기 위해 어떠한 정책 방향, 정책도구와 제도적 체계가 필요한가를 분석한다.

본 연구는 특정 문화 분야 ODA 사업에 국한하지 않고, 문화의 개념을 개발협력 사업 전반에 어떻게 통합하고 주류화할 수 있는가를 정의하고, 이를 실제 사업에 적용하는 방안을 고찰한다. 현재까지 문화 분야 개발협력 사업은 통합적 시각보다 문화와 직접적으로 연계된 개별 협력 사업을 중심으로 확대되었으나 문화는 개발협력의 기본이자 핵심적 요소로서 주류화의 관점에서 다루어져야 한다(이태주 2014, 151). 또한 개발협력 사업은 인권의 관점에서 문화적 권리와 문화다양성을 적극 반영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본 연구는 문화 ODA가 종합적이며 체계적으로 분석되지 못했던 한계를 극복하고 ‘문화’를 개별 사업의 단위가 아닌, 개발협력 전반에 통합하는 새로운 시각을 제시함으로써 개발효과성 제고를 위한 정책 방향을 고찰한다.


Ⅱ. 선행연구 및 이론적 논의

1. 선행연구

국내에서 문화 ODA와 관련된 연구는 2010년 이후 본격적으로 진행되기 시작했으나, 학술적 측면의 심층 연구는 아직 부족한 상황이다. 특히, 본 연구 주제인 문화주류화(Cultural Mainstreaming)의 개념과 이를 적용하기 위한 이론적 토대와 실천적 접근에 관한 연구는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았다.

기존 선행 연구는 세 가지 주제로 구분할 수 있다. 첫째, 문화 ODA에 대한 개념 정립, 둘째, 일본, 프랑스, 스페인 등 문화 ODA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주요 공여국의 사례 연구, 셋째, 한국 문화 ODA의 문제점과 발전 방안에 관한 연구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정정숙(2010)이태주(2014)는 문화 분야 ODA의 개념을 정의하였다. 정정숙(2010)은 문화 ODA를 “개도국 주민의 문화와 정서를 존중하고 문화적 정체성 회복 및 문화권 향유를 지원하여, 이들의 문화자원을 활용한 사회, 경제적 발전을 이루도록 공여국 정부가 공식적으로 지원하는 협력 사업”으로 정의하였다. 이태주(2014)는 문화 ODA의 개념을 통합적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으며 문화는 모든 개발협력에서 필수적으로 고려해야 할 조건이자, 중요한 가치 규범이며 협력의 원칙이자 모든 개발 노력의 궁극적 목표라고 언급하였다. 또한 문화는 주민들에게 삶의 의미와 만족감, 정체성과 행복을 제공하는 원천으로 문화 분야의 ODA 사업에 국한하지 않고,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개발협력의 횡단적 이슈이며 포용적 발전을 위한 핵심 주제로 이해되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이태주 2014, 138-139). OECD 개발원조위원회(Development Assistance Committee, DAC)는 문화 ODA에 대해 직접적 정의하지 않았으나, 문화 프로그램(Cultural Programmes)은 수원국의 문화적 역량을 강화하는 사업이나 공여국의 이미지 제고를 위한 활동은 제외한다고 명시하고 있다(OECD DAC 2025).

문화 ODA 사업은 두 가지 범주로 구분된다. 첫째, 모든 개발협력 사업이 수원국의 문화적 요소를 반영하여 수행되는 ‘문화인지 ODA’, 둘째, 문화 분야의 인력과 경험, 강점을 바탕으로 예술, 관광, 스포츠 등 문화 영역에서 수행되는 ‘문화 분야 ODA’이다. 이처럼 문화 ODA는 광의적 의미와 협의적 의미로 구분할 수 있다. 광의적 의미에서 문화 ODA는 협력국의 문화를 고려한 개발협력 활동을 지칭하며 협의적 의미는 문화 분야에 속하는 특정 영역과 관련한 개발협력 사업을 의미한다(황규홍 외 2014, 44). 광의적 의미의 문화 ODA는 문화주류화의 시각에서 접근하고 있으며 개발도상국의 경제, 사회, 기술, 제도, 환경적 변화를 도모하기 위해 모든 사업에 문화적 요소를 고려하고 문화 주체자에 의해 사업이 설계되어야 함을 강조한다(이태주 2014, 139). 이러한 관점에서 문화 ODA는 개발도상국 주민의 자긍심과 전통을 존중하고 문화상대주의적 관점을 견지하면서 해당 사회의 고유한 발전 경로와 목적, 개발 주권을 인정하며 주체적이고 다양한 발전과 사회 변화를 가능하게 하는 협력의 원칙과 접근 방식을 의미한다(이태주 2014, 147).

협의의 의미에서 문화 ODA는 ‘분야’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개발협력 사업을 지칭한다. 이는 문화와 문화다양성을 지속가능개발의 실현을 위한 원동력으로 인식하는 유네스코(UNESCO)의 정책적 방향성이 반영된 것으로, 특히 SDGs 수립 이후(Ajani et al. 2021), 문화와 직접적으로 연계된 목표인 4.7, 8.9, 11.4, 12.b를 달성하기 위한 사업을 의미한다.

이처럼 문화 분야 ODA는 문화 분야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개발협력 사업과, 문화적 권리 및 문화다양성의 논의에 기반하여 문화주류화의 관점을 반영한 개발협력 사업으로 구분할 수 있으나, 그 범주와 명칭은 개별 연구자의 시각과 접근 방식에 따라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다(조계수/정연내 2019, 31).

정보람(2016)은 시기별로 우리나라 문화 분야 개발협력의 발전 과정을 다음과 같이 구분하였다. 1997년부터 국제문화교류를 목적으로 개발협력 사업이 전개되었으며 다른 공여국과 비교할 때, 한국은 ‘한류’로 인한 문화적 특징으로 인해 비교우위를 보였다. 이 시기 문화 분야 개발협력은 개발도상국의 문화적 발전에 기여하기 위한 수단이라기보다 한국의 문화를 홍보하고 국가이미지를 제고하기 위한 정부 주도의 정책적 수단이었다. 이에 따라 문화 분야 개발협력의 개념은 체계적으로 정립되지 못했고 사업의 방향성 역시 한국 중심적 시각에 머무는 한계를 보였다.

문화 분야 개발협력에 대한 담론의 전환은 2010년을 기점으로 이루어졌다. 이 시기 국가 이익의 추구와 이미지의 제고보다 개발도상국의 발전을 촉진하고 문화 분야의 콘텐츠, 정책, 기술지원을 강화하며, 타국에 대한 문화적 이해를 중시하는 관점이 강조되었다(정보람 2016, 20-21). 또한 2011년 문화체육관광부는 ‘콘텐츠산업진흥 시행계획’을 발표하면서 문화 분야 개발협력을 글로벌시장 진출 확대 계획 전략의 일환으로 규정하고, 신시장 개척을 위해 호혜적 기반의 마련을 목표로 콘텐츠 ODA 강화를 주요한 실천 과제로 제시하였다(정보람 2016, 21). 구체적 사례로, 교육과학기술부는 우수한 교육콘텐츠를 선정하고 해당 분야의 교육 전문가를 파견하여 수원국 현지 교사를 대상으로 연수를 진행했으며 인도네시아, 브루나이, 콜롬비아에 정보통신기술(ICT) 활용 교실 인프라를 지원하는 사업을 추진하였다(정보람 2016, 21).

2012년 문화체육관광부는 기존에 진행하던 사업 중 ODA와 관련한 사업들의 명칭을 변경하고, 예산서에 ODA 사업명을 명시함으로써 문화 분야 ODA 사업을 본격적으로 확대했으며, 이에 따라 유네스코협력, 문화동반자사업, 개도국관광발전지원, 저작권보호활동 활성화, 민족문화 계승 기반 구축, 선진도서관 및 미래지향 서비스 환경개선, 문화예술 해외교류 사업 등이 문화 분야 ODA로 분류되었다(정보람 2016, 21-22).

백소연, 박경철(2016)은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국제협력단(KOICA)이 추진하는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의 현황을 분석하였다. 이들은 기존 ODA가 공여국 중심의 일방적 원조에서 벗어나 한 단계 발전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문화주류화 관점에서 수혜국의 문화와 정서를 존중하고, 고유한 문화적 특징을 반영하여 전통을 보전할 수 있는 프로그램 개발의 필요성을 강조하였다(백소연/박경철 2016, 64-65).

비교적 최근 이루어진 연구를 살펴보면, 이성우, 이영유(2021)는 한국 문화 ODA의 확대 필요성을 주장하며, 문화 ODA의 질적 제고와 한국형 ODA 모델의 발전 가능성을 검토하였다. 또한 장지순(2020)은 문화유산과 관련한 다양한 형태의 개발협력을 ‘문화유산 ODA(cultural heritage ODA)’로 정의하고 프랑스, 스페인, 일본 등 문화유산 ODA를 활발하게 추진하는 국가들의 사례를 분석하여 한국 문화유산 ODA에 대한 시사점을 제시하였다.

결론적으로, 한국의 문화 분야 ODA는 문화주류화의 개념이 적용된 사업과 문화 분야와 직접적으로 연관된 사업으로 명확히 구분하기보다 두 범주를 포괄하여 하나의 통합된 개념으로 다루고 있다.

최근에는 개발효과성 개선을 위해 사업의 기획 및 실행 과정에서 문화주류화 개념을 핵심적이며 과정적 요소로 강조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문화체육관광부, 문화재청, 외교부, 한국국제협력단(KOICA) 등 다양한 부처와 기관이 수행하는 사업들은 여전히 문화주류화의 관점보다 문화 분야와 직접적으로 관련되고 있는 사업의 수행에 중점을 두는 경향을 보인다. 이러한 현실을 고려할 때, 한국의 문화 ODA 사업은 SDGs와 연계한 특정 ‘분야’를 중심으로 실행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2. 문화 개발협력에 대한 이론적 논의

문화는 한 사회의 존재 방식을 형성하며 개인과 집단의 정체성을 나타낸다. 또한 사회의 모든 부문을 규정하는 신념, 가치, 관행을 포함하고 있는데, 문화주류화의 관점을 통해 각 사회집단의 특수성과 문화다양성을 존중하고 가치화할 수 있으며, 이는 지속가능발전에 영향을 미친다(AECID 2020, 20). 문화는 개발 정책의 핵심적 이슈로 자리 잡고 있으며, 전통적 삶의 방식, 사회적 관행, 지역 지식의 전수를 통해 지역사회의 삶을 개선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특히, 1990년대 이후 문화 정책은 분권화, 학교 교육 내 전통, 미디어, 예술 및 문화의 통합, 문화 시민권을 통한 소외 계층의 포용이라는 세 가지 축을 중심으로 발전하였다. 이러한 접근은 문화를 단순한 전통적 요소로 한정하는 것이 아닌 지속가능발전과 사회적 포용을 위한 핵심적 요소로 재정립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문화 ODA를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국가는 프랑스, 스페인, 일본 등으로, 이들은 과거 식민지와의 역사적, 문화적, 언어적 연대를 바탕으로 문화 ODA를 지원하였다. 이 국가들은 문화 ODA를 통해 구 식민지 국가들과의 관계를 관리하고, 국제사회에서 자국의 이미지를 제고하는 전략을 전개하였다. 또한, 문화적 차이와 갈등이 심한 지역에서 문화 ODA는 이질적 문화 간의 상호 이해와 소통을 증진하고 평화적 문화의 정착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되었다(이태주 2014, 150).

이러한 배경에서 문화 ODA는 조셉나이(Joseph Nye)의 소프트파워(Soft Power) 이론이나 탈식민주의(Postcolonialism) 이론과 연계하여 공여국의 전략적 수단으로 활용되었다. 소프트파워는 군사력이나 경제력과 같은 하드파워(Hard Power)가 아닌, 한 국가의 문화, 이념, 정치적 매력을 바탕으로 발생하는 설득을 통해 영향력을 행사하는 능력을 의미한다(Kim and Garland 2019, 1255). 문화는 소프트파워의 핵심 요소 중 하나이며 국가의 이미지와 정체성을 형성하는 역할을 하지만, 현실적으로 공여국은 문화 ODA를 공공외교의 일환으로 활용함으로써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이익을 도모하고 국제사회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는 전략을 추진하였다(Alexander 2018). 실례로 일본 대중문화의 성공은 국가가 새로운 개입 분야를 모색하기 위한 시도로 볼 수 있는데, 이러한 의미에서 “문화는 명시적이며 부드러운 방식으로 국가의 이익을 증진하기 위해 관리 가능한 도구로 여겨진다.”(Otmazgin 2012, 54). 특히, 문화 ODA는 학문적 논의를 넘어서 정부의 관리 하, 국가 권력을 모색하는 새로운 수단이었다.

이처럼 소프트파워 이론의 본래 의미와는 다른 시각에서 문화 ODA를 비판하는 입장이 존재한다. 그러나 동시에 문화 ODA는 소프트파워의 주요 원천이자, 정치적 맥락으로부터 독립된 새로운 개발의 모델로 인식된다(Kim 2019, 2061). 이에 따라 공여국은 자국의 문화를 일방적으로 전파하는 방식이 아닌 수원국의 문화적 정체성을 존중하며 상호 협력을 모색하는 방향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또한 문화 ODA는 국가 간 신뢰 구축과 상호 이해 증진, 국가 브랜드 이미지 강화, 지속가능발전 지원 등 다양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한편, 탈식민주의(Postcolonialism) 이론은 식민주의가 남긴 정치적, 경제적, 문화적 유산을 비판적으로 분석하며, 탈식민적 사회에서 지속하는 권력 구조와 불평등을 해체할 필요성을 강조한다. 이 관점은 개발협력을 비판적으로 바라보며 글로벌 거버넌스 체제 내에서 구 식민지 국가들과 선진국 간 권력 불균형이 여전히 지속하고 있음을 지적한다. 즉, 개발협력은 공여국이 수원국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수단으로 역할 할 수 있으며, 경제적, 이념적 압력을 통해 새로운 형태의 식민주의로 작용할 위험성을 내포한다(Kim and Garland 2019, 1252).

이처럼 탈식민주의 관점에서 문화 ODA의 주요 논점은 서구 중심적 개발 담론을 해체하는 데 있다. 기존 개발협력은 서구적 가치를 보편적 발전의 모델로 상정하고 이를 비서구 국가에 적용하는 방식을 취했으나, 이러한 접근은 수원국의 고유한 사회·문화적 맥락을 간과할 수 있는 위험성을 내포한다. 따라서 문화 ODA에서 공여국은 자국의 문화적 우월성을 강조하거나 특정 문화를 발전의 기준으로 고려하는 방식을 지양해야 한다. 또한 문화 ODA가 공여국의 문화적 가치, 언어, 예술 등을 일방적으로 전파하는 수단으로 활용되는 경우, 이는 신식민주의적 형태로 작용할 수 있음을 경계한다.

소프트파워 이론과 탈식민주의 관점에서 제기되는 문화 ODA에 대한 비판적 시각은 한국 문화 ODA의 정책 방향을 고찰하는 데 중요한 통찰을 제공한다. 1990년대 후반부터 한국 정부는 ‘문화적 영토 확장’을 목표로 ‘한류’를 적극적으로 홍보했으며, 이를 통해 한국 대중문화의 국제적 수용성을 확대하고 상대적으로 작은 물리적 영토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하였다(Kim 2019, 2057). 국제사회에서 한국 대중문화에 대한 긍정적 수용성이 강화되면서, 세계 체제 내 반 주변국에 해당했던 한국의 한류는 핵심 국가와 주변 국가 모두에서 소프트파워의 요소 중 하나로 자리 잡았으며 ‘국가적 자부심의 원천’으로 간주했는데 국가 이익의 증진을 위한 전략적 자산으로 고려되면서 정부의 다양한 정책 영역에 영향을 미쳤다(Kim 2019, 2057). 한편, 일본 정부 역시 국가와 문화산업 간 새로운 연결을 모색하며, 일본 문화를 해외에 적극적으로 알리기 위한 활동에 지속적으로 참여하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문화 분야는 국가 개입의 새로운 영역으로 인식되었다(Otmazgin 2012, 51).

앞서 언급한 이론적 논의를 바탕으로 할 때, 문화 개발협력은 서구적 발전 모델을 강요하거나 공여국의 문화를 일방적으로 전파하는 방식이 아닌, 수원국의 문화적 정체성을 강화하고 이들이 문화적 주체로서 자립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향으로 추진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 공여국 주도의 접근 방식을 지양하고 수원국의 역사적, 사회적 맥락을 존중하며, 수원국이 스스로의 정책을 수립하고 운영할 수 있는 구조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이러한 맥락에서, 문화 분야에 국한한 개발협력 사업뿐 아니라, 모든 개발협력 사업의 전반에 걸쳐 문화주류화 관점을 적용하는 접근이 강조된다.

3. 문화주류화와 SDGs의 통합적 접근

문화주류화 관점에서 문화에 대한 접근은 국제사회에서 문화적 권리와 문화다양성에 대한 논의로부터 출발하였다. 문화적 권리는 인권의 필수적 요소이며 모든 개인이 문화적 유산, 가치, 인식을 자유롭게 표현하고 문화적 삶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권리를 의미한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세계지방정부연합(Ciudades y Gobiernos Locales Unidos, CGLU)은 문화권이 자유와 평등을 실현하고 인간 존엄성의 기반을 형성하는데, 문화는 정책의 일관성과 합법성을 보장하는 핵심 요소이며 모든 사람은 자유롭게 자신을 표현하고 문화적 자산에 접근할 수 있으며 가치와 정체성을 확립하면서 문화생활에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CGLU 2015, 18-30).

문화다양성은 다원적이고 다양하며 역동적인 문화적 정체성을 지닌 개인과 집단 간의 조화로운 상호작용을 통해 공존하고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의 권리를 보장하는 것이며, 모든 시민을 포용하고 참여를 촉진하는 정책은 사회적 응집력, 시민사회의 활력, 평화 증진에 기여하는데 이러한 문화적 다원주의는 문화다양성을 반영하는 정책적 표현이다(UNESCO 2002). 또한 문화적, 사회적 지속가능성을 달성하기 위해 젠더, 보건, 경제, 인도적 지원, 환경, 거버넌스 등 모든 활동과 분야에 문화적 관점을 통합하는 것이다(AECID 2020, 19-21). 특히, 불평등을 감소하고 문화적 정체성을 기반으로 보호와 관리를 강조하는데, 이를 위해 공공 관리 정책의 수립, 공공 공간의 활성화 및 민주적 활용, 지속가능한 관광, 시민사회의 참여 및 사회적 혁신의 촉진, 평화적 문화 정착을 위한 가치의 정립 등이 필요하다.

AECID(2020)는 문화다양성을 주류화하는 것은 모든 활동과 분야에 새로운 관점을 통합하는 것이며, 이를 위해 다음과 같은 원칙을 제시하고 있다. 첫째, 문화를 역동적 과정으로 인식하며, 문화 정체성의 관점에서 개인과 지역사회를 고려하는 시각을 강조한다. 둘째, 불평등을 근절하기 위해 문화적 관점을 적용하고 문화적 전통을 내세워 기본 인권을 침해하는 관행을 지양하며, 인권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고 모든 문화를 존중하는 원칙을 추구한다. 셋째, 상호문화성을 사회 구축의 수단이자 목표로 삼으며, 문화유산과 창의적 표현을 포함하여 지역사회의 지속가능발전을 위해 문화와 문화다양성의 기여를 강조한다. 또한 문화상품 및 문화산업이 경제 성장에 기여하는 것뿐 아니라, 개발의 사회적, 문화적 측면을 중시한다.

이처럼 개발협력에서 문화적 요소를 고려하는 것은 단순한 문화 프로그램을 실행하는 것이 아닌 사업의 기획, 실행, 모니터링, 평가의 전 과정에 걸쳐 문화적 요소를 반영하고, 이에 대한 지표를 체계적으로 적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사업 기획의 단계부터 수원국의 적극적 참여를 보장하는 것이며 시민권, 정체성, 공존과 같은 상징적 차원뿐 아니라 고용, 관광, 지역개발과 같은 경제적 차원에서 문화와 관련한 개발협력 프로그램의 성과를 분석하는 것이다.

국제사회에서 문화 정책의 분권화가 강조되면서, 국가 중심의 정책은 지역 중심으로 전환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도시는 문화다양성의 정책을 수립하고 실행하는 새로운 행위 주체로 부상하였다. 세계지방정부연합(CGLU)은 이와 관련한 주제를 다루고 있으며, 이에 따라 UCLG(2018)는 기존에 ‘분야’로 인식되던 SDGs의 세부 목표를 문화주류화의 관점에서 어떻게 접근할 수 있는가에 대해 다음과 같이 분석하고 있다. 특히, 지속가능한 관광, 도시 및 주거, 보건, 생물다양성, 지속가능한 소비와 생산, 교육, 성평등과 같은 주제들은 문화적 관점과 직접적으로 연관되고 있음을 강조한다.

SDG 1은 빈곤층과 취약계층을 위한 사회적 보호 강화, 기본 서비스 접근성 확대, 경제적, 사회적, 환경적 충격 및 재난으로부터의 보호를 목표로 한다. 문화주류화의 관점으로 볼 때, 문화적 서비스는 빈곤층과 취약계층을 위한 기본적 권리로 인식되며, 이를 위해 모든 사람이 문화에 접근할 수 있는 문화 인프라를 확충하고 문화 교육의 기회를 확대하며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하는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을 지원한다. 또한 문화적 표현, 서비스, 상품, 유적지 등은 포용적이고 지속가능한 경제 발전에 기여할 수 있으며, 이러한 분야에 문화적 관점을 통합하고 문화자원과 역량을 지역 경제의 인프라로 활용할 수 있는 접근 시각이 요구된다.

SDGs 2.5에서 지역 전략은 전통 지식과 관습을 포함한 문화적 요소를 통합하는 것이며, 자연 자원의 지속가능한 활용을 위해 전통적 지식과 관행을 보급하기 위한 프로그램의 운영을 목표로 한다. SDGs 3에 의하면, 보건 정책과 프로그램은 지역사회의 문화와 관습에 부합하도록 문화적으로 적합한 방식으로 설계되어야 하며, 의료 시스템과 의료 인력 역시 지역적 특수성을 반영한다. 따라서 보건 및 사회 서비스 인력 양성 프로그램에 지역문화와 관습을 적극적으로 반영한다.

SDGs 4.7에서 교육 프로그램에 문화적 다양성, 언어, 문화적 역할을 강조하고, 지역사회와의 연계성을 고려할 것을 요구한다. 이를 위해 박물관, 문화센터, 극장 등 지역 문화자원을 활용한 비교과 과정과 교육·훈련 프로그램을 통해 예술가 및 문화 전문가를 양성하고, 문화적 역량을 강화하며 적극적 시민 의식을 함양한다. 이처럼 교육과 훈련은 문화권의 필수적 요소로 보장되어야 한다.

SDG 5와 관련하여, 문화 정책은 젠더적 관점을 반영하고 양성평등을 촉진하며, 성차별을 해소하기 위한 문화적 접근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성차별 근절을 위한 대책을 마련하고, 모든 형태의 폭력과 잘못된 관행을 방지하며 여성과 소녀들의 문화 활동 참여를 확대한다. SDG 6에서는 물 부족 문제 및 지속가능한 물 사용과 관련하여, 문화 시설과 행사를 통해 인식을 제고하고 문화적 요소를 고려한 활동을 추진한다. SDG 7에서는 에너지 생산과 소비 패턴에 대한 인식 제고 및 교육 활동에 문화적 측면을 반영하는 것을 강조한다. SDGs 8.3과 8.9에서는 인권의 기준에 부합하는 적절한 노동 조건을 보장하고, 관광 전략에 문화적 요소를 통합한다. 특히, 지역사회 및 문화 생태계와 연계한 관광산업의 모델을 구축하고, 고용 프로그램에 문화적 지식과 기술 및 관련 직업을 포함한다. 이를 위해 문화 전문가와 예술가 간 인력 교류를 활성화하고, 이들에게 적절한 보수와 고용 조건을 보장한다. 또한 지역 개발 전략에는 문화 활동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이를 촉진하기 위한 문화 인프라를 조성하며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참여를 강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러한 문화적 관점은 삶의 질 향상과 사회·경제적 측면에서 긍정적 변화를 유도하며 고용 창출과 관광 이미지의 제고에 기여할 수 있다.

SDG 9는 문화 인프라에 대해 경제적이고 공평한 접근을 보장하며 모든 사람이 문화생활에 참여할 기회를 확대한다. 문화생활은 삶의 질 향상에서 중요한 요소이며 신뢰할 수 있고 지속 가능해야 한다. 이를 위해 미술과 음악학교, 박물관, 문화유산센터, 문화센터, 강당, 도서관 등 다양한 문화 시설과 프로그램을 모든 사람에게 개방한다. SDG 10에서 문화적 참여는 개인의 역량을 강화하고, 나이, 성별, 장애, 인종, 민족, 출신, 종교, 경제적 지위와 관계없이 포용성을 증진하는 역할을 언급한다.

SDGs 11.4와 11.7에 따르면, 유형·무형 문화유산은 지속가능한 지역 발전에 기여하며 도심 내에서 보호되어야 한다. 문화 활동을 촉진하기 위해 녹지와 공공장소를 활용하고, 전통적 건축 기술과 관련한 지식과 자재를 기존 건물의 리노베이션과 신축 설계에 반영한다. 또한 문화유산의 보호를 위한 정책을 도입하고, 이를 위한 인적 역량 구축, 정책 설계, 실행 및 평가 체계를 강화한다. 특히, 도시와 공공 공간은 학습과 탐구의 환경을 제공하며 문화자원과 교육 간의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공식·비공식 교육, 예술 교육의 진흥, 창의적·기술적 능력의 함양, 예술가 및 예술 기관과의 협력 과정에 문화적 관점을 반영한다. 최근 디지털 도구의 활용 등 기술과 지식을 결합한 문화적 접근의 중요성이 강조된다.

SDG 12.b는 지속가능한 환경을 고려한 지역 전통 상품의 소비와 생산의 촉진을 목표로 한다. SDG 13은 문화 활동과 전통 지식을 환경적으로 지속가능한 관행과 연계하고, 기후 변화 인식 제고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이다. SDG 14에서는 일부 문화적 전통이 지속가능한 해양 및 연안 생태계의 보전과 관련되며, 이러한 전통을 인식하고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언급한다. SDG 15는 지구 생태계의 보전을 위한 문화적 요소와 지역 및 전통적 지식을 프로그램과 정책의 기획, 실행, 평가의 과정에 통합하는 것이다. SDGs 16.4, 16.7, 16.10에서, 시민은 문화 정책의 기획, 실행, 평가의 과정에 참여할 수 있으며, 도서관 등 문화 시설을 통한 정보 접근성을 확대하고 평화 증진을 위해 문화적 요소를 통합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마지막으로 SDG 17은 국제, 국가, 지역 전략을 포괄하여 지속가능개발 의제에 문화를 통합하고 문화 관련 이해관계자의 역량 강화를 목표로 한다.

이와 같은 접근 시각은 SDGs에서 문화와 직접적으로 관련한 기존의 세부 목표뿐 아니라, 문화권과 문화다양성의 관점에서 SDGs 각각의 목표에 문화주류화 관점을 적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관점을 개발협력 정책의 기획, 실행, 모니터링, 평가의 전 과정에서 반영함으로써, 모든 개발협력 프로그램에 문화주류화를 실질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수 있다.


Ⅲ. 스페인 국제개발협력기구(AECID)의 문화주류화 정책 및 실행 체계

1. 문화주류화의 정책 방향

문화는 SDGs의 주요 영역인 사회, 경제, 환경의 목표와 더불어, 지속가능개발의 네 번째 핵심 영역으로 고려될 수 있다(Laínez 2022, 6).

본 연구는 AECID가 제시한 문화주류화 실행 체계를 구성하는 네 가지 요소인 조직(Organization), 정책과 가이드라인(Guideline for Action), 자원(Resources), 모니터링(Monitoring)에서 특히, 정책과 가이드라인의 분석에 초점을 두고자 한다. 이는 정책과 가이드라인이 정책결정자와 실무자의 인식과 제도적 변화를 이끌 수 있으며, 사업 발굴과 형성의 단계에서 실질적으로 역할 할 수 있는 핵심적 요소이기 때문이다. 또한 정책과 가이드라인의 수립은 기획의 단계에서부터 문화주류화 사업의 개념을 명확히 정의할 수 있으며 이를 어떻게 적용할 것인가에 대한 구체적 방향성을 제시함으로써, 사업실행과 관련한 제도적 체계의 구축을 위해 핵심적 기반으로 역할 할 수 있다.

스페인 국제개발협력기구(Spanish Agency for International Development Cooperation, AECID)는 정치적, 경제적 측면에서 자국의 영향력을 유지하기 위해 소프트파워의 이론에 근거하여 문화 분야 ODA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특히, 스페인은 문화 외교와 연계한 개발협력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데, 이러한 과정에서 AECID는 문화 분야에 대한 직접적 지원뿐 아니라 수원국의 문화적 권리와 문화다양성의 개념에 기반한 문화주류화 접근 방식을 고려하고 있다. AECID는 2009년부터 2013년까지 유네스코의 문화 개발지표(Culture for Development Indicators, CDIS)를 재정적으로 지원했는데, 22개 지표는 개발 과정에서 문화의 기여를 강조하고 있으며 국가 차원에서 문화 정책의 영향을 입증하는 도구로 역할 하였다(Vlassis 2015, 1652).

스페인의 문화 분야 ODA는 자국과의 역사적 관계와 공통된 문화적 배경을 가진 중남미 지역에 집중되어 있으며, 이는 중남미 국가들이 과거 스페인의 식민지였기 때문이다(Albornoz and García 2012, 66).

스페인은 개발협력을 위한 2차 기본 계획(The Second Master Plan for Spanish Cooperation, 2005-2008)에서 문화를 전략적 부문으로 언급하였다. 2007년 수립한 ‘문화와 개발전략(Estrategia de Cultura y Desarrollo)’에서 문화다양성은 개발협력 전반에 통합하는 주류화의 시각으로 다루어지고 있다(Albornoz and García 2012, 67). 이는 문화가 보조적 차원이 아닌 발전 과정의 일부이며 동시에 사회 구성의 핵심 요소로서 발전을 위한 내적 동력으로 기능할 수 있다는 인식에서 기반하고 있다(Calvo Sastre et al. 2007, 9). 위 전략에서 우선적으로 제시하는 주요 분야는 다음과 같다(AECID 2020, 44-45). 첫째, 문화 관리를 위한 인적 자원의 훈련, 둘째, 문화의 정치적 차원, 셋째, 문화의 경제적 차원, 넷째, 교육과 문화 간 관계 및 상호보완성 강화, 다섯째, 문화유산의 지속가능한 관리, 여섯째, 문화와 커뮤니케이션 간의 관계, 일곱째, 문화적 권리의 인정을 위한 과정의 촉진이다.

이 전략에서 문화 개발협력은 국민의 자유 증진과 개인 및 집단의 기회 확대에 기여하며, 주요 공공 정책과 빈곤 감소 전략을 중심으로 중남미 지역에 대한 구체적 계획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지역 문화산업의 활성화와 문화 부문의 인력 양성을 강조하고 있으며, 중남미 지역이 지닌 문화다양성, 정체성, 언어, 전통의 보호 및 증진을 주요한 목표로 설정하고 있다. 또한 연대, 상호 존중, 주권의 존중, 다양한 지식과 문화에 대한 접근, 문화 간 교류를 기반으로, 중남미라는 문화 공간 내에서 문화상품 및 서비스 부문의 활성화를 추구하고 있다. 이와 같이 ‘문화와 개발전략’은 문화다양성의 관점에서 주류화 방안을 제시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문화를 사회적, 경제적, 환경적 개발과 연계하여 사회적 결속을 강화하는 요소로 활용하고 아울러 협력국의 문화 정책의 수립을 지원하며, 문화 정체성 및 문화유산의 보호를 주요한 목표로 제시하였다.

스페인 개발협력을 위한 4차 기본 계획(2013-2016)의 ‘문화와 개발전략’에서 “스페인의 협력은 모든 사람이 문화생활에 효과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문화적 다양성, 문화 간 대화, 표현과 창조의 자유를 존중한다.”는 원칙을 제시하고 있다(장지순 2020, 201). 또한 이러한 문화주류화 접근 시각을 기반으로 문화 분야 전문가의 역량 강화를 추진하고 있으며, 영화, 미디어, 이벤트, 아카이브, 박물관, 도서관 등 다양한 문화 관련 분야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통해 문화와 개발의 연계성을 강조하고 있다(장지순 2020, 201).

이처럼 스페인의 개발협력은 문화를 지속가능발전의 필수적 요소이자 핵심 동력으로 인식하며, 문화다양성에 대한 보호와 존중을 중요한 원칙으로 강조하는데(Ministerio de Asuntos Exteriores, Unión Europea y Cooperación 2024, 14), 이를 통해 수원국의 문화적 다양성을 보장하는 것을 주요한 목표로 제시하고 있다. 앞서 언급했듯이, 스페인은 문화를 개발협력의 우선적 분야로 고려할 뿐 아니라, 모든 프로그램에 적용하는 범분야적(cross-cutting) 시각으로 다루고 있으며 이는 인권 기반 접근 방식과도 연계되고 있다. 특히, 문화주류화는 문화적으로 적절하고 공평하며 차별 없는 접근 방식을 적용하는 것이며, 다양한 집단에 대해 구체적 목표와 지표를 설정하고 개인과 집단의 문화적 자유와 권리를 확대하는 것이다(AECID 2020, 85).

최근 수립한 스페인 개발협력을 위한 기본 계획(2024-2027)에 따르면, 문화는 경제적, 무형적 차원과 민주적 시민권의 형성에 있어서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필수적 요소로 인식되고 있다. 또한 문화적 다양성의 인정과 존중이 정의롭고 참여적 사회를 실현하고 사회적 응집력을 강화한다고 언급한다(Ministerio de Asuntos Exteriores, Unión Europea y Cooperación 2024). 이에 따라 스페인은 문화와 지속가능개발의 관점에서 문화적 권리 증진, 사회적 혁신 및 양질의 고용을 촉진하는 문화산업 지원, 시민사회의 효과적 참여를 위한 문화 분야 공공 정책의 수립을 주요한 목표로 제시하고, 아울러 국제적 의제 차원에서 포용성, 성평등 및 참여적 거버넌스 분야에 대한 지원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Ministerio de Asuntos Exteriores, Unión Europea y Cooperación 2024).

이러한 배경에서 AECID는 문화 관리 인력 양성과 문화와 개발 간의 연계를 강화하는 프로그램을 중점적으로 추진하였다. 또한 문화의 정치적, 경제적 차원을 고려하는 다양한 사업을 전개하고 있으며, 교육과 문화 간 상호보완적 관계를 반영하는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문화유산의 지속가능한 관리, 개발과 커뮤니케이션 및 언어적 전통의 보호, 문화적 권리에 대한 인식 증진 등을 주요한 사업으로 추진함으로써 문화 분야 ODA의 효과적 활용을 도모하고 있다. 특히, 문화상품과 문화산업은 단순한 경제 성장에 기여하는 것을 넘어서, 문화적, 사회적 측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따라서 스페인은 문화의 경제적 가치뿐 아니라 사회적, 정치적 역할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문화 ODA 정책을 수립했으며 이를 통해 문화 분야의 지속가능발전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이와 같이 스페인은 문화유산의 보존, 관광산업 지원, 인적 자원 양성을 통한 일자리 창출과 소득 증대 등 특정 문화 분야에 대한 지원을 넘어서 개발과 문화 간 연계성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으며 인권의 관점에서 문화적 권리와 문화다양성은 스페인의 개발협력 전략에서 핵심적 기반으로 강조되고 있다(AECID 2020, 43-45).

이처럼 문화다양성은 스페인의 모든 개발 정책에서 주류화의 관점으로 다루어지고 있다. SDGs에서 문화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문화다양성은 글로벌 차원의 주요 이슈로 부상하였다. 문화다양성을 주류화하는 것은 다양한 문화적 집단의 개발 요구를 정책에 반영하고, 각 집단의 문화적 특성과 상호문화성을 존중하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인권의 존중과 평등의 원칙에 기반하여 사회적 배제로 인해 발생하는 불평등 해소에 중점을 두고 있다. 특히, 이주의 과정에서 나타나는 토착민과 소수민족 공동체의 현실에 대해 특별한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AECID 2020, 50).

UN에 의하면 “문화권은 개인과 집단이 다양한 세계관을 발전시키고 표현할 자유를 보호하며, 정체성과 관련한 자유를 포함하기 때문에 인간의 존엄성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데 필수적 요소이다. 문화권은 광범위한 인권 체계의 일부이며 국제적 인권의 기준과 원칙에 근거하는데, 문화권을 통해 문화다양성을 고려한 인권의 보편성 원칙을 보다 깊이 이해할 수 있으며, 나아가 문화권은 개발, 평화, 빈곤 퇴치, 사회적 결속 강화, 개인과 집단 간 상호 이해와 존중을 촉진하기 위해 필요한 도구이다.”(AECID 2020, 126). 과거에는 문화권이 주로 문화상품을 향유 할 권리에 중점을 두어 논의되었으나, 최근에는 개인과 집단 차원에서 자유, 생활 방식, 정체성의 표현에 대한 권리를 포괄하는 보다 확장된 개념으로 이해되고 있으며 문화권은 모든 인권 실현의 기초로써, 문화적 다양성을 반영하고 인간 집단 간의 문화적 차이와 다양한 문화의 공존 및 상호작용을 인정하며 발전의 원동력이자 사회적 응집을 강화하는 수단으로 기능한다(Laínez 2022, 6).

문화적 정체성은 개인과 공동체를 이해하는 개념이며, 문화는 고정된 실체가 아닌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화하는 역동적이고 살아있는 과정인데, 문화적 전통이라는 이유로 개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관행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하며 평등, 존엄성, 상호 존중의 원칙은 모든 문화에 보편적으로 적용되는데, 문화 간 교류는 서로의 문화를 풍요롭게 하는 대화와 경험을 공유하는 과정으로 포용적이고 조화로운 사회를 형성하는 주요한 수단이자 목표이다(AECID 2020, 19). 따라서 문화권과 문화적 다양성은 모든 사회의 필수적 요소이며 지역사회의 지속가능발전에 영향을 미친다.

이처럼 스페인은 문화적 권리와 문화다양성이라는 이론적 개념을 바탕으로 문화의 의미와 영역을 명확히 인식하고, 이를 개발협력 사업에 반영함으로써 보다 효과적인 해결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특히, 문화 간 교류에서 발생하는 역량의 격차와 장애 요인을 분석하여 보다 실효성 있는 개입의 방안을 마련하고자 하며 각 사업의 목표와 활동, 결과 및 지표에 이러한 시각을 적극적으로 반영한다. 이에 사회적, 경제적, 정치적 불평등과 문화적 갈등을 유발하는 요인을 분석하고, 서로 다른 문화적 정체성을 가진 개인과 집단의 참여를 촉진하는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시민사회 내 다양한 네트워크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문화 교류를 위한 역량을 제고한다. 이와 더불어, 문화다양성의 보호와 존중을 위한 역량 강화 활동을 계획하고, 특히 원주민의 문화적 정체성과 문화적 자유를 보호하는 것을 주요한 과제로 제시하고 있는데, 이와 관련된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함으로써 사업 수행의 전 과정에서 이들의 문화적 요소를 존중하고 문화 간 협력을 증진하며 지속가능한 접근 방식을 실현하고자 한다.

2. 문화주류화 접근을 적용하기 위한 사업실행의 체계

AECID는 국가협력전략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분석, 전략 수립, 실행, 모니터링 및 평가 등 각각의 사업 단계별로 다음과 같은 절차를 통해 문화주류화 관점을 적용하고 있다(AECID 2020, 52-61). 첫 번째 단계인 분석에서 문화다양성을 통합하기 위해 수원국에게 필요한 역량을 갖추고 있는가를 확인한다. 수원국이 이러한 역량을 갖추고 있다면, 그 사회를 구성하는 다양한 집단의 행동을 결정하는 가치, 관행, 문화적 특성을 파악한다. 또한 국가 내에 존재하는 문화 집단, 문화 집단 간 권력관계, 문화적 요인으로 인해 발생하는 집단 권리의 침해 사례를 분석하고 국가의 규정, 공공 정책 및 기관 차원에서 특정 문화 집단이 배제되는 요인을 검토한다. 아울러 소외된 집단이 권리를 행사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화적 장벽, 국가 내 다양한 집단의 유형과 무형의 유산, 각 시민단체가 제시하는 인권에 관한 의견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한다.

또한 국가 내 시민단체가 해당 국가의 문화적 다양성을 고려하고 다른 단체와 협력하는지, 다양한 집단을 이해하고 이들과 함께 일한 경험을 인정하는지를 점검한다. 이외에도 시민단체가 다양한 집단의 비전을 포함하고 이를 보장할 수 있는 참여적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있는가를 평가한다. 아울러, 시민단체가 문화적 다양성과 문화 간 접근 방식을 활동의 기본적 원칙으로 채택하는가를 확인한다.

협력국과의 대화에서 협력국 정부가 자국 내의 다양한 문화적 현실을 인식하며 고려하는지 파악하고 원활한 대화를 위한 제도적 체계가 구축되었는가를 확인한다. 이와 함께, 문화 집단의 특성과 상황이 대화의 과정에 적절하게 반영되고 있으며 공공 기관이 개발 계획을 수립할 때, 시민사회, 대학, 민간 부문의 참여를 장려하고 촉진하는가를 평가한다.

국가 및 부문별 개발 계획과 관련하여, 해당 국가가 다양한 문화 집단의 인구 관련 데이터를 검증할 수 있는 도구를 보유하고 있는지, 또한 문화권을 포함한 인권 이행에 관한 통계가 문화 집단별로 분류되어 있는지 파악한다. 또한 원주민과 관련한 특정 지표를 위한 시스템이 구축되어 있는지, 그리고 개발 계획에 다양한 문화 집단의 견해와 관심 사항이 충분히 반영되어 있는가를 확인한다. 이 외에도 국가개발전략에서 문화는 개발을 위한 긍정적이고 중요한 자산으로 인식되고 있으며, 해당 국가가 서명한 문화 다양성과 관련한 국제 조약의 공약 사항이 원주민을 포함한 다양한 집단에 적절히 반영되고 있는지를 평가한다.

외부적 위험의 분석과 관련하여, 자연적, 경제적, 사회적 재해 등 다양한 유형의 위험에 직면하는 경우, 각 문화 집단의 취약성을 차별화된 방식으로 평가할 수 있는 제도적 체계가 마련되어 있는지를 분석한다. 특히, 무력 충돌로 인해 위협받는 문화 집단의 존재 여부와 원주민 및 아프리카계 인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토지 소유권에 대해 잠재적 갈등의 발생 가능성을 확인한다. 또한 자연재해로 인한 위험에 대응하기 위해 지역사회가 전통적 자재, 건축 기법, 토지 경작 시스템 등을 활용하고 있는지를 평가한다. 이와 더불어 지역사회 구성원의 회복력 증진을 위한 신념과 사회적 관계 등 사회적, 심리적 메커니즘과 특정 문화 집단의 유형과 무형 문화유산에 대한 구체적 위협의 존재 여부를 종합적으로 고려한다.

개발효과성의 원칙과 관련하여, 모든 문화 집단이 국가의 의사결정 기관에 어떠한 방식으로 대표되고 있으며 소외된 집단이 존재하는 경우, 이들의 참여를 방해하는 잠재적 장벽이 있는지를 확인한다. 아울러, 시민단체 및 기타 행위자들이 공공 정책의 수립, 실행, 모니터링 과정에서 다양한 문화 집단을 대표하고 있으며 문화 집단별 특성을 고려한 참여적 메커니즘이 효과적으로 적용되었는지를 점검한다.

타 공여국과의 원조조화 측면에서, 공여국 협의체에서 문화다양성에 대한 접근 방식이 고려되고 있으며 타 공여국이 모든 문화 집단, 특히, 취약한 상황에 있는 문화 집단의 통합을 인정하고 지원하는지를 확인한다. 또한 공여국 간 공동 행동이 포용적 사회의 구축에 기여하고 있으며, 문화다양성의 증진을 주도하는 공여국이 존재하는가를 분석한다. 이와 함께 문화다양성을 고려하여 유형 및 무형 유산을 보호하기 위한 특정 지역의 프로그램이 수립되어 있는지를 평가한다.

스페인과의 협력 과정에서 배제된 문화 집단과 협력하며 다문화·문화 간 시민권의 구축을 지원하는 조직이 존재하는지를 파악한다. 또한 문화다양성에 대한 스페인의 접근 방식이 널리 알려져 있으며, 협력 분야에 참여하는 스페인의 조직들이 해당 국가 내 다양한 문화 집단을 업무의 과정에 통합적으로 고려하는가를 확인한다. 아울러, 관련 분야의 전문가들이 해당 국가의 문화 집단 특성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으며, 스페인의 개입이 이러한 특수성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있는지를 분석한다. 이를 위해, 국가 내 모든 문화 집단을 대상으로 역량 강화 활동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다양한 지식이 이러한 역량 강화 활동에 통합적으로 반영되고 해당 국가 내 다양한 문화 집단의 리더들과 구체적 협력관계가 구축되어 있는가를 파악한다.

두 번째 단계인 전략의 수립 과정에서 모든 문화 집단이 권리의 주체로 인정되고 있으며 문화적 관점에서 공평하게 참여할 수 있는 체계가 마련되어 있는지를 확인한다. 또한 전략을 수립할 때 다양한 문화 집단의 개발 우선순위를 고려하고, 해당 국가의 문화적 다양성에 대한 구체적 요구에 대응하여 협력의 수단과 방식이 적절하고 유연하게 설정되었는지를 분석한다. 또한 인권 기반 접근 방식에 따라 국가의 문화다양성을 보호하고 존중하기 위해 영향을 미치는 문화 및 개발 프로그램에 대해 우선순위에 두는 것이 가능한지를 평가한다. 나아가 기술협력이 국가의 문화적 다양성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정치적, 입법적, 사회적 기반을 구축하는 데 기여하는지를 파악한다.

개발 결과의 프레임워크와 관련하여, 의도한 결과가 문화적으로 적절하며 다양한 문화 집단의 요구에 부합하는지, 또한 모든 문화 집단이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하는 데 있어서 장벽을 줄이기 위한 결과가 명확히 정의되어 있는가를 확인한다. 아울러 다양한 수준의 결과가 문화적 다양성의 존중을 우선하는 법적, 사회적 틀을 구축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으며, 문화적 특수성으로 인해 취약성, 차별, 인권침해가 심화하는 상황에 대해 시정 조치가 수립되어 있는가를 파악한다. 나아가, 문화 집단의 유형 및 무형 유산의 구성요소가 보호를 위해 개발 결과의 프레임워크에 통합되어 있는지, 문화적 특수성에 부합하는 개입을 위해 적절한 자원이 배분되어 있는지 확인한다.

지표와 기준선의 설정에서 문화 집단별로 문화다양성에 대한 민감한 정보를 고려한 기준선이 마련되어 있는지 검토한다. 해당 국가 내 모든 집단의 문화적 권리의 이행 정도를 측정할 수 있는 지표가 존재하는지, 문화적으로 관련성 있는 정보를 확보하기 위해 신뢰할 수 있는 출처가 마련되어 있는지를 파악한다. 이 외에도 토착 전통 지식, 문화 집단의 유형과 무형의 문화유산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하기 위한 시스템이 구축되어 있는가를 확인한다.

세 번째 단계인 실행, 모니터링, 평가의 과정에서 문화다양성의 접근 방식에 대해 평가에 참여하는 국가 및 지역기관과 기타 관련 단체의 대표자가 충분한 교육을 받았는지를 확인한다. 또한 문화다양성에 대한 국가적, 지역적 역량의 강화를 위해 자원 배분, 프로젝트 평가 및 의사 결정 과정에서 다양한 단체의 의견과 결정이 반영되고 있는가를 평가한다. 이와 더불어 사용되는 지표가 문화적으로 적절하며, 특정 집단의 문화적 특성으로 인해 차별이 가시화되거나 이를 검증하고 신뢰할 수 있는 출처를 포함하고 있는지 확인한다. 이외에도 해당 지표가 문화 집단별로 분류된 정보를 다루고 있는지, 그리고 지표의 설명에서 문화, 문화 집단, 문화다양성, 다문화주의와 관련된 개념이 명확하게 사용되고 있는가를 점검한다. 마지막으로, 단체의 리더가 지표의 정의와 모니터링 과정을 이해하고 이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제도적 체계가 구성되어 있는지, 그리고 이러한 지표를 통해 문화적 측면이 지역사회의 개발에 미치는 질적 영향을 측정할 수 있는지를 평가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전략을 수립한 이후, AECID는 실행 및 모니터링 과정에서 다음과 같은 사항을 확인하고 있다(AECID 2020, 79-81). 우선 서로 다른 문화 집단 간 이해관계의 상충, 관행, 신앙, 의례, 금기 등이 발견되었는지, 그리고 이러한 요소들이 사업 수행에서 장애 요인이 될 수 있는지를 점검한다. 또한, 다양한 문화 간 대화를 통해 실행 설계의 단계에서 개선점을 반영할 수 있는지를 평가하고 실행의 진행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양적, 질적 정보를 수집한다. 수집한 데이터는 문화 집단별로 분류하여 실행이 집단 간 문화적 관계 및 권력관계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 아울러 초기 진단을 통해 파악한 관련 집단의 문화적 특성과 요구사항에 관한 정보가 여전히 유효한지 점검하고, 모니터링을 위한 제도적 체계가 지역사회에서 사용하는 전통적 정보의 출처를 고려하고 있는지 확인한다. 평가의 단계에서 문화 집단별로 결과를 세분화하여 분석하고, 성과관리 체계가 각 집단의 문화적 특수성을 반영하고 있는지 검토한다.

평가의 단계에서 적절성의 원칙에 따라 해결해야 할 문제와 해당 문화 집단의 특수성 간 관계를 검증하고, 개입이 관련 문화 집단의 특수성을 고려하여 문화적으로 적절하고 공평하며 차별 없이 이루어졌는가를 확인한다. 또한 효과성의 원칙에 따라 결과가 수혜 집단의 우선순위와 개발 모델에 부합하는지 평가하고 문화적 특수성을 반영하지 않는 경우 개입의 과정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를 검토한다. 효율성의 측면에서 모든 문화 집단이 사회문화적 맥락에 적합한 개입을 통해 제공된 제품이나 서비스에 접근할 수 있는지 살펴보며 재정적 기여 여부와 관계없이 개입에 참여한 모든 집단의 기여가 가시적으로 드러나는지를 평가한다.

지속가능성의 측면에서 수혜자 커뮤니티가 개입 결과에 대한 소유권을 가질 수 있도록 문화적으로 적절한 프로세스가 마련되어 있는지를 확인하고, 또한 문화 간 대화를 촉진하기 위한 메커니즘 구축에 개입이 기여하는가를 평가한다. 영향력의 측면에서 개입이 관련 집단의 문화적 정체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았는지를 확인하고, 더 나아가 해당 개입이 집단 간, 문화 간 대화를 활성화하고 공평한 참여와 리더십 강화를 위한 메커니즘의 개선에 기여하는가를 파악한다.

3. 교육 분야에서 문화주류화 관점의 적용 사례

AECID는 교육 분야에서 문화주류화 관점을 통합하여 접근하고 있으며 이를 다음과 같이 제시하고 있다(AECID 2020, 112-113). 우선 프로그램의 식별과 참여의 단계에서 초기 진단 과정을 통해 지역 개발의 문제점, 요구사항, 필요 사항을 포함하여 문화와 고용에 대한 전망을 분석한다. 또한 공공 정책이 교육 과정에서 모국어의 사용을 인정하고, 이를 지원하기 위해 자원이 적절히 배분되었는지 검토한다. 다문화 공동체의 경우, 각 문화 집단의 언어적 다양성이 충분히 인식되고 있으며, 이러한 다양성이 교육 커리큘럼에 반영되며 전통적 교육자 및 지식의 전수자가 교육 기관에 이러한 요소를 통합하여 적용하고 있는가를 확인한다.

목표의 수립 및 결과와 영향의 점검 단계에서 문화 집단들이 의사결정 과정과 교육 기관의 관리에 실질적으로 참여하고 있는지, 학생의 다양성을 고려하여 교육 시스템 내 접근성과 기회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한 포용적 교육이 장려되고 있는지 평가한다. 또한 해당 프로그램은 다양한 문화 집단의 구성원들이 문화적 다양성, 상호문화성, 평화로운 공존의 가치를 교육받을 수 있는 학교 교육과정의 기획에 기여하고 있는지를 확인한다.

실행전략, 이행 및 평가의 단계에서 해당 프로그램이 수혜 대상 집단의 전통적 지식, 관점, 생활 방식, 생산 방법을 교육과정에 적절히 통합하고 있으며 특히, 지식 전달의 전통적 수단이 현대적 교육 환경과 결합하여 학생들이 자신의 문화적 뿌리와 전통을 존중받으면서 글로벌 환경에서 필요한 기술을 습득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지를 확인한다. 또한 프로그램이 모국어와 국가 공용어를 통해 구두 및 서면으로 정보를 전달하는 방식을 장려하는지 검토하는데, 이는 수혜 대상 집단이 정보와 교육에 더욱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한다. 또한 모국어로 교육을 받는 것은 학습자의 이해도를 높이고 그들의 문화적 정체성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 외에도 대상 집단의 모국어와 문화적 특성을 효과적으로 가르칠 수 있도록 교사를 위한 교육과정이 포함되어 있는지, 교육 자료가 대상 집단의 문화적 특성에 맞추어 조정되어 있으며 디지털 리터러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구체적 조치가 마련되어 있는가는 고려해야 할 중요한 요소이다. 이처럼 개발한 교육 자료는 다양한 문화 집단 간 편견을 해소하며 이러한 과정을 통해 문화 간 이해를 증진하고 다문화 사회 내 협력과 상호작용을 촉진한다.

AECID의 문화주류화 관점은 교육 분야에서 핵심적으로 역할하며, 특히 교육은 문화유산과 문화적 표현을 포함하여 보다 넓은 의미의 문화를 이해하고 확산하는 주요한 수단이 되고 있다. 이는 지역사회와의 협력을 통해 지역의 환경, 역량, 가치를 파악하고 교육과정에 정체성, 상호문화성, 문화다양성의 요소를 통합하는 데 중요한 기반을 제공한다. 한편, 유네스코(UNESCO)는 문화다양성과 교육 간의 연관성을 체계적으로 다루는 국제기구이며, 언어적 다양성을 인류 문화유산의 중요한 구성요소로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있다. 또한 학생들이 자신의 언어를 학습 과정에 통합하는 것은 지식의 전달과 기술 개발을 위한 효과적 도구로 간주 된다. 이러한 접근은 학생들에게 자신의 문화와 언어를 인정받고 그 중요성을 인식할 수 있는 교육적 기회를 제공할 뿐 아니라 동시에 교육이 사회적 현실과 지역사회의 정체성 및 문화적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하는데, 이는 소수민족과 언어적으로 소수집단에 중요한 요소이며 자신의 문화적 정체성을 유지하고 강화하는 데 역할한다(AECID 2020, 145).

결론적으로 AECID는 문화다양성을 기반으로 한 문화주류화 관점을 국가협력전략의 수립 단계부터 이행, 모니터링, 평가에 이르는 모든 사업의 과정에 체계적으로 반영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진단의 단계에서 수원국의 문화주류화와 관련한 문제, 문화적 특성, 문화 집단 간 권력관계를 파악하고 문화다양성을 효과적으로 통합하는 데 필요한 수원국의 역량을 분석하여 이를 계획의 수립 과정에 반영하고 구체적 조치를 제시한다. 또한 수원국 정부뿐 아니라 시민사회, 대학, 민간 단체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와의 대화 및 참여를 위한 제도적 체계의 구축 여부를 확인하고, 자연재해와 무력 충돌 등 외부적 위험에 대응하기 위한 제도적, 인적 역량을 분석한다. 이와 더불어, 문화다양성과 문화 권리의 증진을 위해 관련 지표를 수집, 활용할 수 있는 시스템의 구축 상황과 문화주류화를 지원하기 위한 재정적 자원의 할당 여부를 파악하고 있다. 이 외에도 프로그램의 실행과 모니터링 단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화적 특성과 실행을 위한 장애 요인을 식별하고, 다양한 문화 집단 간의 대화를 통해 개선 사항을 반영한다. 마지막으로 관련 데이터의 수집, 출처 및 활용 여부를 점검하여 성과관리 체계가 수원국의 문화적 특수성을 효과적으로 반영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Ⅳ. 결론 및 정책적 시사점

한국은 최근 문화 분야 개발협력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현재 문화 ODA를 주로 지원하는 기관은 문화체육관광부, 문화재청, KOICA가 있으며, 이들 기관은 각각의 특성에 따라 원조의 성격과 유형에서 차이를 보인다. 문화체육관광부는 문화 교육을 통한 역량강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문화재청은 문화재 보전과 관리에 중점을 둔 프로젝트와 역량강화 사업 및 연수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KOICA의 경우, 글로벌 연수 프로그램과 문화유산 보유국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젝트 중심의 사업을 실행하고 있다(이성우/이영유 2021, 211).

이처럼 한국은 초청 연수와 인적 역량강화 사업 등 기술협력 중심의 문화 ODA를 추진해 왔으며 최근에는 프로젝트 지원뿐 아니라 국제기구를 통한 신탁 기금 및 분담금 지원 등 다자성 ODA 지원을 확대하고 있는데 이러한 상황을 고려한다면 현재 문화주류화를 통한 개발협력 사업의 접근에는 한계가 존재한다.

본 연구는 문화 ODA의 개념 정립을 기반으로 문화주류화 관점이 개발협력에 미치는 영향과 실행의 가능성을 모색하기 위해 스페인의 사례를 분석하였다. 특히, 스페인 AECID가 수립한 정책, 실행 체계, 모니터링, 평가 등을 중심으로 문화주류화 전략이 실제 어떻게 사업에 통합되는가를 살펴보고 이를 통해 문화가 기존의 ‘분야’가 아닌 개발협력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주류화의 관점으로 접근할 수 있음을 확인하였다. 특히, 문화주류화 전략을 통해 현지 문화를 어떻게 고려하고 문화적 포용성을 증진할 수 있으며, 수원국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개발효과성을 제고하고 지속가능한 문화 개발협력의 모델을 구축할 수 있는가를 고찰하였다.

그렇다면, 실제 한국이 개발협력 사업에 문화주류화의 관점을 적용하기 위해 어떠한 정책 방향과 정책적 도구, 제도적 체계가 필요할까? 현실적으로 문화주류화는 젠더주류화, 환경주류화와는 달리 국제적 차원에서 본격적으로 논의되거나 이행의 중요성과 책무성이 부여된 핵심적 이슈로 간주하기 어렵다. 또한 앞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문화의 개념은 광범위하고 모호한 특성이 있어 이를 개발협력 사업에 체계적으로 통합하고 적용하기 위해서 다양한 한계가 존재한다.

우선 문화주류화 관점을 본격적으로 적용하기 위해서 개인과 조직 차원에서 문화의 개념과 문화주류화에 대한 인식을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현재와 같이 문화 분야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프로그램을 하나의 독립적 분야로 지원하는 방식을 확대하는 동시에 모든 개발협력 사업의 전반에 문화의 관점을 반영하는 주류화 접근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방식은 문화 분야와 연계한 개발협력 사업을 확대함으로써 정책결정자뿐 아니라 사업의 현장에서 활동하는 실무자의 문화에 대한 이해를 제고하고 문화 개발협력의 필요성에 대해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또한, 문화주류화를 효과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필요한 조직, 정책 방향과 가이드라인을 수립하고, 예산 등 자원의 할당을 포함한 제도적 기반을 구축한다. 아울러 문화주류화 관점을 반영한 사업의 선정과 기획, 모니터링, 평가를 체계화하기 위한 제도의 마련과 이를 수행할 수 있는 관련 인력에 대한 교육과 역량 강화를 위한 프로그램 추진이 요구된다. 이 외에도 본 연구의 사례 국가인 스페인과의 협력뿐 아니라 문화주류화를 추진하는 민간 부문의 관련한 기관들과 네트워크를 구축하여 기술적 전문성을 강화하고 실무적 역량을 제고하기 위해 자문을 지원받거나 공동 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

Castellsagué and Szyszlo(2024)는 실제 개발협력 프로그램을 수행하는 현장 실무자를 대상으로 하는 설문 조사의 내용을 다루고 있다. 즉, 이 연구는 설문 조사를 통해 젠더주류화의 관점을 프로그램에 통합하고 이를 적용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장애 요소를 분석하고 있다. 비록 본 연구가 문화주류화와 직접적으로 관련되지 않지만, 개발협력 사업에 문화주류화 관점을 적용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제약요인에 대해 고찰할 수 있다. 본 연구 결과에 의하면, 실무자들은 젠더에 대한 지식 및 이해의 부족과 이를 실무에 적용하기 위한 기술적 역량의 한계를 주요한 문제점으로 지적했으며, 젠더주류화의 관점을 업무에 효과적으로 구현하는 방법을 정확히 알지 못한다고 응답하였다(Castellsagué and Szyszlo 2024, 1491).

이러한 결과를 통해, 문화주류화를 적용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장애 요인을 파악할 수 있다. 즉, 한국 개발협력 사업에서 문화주류화의 관점을 통합적으로 적용하는 것에 대한 정책결정자 및 실무자의 인식과 경험이 부족하며 그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 역시 충분히 형성되지 않은 상황이다.

문화 개발협력과 관련한 이론적 논의에서 언급했듯이, 문화권과 문화다양성의 개념 및 중요성에 대한 인식은 점차 확대되고 있다. 특히, 문화는 문화 소비 및 문화산업 등과 연계되면서 국가의 경제 및 사회 발전을 위한 핵심적 요소로 인식되고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문화가 경제와 사회 발전에 미치는 영향을 정량적으로 측정하고 가시화하기 위한 통계의 수집과 지표의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다.

국제사회에서 젠더주류화와 환경주류화에 대한 이론적, 실천적 논의는 지속하여 발전하였다. 이에 따라 국내외적으로 이러한 접근법을 실제 개발협력 사업에 적용해야 할 필요성에 대한 논의도 증대되었으며 실제로 젠더주류화와 환경주류화 관점을 반영한 사업은 점차 확대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국제적 규범과 요구가 정착하는 과정에서 기존 관행을 유지하려는 경향과 새로운 변화를 원하지 않는 사회적 저항을 극복해야 했으며, 그 결과 해당 규범과 전략이 실행의 단계에서 완전히 적용되기 어려웠던 한계가 존재하였다.

이처럼 새로운 규범은 정치적, 선언적 수준에서 논의될 수 있으나 실제 이행의 과정에서 명확한 간극과 한계가 발생할 수 있다. 향후 문화주류화 관점을 효과적으로 실행하기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는 다음과 같다. 앞선 연구에서 지적한 바와 같이, 문화와 문화주류화에 대한 지식과 인식의 부족, 그리고 실무자의 기술적 역량 부족을 주요한 장애 요인으로 언급할 수 있다. 따라서 무엇보다 조직 차원에서 문화주류화 정책의 수립과 실행을 위한 공감대의 형성이 필요하며, 실행 단계에서 예산의 지원과 인력 훈련을 강화하고, 제도적 차원에서 모니터링 체계 및 지표의 수립과 같은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결론적으로 문화주류화 전략을 효과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 정책결정자를 대상으로 문화주류화에 대한 인식과 중요성을 알리고 정책의 방향성을 명확히 설정하며 실무자를 위한 구체적 가이드라인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또한 문화주류화 적용의 실제적 효과를 평가할 수 있는 지표를 새롭게 개발하거나 기존 평가지표에 문화주류화 관점을 통합하는 방안을 마련할 수 있다. 실례로 스페인의 사례에서처럼 문화다양성에 초점을 두는 경우 수원국 내 다양한 문화 집단의 문화적 권리 이행의 정도를 평가하고, 신뢰할 수 있는 통계자료의 출처를 확보하며 토착 전통 지식과 문화유산 관련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수집할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되어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아울러 서로 다른 문화 집단 간의 관계를 분석하고 다양한 문화적 표현을 촉진하는 활동을 지원하며, 문화적 권리와 문화적 정체성의 수준을 측정할 수 있는 지표를 개발한다.

본 연구는 문화주류화의 적용이 개발효과성과 어떻게 직접적으로 연관되는지를 실증적으로 분석하지 않았다. 그러나 기존의 문화 ODA가 개발도상국의 문화적 다양성이나 지역의 문화를 고려하기보다 공여국의 외교적, 정치적 목적을 위한 국익 추구의 수단으로 활용되었으며, 국가정책의 의제에서 문화가 우선되지 못했다는 비판적 관점에서 출발하였다(Vlassis 2015, 1658).

국제개발협력은 단순한 물리적, 정치적, 경제적 자원의 이전이 아닌, 경험과 지식, 가치의 공유 및 역량개발과 밀접하게 연관되고 있다는 점에서 문화를 매개로 수원국의 참여를 확대하고 상호작용을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국내에서 본 연구의 주제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학술적 연구는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문화 분야 개발협력의 수요가 확대됨에 따라, 개발협력 사업의 실행 시 문화주류화 전략을 기본적 원칙으로 고려하는 스페인과 같은 전통적 공여국의 사례를 분석하여 정책 및 실행의 차원에서 시사점을 도출하고 적용 가능성을 모색하였다.

따라서 본 연구는 문화주류화의 관점에서 문화 ODA의 이론적 개념과 전략적 접근을 체계화하고자 했으며, 문화다양성과 문화권의 개념을 국제개발협력의 논의에서 중심축으로 확장하기 위해 시도하였다. 그러나 본 주제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초기 연구로서 학술적 측면에서 일정한 한계가 존재한다. 후속 연구에서 문화주류화의 국내적 적용 가능성을 좀 더 구체화하기 위한 사례 분석, 문화 ODA의 성과 평가를 위한 정량적 지표의 개발, 타 공여국과의 비교를 통해 개별 사업을 대상으로 문화주류화 관점을 적용하기 위한 구체적이고 실질적 실행 방안을 제시할 수 있는 심층적 접근이 요구된다.

Acknowledgments

이 논문은 2019년 대한민국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연구임(NRF-2019S1A6A3A02058027).

Notes

1) SDGs 4.7, 8.9, 11.4, 12.b의 세부 내용은 다음을 참조하였다. 임펙트라이브러리, https://impactlibrary.net/entry/UN-SDGs-info(2025.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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