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istina Fernández의 대통령 선거연설문 분석
초록
본 연구는 2015년 퇴임한 아르헨티나 Cristina Fernández 전 대통령의 담화 특성을 비평적 담화분석(Análisis Crítico del Discurso)의 방법론을 중심으로 밝혀내고자 한다. 남성 중심의 힘(poder)의 관계로 형성된 영역에서 ‘여성 정치가’가 직면하는 여러 정치적 상황들을 고려할 때 자신이 의도한 ‘정치적 결과’ 또는 ‘정치적 효과’를 얻어내는데 핵심적인 도구는 ‘언어’이다. 정치인의 언어는 정치적 사고, 정치적 행위 등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따라서 여성 정치인들의 언어사용을 분석하는 것은 그들의 정치적 정체성과 중남미 정치 상황의 변화를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으므로 언어학적인 측면에서 뿐만 아니라 정치학적인 측면에서도 유의미하다고 판단된다. Fernández의 정치 담화를 형식과 내용의 측면에서 그리고 에토스와 감정의 측면에서 분석한 결과 Fernández의 소통 방식과 능력은 정치인으로서 확실한 에토스를 형성하게 했고, 청중을 향한 자신의 ‘이야기’가 강력한 리더쉽을 형성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Abstract
The study on the discursive strategies of Latin American female politicians has gotten attention, not only in linguistics but also in the sciences on politics, due to the growing population of women politicians in the world. This paper examines the discourse of the two speech texts by Cristina Fernández in presidential election campaigns (2007 and 2011) in Argentina. The methodology employed here is the Critical Discourse Analysis, which is considered optimal for the analysis of the political discourse. The result of the analysis shows that Fernandez's words give legitimacy to the ideas that she proposes. And there are notable differences between the two texts; the strategic use of emotional intelligence in the text of 2011 campaign, which is absent in the 2007 one.
Keywords:
Female Language, Discourse Strategies, Political Discourse, Critical Discourse Analysis, Fernández키워드:
여성 언어, 담화 전략, 정치 담화, 비평적 담화분석, 페르난데스Ⅰ. 서론
본 연구의 목적은 2015년 퇴임한 아르헨티나 Cristina Fernández 전 대통령의 담화 특성을 비평적 담화분석(Análisis Crítico del Discurso)의 방법론을 중심으로 밝혀내는 것이다. 전통적으로 남성의 영역이었던 정계에 여성의 참여가 확대되어 가면서 ‘정치’와 ‘언어’ 그리고 ‘젠더(género)’에 대한 학문적인 관심과 관련 연구에 대한 필요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남성 중심의 힘(poder)의 관계로 형성된 영역에서 ‘여성 정치가’가 직면하는 여러 정치적 상황들을 고려할 때 자신이 의도한 정치적 결과 또는 정치적 효과를 얻어내는데 핵심적인 도구는 언어이다. 정치인의 언어는 정치적 사고, 정치적 행위 등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따라서 여성 정치인들의 언어사용을 분석하는 것은 그들의 정치적 정체성과 중남미 정치 상황의 변화를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으므로 언어학적인 측면에서 뿐만 아니라 정치학적인 측면에서도 유의미하다고 판단된다.
정치활동과 언어의 상관관계는 정치인 그리고 정치와 언어를 연구하는 사회과학계와 인문학계의 학자들에게 중요한 주제이다. 학제(學際)적인 측면에서 정치와 언어를 연계개념으로 정립시키기 위해서는 이 두 요소의 상호작용이 필연적이라는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 정치에 있어 언어의 역할이 반드시 필요하다면 언어라는 요소가 배제되었을 때 관철불가능한 정치적인 그 어떤 것이 적시되어야하며 ‘정치언어’의 언어적 측면이 고찰되었을 때 그것의 정치성이 확고하게 언어학적으로 규명되어야 한다(홍윤기 2011, 187). 개념적인 측면 역시 염두에 두어야 하는데 정치와 언어의 상관관계를 정치언어라는 학문적 표제로 접근할 때 우선 논증되어야 하는 것은 ‘정치언어란 무엇인가’이다. 일반적으로 정치언어는 정치에서 사용되는 언어를 뜻하지만 구체적으로 두 가지 의미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정치언어는 정치인들이 정치적 행위를 구현하는데 사용하는 담화를 의미하기도 하고 특수한 정치적 어휘 즉, 의미론적 준거에 따라 구분된 정치 영역에 속하는 어휘에 제한되기도 한다. 우리의 연구 대상은 현실의 정치상황에서 일어나는 여러 정치행위들이 언어로 구현되는 양상인 ‘정치담화(discurso político)’이다. van Dijk(1999, 12)는 정치담화를 ‘정치인들이 정치활동에 사용하는 말’이라고 정의한다.
분석의 대상으로 정치담화의 개념을 확정하려면 ‘담화’의 정의에 대해서 고찰할 필요가 있다. 주지하다시피 담화는 여러 분야에서 다양한 방법론으로 분석이 되는 언어 단위로서 문장 이상의 언어로 이해되며 발화의 연속체로서 그 구조와 유형은 유동적이다. 하지만 정치와 연계된 개념으로 담화를 분석하기 위해서는 기존 언어학 분야와는 다른 접근법이 필요하다. ‘정치’라는 맥락 안에서 생산되는 담화는 텍스트의 어휘, 통사 등에만 집중하여서는 완전한 이해가 불가능하며 담화가 생산되는 사회, 문화적 맥락 속에서 다루어져야하기 때문이다. 이런 측면에서 비평적 담화분석이 제시하는 ‘담화’에 대한 정의와 속성은 ‘정치’와 ‘언어’의 상호작용을 분석하는데 적절하다고 판단된다. Fairclough(2004, 78-79)는 언어 사용을 사회적 관행으로 보고 담화를 ‘텍스트’, ‘담화실행’, ‘사회적 실행’의 세 가지 차원으로 구분한다. van Dijk (2012, 178-179)는 담화를 ‘필기체 및 구어체 언어 사용’이며 다차원적인 사회 현상이라고 정의하고 담화의 영역을 광범위하게 설정하는데 구체적인 대상은 다음과 같다: 언어적 대상(의미 있는 단어나 문장들의 연속체), 사회적 상호 작용의 한 형태(대화), 사회적 실행(강연), 정신적 표상(의미, 정신적 모델, 의견, 지식), 상호작용적 또는 의사소통적 사례나 활동(국회에서의 토론), 문화적 생산물 그리고 경제적 상품(소설)도 ‘담화’의 영역에 포함된다1).
두 번째로 고려할 것은 담화의 ‘상호작용성’과 ‘정치의 영역’이다. van Dijk(1999, 13-14)는 엄격한 의미에서 본다면 정치담화 분석(ADP: Análisis del Discurso Político)의 대상은 텍스트, 텍스트 생산의 주체적인 역할을 하는 정치인들뿐만 아니라 청중 또는 대중, 특정 정치활동에 참여하는 모두를 포함할 수도 있다고 지적한다. 정치인이 발화하는 담화는 수신자가 정해져 있으며 의도한 정치적 효과는 수신자와의 상호작용의 결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조금 더 복잡한 문제는 어디까지를 ‘정치의 영역’으로 이해하고 ‘정치담화’의 범위를 설정할 것인가이다. 정치담화는 제한적 개념과 확장적 개념으로 나누어 이해할 수 있다. 정치담화의 기본 단위는 의회토의, 선거운동, 정당연설 등 제도적인 현장에서 생산되는 텍스트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정치적인 의도(intención política)를 가지고 있거나 정치적인 것(lo político)으로 해석되어질 수 있는 모든 텍스트로 확장된다. 정치와 관련된 발화를 하는 일반시민, 평론가, 시민단체, 언론까지 정치담화의 범주에 포함시킬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van Dijk (2009, 278)는 정치와 관련된 모든 담화가 정치담화가 아니라 정치적 상황에서 정치적 행위를 동반하는 담화만이 정치적일 수 있다고 강조한다. 본 연구에서는 정치담화를 ‘제도적인 정치현장에서 정치인들이 정치적인 것을 구현하기 위해 사용하는 언어’로 제한한다. 또한 ‘정치담화분석’을 특정 정치인(Fernández)이 특정 정치상황(대통령 선거 운동)에서 정치적 의도를 어떻게 정치적 효과로 귀결되게 하는지를 언어학적인 개념과 방법론을 적용하여 분석하는 것으로 이해한다.
1. 선행연구
정치담화에 대한 연구는 담화에 코드화 된 이데올로기적 의미를 바탕으로 이론적 배경과 분석 방법론에 따라 여러 언어 문화권에서 학제적으로 연구되어 왔다. 예를 들어, 광고, 언론, 정책연구 분야에서 정치마케팅이나 선거캠페인에서 사용되는 문구나 구호가 정치인의 이미지 메이킹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들을 수행하고 있고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대중을 설득하는데 사용하는 전략을 밝혀내기 위한 수사학적 분석도 이루어지고 있다. 스페인어권의 연구 동향을 살펴보려면 van Dijk가 편집인으로 2007년부터 발간하고 있는 학술지 Discurso & Sociedad2)을 참고할 수 있는데 다양한 정치적 맥락에서 발화되는 담화에 대한 흥미로운 연구들이 소개된다. 스페인 연구자들의 주요 관심은 ‘의회언어(lenguaje parlamentario)’에 집중되어 있다. 의회 질의에 나타난 의사소통 전략으로서 반복(repetición)과 강조(reiteración)에 대한 분석(Álvarez Benito e Íñigo Mora 2012), 의회 발언 시 완곡 표현(atenuación)을 위해 사용되는 언어 전략에 대한 연구(Márquez Guerrero 2012), 자신의 논지를 공고히 하거나 상대의 논점을 흐리기 위해 인용(cita)이 전략적으로 사용된 예를 분석한 연구(López 2012)등을 꼽을 수 있다. Blas Arroyo(2010)는 1993년부터 2009년까지 스페인에서 개최된 여섯 번의 선거후보자 토론회를 분석하여 ‘질문’의 화용론적 기능을 고찰하였다. 담화분석의 차원에서 ‘질문하기’는 논지를 구성하는데 있어 경계표지(hito)로 쓰여 후보자가 주장을 펼치는데 중요한 기능을 하며 말하기 순서(turno de palabras)를 통제하는데도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중남미 정치담화분석에서는 특정 정치인들의 스피치 스타일이나 의사소통 과정에서 종종 발생하는 말실수나 실언(lapsus linguae)에 대한 연구들에 주목할 수 있다. 2007년 11월 10일 칠레 산티아고에서 개최된 이베로-아메리카 정상회의에서 스페인 국왕 Juan Carlos가 Hugo Chávez에게 강한 어조로 뱉은 “¿Por qué no te callas?(Why don't you shut up?)”는 순식간에 스페인어권의 이슈로 떠올랐다. 이 문장은 한 동안 각종 언론 매체를 장식하며 하나의 ‘현상’이 되었다. Bolívar(2009, 247)는 정치담화 전략 측면에서 보면 이 사건은 Chávez에게 유리하게 작용하는 결과를 낳았다고 주장한다. 중남미에 자본 유치를 추진하는 스페인과 대립각을 세우며 Chávez는 장황한 연설을 이어갔다. 주최 측이 마이크를 꺼버렸음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Zapatero 스페인 총리의 발언을 방해하며 외국자본의 축출에 대한 자신의 주장을 폈고 결국 스페인 국왕이 외교적인 실수를 범하도록 자극하여 세계의 이목을 끌게 되었다. 이 같은 행동은 Chávez의 볼리바르 혁명(revolución bolivariana)주의와 포퓰리즘 담론 즉, 정치적 정체성이 담화적 전략에 의해 표현된 것이라고 Bolívar는 분석한다. 이 외에도 각국 정상들 간의 의사소통에서 발생하는 언어적 마찰 특히 모욕적인 표현(insultos)에 대한 연구(Bolívar 2008)와 대통령 담화의 내재된 거짓말(mentira implícita)을 분석한 연구(Montero 2009)등도 중남미 정치담화 연구가 다각도에서 활발히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여성 정치인들이 어떤 언어전략을 사용하여 자신들의 정치적 정당성을 공고히 하고 주장의 설득력을 높이는지에 대한 스페인어권 학자들의 학문적 문제의식은 여성의 정계 진출 확대라는 정치적 상황과 맞물려 최근 들어 높아지고 있다. 정치적 발언을 할 때 여성이 남성보다 감정적인 표현에 더 의존하는지(Carranza 2012), 여성정치인이 논지구성을 위해 어떤 방식으로 언어예절전략을 활용하는지(Fuentes 2013), 1인칭 주격인칭대명사 yo의 사용 빈도에 젠더요인이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Alcaide 2012)등은 ‘정치’, ‘언어’, ‘젠더’의 상호작용에 대한 학문적 관심을 잘 증명해준다. 여성으로서 최초로 국방부 장관직에 임명된 칠레의 Michell Bachelet(2002년 임명), 아르헨티나의 Nilda Celia Garré(2005년 임명), 스페인의 Carme Chacón(2008년 임명)이 어떤 이미지로 문자화되어 언론에 등장하는지를 분석한 Teruel(2012)의 연구는 정치담화의 직접적인 분석 대신 매체에 투영된 여성 정치인의 정체성을 살펴봄으로써 관련 분야에 새로운 방법론을 제시하기도 한다.
언어학적 관점에서 중남미 여성 대통령들의 담화를 분석한 연구들 가운데 주목할만한 연구는 Bachelet의 정치담화를 분석한 연구논문 세 편(Muñoz 2006, Correa 2012, Herrera, Palacios, Durán, Zapata, Millaleo y Bonnefoy 2013), Fernández의 담화를 단일 분석 대상으로 삼은 논문 네 편(Vitale y Maizels 2011, Maizels 2012, Vitale 2013, Coiutti 2014), 남미 세 여성 대통령-Bachelet, Fernández, Rousseff-의 담화를 비교 분석한 논문 한 편(Vitale 2014), Fernández와 Rousseff를 비교 분석한 논문 한 편(Gómez y Fernandes 2012) 정도이다. Correa(2012)는 Bachelet를 포함한 네 명의 칠레 대통령을 연구 대상으로 선정하였는데, 문헌 조사 결과 대통령의 정치 담화를 세 가지 언어학적 방법론(통사, 의미, 화용)을 적용하여 분석한 유일한 연구이지만 ‘정치’, ‘언어’, ‘젠더’의 상호 작용에 대한 분석은 배제되어 있다. Correa(2012)를 제외한 나머지 연구들은 여성 대통령들의 설득 수사학을 고찰하고 아리스토텔레스의 세 가지 설득 방식 중 에토스(ethos)가 어떤 표현으로 담화에 전략적으로 사용되는지, 어떤 유형의 에토스를 수립하는지를 분석한 연구들이다.
한국 스페인어학 분야의 관련 연구에 대한 문헌 조사 결과, 정치와 언어사이의 관계, 나아가 정치활동과 언어의 인과관계를 규명하는데 ‘젠더’요인이 미치는 영향에 대한 학문적 관심은 아주 없다시피 하다.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에서 제공하는 ‘학술연구정보제공서비스(RISS)’의 검색엔진에 ‘스페인어’, ‘정치’, ‘언어’를 입력하면 학위논문(5건), 국내학술지논문(9건), 단행본(51건), 연구보고서(4건) 등 총 69건이 검색되는데 ‘정치언어’를 제목 혹은 키워드로 수행한 관련 연구는 단 한 건도 없다3). 이러한 현상은 비단 스페인어문학분야에 국한 된 것은 아니다. 홍윤기(2011, 186)는 정치와 언어를 쌍방적 작용소로 하여 형성되는 정치적 현상들이 사회과학과 인문학의 각 분과학문에서 분석되고 있기는 하지만 ‘정치언어’ 또는 ‘정치적 언어’라는 기표로 개념적 합성어를 창출하여 ‘정치언어학’이라는 연구 분야를 창립하지는 못하고 있는 실정이며 한국 사회과학계와 인문학계 전반에 걸쳐 ‘정치에 있어서 언어’에 대한 학문적 문제의식이 낮다고 지적한다. 언어학의 관점에서 볼 때 정치와 언어의 상호작용에 대한 학문적인 접근의 어려움은 정치영역에 나타나는 언어현상을 정치적인 것과 분리하여 독립적으로 다룰 수 있는가하는 의문에 있다. 정치언어의 학문적 개념 정립의 모호함에 더해 과학적인 결과를 도출하는데 한계가 있는 ‘언어와 젠더’라는 요소가 더해지면4) 다루기 쉬운 연구 주제가 아님이 분명하다. 이러한 이유로 관련 연구에 대한 시도가 많지 않았다고 판단된다. 이에 본 연구는 두 번의 대통령 임기를 마치고 최근 정계에 복귀를 한 Cristina Fernández의 연설문을 분석하여 정치담화가 의사소통의 수단으로서, 이데올로기 전달 도구로서 가지는 의의에 대해 고찰해 보고자 한다.
Ⅱ. 연구방법 및 내용
방법론적인 측면에서 우선 언급해야 할 것은 연구대상 선정과 관련된 부분이다. Fernández를 연구대상으로 선정한 것은 중남미 스페인어 권 국가들의 정치사에서 최초로 재선에 성공한 여성 대통령으로서 역사적, 정치적 의의가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이유로 칠레의 Bachelet와 아르헨티나의 Fernández는 중남미 여성 대통령들 중 정치와 관련된 여러 분야의 주요 연구 대상이 되어왔다. 칠레와 아르헨티나 정부는 2000년대 들어서 본격적으로 등장한 라틴아메리카의 좌파 정부들 가운데 하나로 Bachelet 정부는 ‘개혁 좌파’, Fernández 정부는 ‘포퓰리스트 좌파’로 분류된다(김기현 2006, 7). 이 두 대통령은 재선에 성공한 중남미 좌파 정부의 여성 수장이라는 공통점을 제외하고 성장과정, 정치활동, 정치인으로서의 이미지 등 여러 측면에서 차이점을 보인다. 의사 출신으로 칠레 최초의 여성 국방부 장관직을 거쳐 대통령으로 선출된 Bachelet가 차분하고 온화하지만 강인한 여성 지도자의 이미지를 피력하는 한 편, 변호사로 활동하다 정계에 진출한 Fernández는 뛰어난 언변과 화려한 외모로 개성 강한 여성 지도자의 모습을 연출했다. 하지만 남편인 Néstor Kirchner(네스토르 키르치네르)5) 전 대통령의 뒤를 이어 Casa Rosada6)의 주인이 되어 임기를 수행하던 2010년 급작스럽게 Kirchner가 사망하게 되고 그 이후로 3년 동안 상복을 연상케 하는 검은색 의상만 입고 공식 활동을 수행했다. 두 대통령의 초선 캠페인의 특징에 대해 조사한 내용에 근거하면(Gómez y Fernandes 2012, Vitale 2014) Bachelet와 Fernández는 담화를 통해 청자에게 영향력을 행사하는 과정에서도 차이를 보이며 각각 다른 형태로 ‘여성’의 이미지를 전략적으로 이용하였다.
Fernández가 ‘여성 정치인’으로서의 자신을 어떻게 언어로 만들어 가는가를 분석하기 위한 연구방법을 구상한 후 ‘연설문’을 분석의 대상으로 선정하였다. 정치인들의 정치적 행위 중 대표적인 공식 활동이 바로 연설이다. 연설은 정치적인 맥락 안에서 실현되기 전에 철저한 준비가 필요한 담화이기 때문에 연설문은 호칭, 논지의 정리, 동의, 반대, 설득, 합의에 이르는 과정을 구체적으로 살펴보기에 적절한 자료이다. 정치담화의 하위분류에 속하는 연설문은 문어와 구어의 특징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 연설은 구어적인 서술을 통해 문어적인 표현을 전달하는 행위로서 구어로 전달되는 발화 상황이지만 자신의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고도의 전략을 응집시켜 미리 준비한 ‘대본’ 즉, 텍스트에 억양, 표정, 몸짓언어 등의 ‘효과’를 입혀 청중에게 자신의 의견을 전달한다. 여러 종류의 연설 중 본 연구자의 관심을 끄는 것은 선거 캠페인 기간 동안의 연설이다.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는 이유와 필요에 대해 전체 유권자에게 설명하고 인정을 받기 위한 수단으로서 ‘제도적인 정치현장에서 정치인들이 정치적인 것을 구현하기 위해 사용하는 언어’를 분석하기에 적절한 자료이기 때문이다.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하여 Fernández가 어떠한 전략을 사용하는지를 살펴보고 그런 전략들이 언어로 실현되는 양상을 분석하기 위해 2007년, 2011년 아르헨티나 대통령 선거 출마 연설문, 선거 운동 마감 연설문을 분석의 대상으로 삼았다:
- - 2007년 대통령 선거 출마 연설7): Teatro Argentino, La Plata, 7월 19일,
- - 2007년 대통령 선거 운동 마감 연설8): La Matanza, Buenos Aires, 10월 25일,
- - 2011년 대통령 선거 출마 연설9): Casa Rosada, Buenos Aires, 6월 21일,
- - 2011년 대통령 선거 운동 마감 연설10): Teatro Coliseo, Buenos Aires, 10월 19일.
2007년 첫 대선 출마 연설문부터 현재까지 Fernández의 모든 담화문은 공식 홈페이지에서 열람할 수 있다.11) 텍스트를 통해서 분석할 수 있는 언어적 메시지 외에 표정, 몸짓언어, 시선처리, 억양, 쉬어가기 등 비언어적 메시지를 텍스트 해석의 참고 자료로 사용하기 위해 연설 동영상도 분석 대상에 포함시킨다.
1. 정치담화의 비평적 분석
‘정치담화분석’은 정치학자들이 주의를 기울이지 않거나 포착하지 못하는 것들을 보완하는 의미에서, 정치가 이루어지게 하는 다양한 종류의 담화의 모습이나, 이런 정치 담화의 생성 및 해석 과정을 언어학적 측면에서 분석하는 분야이다(이원표 2015, 22-23). 정치담화 텍스트를 언어학적으로 분석하는데 비평적 담화분석(Análisis Crítico del Discurso)12)에 주목하게 된 것은 언어의 사용을 사회적 실행으로 인식하기 때문이다. 물론 언어 철학이나 화행 이론(Austin 1971, Searle 1979), 화용론(Levinson 1983)도 언어 사용을 사회적 행위로 보고 있지만 비평적 담화분석은 언어학의 기술적인 분석(análisis descriptivo)의 한계를 사회문화적 분석을 통해 극복할 수 있도록 한다. 이런 이유로 정치적인 것과 언어적인 것 사이에서 중립적인 관점으로 텍스트를 해석하고 분석 대상들의 스피치 스타일의 특징을 밝히는데 효과적인 방법론13)이라 판단했다. 담화의 비평적 분석 분야는 Fairclough와 van Dijk에 의해 주도되었기 때문에 본 연구의 핵심 이론 및 방법론인 비평적 담화분석의 주요 내용은 두 학자의 주장을 중심으로 전개하겠다.
비평적 담화분석은 텍스트의 사회적 실행을 이념(ideología)과 권력(poder)의 관점에서 분석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언어를 ‘사회적 사실(hecho social/social fact)’로 인식하고 사회적, 인지적 측면이 문법 구조에 투영되어 있다고 보며 Halliday(1994)의 기능문법에 이론적 바탕을 둔다. ‘정치’와 ‘이념’은 문법에 의해 구성된 것으로 이해하는 관점에서 언어를 분석하는 것이 바로 정치담화의 ‘비평적’ 분석이다(Wilson 2001, 781). 여기에서 ‘비평적(crítico)’이라는 용어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다양한 종류의 담화들은 사실 담화 생산자의 의도와 목적에 따른 언어의 조작적 사용의 결과이며 ‘진실 혹은 사실’로 받아들여지던 여러 정보들이 전략적 언어 사용으로 왜곡된 형태로 전달된 것일 수 있다는 것을 체계적으로 증명하는 것이 담화의 ‘비평적’ 분석이다. 하지만 정치담화의 비평적 접근 방식은 언어 사용에 대한 분석을 정치화 시킨다는 우려를 낳는다. 또한 특정 권력 집단이 자신들에게 유리한 이념을 확산시키기 위해 언어를 오남용한다는 가정을 확인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언어학적 분석도구를 이용한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Wilson 2001, 781). 이러한 비판에 대해 van Dijk(2001, 469)는 ‘권력/힘(poder)’의 종류는 다양하며 언어의 사회적 실행 차원에서의 권력이 반드시 부정적인 속성을 지니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한다. 예를 들어, 정치 외에도 대중매체, 교육, 과학의 영역에서 생산되는 모든 담화는 그 자체가 권력 행사의 기본적인 자질을 가진다는 것이다. 기자, 교육자, 작가, 변호사, 과학자 등의 엘리트 집단은 특정 정보에 접근 할 수 있는 특권을 가지고 있고 그 정보는 이들을 통해서 대중에게 전달되기 때문에 이 같은 맥락에서 생산된 담화는 통제(control) 되었다고 본다(van Dijk 2009, 36). 따라서 담화를 ‘통제’하는 권한을 가지는 사람 또는 집단은 ‘권력’을 가진 것이다.
이러한 권력 집단이 정치에 해당될 때는 ‘비평적’의 부정적인 속성이 두드러진다. 대부분의 정치담화의 비평적 분석은 ‘정치언어는 이념 조작을 위한 도구’이며 ‘정치적 표상(representación política)은 불순한 목적을 가지는 사회적 행위의 한 형태’라는 관점에서 출발하기 때문이다(Fairclough 2001, van Dijk 1999, 2009). Fairclough(2012, 1)는 정치담화의 분석은 실천적 논증 분석에 중점을 두어야 하며 텍스트의 고립적인 자질보다 전체 텍스트의 포괄적 속성 그리고 표현 자체가 아니라 행위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한 사회문화적인 것과 텍스트적인 것 사이의 연결이 ‘담화 관행’에 의해 만들어진 간접적인 것이라고 파악한다(Fairclough 2004, 86). 텍스트적인 것, 사회문화적인 것 그리고 텍스트와 사회문화적 관행사이를 중재하는 것이 담화 관행이라고 이해하고 의사소통 사례를 비평적 담화분석의 차원에서 분석하기 위한 이론틀을 제시하는데 이는 담화 관행을 사회문화적 틀 안에서 파악하고 담화 관행 차원에 텍스트의 생산, 소비 등 다양한 측면들을 포함시킨다는 의미이다(Fairclough 2001, 2004).
언급한대로 텍스트를 통해 전달되는 의미와 의도가 해석이 되기 위해서는 단순히 기호적인 측면을 넘어선 ‘담화’와 ‘사회/문화’를 연결해 줄 고리가 필요하다. 비평적 담화분석의 방법론은 언어 사용에 대한 비언어적 요소들의 작용을 고려하여 텍스트의 정확한 해석이 가능하도록 한다. 이러한 연결 고리는 바로 담화가 생산되는 사회 구성원들이 공유하고 있는 지식, 예를 들어, 언어에 대한 지식, 그들이 거주하는 자연 및 사회적 세계에 대한(정신적 표상, 가치, 믿음, 가정)에 대한 지식 등이며 Fairclough(2001)는 이를 ‘구성원들의 자원(MR: member´s resources)14)’이라고 일컫는다. van Dijk(2009, 149-179)의 비평적 담화분석 틀은 담화의 생산과 이해를 가능하게 하는 과정을 사회 심리와 사회 관행에 초점을 맞추어 분석하기 때문에 인지 지향적이다. van Dijk (2009)는 담화와 사회의 연결 관계를 인지적 관점에서 접근하여 ‘맥락모델(modelo cognitivo)’을 제안한다. 특정 발화문이 어떻게 생산되고 해석되어지는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인지적인 해석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특히 언어와 사회 사이의 변증법적 관계가 조정(mediación)이 되는 매개체를 ‘사회적 인지(cognición social)’라는 개념으로 설명한다. van Dijk의 ‘사회적 인지’는 Fairclough의 ‘구성원들의 자원’과 유사한 것으로 특정 공동체의 구성원들이 공유하는 믿음이나 지식, 가치, 규범, 이념 등을(van Dijk 2009, 251-253) 의미한다.
van Dijk는 사회적 영향력 혹은 권력을 재생하는데 담화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 어떤 형태로 개입하는지를 파악하기 위해 비평적 담화분석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이를 위해 담화를 두 가지 차원-담화 생산자의 차원과 담화 분석 구조의 차원-에서 미시구조(micronivel)와 거시구조(macronivel)로 나눈다(van Dijk 2009, 154). 사회 구조를 기준으로 일반 사회구성원이 담화 생산자일 경우 미시구조로, 사회 권력과 관련이 있는 제도적 기관이나 단체일 경우 거시구조로 분류한다. 담화 분석 차원에서 주제(tópico)는 텍스트의 전반적 조직과 관련이 있으므로 거시구조로 분석하여야 하고, 텍스트의 통사, 어휘, 수사적 기술 등에 관한 분석은 미시구조 안에서 파악되어야 한다고 설명한다. 이러한 분류방식은 정치인이 특정한 의도를 가지고 정치적 효과를 얻어 내기 위해 주제를 선정하고 그 주제에 적합한 언어를 선별하여 전략적으로 사용하는 양상을 조직적으로 분석하는데 도움이 된다. 또한 정치담화가 어떤 형태로 인지되어 청중들의 반응과 행동에 영향을 끼치려고 하는지를 밝혀낼 수 있도록 한다. 담화의 주제가 명시적으로 표현되는지 아닌지, 수신자에게 접근하는 전략은 어떠한지, 특정 어휘의 선택이 내포하는 의미는 무엇인지 등을 언어학적 관점에서 분석한 내용을 사회적 맥락과 연결하여 언어표현의 이면에 존재하는 정치인의 정체성 파악이 가능하다. van Dijk가 이와 같은 이론틀을 제시한 것에 대해 Fairclough(2004, 46)는 ‘강력한 통합적 이론틀’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담화의 사회적 관계, 정체성, 언어의 대인적 기능에는 관심이 없으며 텍스트의 언어학적 분석에만 치우친다고 지적한다.
여기서 본 연구의 목적과 관련하여 중요한 것은 대통령 선거 운동 연설문의 내용 유형, 화용적 특성(화행, 인칭대명사의 사용, 에토스의 수립 등)을 분석하는 것이기 때문에 van Dijk의 방법론이 연구를 수행하는데 더 적합하다는 것이다. Fairclough(2001) 역시 담화 텍스트를 미시, 중시, 거시로 나누어 분석하는 삼단계 구조를 제안한 바 있다. 미시차원의 분석은 van Dijk의 모델과 유사하며 거시차원은 상호텍스트적 이해에 조금 더 집중한다. 그러나 Fairclough(2004, 89) 스스로가 지적한대로 상호텍스트 즉, 사회문화적 지식에 의존하는 것은 언어학적 분석의 객관성을 흐리게 할 수도 있다. van Dijk의 이단계 분석 구조도 사회 심리와 사회 관행을 고려하지만 텍스트의 언어학적 분석에 더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덧붙여, 텍스트의 생산, 분배, 소비 등 담화실천 과정을 파악하는 Fairclough 이론의 중시단계는 언어학적 방법론에 중심을 두는 본 연구의 분석 의도를 벗어난다. 따라서 본 연구는 van Dijk의 비평적 담화분석 이론을 적용하여 정치담화 분석을 시도하였다.
우선 거시차원에서 연설문에 나타난 주제(tópico)를 분류하여 담화의 전반적인 구조를 파악한다. 대통령 후보로서 자신의 적합성 혹은 당위성을 피력하기 위해 어떤 주제들로 논지를 구성하는지를 분석하는 것은 언어학적 분석에서 오는 한계를 극복하여 정치담화의 통합적인 해석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작업이다. 미시차원에서는 연설문의 화용적 특성에 대해 논의한다. 정치 담화를 화용적 관점에서 분석한다는 것은 화행, 인칭대명사의 사용, 에토스의 수립에 대한 논의를 통해 다층적인 분석을 시도한다는 의미이다. 다양한 언어 전략을 사용하여 자신의 정치적인 이미지를 형성하는 과정은 정치인의 담화 특성을 연구하는데 중요한 부분이므로 연설문에 나타나는 에토스 즉, 청중의 관심과 신뢰를 얻기 위해 화자가 사용하는 설득 방식을 분석하여 정치담화의 수사적 자질도 고찰할 것이다.
Ⅲ. 분석 내용
2007년, 2011년 아르헨티나 대통령 선거 캠페인과 관련된 자료 조사 과정에서 흥미로웠던 점은 Fernández에 대한 언론과 대중의 관심이다. 강한 개성과 카리스마로 의원 시절부터 주목을 받아 왔기 때문에 Fernández의 말, 행동, 외모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대중매체를 통해 제시되었다. 특히 Fernández의 언변은 정치인 나아가 대통령으로서 리더쉽 형성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변호사이자 정치인인 Vilma Ibarra는 2007년부터 2011년까지 Fernández와 함께 의원활동을 한 개인적인 경험을 토대로 Fernández의 담화를 분석하였다15). Ibarra(2015, 11)는 오랜 기간 동안 아르헨티나의 정치 이슈는 단 하나, Fernández라고 지적하면서 텔레비전, 라디오, 일간지, 블로그, SNS에는 Fernández를 옹호하거나 비판하는 의견들로 넘쳐난다고 주장한다. 아르헨티나 전 대통령의 정치 활동의 핵심은 ‘말(palabra)’이며 “Fernández가 말을 하면 모두가 Fernández에 대해 말한다(Cristina habla y todos hablan de Cristina)”고 덧붙인다(Ibarra 2015, 12).
대통령의 담화가 정치적, 비정치적 반응을 지속적으로 이끌어 내며 사회적인 현상이 되는 것은 유례가 드문 일이라고 볼 수 있다16). Néstor Kirchner의 재임 기간 동안에도 상원의원활동을 이어 간 Fernández는 자신은 ‘primera dama’가 아니라 ‘primera ciudadana’라고 소개하며 남편의 성(姓) 대신 결혼 전 성인 Fernández로 정치 활동을 한다. 두 번의 대통령 선거 캠페인은 정치마케팅 분야의 주요 분석 대상이 되었는데 2007년 1차 투표에서 Kirchner가 얻은 득표율의 두 배가 넘는 45%17)로 2차 투표 없이 선거의 승리를 확정지었고 2011년 중남미에서 최초로 재선에 성공한 여성 대통령이 된 Fernández는 53%18)의 득표율을 기록하였기 때문이다. 1983년 군사독재정권 종식 후 역대 대통령 선거 중 가장 높은 득표율이다. Fernández는 정치인으로서 상징성 특히 이미지의 중요성(estética del poder)19)에 대해 잘 알고 있었으며 이를 조직적이고 일관성 있게 선거에 활용하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지나치게 외모에 집착한다는 비난 여론과 함께 페론주의(peronismo)의 신파적인 요소에 대한 우려가 있기도 했는데 특히 남편 사망 후 치르게 된 2011년 선거에서 이런 측면이 두드러짐을 알 수 있다. Fernández의 담화 스타일은 기존 여성 리더들과 구분되며 중남미 정치담화 분석 분야의 관심 연구 대상이다. 자료 분석의 결과는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누어 논의하고자 한다. 우선 거시적 차원에서 연설문의 중심 주제와 핵심 가치를 살펴보고 미시적 차원의 담화 전략으로 논의를 이어간 후 2007년과 2011년 연설문의 비교 분석 결과를 제시하겠다.
1. 전문적이고 열정적인 여성 정치인
Fernández의 선거연설문은 세 가지 키워드로 정리 된다: ‘전문적인 정치인’, ‘열정적인 정치인’, ‘여성 정치인’.
Política experta
2007년 대통령 선거 출마 연설문은 정치인으로서의 전문성 부각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정치 경력 20년의 Fernández이지만 Kirchner의 권력을 승계, 보존하기 위해 출마한다는 비판에 맞서기 위해 전문성을 강조하는 담화 전략에 집중한다. 경제 분야의 기술적인 용어(valor agregado, matriz de acumulación diversificada, condiciones macroeconómicas, superávit fiscal primario, superávit comercial, cambio competitivo, reservas suficientes)와 통계 자료의 빈번한 사용이 대표적인 예이다:
“En esos momentos, ese pequeño pueblito del sur santafecino, tenía uno de los índices de desocupación más altos del país, casi un 30%. Hace 2 días fuimos a inaugurar una muestra de máquinas agrícolas ganaderas, Metalmecánica, hoy la desocupación en Las Parejas es de 0 % y falta gente para trabajar.”(2007년 대통령 선거 출마 연설)
“Y quiero utilizar un ej(sic) excelente, que dio el gobernador Obeid, ese día, cuando comparó lo que producía, cuál era el ingreso de 1 tonelada de granos, también rico es el sur santafecino como productor de granos, y cuánto producía 1 tonelada de esos fierros argentinos a los que se les incorporan tecnología y valor agregado. 1 tonelada de grano, U$A 300; 1 tonelada de valor de trabajo argentino, incorporado trabajo industrial, U$A 10.000. Los U$A 9.700 son salarios de argentinos, es trabajo argentino, es valor agregado argentino.” (2007년 대통령 선거 출마 연설)
Fernández의 담화에 있어 전문가 에토스는 통계 자료의 구체적인 인용으로 형성되기도 하지만 간접적인 형태로 수치(數値)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완성되기도 한다. “No quiero en el día de hoy venir a hablar de cifras(통계 수치를 나열하러 이 자리에 온 것은 아니다).”라는 문장이 두 번 반복되는 것은 역설적으로 수(數) 즉, Kirchner 정부 성과에 대한 강조를 함과 동시에 이런 성과를 자신이 이어가겠다는 메시지 전달의 수단이 된다:
“No quiero en el día de hoy venir a hablar de cifras, ya vamos a tener tiempo de hacerlo de aquí al 28 de octubre, ya, por otra parte, las conocen y las viven muchísimos argentinos, la disminución de la desocupación, el desendeudamiento,el crecimiento de la actividad económica, de las fuentes de trabajo, de las exportaciones. Números fríos, pero que en lo concreto significan una incorporación a la vida de millones de argentinos que se habían caído y estaban de la mano de Dios definitivamente. No quiero venir a hablarles de cifras, quiero hablarles de lo que considero las 3 construcciones basales, casi fundacionales de estos 4 años y sobre las que vamos a construir la Argentina que viene, la Argentina del bicentenario. Sobre esas 3 construcciones quiero hablarles esta tarde en esta mi querida Ciudad de La Plata.” (2007년 대통령 선거 출마 연설)
“Los indicadores sociales así lo demuestran y al que no le gusten los indicadores sociales, los(sic) invito a que vean cómo la gente ha vuelto a consumir.” (2007년 대통령 선거 출마 연설)
또한 전문적인 지식과 역량을 갖춘 후보자라는 사실을 전달하기 위해 선생님이 학생에게 지식을 전달하며 계몽하는 형태의 담화 형식을 취하는데 이는 청중과의 수직적인 관계를 설정하게 된다. 연설문에 등장하는 동사들의 화행 이론에 따른 분석으로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Austin(1971)의 발화수반력(fuerza ilocucionaria) 분류에 따르면 평서발화(acto expositivo)는 견해를 상세히 설명하고 논의를 전개하며 지시를 명확히 하는 화행이다. afirmo, identifico, corrijo, defino, analizo, ejemplifico, destaco20)와 같은 동사들이 해당되고 평서발화의 핵심은 이유, 논의, 의사소통을 분명히 하는 것이다. Searle(1979)은 화자가 청자에게 표현된 명제의 진리치에 대해 단언하는 화행을 표본발화(acto representativo)로 분류하는데 Austin의 평서발화와 발화행위 목적이 일치한다. 이러한 형태의 발화는 논지를 확립해가며 자신의 의견을 전하는 토론이나 설명을 위한 의사소통에 주로 사용된다. 아래의 내용은 Fernández가 생각하는 ‘calidad institucional’에 대한 설명이지만 담화 마지막 부분의 significar 동사의 사용은 설명이라기보다 정의(definición)를 내리는 것에 가깝다:
“La calidad institucional no solo es responsabilidad de un gobierno, es responsabilidad también de la oposición y en el sector privado también, esa calidad institucional se expresa en sus empresarios, en sus dirigentes sociales, en las empresas periodísticas. Calidad institucional en todos los mostradores y a todas las puntas, no de un solo lado. Esto es lo que significa la profundización de ese estado democrático y constitucional.” (2007년 대통령 선거 출마 연설)
자신이 구상하는 경제 정책에 대해 설명을 할 때는 definir 동사를 직접적으로 사용하여 이러한 전략을 극대화하기도 하고 ser동사를 사용하여 노동의 정의를 내리기도 한다:
“Y este modelo de construcción económica y social que defino como un modelo de acumulación y de inclusión social, es la contracara de la economía y modelo de transferencia de recursos y riquezas que opero durante el modelo neoliberal de los años 90: acumulación contra transferencia.” (2007년 대통령 선거 출마 연설)
“Trabajar es dignificar la condición de cada uno de los argentinos.” (2007년 대통령 선거 운동 마감 연설)
Fernández의 담화에서는 “¿Qué quiere decir esto?”, “¿Qué significa esto?”와 같은 다음성적 질문(preguntas polifónicas)의 빈번한 사용을 관찰할 수 있다. Ducrot과 Anscombre(1983)에 의해 발전된 다음성 이론(Teoría de la polifonía)은 화행 이론의 발화수반행위(또는 언표내적행위: acto ilocucionario)와 결부된 개념으로서 발화문 내에는 한 사람의 소리(voz)가 아니라 여러 사람의 소리가 포함되어 있을 수 있다는 내용을 포함한다. Ducrot(1984)에 따르면 다음성적 질문(preguntas polifónicas)은 답을 알지 못하는 청자의 입장에서 화자가 대신하여 질문을 던지고 이에 대한 답을 설명하는 형태로 수업 시간에 선생님이 주로 사용한다. 교육자의 이미지가 부각되는 담화 특징은 자신의 전문 분야인 법에 대한 주제를 다룰 때 특히 두드러진다. 헌법과 관련된 입법자와 야당의 역할에 대해 긴 설명을 이어간 후 헌법에 대한 수업을 하려는 것이 아니었다고 강조한다:
“No pretendo dar esta tarde una lección de Derecho Constitucional, pero simplemente quiero hablar de cuestiones que tienen que ver con la calidad institucional en serio de un país.” (2007년 대통령 선거 출마 연설)
1976년 군부 집권에서 시작되어 1990년대 메넴 정권까지 이어진 신자유주의 경제정책에 대한 비판 후에도 유사한 형태의 담화 전략이 이어진다:
“Esto que puede sonar a un intento de clase de Economía, no tiene nada que ver con eso, es simplemente tratar de explicarles a todos los argentinos, a todas las argentinas cuál es la razón por la cual han descendido drásticamente los índices de desocupación, cómo hemos podido desendeudarnos, cómo hemos podido otorgar mejoras salariales, cómo ha podido mejorarse la situación de los jubilados, cómo hemos podido desembarazarnos del Fondo Monetario Internacional.” (2007년 대통령 선거 출마 연설)
분석 대상에 포함된 네 개의 연설문 가운데 전문적인 정치인으로서의 능력에 대한 설득을 하기 위한 담화 전략은 2007년 대통령 선거 출마 연설에서 두드러진다. 연합 당내(Frente para la Victoria) 경선 없이 후보자가 된 후 남편의 권력 승계 수단으로서의 이미지를 바꾸는 것이 첫 선거의 핵심이었기 때문에 설득의 강력한 수단인 에토스 전략이 두드러진다. 에토스는 자신을 믿어도 좋을 사람으로 연설에 담아내는 연사의 성품이며 에토스의 구성 요소는 설득 화행의 공신력 즉, 전문성, 신뢰성, 수신자에 의도에 상응하는 것이다(백미숙 2006). Fernández의 교육자적 에토스는 2010년 10월 27일 Néstor Kirchner 사망 이전까지 거의 모든 연설에서 관찰되는 담화 특징이지만(Vitale y Maizels 2011, Maizels 2012, Vitale 2013) 첫 대통령 선거 캠페인에서는 전문적이고 교육자적인 에토스 전략이 보다 집중적으로 사용된 것으로 분석된다.
Política con pasión
Fernández 담화의 또 다른 특징은 바로 연사의 열정이 언어적, 비언어적 요소를 통해 청중에게 강하게 전달된다는 것이다. 연구 대상에 포함된 연설을 비롯한 다수의 연설을 동영상 자료로 분석하면 목소리 톤, 시선 처리, 몸짓 언어 등에서 이러한 특징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Fernández의 정치에 대한 열정은 텍스트 곳곳에 전략적으로 배치된 언어적 요소들을 통해 스스로를 영웅화하고 있다는 해석을 유도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대통령 후보로서 자신의 에토스를 정치적 사명감과 연결시키는데 이는 청중과 차별화되는 사람이라는 이미지를 형성하게 되어 담화 참여자 사이의 수직관계를 형성하도록 한다:
“Porque quiero decirles algo a todos: yo siempre supe lo que tenía que hacer y lo que debía hacer; lo supe, inclusive, el 28 de octubre en este mismo lugar. No lo supe de inteligente ni de ambiciosa, lo supe cuando miles y miles, que pasaron por aquí a despedirlo por última vez, me gritaban fuerza Cristina. Y hoy todavía, cada vez más, ese fuerza Cristina, siempre supe, porque siempre he tenido un alto sentido de responsabilidad política, histórica y personal respecto de lo que debía hacer.” (2011년 대통령 선거 출마 연설)
2007년 대통령 선거 운동 마감 연설은 당시 대통령이자 남편인 Kirchner의 정치 행보에 대한 서사적 서술로 시작된다:
“En un día como hoy un hombre, que venía del sur, junto a su compañera de toda la vida, venía a contarles a todos los argentinos desde aquí, desde este lugar los sueños que teníamos, soñábamos con un país en donde el trabajo volviera a ser el gran organizador de la familia, de los hombres y las mujeres, teníamos el sueño de volver a recuperar la dignidad de tantos millones de argentinos, que todos los días se levantabany no tenían a dónde ir, pocas cosas más indignantes y humillantes que perder la dignidad del trabajo. Junto a ese trabajo se había ido también la familia y muchos de los valores que conforman a nuestra sociedad.”
Kirchner가 영웅적 서사 구조의 주인공으로 설정되어 있지만 곧 이야기의 주어는 1인칭 주격인칭대명사 복수 형태로 바뀐다. 대통령과 자신을 ‘nosotros’로 표현하며 동일시하는 전략을 통해 Kirchner 정부의 성공 스토리의 주인공 중 한 사람으로 자신을 위치시킨다. 이어지는 단락들에서 반복적으로 이 같은 담화 전략이 나타난다: “Veníamos también con el sueño de derribar los muros de la impunidad...”, “Veníamos con el sueño de que nuestros viejos...”. 이 연설에서 두드러지는 어휘소는 ‘sueño’로 총 12번 등장한다. sueño의 반복적인 사용은 정치인으로서의 사명감과 열정이 서사적 효과로 극대화되어 청중에게 전달되도록 하기 위한 전략이다.
위 예들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Fernández의 연설문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내러티브이다. Ibarra(2015, 12)는 Fernández에게 있어 정치는 지지자들을 향한 ‘이야기(relato)’이며 이야기 속의 내용이 바로 정치인으로서 본인에 대한 역사의 기록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주장한다. 다시 말해, 자신이 만들고 싶은 이야기를 담화를 통해 남기는 것이 Fernández의 정치 활동의 중심이 되는 것이다(Ibarra 2015, 13). 이렇듯 서사적 서술을 통해 에토스를 설정하고 그것을 청중에게 전달하는 일에 집중하는 Fernández의 담화에 자주 등장하는 아르헨티나의 역사적 인물은 바로 Eva Perón이다:
“La televisión argentina tuvo en su primera transmisión el discurso de Eva Perón, 17 de octubre de 1951. Ahí Evita pronunció aquella famosa frase aunque deje jirones de mi vida en el camino y también allí confirmó lo que le había dicho al país un 31 de agosto cuando ratificó que no iba a acompañar al general Perón en la fórmula para las elecciones del año 52.” (2011년 대통령 선거 출마 연설)
중남미 여성 대통령들 담화의 핵심적인 요소로서 젠더가 활용되는 양상을 분석한 Valenzuela(2013, 7)는 Fernández가 Eva Perón의 여성 정치인으로서의 영웅적인 모습을 자신과 동일시하는 예를 소개한다:
“Con la Eva con que me siento identificada es la Eva Perón del rodete y el puño crispado frente al micrófono. No con la Eva milagrosa con la que sí se identificaba más mi madre, la Eva del Teatro Colón, el hada buena que había llegado con Perón a repartir el trabajo, el derecho al voto [...]” (El País, 26 de julio de 200721))
또한 Fernández는 Eva Perón의 화려하고 아름다운 이미지를 모방하기 위해서 자신의 외모를 관리하는데 상당한 시간과 재원을 들이는 것으로도 유명한데 자신의 대중적 이미지를 Eva Perón으로 각인시키려 한다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Fernández의 정치 담화와 여성성(女性性)에 대해서는 ‘여성 정치인’으로서의 모습에 대한 분석에서 이어가도록 하겠다.
Mujer política
정치 활동과 젠더 요인의 상관관계에 대한 연구 결과들에 따르면 여성 정치인들은 젠더를 전략적으로 이용하기 시작했는데 전통적인 여성의 속성(공감 능력, 배려, 친밀감 등)이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뿐 아니라 지금까지 남성 정치인들이 중심이 되어 이끌어 온 것과는 다른 새로운 정치를 할 것이라는 기대를 이끌어 내는 효과를 만들어 내기 때문이다(Valenzuela 2013, 3). Fernández의 경우 여성성(女性性)의 전략적 사용이 특히 두드러진다. 2007년 선거에서는 Kirchner 후계자로서의 입지를 강조하여 유권자들의 신뢰를 얻어야만 했지만 동시에 여성 정치가로서의 상징성에 대한 유권자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독립적인 정치인으로서의 이미지 역시 만들어가야 했다. 이를 위해 Fernández가 선택한 전략은 바로 여성성(女性性)의 강조이다. 2011년 선거에서는 ‘남편을 잃고 혼자가 된 여자(viuda)’의 모습을 강조하여 선거를 승리로 이끌게 된다.
정치인으로서 특히 대통령 선거 후보로서 여성이라는 점을 전략적으로 이용하기 위해 “nosotras, las mujeres”, “mis compañeras de género”, “mis hermanas de género”와 같은 1인칭 복수 인칭 직시(deixis)를 사용해서 여성 유권자들의 공감을 얻어 낸다. 또한 직접적이고 강한 어조로 여성성을 강조하기도 한다:
“Estamos preparadas biológicamente para soportar el dolor, formadas culturalmente para enfrentar la adversidad. Todas sabemos que la vida es difícil, pero cuando se es mujer es mucho más difícil todavía, en la profesión, en la política, en la empresa, en el trabajo, en todo siempre es más difícil.” (2007년 대통령 선거 출마 연설)
“Permítanme, quiero recurrir a mis compañeras de género, a las mujeres, formadoras de valores, la primera formadora de valores junto a su hijo.” (2007년 대통령 선거 출마 연설)
위 연설 내용은 여성들의 생물학적인 특징에 호소하는 전략이라고 볼 수 있다. ‘dolor’는 출산의 고통을 의미하고 여성 특히 어머니는 강하다는 메시지를 통해 후보자로서의 자질에 대한 설득을 하고 있다. 하지만, 여성성을 강조함에 있어 분열 혹은 반감을 조장할 수 있는 극단적인 표현이나 발언을 자제하며 직접적인 언급으로 이런 가능성을 차단시키기도 한다:
“Uds. saben que nunca he concebido al género como un espacio de confrontación, lo considero ridículo eso, yo creo en el espacio del género como en un espacio dearticulación y cooperación del otro. Ya la vida es demasiado dura y difícil como para buscar en quien es el compañero, casi un contrincante. Nunca he concebido al género en estos términos, pero permítanme decirles que las mujeres tenemos algunas aptitudes diferentes, propias, no mejores ni peores, propias, diferentes.” (2007년 대통령 선거 출마 연설)
또한 젠더에 대한 언급을 하기 전에는 항상 성(性) 대립을 원치 않는다고 명시적으로 밝히거나 청중의 양해를 먼저 구한다:
“Permítanme, quiero recurrir a mis compañeras de género”, “Uds. saben que nunca he concebido al género como un espacio de confrontación, lo considero ridículo eso”, “discúlpenme un planteo de género”, “Discúlpenme con la cuestión del género”.
선거 운동의 공식적인 시작의 의미가 강한 출마 연설문에서 사회에서의 남성과 여성의 역할 나아가 자신의 남성관을 명확하게 전달하기도 한다:
“No es casualidad que luego, cuando los desaparecidos eran los desaparecidos sociales, hayan sido mayoría los hogares con mujeres solas al frente de las jefaturas del hogar, porque los hombres se habían ido. Pero también quiero decir algo, esos millones de mujeres que han quedado solas al frente de sus familias, no es porque el hombre que se fue era malo, es la miseria lo que ha disuelto muchas veces a la familia en la República Argentina, el hombre está preparado culturalmente para proveer, para mantener, para proteger. Cuando queda sin trabajo se quiebra culturalmente, y entonces se va.” (2007년 대통령 선거 출마 연설)
아르헨티나 정치사에서 여성의 역할이 두드러졌음에도(Isabel Perón, Eva Perón, Madres de Plaza de Mayo) 불구하고 ‘여성’ 대통령 후보자로서의 에토스 형성에는 신중함을 기하고 있는데 이는 Fernández의 젠더에 대한 기본적인 인식에 기초한다. 언론과의 인터뷰, 관련 기사들을 살펴보면 Fernández와 여성 단체들과의 관계는 매끄럽지 못했고 자신은 여성의 권리를 위한 사회 운동에 대한 신뢰가 없을 뿐 아니라 페미니스트도 아니라는 사실을 분명히 한다. Fernández는 여성 정치인들의 소명은 여성들을 위해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경제, 사회, 입법과 관련된 활동을 남성 정치인들과 동등하게 하는 것이라고 늘 강조했고 실제로 Kirchner정부에서부터 Fernández의 두 번의 집권 기간 동안 여성 문제가 직접적으로 다루어진 적은 없다(Ibarra 2015, 325).
2. Fernández, La sucesora vs. Fernández, La viuda
지금까지 살펴 본 Fernández의 담화 특징은 2007년 연설문에서 집중적으로 관찰된다. 2011년 재선 연설문의 내용은 Néstor Kirchner의 사망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따라서 두 선거는 ‘후계자 Fernández’와 ‘남편을 잃은 Fernández’로 구분지어 이해할 수 있다. 본 절에서는 후계자로서 이미지 설정에 사용된 담화 전략을 간략하게 정리한 후 남편의 사망이 어떤 형태로 담화에 구성되어 재선 승리에 영향을 미치게 되는지를 중점적으로 살펴보겠다.
Fernández, La sucesora
2007년 대통령 선거 출마 연설은 다양한 담화 전략이 연사의 스타일대로 응집되어 있다. 독립적인 정치인으로서의 자신의 전문성을 부각해야 하지만 Kirchner 정부의 성과와 높은 지지율로부터 자신을 분리시키기도 어려운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연설문 분석 결과를 종합적으로 살펴보면 카리스마와 언변으로 난제를 극복하여 선거에 유리한 담화를 구성했다고 판단된다.
‘후계자’로서의 자신의 이미지를 강조하는 전략에서 주목할 만한 것은 직시이다. 담화에서 Fernández는 Kirchner를 직, 간접적으로 총 여섯 차례 지시하는데 인칭 직시와 사회적 직시가 동시에 사용된다: “Presidente Kirchner”, “Presidente”, “este Presidente”, “Ud. Presidente”. 이 가운데 Ud. Presidente가 세 차례 나타난다. 인칭 직시로 선거 출마 연설에 Kirchner를 적극적인 담화 참여자로 개입시키고 사회적 직시로 자신과 남편의 관계를 명확히 설정함으로써 후계자로서 자신의 위치를 각인시키는 것이다.
또한 위기의 아르헨티나를 변화시킨 Kirchner 정부 성과에 대한 강조로 연설을 시작함으로서 권력 승계의 당위성에 대한 배경을 설정한다:
“Había cuestionamientos al rumbo que habíamos emprendido. Un Presidente con apenas el 22 % de los votos–no me voy a cansar nunca de repetirlo-, más desocupados que votos, en un momento de la Argentina en el que parecía que el país se nos desintegraba en las manos y a 2 años de comenzar esta gesta, había cuestionamientos al rumbo: derechos humanos, relaciones de Estado y mercados, cómo se posicionaban los poderes del Estado frente a los poderes de la economía, cómo construíamos un proyecto en el que volviera a ser el pueblo el eje central. Había cuestionamientos, casi jaque mates que pedían para este Presidente y desde aquí, convocamos a millones de Bonaerenses para incorporar a la Provincia a ese proyecto.” (2007 대통령 선거 출마 연설)
Fernández, La viuda
Fernández의 에토스는 Kirchner의 사망으로 전환점을 맞게 된다. 자신의 성격을 드러내는 강하고 경쟁적인 어조, 객관적인 정보를 주제로 구성되던 담화는 인간적인 면모에 집중되어 있다. 2011년 대통령 선거 출마 연설 및 선거 운동 마감 연설에서는 남편을 잃은 여인으로서의 슬픔과 자식들에 대한 애틋함을 여과 없이 솔직하게 유권자에게 전한다. 특히 “además de Presidenta soy mujer y soy mamá, que no se olvide nadie”는 재선 출마 연설의 핵심이 되는 내용이다:
“Yo, en realidad, como todos los saben, porque además lo comunicamos públicamente, este fin de semana, que fue el Día del Padre, porque además de Presidenta soy mujer y soy mamá, que no se olvide nadie... Este fin de semana fui a acompañar en el primer Día del Padre, una cosa tan simple y tan sencilla que creo que no necesita de psicólogos ni de médicos, a mi hijo y no a pensar qué iba a decidir.” (2011년 대통령 선거 출마 연설)
“Gracias, muchas gracias, muy buenas tardes a todos ya todas; háganmela fácil muchachos, por favor: es un día muy especial y quiero porque seguramente no quiero olvidarme de agradecerles, en este año tan particular, que me tocó vivir como Presidenta y como mujer, quiero agradecerle a los millones y millones de argentinos que a lo largo y a lo ancho del país, en cada uno de los lugares a los que iba, en cada escuela que se inauguraba, encada fábrica que visitaba porque se abría me decían: ¡Fuerza Cristina, y no aflojes! Gracias, muchas gracias a todos.” (2011년 대통령 선거 출마 연설)
“Gracias también a mis dos hijos: a Florencia y a Máximo, sin los cuales hubiera sido imposible seguir. Perdónenme pero yo sé que él está en todas partes, pero en ellos dos está más que en ninguna otra.” (2011년 대통령 선거 운동 마감 연설)
선거 운동 기간 내내 검은 상복을 입고 남편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국민들이 그를 기억하게 하고 상실의 슬픔을 공유하게끔 유도한다. Teatro Argentino에서 출마 연설을 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Casa Rosada에서 열린 디지털 미디어 센터의 개원 행사에서 공식적으로 출마를 선언하였다. 이 때 Fernández는 Kirchner와 자신에게 정치적으로 중요한 장소인 Teatro Argentino에서의 추억을 소재로 감성적인 발언을 이어간다:
“La verdad que también quiero agradecer a los compañeros, a los amigos –ahí lo tengo a Kunkel en penitencia-y a las amigas que sé que reservaron porque decían por allí que me iba apresentar en el Teatro Argentino. Yo sé que los que lo hicieron, lo hicieroncon mucho cariño y afecto, algunos pensaban que era por cábala. [...] La verdad que me costaría estar en el Teatro Argentino. Tal vez cuando pase un tiempo pueda volver, pero me costaría estar en el Teatro Argentino, levantar la vista y no encontrarlo. Porque, aunque ustedes no lo crean, cuando hablábamos los dos ante auditorios o ante actos, obviamente uno habla para comunicar sus ideas a los que están allí y a la sociedad, pero entre los dos siempre hablábamos un poco cada uno y, enseguida, buscábamos la mirada de aprobación en el otro sobre lo que habíamos dicho. Natural después de casi 36años de militar juntos; es también algo inigualable. Por eso, tal vez, me cueste un poco más de tiempo ir al Teatro Argentino, seguramente vamos a poder volver, pero por ahora busquemos otro lugar, con menos carga emotiva y menos carga emocional porque, además, ese lugar va a ser de él.” (2011년 대통령 선거 출마 연설)
Fernández는 자신의 감정을 표출하여 청중으로부터 강력한 동기 부여 효과를 이끌어내는데 뛰어나다. 2011년 선거 캠페인의 슬로건은 ‘La Fuerza de Cristina’이다. 이 슬로건은 Néstor Kirchner의 장례식에서 Fernández에게 국민들이 조의를 표할 때 사용한 ‘fuerza Cristina’를 활용한 것이다:
“[...] lo supe cuando miles y miles, que pasaron por aquí a despedirlo por última vez, me gritaban fuerza Cristina. Y hoy todavía, cada vez más, ese fuerza Cristina [...]” (2011년 대통령 선거 출마 연설)
정서 지능(inteligencia emocional)은 Mayer & Salovery(1990)에 의해 개념화 된 것으로 감정이 전달하는 정보를 처리하는 능력을 의미한다. 자신과 타인의 감정을 확인하고 그 차이를 인지한 결과로 얻어진 정보를 자신의 생각이나 행동에 적용하는 능력이라고 이해할 수 있다. 이를 선거 운동에 적용하면 정서 지능 지수가 높은 후보자는 유권자들의 감정과 정서에 대한 이해도가 높기 때문에 경쟁력 있는 장점들을 만들어내고 활용하여 선거를 승리로 이끌 확률이 높다고 볼 수 있다. 이런 측면에서 Fernández의 재선 캠페인은 유권자의 동정을 이끌어내는데 주력한 간단, 명료하지만 확실한 결과를 만들어낸 효과적인 캠페인이다. 하지만 담화가 생산된 맥락을 참고하면 Fernández가 Kirchner의 사망을 ‘전략적으로 이용하였다’기 보다 Kirchner의 사망이 아르헨티나의 정치적 상황에 영향을 미쳤고 이는 다시 Fernández의 정치적 결정에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고 ‘객관적으로 이해22)’하는 것이 적절하다. 2011년 선거에서는 Kirchner가 다시 출마할 것이라는 의견과 당시 20%대까지 하락했던 Fernández의 지지율이 그녀의 정치적 생명의 끝을 예고한다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Kirchner의 사망으로 Partido Justicialista는 다음 선거를 준비할 비중 있는 인물의 부재, 야당은 라이벌 즉, Kirchnerismo에 대한 비판의 중심 대상의 부재에 각각 부딪히게 된다. 따라서 야당은 현재 대통령직에 있는 ‘남편을 잃은 여인’에 대한 공격을 이어나갈 것인가 아니면 핵심 전략(Kirchner 부부와 그들의 정책에 대한 비판)을 포기할 것인가의 선택을 해야 하는 정치적 상황에 놓이게 되었다. 이러한 상황을 Fernández는 효과적으로 캠페인에 이용하였다. 그 결과 유권자들은 지난 집권 기간 동안의 과오나 부정적인 면면들보다 감정적으로 Fernández의 슬픔에 공감하게 되었고 이것이 득표로 연결되어 선거에 유리하게 작용하였다고 분석된다.
Ⅳ. 결론
본 연구에서는 Fernández의 정치 담화를 형식과 내용의 측면에서 그리고 에토스와 감정의 측면에서 분석하였다. Fernández의 소통 방식과 능력은 정치인으로서 확실한 에토스를 형성하게 했고, 청중을 향한 자신의 ‘이야기’가 강력한 리더쉽을 형성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은 분명하다. Fernández의 정치력은 정치적 비전을 제시하고 알리며 그것을 실행하도록 만드는 ‘말의 힘’에서 나온다고 볼 수 있다. 연구의 주요 목적 가운데 하나는 Fernández의 담화 특징을 잘 나타내는 원형적인 언어 자료를 제시하여 해당 분야에 실증적 연구 데이터를 제공하는 것이다. 앞서 지적한대로, 관련 주제에 대한 국내 스페인어학 분야의 학술적 논의가 활발하지 않기 때문에 정보가 부족한 실정이기 때문이다. 연구 대상에 대한 객관적인 자료(텍스트와 정치, 사회, 문화에 관한 문헌 지식)에 의존하기 때문에 인지적이고 직관적인 해석과정에 있어 한계가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지만 연구자가 속한 언어문화권의 정치담화를 비평적 관점에서 분석할 경우 개입될 수 있는 ‘주관성’이 배제될 수도 있기 때문에 본 연구의 분석 결과는 나름의 의미를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변화하는 세계의 정치 상황 즉, 여성의 정치 참여 확대라는 현실과 그들의 소통 방식에 대한 관심이 높은 점을 감안하면 스페인어 권 여성 지도자들의 담화 전략에 대한 연구 결과를 제공하는 것에 본 연구의 의의를 둘 수 있을 것이다.
Acknowledgments
This work was supported by the National Research Foundation of Korea Grant funded by the Korean Government (NRF-2015S1A5A80143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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