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브라질 조직문화 간 의사소통 상황에서 이(異)문화 간 상호인식 실태 조사
초록
이 연구는 한국-브라질 비즈니스 조직문화 환경에서 양국 간에 존재하는 상호간 인식의 차이를 분석하기 위해 브라질 현지에서 근무하고 있는 한국인과 브라질사람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와 현지조사를 통해 이루어졌다. 설문조사의 내용은 한국-브라질 비즈니스에서 조직문화의 중요성 및 조직문화를 구성하고 있는 세부적 항목을 중심으로 하여 구성되었다. 설문조사 분석결과, 한국-브라질 문화 간 비즈니스 의사소통에 있어 갈등을 유발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영역들이 발견되었다. 사실상 가치관이 다른 문화 집단 간에 발생할 수 있는 갈등은 본질적으로 피하기 어렵기 때문에 우선적으로 어떤 요소에서 그리고 무슨 과정을 거쳐 발생하는가를 먼저 파악할 필요가 있다. 이런 진단적 차원에서 이번 연구의 의의를 가지며, 상호인식 실태를 통한 갈등요인 진단이 해당국 언어·문화와 현지의 실제적 지식을 교육하는 대학 교육 및 기업의 주재원 파견에 필요한 사전교육에 중요한 내용으로 활용될 수 있는 가능성이 또 다른 하나의 성과라 할 수 있다.
Abstract
This study was conducted through an online survey and field surveys of Korean and Brazilian workers working in Brazil to analyze the differences in perception of communication culture between Korean and Brazilian. To this purpose, it was essential to understand the concepts of intercultural communication before taking up this research. The contents of the questionnaire consisted of the details of organizational culture in Korean and Brazilian business environment on organization. The collected data were analyzed by grouping them into several categories on the basis of intercultural communication theories. As a result of the survey analysis, uncertainty resulting from ignorance of the mutual recognition of people in the two cultures is likely to give rise to an internal conflict between Korean and Brazilian employees in the two cultures working in the same workplace, creating overgeneralization, excessive simplification, feeling of superiority based on ethnocentrism, and impair effective intercultural communication. In conclusion, this article shows that intercultural communicating education is inevitably necessary in a foreign language and area studies education in order to improve the effective communication ability between people different cultures.
Keywords:
Intercultural Communication, Uncertainty Reduction Theory, Brazil, Organizational Culture, Conflict Management키워드:
문화 간 커뮤니케이션, 불확실성 감소이론, 브라질, 조직문화, 갈등관리Ⅰ. 서론
1. 연구의 필요성과 목적
오늘날 직면하고 있는 저성장 보호주의 시대에는 해외진출을 통한 글로벌화의 중요성이 더 부각된다. 미국과 중국으로 대변하는 G2의 신보호주의 정책은 우리기업들이 글로벌 가치사슬(Global Value Chain, GVC)1)을 확장할 시장다변화를 모색하게 만들고 있다. 다양한 글로벌화 방법 중에서 특히 신흥국 해외직접투자를 통한 경쟁력 확보가 요구된다. 이재혁(2015)에 따르면, 2025년에는 중남미를 포함한 신흥시장에서의 소비가 30조 달러에 육박하면서 전 세계 소비의 반을 차지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브라질은 경제규모, 영토크기, 인구규모면에서 세계 5위 수준으로 주변 10개국과 국경을 마주하고 있어 중남미 시장 진출의 전략적 요충지로 활용도가 높아 전 세계의 관심이 지속적으로 높아져 왔다(권기수 외 2011).
KOTRA 글로벌 마켓 리포트(2017)에 따르면, 저성장 보호주의 시대 해외진출 전략은 성장 위주에서 ‘수익성 중심’으로 진출국 내수시장 공략을 위한 ‘현지화’ 및 ‘상생협력’으로 전환될 필요성이 시사되고 있다. 따라서 지금까지 북미-유럽-아시아로 집중되었던 가치사슬의 확장을 위한 시장다변화가 당면 과제라면, 상존하는 기회와 위협요인을 잘 파악해서 적절한 진출 및 지속발전 가능한 현지화전략 수립에 필요한 실무적인 이슈에 관심을 기울이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러한 당면한 과제의 시급성에 비해 브라질 진출을 준비하거나 기 진출한 우리 기업들이 여러 가지 관점에서 실무적으로 참고할 만한 연구는 그 필요성과 진출 역사에도 불구하고 아직 미약한 편이다.
2006년에 브라질 상파울루무역관이 브라질에 진출한 한국기업 37개사를 대상으로 21개사 응답, 설문 회수율 56.76%의 결과를 바탕으로 「브라질 투자기업 경영실태 분석 보고서」를 낸 바 있다. 조사 결과, 브라질에서 활동하는 한국기업이 겪는 ‘브라질 코스트’로 ‘복잡한 조세제도’, ‘세관 및 통관정책’, ‘환율불안’, ‘비효율적인 관료주의 관행’, ‘고용 및 노무관리’를 지적했다. 그 중 우리가 관심을 두는 고용관리 상의 애로 사항으로 임금 및 부대비용에 대한 부담, 전문직과 기술직 숙련공 구인난, 해고된 현지인 근로자 문제, 언어소통의 어려움이 조사되었고, 인력관리 측면에서 애로사항은 근로자들의 책임의식 부족, 안일한 근무태도, 작업능력부족, 연장근무 회피 등이 조사됐다. 조사 대상자인 한국인 주재원들이 모두 브라질 현지 실정법에 능통하거나 언어소통의 문제 등으로 현지문화를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편향된 정보가 증식되는 위험이 상존한다. 이런 부정적인 시각은 항상 감정의 충돌과 고정관념을 배출한다. 배출된 고정관념은 확대 재생산되어 예측불가의 상황을 낳을 수 있는 악순환의 고리로 작동한다. 다시 말해서, 언어뿐만 아니라 주재국과 주재국 국민들에 대해 간단한(혹은 편향된) 약식교육을 받은 주재원은 현지어를 통한 현지인과의 원활한 의사소통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자기문화 중심적 사고(혹은 도식화된 글로벌 시각)에서 생각과 판단을 내릴 수밖에 없는 현실에 놓여 있는 것이다. 문제는 바로 이곳에 있다. 인간의 합리성을 전제로 현실과 동떨어진 현지에 대한 인식은 현실에서 일어나는 비합리적인 인간의 행태를 온건히 이해하기 어렵다. 다시 말해서, A국 본사가 B국에 설립한 C회사의 현지인 직원 갑과 A국 본사에서 B국의 C회사에 주재원으로 온 을과의 성공적인 협업을 기대하기 애초에 어렵다는 얘기이다. 다시 말해서, 강준만(2015)이 행동경제학자 대니얼 카너먼(Daniel Kahneman)의 말을 빌려 지적한 것처럼 갑과 을 양자 모두 자기문화 중심에서 생긴 ‘고정관념에 기초한 두리뭉실한 사고 및 편향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위의 갑이나 을이 자신의 문화권에서 형성된 사고와 편향성에 기반을 둔 확신을 상대에게서 확인하려고 할 때 그 ‘확신’은 상호불통에 있어 재앙의 근원점이 된다.2) 기업들은 인간의 행태가 비합리적이란 것이 현실적임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비현실적인 인간의 합리성을 전제로 다른 문화권의 사람들과 소통하려고 노력한다. 그 대가로 현장에서의 시행착오의 끝없는 반복과 기회비용을 물어가면서 그때마다 해결하고 봉합하는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따라서 본 연구는 첫째, 브라질 시장진출 관련 인적자원관리 현지화에 대한 선행연구를 검토하여 본 연구의 접근방향과 기여 가능성을 도출하고 둘째, 문화 간 커뮤니케이션 접근을 전제로 한 이론적 배경을 바탕으로 한국과 브라질이 보유한 상이한 조직문화 간 완충지 파악을 위한 상호인식 설문조사를 수행한다. 셋째, 설문결과를 기반으로 한국과 브라질 조직문화 간 커뮤니케이션에 있어 불확실성 감소에 필요한 변인을 분석하여 결론에서 본 연구의 학문적, 실무적 시사점을 도출하고 연구 방법론과 결과의 한계점을 기술하는 데 그 목적을 두고 있다.
2. 선행연구 조사
브라질 진출에 관련하여 최근에 이뤄진 국내연구들 중에서 이재혁 외(2015, 2)는 한국기업들이 필요로 하는 브라질 진출에 필요한 실무적 이슈에 대한 선행연구를 조사하여 1) 사례연구형태3); 2)브라질 기업 활동 환경4); 3)기 진출한 기업의 특정한 경영상 이슈5); 4)브라질 진출 전략과 관련한 이슈6). 이상의 네 가지 방식으로 분류했다.
상기 4가지 접근방식은 각주 3), 4), 5)에 제시한 바와 같이 각각의 한계점을 지닌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경영기법이나 거시경제차원의 접근으로 일관되어 해당 국가의 언어와 문화에 대한 이해가 부족에 기인하는 ‘불확실성’ 증식에서 비롯되는 ‘외국인 비용(liabilities of foreignness)’을 줄일만한 인문사회학적 관점의 연구는 미약한 실정이다.7) 시스템 중심의 연구는 과학적, 객관적 접근방법을 중시하기 때문에 오히려 예상치 못한 ‘통제된 무지’, 즉 자기 기준의 확신을 낳는 우를 범하기 쉽다.8) 따라서 실증주의적 접근방법은 인간의 비합리성을 배제함으로써 상호주관성으로 말미암아 발생기는 불확실성을 제대로 설명하는데 번번이 실패하기 쉽다. 임두빈(2012)은 「브라질의 일상 대중적 문화소의 근원에 대한 연구」와 「브라질 일상 문화소 이해를 통한 한국-브라질 조직문화 간 커뮤니케이션 제고(2013)」를 통해 브라질 사회 구성원들을 지배하는 집단가치체계를 이해함으로써 브라질 사람들이 지닌 확신이나 신념이 생겨난 근원과 과정을 살펴봄으로써 상호불확실성에 기인하여 외국인 직원과 브라질 직원 간 발생할 수 있는 인간적인 갈등 사례를 조사했다. 이성준 외(2014)는 「한국과 브라질 간 국가 간 문화 차이에 관한 연구」를 통해 비교 문화 연구의 대표적인 5개 선행연구의 분석결과를 바탕으로 한국과 브라질 간 국가 문화 차이를 살펴보았다. 또 이성준(2016)은 「브라질 현지 한국기업 내 효과적인 조직 리더십에 관한 연구」를 통해 조직 리더십을 중심으로 한국인 리더와 브라질 부하직원 간 효과적인 리더십 행태를 규명한 연구를 통해 시스템과 인적자원 간 관계를 설명하는 균형자적인 시각을 제공하고 있다.
Ⅱ. 이론적 배경: 문화 간 커뮤니케이션 연구의 필요성
“서양인은 보려하고, 동양인은 되려한다.” 이 전언은 2008년 방영된 EBS 다큐멘터리 <동과 서>가 동양과 서양의 문화 차이를 다루면서 통찰한 서양과 동양의 차이를 대표적으로 보여준다. 서양과 동양이라는 이분법적 비교문화 연구의 역사는 지속적으로 이어져 왔다. 사회심리학 분야 세계적 석학인 니스벳(Nisbett)은 인간의 사고 과정을 보편주의적 관점에서 파악해 왔던 연구방향에서 회귀하여 ‘사람들(자신이건 타인이건 간에)이 벌이는 행동의 원인을 개인의 기질보다는 상황과 맥락이 더 중요하다’는 연구결과를 내놓았다(Nisbett 2016, 15). 그는 인간 행동의 결정 요인을 ‘본성’보다 ‘양육’에 해당하는 환경과 문화의 힘에 방점을 두고 “서로 다른 문화의 사람들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특정한 사고의 습관을 가지도록 끊임없이 사회화될 것이고 그 결과 서로 다른 습관을 가지게 될 것”(ibid.)이라며 문화권에 따라 다른 사고체계를 가진다고 주장했다.9)
<동과 서>는 세상을 둘로 쪼개어 이해하는 대표적인 이분법적 시각이다. 이분법은 중세와 근대를 거쳐 복잡한 대상을 단순하게 정리하는 데 탁월한 방법론이다. 그러나 이분법의 문제는 A와 B라는 둘로 나뉜 개념들이 남과 여, 백인과 유색인, 선과 악과 같이 서로 동등한 가치가 아닌 우월과 열등처럼 차별의 기제로 다른 하나를 억압하고 지배하는 구조를 정당화시킬 수 있다. 더군다나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A에도 B에도 속하지 않는 C는 기존 질서의 밖에 있으므로 그 존재 자체가 부정되거나 배제된다.
사실상 <동과 서>라는 이분법에서 서양은 그리스·로마 전통을 잇는 유럽문화권, 동양은 중국을 중심으로 한 한자 문화권을 가리킨다. 우리가 세상을 설명할 때 인종이나 국가 간 차이가 아닌 거시적 문화를 기준으로 구분하면 필연적으로 지역적, 개별적 특수성은 배제된다. 이러한 분류 아래서 브라질 같은 중남미 국가들은 동과 서라는 이분법적 구분으로 자신을 설명하기 어렵다. ‘동양이냐 서양이냐 하는 ‘흑백사고의 오류(fallacy of black-and white thinking)’10)에 가려 사사오입(四捨五入)’으로 서양에 묻히기 쉽다. 우리가 앞에서 언급한 ‘이분법’이라 불리는 양자택일의 논리는 서양의 산물로 이미 많은 서양 철학자들에게 비판받아온 서양 사고에 만연한 ‘either/or’식의 접근으로써 동양의 ‘both/and’ 접근방식과 비교된다(강준만 2017, 205).
브라질 사람들의 일상에서 출현 빈도가 아주 높은 언어 표현이 존재한다.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등장하는 ‘Tanto faz’라는 표현인데 우리말로 옮기자면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다’에 해당하여 동양의 ‘both/and’접근방식에 가깝다. 이런 차원에서 우리 연구 는 다큐멘터리 <동과 서>에서 사용한 이분법론 준거는 유효하지 않다. 김명진(2008, 8)은 ‘인간 행동의 차이를 밝힐 때 문화 간의 차이가 있을 수 있고 한 문화 안에서도 개인 간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마디로 브라질사람 같은 한국인도 있고 한국인 같은 브라질사람도 존재한다는 얘기이다.
그러나 이 연구는 각기 다른 문화정체성을 지닌 ‘집단’에 방점을 두어 상호 간 갈등을 초래할 수 있는 각 집단의 ‘집단사고’11)가 미칠 수 있는 부정적 영향력에 주된 논의를 한정하기 때문에 ‘한 문화 안에 존재하는 개별성의 문제’는 논외로 한다.12)
문화 간 커뮤니케이션은 익히 잘 알려진 바와 같이 제2차 세계대전이라는 전쟁을 매개로 적대관계와 동맹관계 통해 수립된 연구 분야이다.13) 전술한 바처럼 이 연구에서 다루는 대상은 ‘그 철수’와 ‘a Maria(그 마리아)’와 같은 단수의 특정 ‘개인’을 넘어선 ‘집단’이다. 사실 집단적 문화 정체성의 문제는 다양한 학문분야에서 비교적 고전적인 연구주제로 다루어져 왔다. 21세기 들어 국가중심 문화가 국수주의적인 요소로 치부되는 경향도 짙지만 역으로 전 세계가 보편화되고 기존 질서가 붕괴되면서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간에 집단적 문화 정체성에 의존하는 반발력도 보인다. 단일민족 이데올로기로 집단정체성을 무장해 온 우리나라는 이(異)문화권과의 접촉이 적었기 이유로 문화 간 의사소통에 대한 경험이 유럽 같은 지역에 비해 절대적으로 적다. 우리나라에도 이런 움직임을 2006년 첫 선을 보인 <미녀들의 수다>를 시작으로 점점 늘어나는 ‘외국인 출연 프로그램’에서 찾아볼 수 있다. 한국을 보는 외국인의 시선, 특히 우리에게 무덤덤한 것들에 대해 놀라워하거나 감탄하는 모습을 통해 ‘영어지상주의’, ‘미국 원정출산’ 등 외국(서양)을 자신의 롤 모델로 삼아 왔던 한국인들이 타자의 시선으로 자신을 바라보면서 자기 성찰의 기회뿐만 아니라 본인이 속한 국가를 남에게 인정받고 싶은 욕망 역시 강하게 작동한다. 이런 경험이 지나치게 정당화·합리화하다보면 배타적인 태도로 연결되어 국수주의, 자민족중심주의, 순혈주의 정서가 강화되어 외국인 혐오(xenophobia), 난민 혐오까지 이어지는 위험성을 담고 있다. 박한선(2017)은 ‘외국인 혐오증은 진화적 본성이다?’라는 칼럼에서 사람이 낯선 이를 경계하고 자기 집단이나 나라를 더 사랑하는 것은 진화적 산물이지만 복잡한 현대사회에서 이런 ‘내집단 선호(in-group favoritism)’는 외집단 배척의 인지 모듈과 짝을 이루기 때문에 더 이상 적합한 삶의 방식이 아니라고 설명한다.14)
이런 관점에서 현지화에 대한 본사(및 한국인 주재원)와 현지 법인(및 현지인 직원)의 인지편향에 따른 시각차는 다양한 장면에서 가치 충돌에 따른 상호 불신을 야기하고 이는 궁극적으로 해외 법인의 경영 성과를 약화시키는 원인이 된다.
Ⅲ. 연구방법
본 연구에 사용된 설문조사는 2017년 8월에서 11월까지 3개월 동안브라질에서 한국인과 브라질인이 함께 근무하는 환경에서 활동했거나 근무 중인 양국 직원(한국인 응답자 41명, 브라질 응답자 52명)들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과 현지조사를 병행하여 실시되었다. 구글설문지를 기반으로 만든 설문지 양식은 5점 척도의 42개 문항 및 주관식 기술(선택)로 구성되었다. 설문지 배포는 브라질 상파울루 총영사관, 무역관, 현지 지인들의 협조와 한국 브라질 합작회사인 브라질 CSP15)를 현지 방문하면서 이루어졌다. 본 연구는 브라질 진출 한국기업을 배경으로 한국 주재원(한국 국적의 현지법인 채용직원 포함)과 브라질 현지직원들 간 상호인식을 조사한 것으로 양국 간 생산적인 미래협력을 위한 상호 커뮤니케이션 향상을 위한 현재 ‘상호간 인식수준’을 파악을 위한 목적으로 수행되었다.
설문조사의 문항은 한국-브라질 간 조직문화 내 소통에서 문화 간 갈등의 중요성과 조직문화를 구성하고 있는 세부적 항목을 중심으로 하여 구성하였다. 우선 설문 대상자들의 개별적인 갈등 경험 유무와 그 원인에 대한 조사·분석을 하였고, 조직문화 문항의 경우에는 책임의식, 업무 처리 방식, 소통방식, 위계질서, 공동체 의식, 직업관으로 세분하여 조사·분석하였다. 추가적인 응답자의 의견을 청취하기 위해 주요 객관식 문항은 추가적인 주관식 문항을 제시하였고, 이를 통해 선택 문항으로 이뤄진 양적 조사에서 드러나기 어려운 개별 사례들을 수집하고자 하였다. 설문조사의 결과는 한국인 집단과 브라질인 집단으로 나누어 응답의 비율을 정량적으로 비교 분석하였다. 각각의 문항은 정량적 분석과 정성적 분석을 병행하였고 정성적 분석에는 주관식 답변을 포함하여 분석하였다.
1. 설문 응답자 정보
브라질에 설립된 한국기업의 현지법인(혹은 합자회사)이나 한국인 교포 회사에서 근속 중이거나 근무한 경험이 있는 20세 이상 한국(브라질인) 남녀를 대상으로 삼았다.
양쪽 모두 한국인 89.8%, 브라질 66.7%로 남성 비율이 높다.
브라질인의 경우 30대가 43.8%, 한국인의 경우 30․40대가 동일하게 34.7%로 주된 연령대를 이루고 있다.
브라질의 경우 대학원졸, 한국은 대졸 비율이 높다. 주 설문대상자가 관리직이라는 점과 연관성을 가진다.
한국인이 경우 제조업, 브라질도 제조업 비율이 높지만 50%가 기타로 표시되었다.
한국, 브라질 모두 관리직 비율이 각각 91.8%와 56.3%로 높다.
한국인 브라질인 각각 49%, 68.8%의 비율로 종업원 1,000명이상 기업에 종사중이다.
Ⅳ. 자료 분석
설문자료의 분석은 한국인과 브라질인 간 협업에 있어 문화적 요소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과 조직문화 안에서 두 문화권이 보여주는 상호 간 인식의 두 가지로 구분하여 분석하였다.
1) 상호인식에 있어 문화적 요소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
한국인 집단의 포르투갈어 사용 비율이 69.45%이고 한국어 사용 비율은 17.15%로 두 언어를 사용해 브라질인 직원과 소통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어 사용 비율이 높은 점은 브라질 국적을 지닌 교포 2세들과의 접촉이 있기 때문이다.16)
브라질인 집단의 경우 포르투갈어 사용 비율이 39.6%이고 한국어 사용 비율은 27.1%로 조사됐다. 한국인 집단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한국어를 사용하는 순수 브라질인 집단이 존재하기보다는 브라질 국적을 가진 한인 교포 2세의 경우로 분석된다. 한국인 집단의 높은 포르투갈어 사용 비율은 한국기업의 현지화 노력의 일환으로 볼 수 있으나, 주관식 응답에 기초하면 대부분의 한국 주재원의 경우 영어나 포르투갈어 모두 유창성 측면에서는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 두 집단 모두 포르투갈어를 주요 소통 언어로 사용하고 있으나, 브라질인 집단의 경우 소통어로 사용하는 영어 사용비율이 75%에 달하는 특이한 특징을 보여준다. 이는 한국인 직원에 비해 브라질 직원들이 대학원 이상의 학력을 보유하고 있는 점과 관계가 있다. 조사결과, 한국인 집단이 주된 업무관련 소통어로 선택한 포르투갈어가 브라질 동료들과의 소통에 있어 큰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주관식 답변에서 양측 모두 “본인의 유창하지 않은 포르투갈어(또는 영어) 실력으로 브라질인(한국인) 직원과 소통이 어렵다”와 같은 증언을 남기고 있다. 종합적으로 판단할 때, 회사 안에서 업무에 사용하는 공통 언어에 대한 기준 확립과 그에 맞춰 각 직원들에게 체계적인 외국어 교육의 필요성이 발견되었다.
의사소통 장애 경험에 대해 한국인 집단의 경우 ‘그렇다’ 이상의 비율은 46.9%이며 ‘그렇지 않다’와 ‘전혀 그렇지 않다’의 비율이 27%로 나타났다. 브라질인 집단의 경우 ‘그렇다’ 이상의 비율이 10.4%에 그쳐 한국인 집단과 상이한 답변을 보여준다. 한편, ‘그렇지 않다’와 ‘전혀 그렇지 않다’의 비율은 45.97%로 나타나 한국인 집단이 보여준 26.5%와 대조적인 시각을 보여준다. 브라질인 집단이 의사소통에서 큰 어려움을 겪지 않는다는 대답이 한국인 집단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수치를 보여준다. 이는 혼혈역사를 가진 브라질 사람들이 한국 사람들에 비해 다른 인종에 대한 포용력이 더 큰 점에서 이유를 찾을 수 있다. 또한 브라질 양 집단의 상이한 시각은 기본적으로 외국어 거주하는 한국인 집단이 업무에서나 일상생활에서 의사소통에 대한 어려움은 당연한 결과로 분석된다.
문화적 차이로 인한 장애 경험에 대해 한국인 집단의 경우 ‘그렇다’ 이상의 비율이 44.9%인 반면, 브라질인 집단의 경우 16.7%로 한국인 집단이 느끼는 문화적 차이로 인한 어려움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왔다. 특히 ‘매우 그렇다’의 비율이 한국인 집단의 경우 8.2%에 달하지만 브라질인 집단의 경우 2.1%에 그쳐 4배 이상의 차이가 난다. 브라질인 집단의 경우 ‘그렇지 않다’와 ‘전혀 그렇지 않다’의 비율이 16.3%에 달하지만 한국인 집단의 경우에는 54%를 차지하여 브라질인 집단의 경우에는 상대적으로 소통상의 어려움을 덜 느끼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러한 두 집단 간 상이한 결과는 ②번의 의사소통 장애 경험과 연관되어 있다. 언어와 문화 모두 상이한 외국 환경에 처해 있는 한국인 집단보다 자기 문화권에서 소수인 외국인을 대하는 브라질인 집단의 포용성이 더 클 수밖에 없는 가설을 세울 수 있다. 브라질 직원의 주관식 응답에 “한국인은 자신의 말(영어든 포르투갈어든 간에)을 못 알아들어도 아는 척을 한다”와 같은 증언이 등장했다. 이는 최상진(2000, 233)이 분석한 바와 같이 “별로 중요하지 않은 사안에 대해 구태여 다시 묻는 일 자체가 상대에 대한 배려를 하지 않는다는 숨은 메시지를 함유하기 때문에 모르는 말도 이해하는 척하고 상대 또한 이런 행동의 이면 메시지를 이해하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인다”는 한국의 고맥락적 의사소통 방식을 브라질 직원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데서 기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문화적 차이로 인한 업무상의 장애 경험에 대해 한국인 집단의 경우 89.9%가 긍정적 응답을 보이고 있어 브라질인 직원들의 행동이나 업무 스타일에 대해 불만스러운 태도를 지니고 있는 반면에, 브라질인 집단의 경우 58.3%가 긍정적인 응답을 보이고 있어 한국인 집단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불만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양측 모두 불만도가 50%가 넘는 만큼 상호 간 불만족도가 높은 편이다. 이 항목은 호프스테드의 ‘불확실성 회피’지수와 연관된다.17) 한국인 직원에 대한 브라질 직원의 특이할 만한 주관식 증언들은 아래와 같다: “우리를 열등한 존재로 대한다”, “한국인은 업무속도를 우선시하지만 브라질 사람은 인간관계를 우선하여 일을 처리한다”, “외부 의견을 수용하지 않고 브라질 직원을 신뢰하지 않는다.”
2) 조직문화 안에서 상호간 인식
이 조사내용은 2006년 상파울루무역관에서 실시한 「브라질 투자기업 경영실태 분석 보고서」에서 드러난 현지인력 관리나 고용상의 애로사항을 기반으로 6가지 항목과 28개 세부항목으로 설계되었다18):
i) 성실도
성실성에 대한 상호인식은 한국인 집단은 ‘보통이다’가 55.1%, ‘그렇다’ 이상이 22.4%로 브라질인 직원들의 성실도에 대해 대체적으로 중립적 판단을 하고 있는 반면, 브라질인 집단은 ‘그렇다’ 이상이 60.4%를 차지하여 예상대로 브라질인 집단은 한국인 직원의 성실도를 상대적으로 높게 평가 하고 있다.
ii) 근무시간이 끝나면 즉시 업무를 중단하고 퇴근 여부
책임감 항목에서 한국인 집단의 경우 ‘그렇다’ 이상의 비율이 78%로 브라질인 직원들이 자신들과는 달리 근무 시간이 종료되면 업무를 바로 그만 두고 퇴근한다는 인식을 보여준다. 브라질인 집단의 경우 ‘그렇지 않다’와 ‘전혀 그렇지 않다’의 비율이 71%로 한국인 집단과 큰 차이를 보이고 있어 조직 문화에 있어 양 집단이 각기 가진 이질적인 양상의 차이를 보여주고 있다. 일부 브라질인 직원들이 주관식 서술로 남긴 견해 중에는 “한국인 직원은 간혹 늦게까지 일은 하지만 중요하지 않은 일을 한다”는 부정적인 인식도 있었다. 한국인 집단은 전통적인 조직문화가 가진 특징뿐만 아니라 한국 본사와 업무 연계가 필요한 주재원이나 한국에서 온 현지 채용자 또는 타향살이를 하는 교포 직원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퇴근시간에 민감하지 않은 측면이 존재한다. 이러한 특수성을 이해하고 두 집단 간의 성실도나 조직 충성도를 평가해야 할 것이다.
i) 융통성 유무
융통성 항목에서 한국인 집단은 ‘보통이다’가 36.7%로 가장 높은 응답비율을 보여주었고, ‘그렇다’는 22.4%, ‘그렇지 않다’가 30.6%의 응답비율을 보여줌으로써 브라질인 직원의 융통성에 대해 인식이 분산되어 나타난다. 브라질인 집단의 경우 대체로 부정적인 답변을 보이고 있는데, 특히 ‘그렇지 않다’이상이 61%로 한국인 집단의 40.6%에 비해 높은 비율을 보이고 있다. 상호 교환 업무에 있어 융통성의 방식이나 기준이 상이하여 상대방에 대한 기대치가 충족되지 못해 불만 요소가 발생할 확률이 높은 구간으로 평가된다.
ii) 팀워크
이 항목은 호프스테드의 ‘개인주의 지수’로 볼 때 브라질은 26위, 한국은 43위로 브라질이 한국보다 개인주의적 성향이 짙은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본 논문의 조사에 따르면 구성원 간 팀워크에 관한 항목에서 한국인 집단의 경우 ‘보통이다’가 46.9%, ‘그렇지 않다’이상이 30.6%로 브라질인 직원들의 팀워크에 대해 대체로 중립적이거나 높은 평가를 내리지 않고 있다.
브라질인의 경우는 ‘보통이다’가 20.8%, ‘그렇다’ 31.3%, ‘그렇지 않다’이상이 39.6%의 응답비율을 보여줌으로써 한국인 직원들 간의 팀워크에 대해서도 그다지 긍정적인 의견을 보여주지 않았다. 오히려 팀워크에 있어서는 브라질인 집단이 한국인 집단보다 약간 더 높은 평가를 받고 있어 한국인 집단 그룹 간 갈등 요소가 브라질 직원 간 갈등 요소보다 더 클 수 있다는 가설을 세울 수 있다. 실제로 한국인 집단은 한국에서 파견 나온 주재원, 교포 출신의 현지 채용자, 한국에서 대학을 졸업한 현지 채용자로 나눠져 급여체계나 고용기준이 달라서 인력관리에 있어 내부 집단 갈등 요소가 더 많을 수 있는 환경을 내포하고 있다.
iii) 업무처리 속도의 신속 정도
업무처리 태도에 있어 브라질인 집단의 경우 ‘그렇지 않다’와 ‘전혀 그렇지 않다’의 비율이 81%로 한국인 직원들이 업무를 느긋하게 처리하지 않는다는 거의 통일된 인식을 가지고 있다. 반면 한국인 집단은 ‘그렇다’이상이 86%에 달해 브라질인 집단이 느긋한 업무 스타일을 지니고 있다고 인식하고 있다. 이 항목은 양 집단 간 갈등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판단된다.
iv) 한국(브라질)직원은 경쟁보다 협력을 선호한다.
협력이란 업무해결방식에 있어 한국인 집단의 경우 ‘그렇다’ 이상이 34.7%, ‘보통이다’의 응답비율이 38.8%로 ‘그렇지 않다’인 26.5% 보다 높은 비율을 보여줌으로써 브라질인 직원의 협력 선호도에 대해 비교적 평균 이상의 평가를 받았다. 브라질인 집단의 경우 ‘그렇다’이상이 43.8%로 한국인 집단의 인식과 비교해서 크게 높지는 않지만 ‘매우 그렇다’ 비율에서 3.5배 이상의 차이를 보여준다. 반면에 ‘그렇지 않다’의 비율이 27.1%, ‘전혀 그렇지 않다’가 14.6%를 보여줌으로써 한국인 직원들이 업무에 있어 협력적 문화가 브라질인 집단과 비교해서 크게 차이가 나지 않지만, 동시에 브라질인 집단과 비교해서 극단적으로 경쟁적인 문화를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도 드러남을 알 수 있다.
i) 브라질(한국)직원은 자기주장이 강하다
업무협조 측면에서 한국인 집단의 경우 브라질 동료들의 자기주장이 강하다는 응답이 ‘그렇다’가 42.9%로 가장 높은 비율을 보였으며 ‘보통이다’가 30.6%를 차지하여 브라질인 직원의 자기주장 정도에 대해 대체로 강하다는 인식을 보이고 있다. 브라질인 집단 역시 ‘그렇다’ 47.9%, ‘매우 그렇다’ 22.9%로 한국인 직원의 자기주장 정도가 매우 강하다는 인식을 갖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양 집단 모두 서로가 자기주장이 강하다고 인식하고 있으나 한국인 집단의 주장이 약간 더 강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 부분은 구성원 간 충돌이 예상되어 현지진출기업의 현지화 정책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는 요소로 분석된다.
ii) 브라질(한국)직원은 간접적 소통을 선호한다.
소통방식에 있어 한국인 집단의 경우 ‘보통이다’이상이 65%, ‘그렇지 않다’이하가 35%로 브라질인 집단이 간접적 소통방식을 선호하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브라질인 집단의 경우도 역시 ‘보통이다’ 이상의 응답이 67%, 그렇지 않다’이하가 33%로 한국인 직원들 역시 브라질인 직원과 비슷한 응답비율로 대체로 간접적 소통방식을 선호하고 있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 특히 ‘매우 그렇다’의 비율이 거의 동수를 이루고 있다.
iii) 브라질(한국)직원은 말보다 문서로 남기는 기록을 선호한다.
기록 문화 항목에서 한국인 집단의 경우 문서 선호에 대해 ‘보통이다’이상이 51% 응답비율을 보여준 반면에 브라질인 집단의 경우, ‘보통이다’이상이 79%로 응답하여 한국인 직원들이 말보다는 문서로 업무 관련 결과를 남기는 경향을 띠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로 상대방에 대한 신뢰가 낮은 사회일수록 말보다는 문서를 선호하고 신뢰하는 경향이 짙다.
i) 브라질(한국)직원은 한국(브라질)상사의 지시에 순응한다.
한국인 집단은 ‘보통이다’와 ‘그렇다’의 비율이 각각 42.9%, 44.9%를 보이고 있는데, 이는 브라질인 직원이 한국인 상사의 지시에 비교적 순응적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반면, 브라질인 집단의 경우 ‘매우 그렇다’가 85.4%로 한국인 직원이 상사의 지시에 매우 순응적이라는 강한 인식을 가지고 있다.
ii) 브라질(한국)직원은 상명하달식 의사결정 방식을 선호한다.
한국인 집단은 ‘그렇지 않다’가 34.7%로 가장 높은 응답을 보이고 있어 브라질인 직원들이 상명하달식 의사결정 방식을 선호하지 않는다는 인식이 높음을 알 수 있다. 반면에 브라질인 집단의 경우 ‘매우 그렇다’가 58.3%로 한국인 집단과는 상반되게 한국인 직원이 상명하달식 의사결정 방식에 매우 익숙해져 있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고 조사되었다. 이러한 인식은 브라질인 직원이 한국인 상사에 대해 권위적이라는 인식을 갖게끔 일정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이는데, “한국 직원들은 무조건적인 복종을 좋아하며, 건의를 들으려고 하지 않는다”, “남을 본인보다 열등하게 여긴다.”와 같은 브라질인 직원들의 증언이 이러한 인식에 기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iii) 회사 내의 직급 관계가 회사 밖에서도 유지된다.
관계 확장 측면에서 한국인 집단은 대체적으로 브라질인 집단은 회사 내의 관계가 회사 밖으로 이어지지 않는다고 인식하는 반면에, 한국인 집단에 대한 브라질인 집단의 인식은 우리 예상과는 다르게 ‘그렇지 않다’이상이 29.1%로 나와 ‘그렇다’ 이상의 41.7%와 비교해서 상대적으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이는 외부인의 눈에 감지된 한국의 조직문화 자체의 변화에 기인한 것인지, 우리 원래 고유의 조직문화에 대한 브라질인 집단의 관찰부족이나 이해부족에서 온 결과인지 쉽게 단언하기 어렵다.
i) 브라질(한국)직원은 일보다 비공식적 관계를 중시한다.
공동체 의식에 있어 브라질인 집단의 경우 한국인 집단에 비해 ‘그렇지 않다’의 비율이 53.1%로 매우 높으며 이와 상반되게 한국인 집단의 경우 ‘그렇다’의 비율이 50%로 매우 높은 극단적인 대조를 보여주는 항목이다. 이는 한국인 직원이 비공식적 인간관계를 덜 중시하며, 브라질인 직원은 상대적으로 비공식적 인간관계를 더 중시한다는 상반된 인식의 차이를 보여준다.
ii) 브라질(한국)직원은 가정보다 회사 업무를 우선시 한다.
브라질인 집단은 ‘그렇지 않다’ 이상의 비율이 79.2%로 가정을 중시하고 한국인 직원은 반대로 회사업무를 더 중요시 하는 비즈니스 문화를 가지고 있다는 상반되는 인식이 조사되었다. 이는 한국인과 브라질 직원사이에 기본적으로 삶을 영위하는 관점이 완전히 다르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한국인의 경우 책임의식에 관한 조사에서 드러났듯이 ‘개인’보다 ‘조직’을 우선시하는 ‘동조’ 현상이 두드러진다. 개인과 조직 간 선택 문제에서 개인의 선택이 제한되는 한국의 사회적 ‘동조(confirmity)’효과19)가 ‘사회적 증거(social proof)’20)로 이어지는 현실을 지구반대편의 타자를 통해 우리 사회의 내면을 관찰할 수 있는 조사 결과로 볼 수 있다.
Ⅴ. 결론 및 시사점
본 연구는 설문조사 결과를 통해 한국인과 브라질인이 같이 근무하는 현장에서 상호간 적지 않은 갈등이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채 잠재되어 있다는 점과 그 잠재적 갈등요소의 많은 부분들이 자기문화중심주의에 기인하거나 미처 이해하지 못한 상호 문화적 차이에 기인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 주로 책임의식, 업무처리방식, 소통방식, 위계질서, 공동체의식 항목에서 양국 간 상반되는 조직문화 차이로 인해 야기되는 현재적인 불만과 잠재적인 갈등요소들이 드러났다. 문제는 이러한 잠재적 갈등요소들을 상호간에 암묵적으로 인식만 할뿐 명시적으로 꺼내어 서로를 이해하려는 노력을 벌일만한 적절한 제도나 노력이 부재하다는 점이다.
또한 해외현지법인의 통상적인 조직구성상 소수의 한국인 관리자층과 다수의 현지 직원들의 공존하는 아직 정형화되지 않은 조직문화가 상당히 차별적으로 이원화되어 운영되고 있다는 사실도 현지조사를 통해 엿볼 수 있었다. 이처럼 두 국가별 집단은 분리되어 한 회사가 마치 다른 회사처럼 작동하는 비정형의 형태를 띠고 있어 기업의 목표를 달성하는데 상당한 장애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정황과 증언도 접할 수 있었다. 그 외에도 동일한 회사 내 집단 간 차이가 집단 간 급여 차이로까지 가시화되어 신분차이를 넘어 인종차별문제로 비화되는 경우도 브라질 직원들의 증언을 통해 들을 수 있었다.
사실상 가치관이 다른 이문화 구성원 간의 상호작용에는 이해 마찰이 생기기 쉽고 잘못된 커뮤니케이션이 일어나기 쉬워 갈등을 피하기는 어려운 게 사실이다. 이문화를 가진 개인 간 혹은 집단 간의 갈등을 피할 수 없는 것이라 전제한다면 어떤 과정과 요소에서 갈등이 발생하는지 파악하는 갈등관리가 필요하다. 이러한 갈등관리에 대한 이해는 해외현지법인 근무자뿐만 아니라 경영학 전공 외에도 외국어와 해외지역학을 배우고 가르치는 전공과 교육기관에서도 관심을 가져야 될 부분이다.
이런 차원에서 이 연구의 목적은 ‘우리와 그들이 무엇이 다른가’에 주목하여 존재하는 ‘차이’를 인정하고, 그 차이가 ‘차별’로 치환되지 않도록 하여 이문화를 가진 집단 간에 높은 수준의 조직 충성도와 몰입을 끌어내는 데 전제가 되는 상호인식을 진단하는 데 그 의의를 두었다. 즉, 해외법인이나 현지기업 같은 조직 내에서 업무수행에 밀접한 영향을 미치는 조직문화 틀 안에서 한국인은 브라질인 동료를 어떻게 인식되는지, 브라질 사람은 한국인 동료를 어떻게 인식하는지에 대한 상호인식 정도를 항목에 따라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분석을 수행하여 이문화 간 갈등관리의 초석을 마련하는 것이 이 연구의 실질적인 목적이었다. 물론 부수적으로 ‘사회적 증거’로 내재화된 우리 모습을 브라질로 설정된 ‘타자’를 통해 자기성찰을 할 수 있는 기회도 얻을 수 있었다. 분석 결과에 대한 현장기업 구성원들의 문화 간 커뮤니케이션 능력 진단이라든가 본격적인 개선안 제시 등은 본 연구 결과에서 제한하고 후속연구로 남겨둔다. 그리고 본 연구의 연구 방법과 자료 분석 방법에 있어서 온라인 설문조사 방식을 거친 다수의 불특정 피 설문 대상자 개개인의 직접 경험에 근거한 주관적 정보를 바탕으로 한 해석적 기술이 사용되었으므로 연구 분석 결과의 일반화에 제한이 존재한다. 문화 간 의사소통 상황과 문화 적응 과정을 경험한 다양한 자료를 수집하고 통계적 기술을 적용하여 계량화하여 신뢰성과 객관성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본 연구의 결과물은 일회성 논문발표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인 연구를 통한 추가보완 과정을 거쳐 기업의 브라질 현지파견 인력에 대한 사전 교육에 활용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현지인보다 주재원의 역할이 크고 여러 정책적 결정에 본사의 영향력이 큰 특성을 보이며 주로 진출 초기 기업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해외법인 관리체계에서 일부 대기업을 제외한 대부분의 파견주재원은 파견 전 충분한 현지사정에 대한 교육을 받지 못하고 있으며 대체로 현지 도착 후 업무를 통해 경험적으로 체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주재원들은 자연인 입장에서 현지 문화와 언어는 업무뿐만이 아니라 현지에서의 ‘삶’이 불편한 상태에서 본사로부터 지속적으로 정형화되지 않은 형태로 현지 현황보고서가 요구되는 열악한 근무환경이 주어지고, 본사는 본사대로 그들이 기대하는 역할에 미치지 못하는 주재원을 고비용과 현지화 불완전화의 주요 원인으로 꼽는 악순환이 벌어지는 부분에 있어 문제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Acknowledgments
이 논문은 2018년도 부산외국어대학교 인문학진흥기금에 의해 연구되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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