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주민참여 보건프로그램에 대한 비판적 접근: 파라과이 뎅기열 예방 프로그램 ‘밍가 암비엔탈’의 사례
초록
본 연구는 지역주민참여 보건 프로그램이 정치, 경제적 요인에 의해 실천되는 과정을 파라과이 뎅기열 예방 프로그램인 밍가 암비엔탈을 통해 분석한 것이다. 비판적 의료인류학 분야에서는 보건 의료 프로그램의 실천이 해당 질병의 예방과 퇴치라는 본연의 목적 이외에 사회문화 및 정치경제적 요인이 주요 변수로 작용될 수 있음을 설명하고 있다. 같은 맥락에서 본 연구도 지역 공동체 기반의 보건프로그램이 다양한 외적 요인에 의해 어떻게 작동되는가를 분석하였다. 그 결과 밍가 암비엔탈 프로그램은 뎅기열 퇴치라는 보건 프로그램으로서 실효성에 대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국가와 지역사회의 정치인, 기업 등 다양한 이해관계 집단에 의해 실천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 사례를 통해 본 연구는 지역주민참여 보건 프로그램이 그 본래의 목적과 다르게 정치경제적 관계에 의해 작동될 수 있음을 파악하였다.
Abstract
This study analyzes how the health program is implemented by political and economic factors in the case of Minga Ambiental program in Paraguay. In the field of critical medical anthropology, the practice of health care programs explains that socio-cultural and political and economic factors can be the main variables besides the primary purpose of preventing and eradicating the disease. In the same vein, this study also analyzed how community-based health programs operate by various external factors. As a result, the Minga Ambiental program is a health program called Dengue Fever, which has been tended to be sustained and expanded by various actors, including politicians and corporations in countries and communities, despite concerns about effectiveness. In this case, this study found that health programs can be operated by political and economic relations different from their original purpose, and are intertwined in various social contexts by various actors in constructing health programs.
Keywords:
Dengue Fever, Paraguay, Minga Ambiental, Community-Based Health Program, Critical Medical Anthropology키워드:
뎅기열, 파라과이, 밍가 암비엔탈, 지역공동체 기반 보건 프로그램, 비판적의료인류학Ⅰ. 서론
산업화로 인한 인구 집중과 그에 따른 인프라 부족은 라틴아메리카의 도시 환경이 날로 악화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도시의 폐기물과 생활 쓰레기가 모인 곳은 전염병을 매개하는 모기가 서식하기에 적합한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1990년대 이후부터 라틴아메리카에는 모기로 인해 전염되는 질병들이 눈에 띠게 증가하고 있다. 모기를 매개로 발생하는 대표적인 질병들은 뎅기열(Dengue Fever)과 치쿤구니야열(Chikungunya Fever), 지카 바이러스(Zika Virus) 등이 있다. 이 질병들은 도시에 살고 있는 이집트 숲 모기(Aedes Aegypti)에 의해 감염된다. 세 질병 가운데서 뎅기열은 가장 발병건수가 높고, 이로 인해 사망하는 사람들의 숫자도 늘어가는 추세에 있다. 뎅기열의 증가는 연구대상국가인 파라과이를 비롯한 남미공동시장(Mercosur) 회원국들의 지난 30년간 뎅기열 발병률 추이를 보면 잘 드러난다. 이 지역에 뎅기열이 처음 발병한 1986년에는 인구 10만 명당 23건에 불과했으나, 2015년에는 인구 10만 명당 596건이 발생하였다(Masciadri 2019). 뎅기열 발병이 30년 만에 무려 약 20배가 증가한 것이다,
뎅기열을 비롯한 치쿤구니야 열과 지카 바이러스는 아직까지 백신이나 적확한 치료법이 개발되지 않은 상태이다. 그래서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뎅기열을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이집트 숲 모기에 물리지 않거나 그 서식지를 없애는 것이다. 두 가지 예방법 가운데 모기에 물리지 않는 것은 개인적 차원으로 해결할 수 있지만, 모기 서식지를 없애는 것은 공공적 차원의 접근이 요구된다. 이에 파라과이에서는 공공보건이라는 측면에서 모기가 서식할 만한 곳을 찾아 거주지 주변의 환경을 정비할 필요성이 제기되었다. 그 일환으로 만든 보건 프로그램이 바로 밍가 암비엔탈(Minga Ambiental)이다.
밍가 암비엔탈은 보건부를 중심으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지역주민이 함께 모여 거주지 주변에 모기가 알을 낳고 성장하지 못하도록 모기 서식지를 청소하고 없애는 활동을 말한다. 이 프로그램은 2000년대에 뎅기열이 창궐하면서 고안되었고 2009년부터 전국적으로 시작되었다(MSPBS 2011, 49). 프로그램의 주요 내용은 집 내외부의 쓰레기 더미 및 폐기물에 고여 있는 물, 하천과 길거리의 물웅덩이에 이집트 숲 모기가 번식하는 것에 착안하여 그 서식지를 없애는 것이다. 이 프로그램은 보통 동네단위로 이뤄지지만, 때로는 도시 전체를 대상으로 진행하기도 한다. 후자의 경우에는 그란 밍가 암비엔탈(Gran Minga Ambiental), 즉 큰(大) 밍가 암비엔탈이라 부른다.
이 프로그램은 파라과이에서 실시하던 보건프로그램과 차별적인 특징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지역주민이 참여하는 민관합동프로그램이라는 점이다. 지역주민 참여를 독려하는 것은 바로 이 프로그램의 용어인 밍가1)에서도 잘 드러난다. 도시 곳곳에 산재한 모기 서식지를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한정된 보건인력으로 제거하는 것은 무리일 수밖에 없다. 집 내부의 쓰레기를 제거하고 청소하는 작업을 위해서는 주민의 참여가 각별하게 요구된다. 왜냐하면 각 가정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거주자의 동의와 참여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밍가 암비엔탈 프로그램은 지역주민 참여라는 측면에서 파라과이 보건 프로그램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였지만, 그 효과성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밍가 암비엔탈 프로그램을 실시한 이후 뎅기열 발생 및 사망자 발생 추이, 보건 현장의 목소리 등을 종합해 보면, 지역주민참여형 보건 프로그램이 뎅기열 발병을 낮추는 데 큰 전환점을 이뤄냈다고 보기 힘들다. 또한 이 프로그램은 캠페인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어 주민들의 참여가 미미할 경우 모기 퇴치 효과가 반감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밍가 암비엔탈 프로그램은 국가와 각 지역 차원에서 점차 확대되고 있는 추세이다. 그 효과성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프로그램이 유지되는 요인은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첫 번째는 파라과이에서 가장 뜨거운 보건 이슈인 뎅기열로부터 국가 및 지방의 정치권력이 뎅기열의 창궐로부터 면피할 수 있는 수단이 되기 때문이다. 아직 변변하게 뎅기열을 예방하거나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 상황에서 밍가 암비엔탈 프로그램은 지역주민들에게 국가가 뎅기열 예방에 대한 노력을 보여줄 수 있는 적절한 수단이 되기 때문이다. 더불어 뎅기열의 발병 요인을 도시 환경 인프라 정비 문제가 아닌 주민참여의식 부족 및 각 가구의 환경 개선 미흡 등 주민의 탓으로 돌릴 수 있는 여지도 있다. 이처럼 밍가 암비엔탈 프로그램은 국가 및 지방정부가 뎅기열 발생의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두 번째는 밍가 암비엔탈 프로그램이 지역주민참여라는 특성으로 인해 정치 세력과 기업의 홍보 수단으로 각광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방자치단체장에게는 밍가 암비엔탈이 지역주민과 자연스럽게 스킨십 할 수 있는 기회와 함께 자신들의 업적을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다. 이는 기업의 입장에서도 마찬가지인데, 최근 파라과이의 한 맥주 회사는 모기가 극성을 부리는 여름철 휴가 기간을 겨냥하여 밍가 암비엔탈 프로그램을 자사의 상품과 연계하여 홍보를 하고 있다.
본 연구는 밍가 암비엔탈 프로그램이 뎅기열의 예방과 퇴치 효과성에 대한 의문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실천되는 요인을 살피고자 한다. 이를 통해 보건프로그램이 ‘순수한’ 목적이 아닌 여러 조건에 의해 확대 재생산되고 있음을 밝히고자 한다. 특별히 밍가 암비엔탈 프로그램이 정치인 및 기업과 연계되는 모습을 통해 보건 프로그램이 사회 권력과 어떻게 조우하는지를 몇몇 사례를 통해 엿보고자 한다.
파라과이 밍가 암비엔탈 프로그램의 실효성과 관련된 내용은 2013년 파라과이의 여름에 해당하는 1월과 2월 사이에 한 달간 진행한 현지조사를 통해 구성하였다. 그러나 이 자료가 오래됐기에 최근의 뎅기열 통계 자료를 통해 보완하고자 하였다. 또한 정치인과 기업들이 밍가 암비엔탈을 활용하는 모습은 최근에 간행된 현지 신문과 소설네트워크서비스(SNS)에 유포된 콘텐츠를 사용하여 ‘해묵은’ 현지조사 자료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하였다.
Ⅱ. 보건프로그램의 다른 목적들
위생이나 보건 프로그램이 국가와 사회 권력의 매커니즘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은 여러 사례에서 연구되었다. 식민 세력이나 권위적인 정부들이 위생이나 보건 관념을 통해 통치 권력을 강화하고 시민을 통제했다는 사실은 이제 낯설게 느껴지지 않는다. 이 같은 연구의 연장선에서 20세기 초 미국에서 발생한 전염병인 ‘1918년 인플루엔자’가 당시 보건 위생과 관련된 담론이나 질서를 통제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권력주체와 사회구조를 분석한 것(김서형 2011)은 주목할 만하다.
의료 인류학 분야에서는 보건 의료프로그램의 실천이 해당 질병의 예방과 퇴치라는 본연의 목적 이외에 사회문화 및 정치경제적 요인이 주요 변수로 작용될 수 있음을 설명하고 있다. 비판적 의료인류학에서는 질병과 건강관리 시스템이 권력과 불평등 구조를 반영한다고 지적하고 있다(Singer& Baer 1995). 또한 질병의 발생을 의학적 차원만이 아닌 빈곤과 차별 등 사회적 문제로 인식하며, 나아가 그 질병을 해결하기 위한 공공커뮤니티 케어도 개인과 집단의 이해관계, 즉 정치경제적인 영역에서 구성된다고 본다(Singer 2009).
이 같은 측면은 1970년대 이후 등장한 영국의 보건복지프로그램인 커뮤니티 케어(Community Care)의 연구에서 잘 드러난다. 커뮤니티 케어에서 커뮤니티는 국가와 배치되는 개념으로서 기존의 복지국가와 대비되는 게마인샤프트적 관점의 복지를 지향(MacCourt 1998, 31-56)하면서 출발하였다. 이는 국가 차원의 계량적인 복지시스템에서 지역 단위의 생활 밀착형 복지 프로그램을 통해 질적인 측면을 높이는 것이다. 이는 전근대 사회에서의 주요 복지 메커니즘인 대면적이면서 호혜적 관계로 작동되었던 공동체적 원리의 장점을 근대적인 공공복지시스템에 접목시킨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일부에서는 커뮤니티 케어가 의료 보건적인 측면에서 성과만 제시하는 것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였다. 트리빌리언과 그린(1998, 97-119)은 커뮤니티 케어가 대중의 관심을 끌기 위한 정치적 장치일 뿐이지 기존의 복지 시스템과 질적으로 다른 차이가 없다고 분석하였다. 이 말은 커뮤니티 케어에서 주장하는 지역공동체적 원리도 공공복지를 수행하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전략적 수단 혹은 구호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즉 이는 복지의 효과성과 별개로 ‘보여주기식’의 정치적 목적이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것을 얘기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공공보건프로그램은 보건 정책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추진되는 측면도 있지만, 중앙 및 지방 정부, 기업에 의해 권력 및 이윤 수단으로 전락하는 모습도 종종 볼 수 있다. 밍가 암비엔탈 프로그램도 마찬가지인데, 모기로 전염되는 질병 퇴치라는 목적 이외에 정치인 및 기업의 이미지를 재고하고자 하는 움직임도 심심찮게 나타나고 있다.
또한 밍가 암비엔탈은 영국의 커뮤니티 케어와 달리 프로그램의 성격이 캠페인과 유사한 특성이 있다. 캠페인은 상시적인 프로그램이 아니기에 커뮤니티 케어보다 다분히 이벤트적이며 동원(動員)적인 성격이 더욱 강하다. 그렇기에 커뮤니티 케어보다 ‘보여주기식’의 요소들이 프로그램 전반에 나타난다. 국가 캠페인은 실천 가운데서 정치적 상징과 지배 권력의 정당성이 표출(오재환 2004)되는 데, 밍가 암비엔탈도 별반 다르지 않다. 이 같은 모습은 한국의 박정희 정부 시절에 했던 ‘쥐잡기 운동’도 연상케 한다. 당시의 쥐잡기 운동은 국민들의 관심을 사거나 돌릴 정치적 출구의 역할을 했다(김근배 2010)는 것이다.
따라서 밍가 암비엔탈은 국가 캠페인 성격을 지닌 보건 프로그램으로서 지역주민참여 및 시민들의 동원 과정에서 다양한 정치경제적인 목적이 함축되어있다는 측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Ⅲ. 밍가 암비엔탈 프로그램의 현황과 한계
1. 밍가 암비엔탈 프로그램 역사적 배경과 현황
파라과이 정부는 1957년부터 모기와 관련된 전염병을 국가차원에서 관리를 하기 위해 보건부 산하 국립 말라리아 퇴치청(El Servicio Nacional de Erradicación del Paludismo: 이하 SENEPA)을 설립하였다(Canese 2017, 5). 이 당시 세네파(SENEPA)는 뎅기열이 아닌 말라리아를 관리하기 위한 것이었다. 세네파는 설치 초기에는 말라리아 퇴치가 주목적이었지만, 1977년부터는 모기 및 기타 곤충과 관련되어 쉽게 감염될 수 있는 아열대성 질병인 샤가스(Chagas' disease)와 뎅기열, 리슈마니아증(Leishmaniasis), 황열병(Yellow Fever), 주혈흡충증(Schistosomiasis) 등으로 확대하였다.2) 이 당시에는 파라과이에서 뎅기열이 발병되지 않았다. 하지만 1968년 네덜란드령의 퀴라소에서 발병하기 시작한 뎅기열이 푸에르토리코, 자메이카, 쿠바 등 카리브 해 지역으로 퍼지면서(Gómez 1991, 351) 파라과이에서도 뎅기열을 모기 매개 전염병 관리대상에 포함하였다. 1983년부터는 멕시코를 비롯하여 콜롬비아와 에콰도르, 브라질 등 중남미 전역으로 확산되었다(Gómez 1991, 351). 파라과이에서는 뎅기열 발병이 1988년에 처음 보고되었다(Mancuello&Cabral de Bejarano 2011, 15). 세네파는 1977년부터 뎅기열 매개체 관리 국가프로그램(Programa Nacional de Control Vectorial del Dengue, 이하 PNCVD)을 운영하였으나, 뎅기열이 지속적으로 발병하지 않으면서 유명무실해졌다(MSPBS 2011, 3).
파라과이에서 뎅기열을 본격적으로 관리한 것은 뎅기열이 급속도록 증가한 2000년대 이후 이다. 범미주보건기구(PAHO)의 지원 하에 국가적 차원에서 이전의 뎅기열 관리프로그램( PNCVD)를 새로이 정비하여 재가동하였는데, 그것이 바로 2006년에 시작된 뎅기열 통합관리전략(Estrategia de Gestión Integrada, 이하 EGI)이다(MSPBS 2011, 3). 뎅기열 통합관리전략(EGI)은 뎅기열의 매개체인 이집트 숲 모기의 서식지와 활동 경향을 파악하여 개체수를 줄이거나 박멸할 수 있는 상시적인 감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을 말한다.
이 관리 전략은 감시와 예방 및 퇴치 프로그램으로 나누어 진행된다. 전자는 매개곤충 감시 계획(Plan de Vigilancia Entomologica)으로서 전국의 이집트 숲 모기의 분포 현황을 분석하는 것이다(MSPBS 2011, 35). 매개곤충 감시 계획은 파라과이를 세 개의 지역단위(매우 위험, 위험, 약간 위험)로 나누어 감염매개체인 모기가 알을 낳고 서식하는 곳에 대한 정보를 파악하였다. 이집트 숲 모기는 도시에서 사는 개체이다. 그렇기에 때문에 세 개의 지역 단위는 도시의 크기에 따라 분류된다. 매우 위험한 곳은 3 곳(아순시온, 그란 아순시온, 시우 닫 델 에스테)으로 대도시권역이 해당되며, 위험 지역은 각 주의 주도 및 소도시 수십여 곳이며, 마지막으로 약간 위험 지역은 읍면 단위의 도시들이 해당된다(MSPBS 2011, 37). 이 계획을 통해 발견된 이집트 숲 모기의 주요 발견 장소는 폐타이어와 캔류, 일회용 용기 등 더러운 물이 고여 있기 용이한 곳이었다.
후자는 뎅기열 매개체의 특성과 현황 파악을 통해 모기 매개체를 관리하는 예방 계획(Plan de Preparacion)이다(MSPBS, 2011, 44). 앞서 서론에서 언급했듯이 예방 계획은 크게 두 가지로 구분되는데, 첫 번째는 이집트 숲 모기를 살충제로 박멸하는 것으로 가장 적극적인 예방책이다. 두 번째는 지역주민의 참여를 독려하여 집과 거주지 주변의 모기 서식지를 없애는 것이다(MSPBS 2011, 40-51). 이를 실천하는 대표적인 프로그램이 바로 밍가 암비엔탈로서 2009년부터 시작되었다. 밍가 암비엔탈 프로그램은 바로 모기 서식지를 없애는 프로그램으로 각 시나 군, 동별로 실시한다. 일반적으로는 동별로 이뤄지지만, 때로는 시전체가 함께하는 그란 밍가 암비엔탈(Gran Minga Ambiental)이 진행되기도 한다.
특히 밍가 암비엔탈의 성공을 좌우하는 시민 참여도를 높이기 위해 최근에는 홍보를 강화하고 있다. 시민 참여를 독려하는 수단은 밍가 암비엔탈을 이해하기 쉽고 지역주민에게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디자인한 포스터를 만들어 대대적으로 홍보하는 것이다. 포스터는 전통적인 홍보 방법인 텔레비전 광고와 라디오에서 벗어나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 스마트폰을 통해 전송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활용하기 위해 고안된 것이다.
<그림 1>은 파라과이 아순시온의 거리에서 2018년 11월 11일에 밍가 암비엔탈을 실시한다고 알리는 포스터이다. 밍가 암비엔탈 프로그램은 연중 내내 소집하지만, 특히 모기가 가장 왕성하게 활동하는 여름에 집중적으로 실시한다. 1년 중에서도 봄과 여름, 가을(당해 10월부터 이듬해 6월)에 해당하는 시기에 주로 실시된다. 밍가 암비엔탈을 하는 날은 보통 오전 7시부터 9시 사이에 모여서 시작한다. 주된 일은 마을 청소와 풀베기, 고인 물웅덩이 없애기, 소독하기 등 모기가 살 수 있는 서식처를 없애는 것이다. 이를 위해 모기 서식지를 씻고(Lavá), 덮고(Tapá), 버리고(Tirá), 덮는(Voteá) 네 가지 방법으로 처리한다. 밍가 암비엔탈의 운영과 관리는 보건복지부 산하의 세네파와 지역보건위원회, 시청에서 행정인력과 자금을 지원한다. 또한 각 도시의 군부대와 소방관, 경찰, 학교, 회사, 주민 단체, 각 가정과 개인들이 자원해서 참여한다. 학교와 회사의 경우는 인력뿐만 아니라 돈과 음식 등 제반 물품을 후원하기도 한다.
포스터에는 주민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짧고 강렬한 문구와 이미지를 삽입한다. 특히 포스터의 글귀 중에 눈에 띄는 것은 이집트 숲 모기와 뎅기열을 없애는 것이 ‘우리 모두의 책임(Reponsabilidad de Todas y Todos)’이라는 것이다. 이것은 밍가 암비엔탈의 국가 캠페인적인 성격을 잘 보여주는 데, 전염병 해결의 몫이 정부와 시(市)만의 문제가 아니라 주민 모두의 문제로 돌리고자 하는 보건 당국의 의도를 엿볼 수 있다.
2. 밍가 암비엔탈 프로그램의 한계
범미주보건기구의 자료에 따르면, 파라과이의 뎅기열 발생 추이는 크게 두 시기로 구분 할 수 있다. 첫 번째 시기는 1989년이다. 이 시기에 총 41,000건이 발병되었다. 단기간에 집중적으로 발병한 후 뎅기열은 한동안 발견되지 않았다. 그러다 10년 뒤인 1999년에 다시 발병되었다. 이때는 브라질에서 발생한 뎅기열이 국경도시인 포스 두 이과수를 통해 파라과이로 확산되었다(MSPBS 2011, 5). 이 때부터는 뎅기열이 꾸준하게 발병되면서 이집트 숲 모기로 감염되는 대표적 질병 중의 하나가 되었다.
<표 1>에서 보듯이 뎅기열 예방과 퇴치와 관련하여 범국가적인 주민참여 보건 프로그램에 대한 필요성은 2007년 첫 뎅기열 사망자가 발생하면서 대두되었다. 또한 이 통계에서 주목할 것은 2007년부터 뎅기열 발생 추이와 사망자 수인데 이 시기에 폭발적으로 뎅기열 발병건수가 증가하였으며, 사망자가 17명에 달했다. 이를 계기로 정부는 2009년에 밍가 암비엔탈 프로그램을 실시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0년부터 2013년까지 뎅기열 발병이 폭발적으로 늘어났으며, 그에 따라 사망자도 발병건수와 유사한 비율로 증가하였다. 2017년과 아직 통계가 확정되지 않은 2019년을 제외하고 각 해마다 뎅기열 발병이 높음을 알 수 있다. 특히 밍가 암비엔탈 프로그램 실시 이후 뎅기열 발병률이 지속적으로 감소하지도 않으며 주기적으로 통계가 들쑥날쑥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통계적인 측면에서는 밍가 암비엔탈 프로그램이 뎅기열 발병과 사망자수를 낮추는데 있어 상관관계가 없음을 알 수 있다. 이 밍가 암비엔탈 프로그램의 실효성에 관한 문제는 통계뿐 아니라 현장 보건 담당자의 의견에서도 드러난다.
밍가 암비엔탈을 할 때 애로 사항은 주민들이 문을 열어주지 않는 것이다. 문을 열어 주지 않으면 들어갈 방법이 없어 모기 서식지를 없앨 수 가 없다. 왜냐하면 밍가 암비엔탈은 법적 강제력이 없는 자율적 프로그램이기 때문이다(호세 곤살레스(José Gonzáles), 비야리까 세네파 소장).
밍가 암비엔탈의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주민의 적극적인 참여가 중요하다. 마을과 동네의 공원이나 하천, 거리 등 공공 택지에서는 누구나 모기 서식지를 없애는 작업을 할 수 있지만, 개인소유의 집이나 토지에 들어가는 것은 주인의 허락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 같이 밍가 암비엔탈은 상기의 통계와 현장에서 그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됨에도 불구하고 점차 확대되고 있는데, 그것은 뎅기열 퇴치라는 본래의 목적이외에 다른 여러 요인들이 프로그램을 유지하는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Ⅳ. 지역주민참여 보건프로그램의 정치경제적 목적
밍가 암비엔탈 프로그램은 본연의 목적인 뎅기열을 퇴치하고 예방하는 데 여러 가지 제한과 한계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사회적 주체들의 관심을 끌며 점차 확대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필연적으로 지역 주민의 참여가 수반되는 프로그램의 특성상 대중과의 스킨십이 필요한 이해관계 집단들의 관심과 참여가 증가하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그렇다면 밍가 암비엔탈 프로그램의 효과성에 대한 의문에도 불구하고 이 프로그램이 지역사회에서 꾸준하게 실천되는 요인은 무엇인가?
첫 번째, 뎅기열에 대한 뚜렷한 대처 방안이 없는 상황에서 밍가 암비엔탈 프로그램은 캠페인으로서 뎅기열 예방을 위한 정부의 노력을 보여줄 수 있는 적절한 전략중의 하나이기 때문이다. 이것은 뎅기열이 국가적 차원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보건 기관과 지역 사회가 협력하는 프로그램으로서 각 가정과 지역사회의 개별 환경 문제를 부각함으로서 뎅기열 발병과 사망, 그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정부 보건 정책에 대한 불신감을 일개의 개인과 가정으로 전가할 수 있는 효과가 있다.
두 번째는 지역 주민을 전방위적으로 접촉할 수 있기에 이해관계 집단의 목적에 따라 자연스러운 홍보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점이다. 이 프로그램은 지역주민의 적극적 참여가 가장 중요한 요소이기에 시작 전부터 관공서와 매스미디어, 소셜네트워크 서비스를 통한 노출이 빈번하다. 또한 프로그램이 끝난 후에도 그에 대한 성과를 보고하고 알리는 작업을 지속적으로 실시하기 때문에 지역 정치인들과 기업들에게 밍가 암비엔탈 프로그램은 유용한 홍보 및 광고 수단이 된다.
세 번째는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지역적 특성이다. 두 번째 요인과 맥을 같이하는데, 밍가 암비엔탈을 집중적으로 시행하는 지역은 인구밀도가 높은 대도시 지역이다. 이집트 숲 모기의 주요 서식처가 폐타이어와 캔, 일회용 빈 용기이기 때문에, 이러한 서식 환경은 상기 물품들을 대규모로 소비하는 인구밀집지역에 집중되어 있다. 이것이 매개곤충 감시 계획에서 지정한 위험지역 단계가 인구밀도가 높은 지역에서 낮은 지역순서로 내려가는 이유이기도 하다. 가장 위험지역은 3곳으로서 수도인 아순시온과 수도권, 제 2의 도시인 시우닫 델 에스테이다. 이처럼 밍가 암비엔탈 프로그램은 인구가 가장 많은 대도시 지역 중심으로 실행되기에 각 이해관계집단의 관심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
이와 같은 세 가지 측면은 뎅기열 예방 실효성에 대한 의심에도 불구하고 밍가 암비엔탈 프로그램이 지속적으로 확대 추진되는 이유라 할 수 있다. 밍가 암비엔탈 프로그램을 둘러싼 주요 이해관계 집단은 정치와 경제적인 목적에 따라 두 분류로 나눠 볼 수 있다. 정치적으로는 시장과 도지사, 지방의회 구성원들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선출직이기에 지역 주민들과의 스킨십이 매우 중요하다. 그런 차원에서 밍가 암비엔탈은 지역 주민들과 자연스럽게 만날 수 있는 장을 마련해준다. 또한 열심히 일하는 ‘친근한’ 정치인으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된다. 이는 지역 정치인의 입장에서 다음 선거를 대비하는 효과를 누릴 수 있는 것이다.
최근 아순시온의 사례를 보면, 현 시장인 마리오 페레이로(Mario Ferreiro)가 밍가 암비엔탈을 활용하는 방식을 엿볼 수 있다. 그는 트위터와 페이스북의 본인 계정을 통해 실시간으로 소통하면서 시민을 위해 일하는 시장이라는 이미지를 쌓고 있다. 위의 사진은 2019년 10월 4일 아순시온 시장의 트위터 계정에 올라 온 사진이다. 그는 바리오 오브레로(Barrio Obrero)에서 10월 4일부터 5일까지 양일간 실시된 밍가 암비엔탈에 참가하였다. 그리고 첫날 실시된 밍가 암비엔탈에서 시장이 줌바를 추는 주민들과 즐겁게 어울리는 모습을 트위터에 올린 것이다. 이는 밍가 암비엔탈 프로그램 참여를 위한 독려차원이라기 보다는 주민들과 격의없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서 권위적이지 않는 시장의 이미지를 만들기 위한 의도가 더욱 두드러져 보인다.
경제적인 이해관계 측면에서는 기업의 홍보 수단으로 밍가 암비엔탈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파라과이 맥주회사인 필센(Pilsen)은 몇 년 전부터 밍가 암비엔탈 프로그램을 지원한다는 명목아래에 뎅기열 퇴치 광고를 실시하고 있다. 2018년부터 광고의 빈도가 크게 늘어났는데, 그것은 필센의 입지와도 관련되어 있다. 필센은 자국 회사임에도 불구하고 브라질의 브라마(Brama)와 아르헨티나 맥주인 파타고니아(Paratagonia) 브랜드에 밀렸다. 최근에는 세계적인 다국적 기업 맥주 브랜드인 하이네켄과 스텔라 아르투아, 기네스, 밀러, 코로나 등이 파라과이에 진출하면서 자국 브랜드인 필센이 더 위축되었다. 이를 타계하기 위해 필센은 밍가 암비엔탈을 지원한다는 명목하에 공익 캠페인 성격의 광고를 내놓기 시작했다. 모기가 많은 시기와 맥주 판매량이 높은 시기가 여름으로 일치하는 것도 밍가 암비엔탈과 연계할 수 있는 조건이 되었다.
필센은 매스미디어 광고와 밍가 암비엔탈 자원봉사자 지원, 휴양지 콘서트 등의 방법을 밍가 암비엔탈과 관련 지어 홍보하고 있다. 매스미디어 광고는 ‘파라과이를 지키자(CUIDAPY)’라는 모토 아래에 “친구들아! 모기 서식지를 없애자!(Eliminemos los criaderos carajo!)”라는 구호를 길거리와 방송 등에서 노출하면서 밍가 암비엔탈을 기업과 연계하여 전방위적으로 홍보를 하고 있다. 대표적인 필센 광고는 공병이 모기의 주요 서식처임을 감안하여 밍가 암비엔탈 프로그램과 맥주 회사의 이미지를 겹쳐놓은 것이다.
맥주 공병 뒤집기는 바로 밍가 암비엔탈의 이집트 숲 모기 퇴치 방법인 뒤집기(Volteá)를 표현한 것이다. 또한 필센의 광고는 유일한 국내 맥주회사로서 ‘파라과이를 지키자’라는 모토를 통해 애국 마케팅도 겸하고 있다. 이 문구는 모기로부터 파라과이를 지키자라는 의미와 함께 해외 맥주 브랜드로부터 필센을 지키자는 중의적 의미가 포함되어 있다.
한편 밍가 암비엔탈을 통한 기업의 현장 홍보는 자원봉사자 지원과 콘서트 등의 행사를 통해 소비자를 직접 만나기도 한다. 밍가 암비엔탈을 실시하는 마을과 동네 곳곳을 누비면서 자원봉사자들은 청소와 모기 서식지를 제거하는 역할을 한다. 이들은 필센 브랜드가 적힌 모자와 티셔츠를 입고 동네 곳곳을 누빔으로서 지역주민들의 관심을 끌어당기는 걸어 다니는 광고판 역할을 하게 된다. 이 같은 전략은 밍가 암비엔탈 참가한 주민들이 캠페인 후에 필센 맥주를 소비하게끔 한다.
상기 두 개의 홍보보다 더 노골적인 콘서트는 기업 마케팅을 극대화하기 위해 모기가 극성인 시기이자 가장 더운 2월에 열린다. 이때는 파라과이 곳곳에서 카니발을 비롯한 축제를 하는 기간이자 휴가철로 맥주 소비가 절정에 달하는 시기이다. 필센은 파라과이의 대표적인 휴양지인 산베르나르디노(San Bernardino)에서 콘서트를 개최하면서 아래와 같이 그 목적을 대대적으로 언론에 홍보하였다.
음악과 함께 필센은 올해 이 시기에 뎅기열의 원인이 되는 모든 것과 모기 서식지를 없애고 줄이기 위한 싸움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여러분을 초대한다. 이 축제기간 동안 모기 서식지 퇴치를 위해 기운을 북돋워 줄 음악가들과 작곡가들이 공연을 할 예정이다.
Además de la música, este año Pilsen invita y llama a la acción en la lucha por una temporada con menos dengue, e insta a aumentar los esfuerzos para eliminar los criaderos, prestando escenario y todas sus plataformas a esta causa. Durante el festival se presentarán también a los músicos, expositores del país que alentarán a la correcta disposición de los residuos7).
콘서트 홍보 내용은 기업이 밍가 암비엔탈을 매개로 이윤을 위해 이미지화하는 과정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앞서 언급했듯이 필센은 역내 국가들의 맥주 브랜드와 글로벌 맥주 브랜드에 비해 저렴한 맥주라는 인식과 더불어 매출 성적도 좋지 않다. 실제로 필센은 다른 맥주들 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승부하였다. 그래서 필센은 가난한 사람들이 먹는 맥주라는 이미지와 함께 유일한 국산 맥주라는 두 가지의 이미지를 동시에 갖고 있었다. 그 중에서 파라과이 사람들의 뇌리에 박힌 필센 브랜드에 대한 유일한 긍정적 인식은 자국 브랜드라는 것이다. 필센은 바로 토종 기업이라는 회사의 장점을 살리기 위한 전략으로 밍가 암비엔탈을 전략적으로 도구화하고 있다. 이는 ‘애국 마케팅’의 극대화이기도 하다.
이처럼 밍가 암비엔탈 프로그램은 본래 목적인 뎅기열 예방 및 퇴치라는 보건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실천하는 기저에 정치경제적 목적에 의해 작동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Ⅴ. 결론
뎅기열은 이집트 숲 모기가 서식하기 좋은 곳에서 주로 발병을 하는데 주변 환경과 위생이 열악한 지역에서 창궐한다. 이러한 모기가 서식하기 용이한 지역은 환경이나 위생이 취약한 빈민지역 혹은 저소득층 거주지역이 확률이 높다. 뎅기열은 누구나 걸릴 수도 있지만 그 발병 빈도는 가난한 지역에서 높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 이처럼 뎅기열은 일정 정도 사회적 불평등을 반영하는 전염병이라 할 수 있다. 즉 뎅기열 자체는 지극히 사회적인 질병이다. 이 같은 사회적 질병을 보건적인 측면에서만 대응한다면 그 효과는 불 보듯 뻔한 것이다. 이는 질병 뿐 아니라 질병을 예방하고 치료하고자 하는 위생이나 보건 프로그램도 사회적 맥락에서 실천되는 것을 여러 연구 사례에서 증명되었다.
본 연구도 근대 이후 출현한 주민 참여 공공 위생 혹은 보건 프로그램들이 국가 권력이나 불평등, 다양한 주체들의 이익 관점에서 실현된다는 관점에 기초하여 파라과이 보건프로그램인 뎅기열 예방 프로그램을 사례로 살펴보았다. 그 결과 밍가 암비엔탈 프로그램은 뎅기열 퇴치라는 보건프로그램으로서의 실효성에 대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정치인과 기업 등 다양한 이해관계 집단에 의해 지속, 확대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 사례는 보건프로그램이 그 본래의 목적과 다르게 정치경제적 맥락에 의해 작동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비판적 의료인류학에서 접근한 바와 같이 보건프로그램의 구성이 여러 사회적 주체들에 의해 얽혀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범미주보건기구에서 작성한 뎅기열 발병과 사망자수에 관한 통계 추이는 밍가 암비엔탈 프로그램이 지난 10년간 뎅기열의 발병을 낮추는데 기여했다는 객관적 증거를 찾기가 어려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프로그램이 점차 확대 지속되는 것은 지역공동체를 기반의 캠페인과 같은 특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밍가 암비엔탈 유형의 주민동원형 프로그램은 지역주민과 이해관계가 있는 집단에게 그들의 목적을 성취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데 이 연구에서도 정치인과 기업이 밍가 암비엔탈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였다. 결과적으로 본 연구는 뎅기열 예방 프로그램은 공공보건적 차원이 아닌 사회문화적인 차원에서 전략적으로 실천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다만, 이 연구에서 밍가 암비엔탈 프로그램이 지역과 국가, 글로벌 차원의 맥락의 함께 다루지 못한 부분은 아쉬움이 남는다. 특히 밍가 암비엔탈의 탄생에는 범미주보건기구의 역할이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는 것을 상기한다면, 밍가 암비엔탈 프로그램의 시작과 운영과정에서 함께 했던 국제기구를 비롯한 글로벌 집단들의 이해관계까지 통합적으로 분석할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지역주민참여 보건프로그램이 지역과 국가, 글로벌 레벨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 폭넓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Acknowledgments
이 논문은 2018년 대한민국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연구임. (NRF-2018S1A6A3A0208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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