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titute of Iberoamerican Studies
[ Article ]
iberoamerica - Vol. 21, No. 2, pp.25-52
ISSN: 1229-9111 (Print)
Print publication date 31 Dec 2019
Received 01 Nov 2019 Revised 11 Dec 2019 Accepted 11 Dec 2019
DOI: https://doi.org/10.19058/iberoamerica.2019.12.21.2.25

카니발리즘으로 읽는 『보헤미아의 빛』

김선욱*
*고려대학교 seonukk@hanmail.net
Reading Luces de Bohemia with Carnivalism
Kim, Seon-Uk*

초록

에스페르펜토는 바예 인클란의 문학에서 가장 독창적인 미학체계로 현실을 오목거울에 반영된 모습으로 그리는 기법이다. 그런데 바예 인클란의 독창적인 미학 체계인 에스페르펜토의 서술전략은 많은 지점에서 마하일 바흐친의 카니발리즘과 맞닿아 있다. 『보헤미아의 빛』에서 사용된 에스페르펜토의 여러 기법들이 바흐친의 카니발리즘적인 기법으로 설명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본 논문은 바예 인클란의 『보헤미아의 빛』에 나오는 에스페르펜토적인 기법을 바흐친의 카니발리즘의 차원에서 되짚어보는 것을 목표로 한다. 바예 인클란의 첫 번째 에스페르펜토 극작품인 『보헤미아의 빛』은 다성성, 진지함의 전복성, 패러디, 그로테스크적 리얼리즘, 광장, 양가성, 변칙적인 시공간의 구조 등의 층위에서 지배계층의 권력이나 권위의 탈중심적인 전복을 추구하고 있다는 점에서 미하일 바흐친의 카니발적인 요소를 많이 함유하고 있다.

에스페란토와 카니발주의는 당시 스페인 사회에 대한 비판과 풍자를 넘어 사회 현실을 해석하는 도구이다. 등장인물들은 고전 영웅들처럼 자신의 운명을 적극적으로 개척하기 보다는 인간의 운명을 결정하는 모든 외부적인 요인에 수동적으로 행동한다. 현대인은 현대 문명의 외적인 환경에 대항하거나 그것을 통제하지 못한다. 그래서 비극적이다. 이런 상황에서 현실에 도전하는 비극의 영웅은 사라지고, 이 작품의 주인공인 막스 에스트레야와 같은 꼭두각시가 그 자리를 대체한다. 이것이 바예 인클란이 『보헤미아의 빛』에서 시도한 카니발적 유머의 진정한 의미이자 풍자이다.

Abstract

Esperpento denotes a literary style in Spanish literature first established by Spanish author Ramón María del Valle Inclán that uses distorted descriptions of reality in order to criticize society. And esperpento’s narrative strategy is similar in many ways to Mikhail Bakhtin's carnivalism. Especially Valle Inclán’s first esperpentic theatre, Luces de Bohemia contained various carnivalistic elements of Bakhtin. The various techniques of Valle Inclán’s esperpento used in Luces de Bohemia can be explained by Bachchin's carnivalist techniques. Therefore, this paper aims to re-examine the esperpentic techniques in Luces de Bohemia of Valle Inclán in terms of Bakhchin's carnivalism. Because the esperpentic tecniques of this play pursue the subversion of power or authority through the carnivalistic aspects such as polyphony, subversion of seriousness, parody, grotesque realism, plaza, ambivalence, anomalous structure of space, time and plot, etc.

Esperpento and carnivalism serve as a tool to interpret the social reality, beyond criticism and satire of Spanish society. The characters act passively on all the external factors that determine human destiny, rather than actively carving their own destiny like the classic heroes. Modern man cannot defy or control the external situation of the modern civilization. So they are tragic. In this situation, the protagonist of the tragedy who challenges reality disappears and a puppet figure like Max Estrella, the protagonist of the Luces de Bohemia, takes his place on a satirical level. This is the satire and the true meaning of carnivalistic humor that Valle Inclán tried in his play.

Keywords:

Valle Inclán, Luces de Bohemia, Esperpento, Mihail Bakhtin, Carnivalism

키워드:

바예 인클란, 보헤미아의 빛, 에스페르펜토, 미하일 바흐친, 카니발리즘

Ⅰ. 들어가며

라몬 마리아 데 바예 인클란(Ramón María del Valle Inclán, 1866~1936)은 20세기 초반 스페인과 유럽의 가장 중요한 작가 중의 한 명이다. 그는 당시 연극계에서 인기를 끌었던 멜로드라마, 감상주의 연극, 가벼운 사실주의, 헤네로 치코(género chico)1) 등에 반기를 들고 비사실적인 연극의 새로운 형식을 탐구하였다. 1919년부터 1920년 사이에 바예 인클란은 아주 중요한 4편의 작품, 『왕을 사랑한 여자에 대한 이탈리아 소극 Farsa Italiana de la Enamorada del Rey』, 『성스러운 말씀 Divinas Palabras』, 『보헤미아의 빛 Luces de Bohemia』, 『순혈왕비에 대한 인증서와 소극 Farsa y Licencia de la Reina Castiza』을 발표하면서 극작가로서의 입지를 굳힌다. 이 작품들을 통해 바예 인클란은 미학적으로 높은 수준에 도달하고, 20세기 초반 유럽에서 가장 혁신적인 전위주의 극작가로서의 명성을 얻게 된다. 이 작품들은 문학적으로 성숙한 경지에 도달했음을 보여주었으며, 동시에 에스페르펜토(esperpento)라는 새로운 문학양식을 선보인다.

에스페르펜토는 바예 인클란의 문학에서 가장 독창적인 미학체계로 현실을 오목거울에 반영된 모습으로 그리는 기법이다. 바예 인클란은 당시의 부정적인 스페인 현실을 그리기 위해서는 사실적인 평면거울보다는 왜곡된 형상으로 대상을 반영하는 오목거울에 비추는 방식으로 묘사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바예 인클란의 독창적인 미학 체계인 에스페르펜토의 서술전략은 많은 지점에서 마하일 바흐친(Mikhail Bakhtin)의 카니발리즘과 맞닿아 있다. 『보헤미아의 빛』에서 사용된 에스페르펜토의 여러 기법들이 바흐친의 카니발리즘적인 기법으로 설명될 수 있기 때문이다.

『보헤미아의 빛』에서 사용된 에스페르펜토의 기법에 대해서는 이미 많은 연구가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에스페르펜토의 양상을 바흐친의 카니발리즘의 개념으로 설명하려는 연구는 없었다. 이에 본 논문은 바예 인클란의 『보헤미아의 빛』에 나오는 에스페르펜토적인 기법을 바흐친의 카니발리즘의 차원에서 되짚어보고 이를 통해 작품의 의미를 다시 정리해보고자 한다. 이를 위해 먼저 바예 인클란의 에스페르펜토와 바흐친의 카니발리즘을 살펴보도록 한다.


Ⅱ. 바예 인클란의 에스페르펜토

스페인 학술원에서 발간한 스페인어 사전의 정의에 따르면 에스페르펜토는 “단정치 못하고 빈약한 외양의 추한 사람과 사물”이나 “엉뚱하고 불합리한 것”을 의미하며, “문학용어로는 1920년 바예 인클란의 『보헤미아의 빛』에서 처음으로 사용되었다(Real Academia Española 1997, 895).” 에스페르펜토는 못 생긴 것, 우스꽝스러운 것, 그로테스크하거나 괴물 같은 것을 통해 새로운 예술을 창출하려는 미학이고, 궁극적으로는 이를 통해 새로운 시각으로 사회를 바라보려는 미학이며, 예술적인 거리두기, 감정에 대한 무감각성, 현실에 대한 그로테스크적 변형 등을 추구한다(김선욱 2012, 44).

『보헤미아의 빛』의 12장에서 주인공 막스 에스트레야는 에스페르펜토를 체계적으로 정의하고 있다. “오목 거울에 비친 옛 영웅들의 모습이 바로 에스페르펜토”2)를 만들고, “스페인 삶의 비극적인 의미는 체계적으로 뒤틀린 미학으로 전달될 수 있다(162).”는 막스 에스트레야의 말에서 알 수 있듯이, 에스페르펜토는 현실을 오목 거울을 통해 투시된 기형적인 모습으로 그리는 기법이다. 현실을 체계적으로 그로테스크하게 왜곡시키는 미학인 것이다. 바예 인클란은 이와 같은 체계적인 그로테스크를 통해서 현대 사회의 이미지를 가장 적절하게 표현할 수 있다고 믿었다(Weber 1967, 576).

바예 인클란이 당시 스페인 사회를 에스페르펜토로 왜곡시키는 이유는 막스 에스트레야가 말하듯이 “스페인이 유럽 문명의 그로테스크하고 뒤틀린 형상체(162)”이기 때문이다. 바예 인클란은 이런 뒤틀린 사회는 오직 기형적인 미학으로만 묘사될 수 있다고 믿었다. 뒤틀린 사회에서 뒤틀린 방식으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은 자신들의 삶이 뒤틀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래서 이런 모습을 사실적인 평면거울로 보여주면 지극히 평범한 모습으로 그려진다. 그렇기 때문에 에스페르펜토는 막스 에스트레야가 “오목 거울에서는 가장 아름다운 것도 부조리한 것이 되어버린다(163).”라고 말한 것처럼, 정상이라고 믿는 사람들에게 그들의 삶이 뒤틀렸다는 것을 실감나게 보여주기 위해 오목거울에 반영된 모습을 보여주는 미학체계인 것이다.

이 지점에서 에스페르펜토의 또 다른 중요한 사항이 있다. 바로 정상적인 것과 뒤틀린 것 사이의 적절한 관계 설정이다. 에스페르펜토의 대상이 되는 인물과 그들의 언행이 분명히 잘못되었음에 불구하고 당사자들은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못한다. 그래서 인물과 언행을 노골적으로 기형적인 방식으로 그리기보다는 겉으로 보기에는 정상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전체 문맥에서는 이상하고 기괴한 모습으로 파악되게 그리는 것이 진정한 에스페르펜토의 기법이다.

이에 대한 한 가지 사례로 2장 차라투스트라의 “동굴 같은 책방(49)”에서 책방 주인과 고양이와 앵무새와 개가 모여 있을 때, 쥐 한 마리가 쥐구멍에서 주둥이를 내밀자 차라투스트라가 쥐에게 말하고 고양이, 개, 앵무새도 말을 한다.

차라투스트라   내가 네놈을 보지 못한다고 생각지는 말아라. 이 도둑놈아.
고양이      야옹! 야옹! 야옹!3)
개        멍! 멍! 멍!
앵무새      스페인 만세(49-50)!

이 부분의 전체적인 맥락이나 분위기는 당연히 부조리하다. 사람이 쥐에게 말을 한다거나 고양이, 개, 앵무새가 말을 하는 장면은 인간 가치의 강등과 희화화를 보여주는 장면이다. 인간의 언사가 동물들의 언사와 같은 층위에서 일어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들의 대화를 하나씩 분리해보면, 인간이 쥐를 보고 그렇게 말할 수 있으며, 고양이가 “야옹”하고 말하고, 개가 “멍멍”하고 말하고, 앵무새가 사람 말을 흉내 내어 “스페인 만세!”라고 말하는 것은 지극히 정상적인 언사이다. 이렇게 등장인물(동물)들이 표면적으로는 정상적인 언행을 하고 있다 하더라도 전체적인 콘텍스트에서는 기괴한 분위기를 산출하는 것이 에스페르펜토의 기법이다.

바예 인클란의 에스페르펜토 작품들에는 전통적인 영웅이 등장하지 않는다. 대신 한때는 촉망받는 시인이었으나 영락하여 눈이 멀고 무기력한 남자, 추한 외모에 거대한 성기를 가진 장애인, 그를 이용하여 돈을 버는 가족, 무뢰한, 불륜을 저지르는 여자, 창녀, 부패한 정치인, 폭력적인 경찰, 타락한 언론인, 이기적인 소부르주아, 말만 앞세우는 젊은 지식인, 오만하고 폭력적인 귀족, 타락한 성직자 등이 영웅의 자리를 대체한다. 바예 인클란의 작품은 이들의 폭력성, 이기주의, 도덕불감증, 허세, 경망스러움, 공허한 말장난 등으로 채워져 있으며, 이를 통해 거대한 스페인 사회 전체가 처해 있는 모순과 혼란을 들여다보는 느낌을 준다. 그러나 이렇게 혼탁한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은 정작 자신의 비극을 깨닫지 못한 채, 현실이 부과하는 고통을 겪으며 살아간다. 그래서 바예 인클란은 당시 스페인 사회를 비극적이라고 진단한다.

그러나 이처럼 20세기 초 스페인의 현실을 묘사하는 것에서 시작된 에스페르펜토는 인간 사회에 공통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보편성을 띄고 있다. 현실세계에 존재하는 인간이나 사물 간의 이질성을 과장함으로써 사실주의 소설보다 오히려 더 현대인의 삶과 현실에 더욱 근접하는 해석을 달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이 에스페르펜토의 가장 중요한 의의이다. 결론적으로 에스페르펜토는 스페인의 한 역사적 시대 상황에서 배태된 사회현상에 대한 도덕적 비판의지와 심미적 노력이 어우러진 보편적인 예술적 결정체인 것이다(김선욱 2012, 44-45).


Ⅲ. 바흐친의 카니발리즘

카니발(Carnival)은 사순절4)의 시작을 앞두고 벌이는 폭음과 폭식의 축제에서 시작되었다. 한동안 경건함을 유지해야 하는 사순절을 앞두고 마음껏 마시고 즐기자는 의도에서 시작되었다가 시간이 흐름에 따라 여러 가지 놀이와 유흥문화가 삽입되면서 축제로 발전하였다. 특히 카니발 축제는 웃음을 유발하려는 목적에서 지배적인 사회질서를 해체하고 공식적인 세계를 전복하는 역할을 한다. 이 축제에서 민중들은 귀족, 교회, 남자, 국가 등 공식사회의 지배계층을 희화화하고 조롱한다. 더 중요한 점은 행사에 민중이 스스로 참여하며 즐기는 적극적인 참여문화라는 점이다.

그런 관점에서 카니발 축제는 공식적이고 일상적인 삶과 대립되는 비공식적이고 비일상적이고 전복적인 시공간이며, 탈 중심적인 세계관을 제시하고, 지배적인 이데올로기를 해체한다. 미하일 바흐친은 이런 카니발 축제의 특징을 정리하여 문학의 한 특징으로 정립하였다. 바흐친의 카니발리즘 개념은 여러 가지로 설명될 수 있는데, 가장 대표적인 것이 혼돈과 무질서의 공간 개념과 구속되지 않는 자유이며, 지배계층의 엄숙한 공식문화에 반하여 그것의 유효성을 박탈하고 피지배계층의 비공식문화로 웃음을 양산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바흐친은 공식적인 축제와는 대조적으로 카니발은 마치 지배적인 진리와 현존하는 제도로부터 일시적으로 해방된 것처럼, 모든 계층의 질서정연한 관계, 특권, 규범, 금지의 일시적 파기를 축하하는 것으로 보았다(고석기 2007, 626). 사회 계층 간의 불평등을 성화(聖化)하는 공식적인 축제와는 대조적으로 카니발에서는 소외가 일시적으로 사라지고 모든 사람들이 평등한 것으로 간주한 것이다(미하일 바흐찐 2004, 32-33). 그런 점에서 카니발 축제는 일반 민중들이 일시적이고 허구적이나마 현실이 부과하는 억압적인 지배체제에서 벗어나 일탈을 경험하고 억눌린 욕망을 해소하는 사회적 기능도 수행하고 있다.

카니발의 또 다른 중요한 속성은 웃음이다. 카니발은 본질적으로 형식과 권위를 부정하고 자유분방하고 파괴적인 특성을 지녀 민중적이고 집단적으로 ‘유쾌한 상대성’이 지배하는 세계이다(김욱동 1988, 183). 그리고 민중들의 웃음은 지배계급의 문화, 즉 공식문화를 향하고 있는데, 카니발 세계에서는 권위적이고 진지한 모든 것들이 권위와 진지함을 상실하고 파괴되고 조롱당하기 때문이다. 그 안에서는 모든 계급 조직이 거꾸로 뒤바뀌어지고, 모든 대립적인 것들이 서로 혼합되며(레이먼 셀던 1990, 36), 삶과 죽음, 성공과 실패, 고급과 저급, 영혼과 육체를 구분하는 모든 기준과 원칙들이 해체된다(오민석 2003, 47).

그리고 카니발적인 웃음은 양면적 가치를 가진다. 유쾌하지만 동시에 조소적이다. 부정하면서 동시에 긍정하고, 매장되다가 부활한다. 이것이 바로 카니발적인 웃음의 특징이다(미하일 바흐찐 2004, 35-36).

카니발의 또 다른 특징은 축제에 참여하는 민중들이 자신의 모습을 숨기고 변장이나 가면을 착용한다는 점이다. 더 많은 웃음을 유발하고 지배계층을 심하게 조롱하기 위해 가면이나 변장은 더 과장되고 뒤틀린다. 그런 차원에서 안정된 것을 불안정하게 만드는 가면은 변신, 체현, 조소, 파괴, 자기 부정 등으로 확장되고, 이런 카니발의 성격은 그로테스크 리얼리즘으로 연결된다.

바흐친의 그로테스크 리얼리즘의 개념은 사물의 고유한 가치를 격하시킴으로써 원래의 모양을 변형하거나 여러 형태를 조합하거나 재생하면서 구체화된다. 풍자적 패러디, 격하원리에 의한 조롱과 모독, 탈 권위, 탈 중심, 물질화 등을 통해 카니발의 그로테스크적 웃음을 생성한다. 이처럼 그로테스크 리얼리즘의 주도적인 특성은 격하시키는 것, 즉 고상하고 정신적이며 이상적이고 추상적인 모든 것을 물질·육체적 차원으로 이행시키는 것에 있으며, 이것이 그로테스크 리얼리즘이 공식적인 숭고한 형식들과 구별되는 근본적인 특성들이다(오민석 2003, 48-49).

바흐친은 카니발리즘의 가장 큰 특징을 이질적인 요소의 상호공존에 두고 있다. 카니발에서는 대립적이고 모순 관계에 있는 모든 것들이 서로 공존하며 대화하고 있다. 이것은 바흐친의 다성성, 이어성, 다어성의 개념으로 연결된다. 대화는 대립적인 가치들 사이의 충돌을 보여주는 장치이다. 바흐친에 의하면 “문체와 목소리들 사이의 투쟁은 개인적 의지 혹은 논리적 모순들 사이의 언어 내적인 투쟁이 아니라 사회언어학적 관점들 사이의 투쟁(오민석 2003, 40)5)”이다.

바흐친이 설명한 이러한 카니발리즘의 특징이 바예 인클란의 『보헤미아의 빛』에서 많이 발견된다. 다음 장에서는 작품에 나타나는 에스페르펜토적인 기법을 카니발리즘의 차원으로 살펴보고 이를 통해 작품의 의미를 다시 정리해볼 것이다.


Ⅳ. 『보헤미아의 빛』과 카니발리즘

바예 인클란의 핵심 미학인 에스페르펜토의 서술전략은 카니발리즘적인 서술전략과 유사하다. 바예 인클란이 최초로 에스페르펜토를 문학화한 『보헤미아의 빛』에서 살펴볼 수 있는 카니발리즘의 특징을 다음의 7가지 층위에서 살펴보고자 한다.

1. 다성성

카니발적 세계관은 대립적이고 모순 관계에 있는 것들이 혼합되어 영웅과 악당, 현자와 바보, 권력층과 피권력층, 선과 악, 삶과 죽음이 상호 공존하는 것을 중요한 특징으로 삼는다. 이것은 바흐친의 다성성을 띤 대화의 개념으로 연결된다. 대화는 대립적인 가치들 사이의 충돌의 측면을 보여주는 장치이다.

다성성의 측면에서 살펴본 『보헤미아의 빛』의 가장 큰 특징은 장관, 언론인, 경찰 등의 지배 계층의 목소리뿐만 아니라 스페인 최고의 시인이었다가 몰락한 눈 먼 시인, 사기꾼 친구, 돈 밝히는 서점상, 거리의 매춘부와 포주, 겉만 뻔지르르한 젊은 문인, 헛소리만 지껄이는 현학자 등 사회 주변부의 다양한 목소리가 하나의 중심 기조로 편집되지 않고 다성성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이들의 다양한 목소리는 각각 독립성을 가지면서 의미를 산출한다. 이는 하나의 시각, 하나의 지배 이데올로기, 하나의 총체적인 세계관을 강요하는 일반적인 문학체계를 전복하려는 카니발적인 시도로 볼 수 있다.

『보헤미아의 빛』에서 다성성을 통해 전복시키려는 대상은 무차별적으로 나타난다. 주로 무능력하고 부패하고 폭력적인 지배계층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동시에 위선적이고 이기적인 일반 민중들도 비판하고 있다. 우선 주인공 막스 에스트레야는 작품 전체를 통하여 여러 인물들에 의해 조롱당하고 있다. 예전에는 촉망받는 최고의 시인이었으나, 지금은 그저 가난한 장님 시인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예전의 명성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며 허세를 부리는 몰락한 지식인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는 작품 내내 무기력하고 무능한 모습으로 일관하면서 친구인 돈 라티노와 매춘부, 경찰, 언론인, 장관 등에 의해 지속적으로 비웃음거리로 전락하다가 결국에는 비극적인 죽음을 맞이한다. 이렇게 막스 에스트레야를 조롱하는 여러 인물들의 목소리들은 혼탁한 사회를 구하기 위한 어떤 역할도 하지 못하는 당시 스페인의 지식인 계층을 향한 신랄한 비판으로 볼 수 있다.

동시에 위선적이고 부패한 장관, 정권에 아부하는 언론인, 폭력적인 경찰, 의미 없는 말만 앞세우는 현학자 등 당시 지배계층과 지식인 계층에 대한 비난도 막스 에스트레야와 사회 주변부 인물들의 입을 통해 지속적으로 폭로된다. 이들의 다성적인 대사들은 힘없고 무기력한 인간들의 헛소리처럼 보이지만 그런 대사를 통해 스페인의 권위를 비판하고 있다. 이렇게 『보헤미아의 빛』에 나오는 여러 목소리들은 지배계층이나 지식인 계층에 의해 순종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들을 공격하며 그들의 권위를 철저하게 해체하고 있다.

2. 진지함의 전복

『보헤미아의 빛』은 인물과 상황이 기형적으로 묘사되고 있는데, 이는 상황을 부조리하고 그로테스크하게 만든다. 앞서도 언급했듯이 주인공 막스 에스트레야는 스페인 최고의 시인이었고 많은 사람들에게 존경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현재에는 사회의 개혁을 모색해야하는 지식인으로서 어떤 역할도 하지 못하는 무능력한 인물일 뿐만 아니라, 항상 주변 사람들의 비웃음의 대상일 정도로 뒤틀린 모습으로 그려지고 있다. 또한 그와 대화하는 지식인이라 칭해지는 젊은 모더니스트, 돈 가이, 소울리나케와 같은 인물들 역시 막스 에스트레야와 마찬가지로 말만 많지, 실제로는 아무런 실행력을 갖추지 못한 무기력한 인물로 묘사될 뿐이다. 대표적으로 2장 차라투스트라의 서점에 모인 막스 에스트레야와 돈 라티노와 돈 가이가 종교와 문학에 대해 말하는 장면에서 작가는 그들의 진지한 대화를 다음처럼 비웃고 있다.

“세 명의 방문객이 마치 같은 가지 위에 나란히 앉아 있는 세 마리의 새처럼 계산대 앞에 모여 앉아서 환상에 빠진 듯 우수에 젖은 듯한 표정을 짓고 있다. 그러다가 자신들의 고통을 잠시 접어두고 문학에 대한 토론을 즐기고 있다. 다른 경찰들의 떠드는 소리와 대머리 소년의 만세 소리, 개 짖는 소리, 괴짜 허풍쟁이의 비탄에 젖은 불평은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들만의 헛소리를 해댄다. 그들은 무일푼의 지식인들이다(54).”

막스를 비롯한 지식인들은 늘 점잖고 진지한 모습을 유지하려하나 무시당하고, 늘 그럴듯한 고급스러운 말로 허세를 부리나 그들의 말은 항상 공허한 말로 흩뿌려지면서, 무능력한 지식인들의 허세적인 진지함이 전복되고 있다.

진지한 상황에 대한 전복도 나타나는데, 13장 막스 에스트레야의 장례식장 장면이 대표적이다. 13장 막스 에스트레야의 장례식장에 그를 죽게 한 돈 라티노가 만취한 상태로 나타나 엄숙하고 경건해야할 장례식을 난장판을 만든다. 그리고 개가 막스 에스트레야가 안치된 관을 뛰어 넘는다. 이는 비극적이고 진지해야 장례식을 웃음으로 조롱하는 극단적인 장치로 기능한다. 이어서 소울리나케가 등장하여 말도 안 되는 행동을 하는데, 그는 등장부터 진지함에 대한 전복적인 측면을 암시한다.

외투의 단추를 끝까지 채우는 키 큰 대머리 남자가 문에 나타나다. 유태인 무정부주의자처럼 붉은 수염을 길렀고, 고집스러운 들소 같은 이마 밑의 눈은 남을 곧잘 의심하는 사람의 눈을 하고 있다(177).

그는 막스 에스트레야가 아직 죽지 않았으며, 단지 경직증에 걸렸을 뿐이라고 말하며 사람들과 논쟁한다. 그러자 여자 수위와 마부가 막스 에스트레야가 죽었다는 것을 확인하기 위해 시신의 엄지손가락 위에 성냥불을 올려놓기까지 한다. 결국 사람들은 성냥불이 다 타들어가도 시신이 아무 반응을 보이지 않자 막스 에스트레야가 죽은 것으로 확인된다.

결국 이런 모든 부조리하고 우스꽝스러운 상황은 진지함을 웃음으로 전복시키는 카니발리즘의 전복성을 보여주며 죽은 막스 에스트레야를 비웃는다. 살아있을 때에도 조롱을 당한 막스 에스트레야는 죽어서까지 조롱의 대상으로 끝없이 전락한다.

3. 패러디

『보헤미아의 빛』은 여러 문학 작품의 패러디라는 관점으로도 접근할 수 있다. 우선 2장에서 막스가 말하는 “폴란드여, 그대는 한 이방인을 모질게도 맞는구나(50).”라는 대사는 17세기 극작가 칼데론 데 라 바르카(Calderó́n de la Barca)의 『인생은 꿈 La vida es sueño』의 1막 1장에서 로사우라가 자신의 훼손된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 폴란드로 들어오다가 말에서 굴러 떨어지면서 내뱉는 대사로(Calderó́n de la Barca 1986 76, 17-18), 17세기의 유명한 고전작품을 패러디한 것이다.

그리고 막스 에스트레야는 작품의 여러 곳에서 역사적이거나 문학적 인물의 체현으로 등장하는데, 먼저 신화적인 영역에서 우리에게 전령의 신 헤르메스를 연상하게 한다.

막스 에스트레야가 아름다운 흰 수염 다발을 가슴 위로 흩뜨리며 힘차게 일어난다. 고전적이고 고풍스러운 곱슬머리와 눈이 안 보이는 것은 헤르메스 조각상을 떠오르게 한다(42).

또한 눈이 먼 작가라는 점에서 막스 에스트레야 스스로 자신을 고대의 인물인 호메로스(Homeros)와 벨리사리오(Belisario)라고 칭한다.

장관   그런데 자네 눈이 멀었나?
막스   호메로스6)와 벨리사리오7)와 같지(122).

그리고 막스 에스트레야는 수난의 날에 육체적인 고통을 겪는 예수의 모습을 연상시킨다(Alan Smith 1989, 57-58). 전 작품을 통해 그는 복권, 돈, 망토 등 자신이 가진 것을 지속적으로 약탈당하다 결국 죽게 된다. 9장에서 막스 에스트레야가 루벤과 돈 라티노와 포도주를 곁들인 저녁 식사를 하는 장면은 마치 예수와 12제자의 최후의 만찬을 떠오르게 하며, 10장에서 매춘부 점순이는 막스 에스트레야에게 “예수님 머리(146)”를 하고 있다고 했다. 13장에서 “관에 박힌 못 하나가 망자(막스 에스트레야)의 관자놀이에 닿아있는(171)” 모습은 마치 예수의 가시관을 떠오르게 한다. 이 모든 것에서 우리는 막스 에스트레야에게 예수의 모습이 중첩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비록 표층적인 차원에서의 모습을 예수와 연결시키고 있지만 실제로는 지극히 무능력한 막스 에스트레야의 모습을 통해 작품은 아무 역할을 하지 못하는 인물의 좌절을 부각시킨다.

또한 이 작품은 14세기 초에 쓰인 단테의 『신곡 La Divina commedia8)에 대한 패러디이기도 하다. 하룻밤 동안 지옥 같은 마드리드의 밤거리를 방황하는 막스 에스트레야와 그를 인도하는 돈 라티노는 『신곡』에서 지옥을 돌아보는 단테와 그를 지옥으로 안내하는 베르길리우스를 연상케 한다.

한편 돈 라티노가 친구인 막스 에스테레야를 따라 다니며 그를 이용하고 이득을 취하는 모습은 이상주의자 주인으로부터 자신의 이득을 챙기는 산초 판사와 장님 주인공을 안내하며 속이는 라사리요 데 토르메스를 떠오르게 한다.9) 마지막으로 14장에서 루벤과 브라도민 후작의 대화는 헴릿과 묘지기들의 대화와 유사하다. 루벤 스스로도 “우리 모두는 햄릿의 모습을 어느 정도는 가지고 있다(188).”는 대사를 하고 있다.

이처럼 『보헤미아의 빛』은 수많은 문학을 차용하면서 고전문학의 영웅(주인공)을 패러디하면서 중요한 고전 주인공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무기력하고 무능한 현대인을 조롱하면서, 동시에 정전(正典)으로 여겨지는 고전문학작품의 절대성을 전복하고 있다. 이는 권위를 모방하면서 동시에 그 권위를 전복시키는 카니발 축제의 전통과 그 맥을 같이 한다고 볼 수 있다.

4. 그로테스크적 리얼리즘

카니발리즘의 가장 대표적인 특징인 그로테스크 리얼리즘의 본질적인 특징은 인물이나 사물의 본유의 가치를 격하시키고 전복하는 것이다. 고상하고 형이상학적이며 이상적이고 고차원적인 것을 물질적이고 육체적이고 일차원적이고 성적인 차원으로 끌어내림으로써 인물의 가치나 사회 질서에 대한 새로운 해석적인 시각을 제시한다.

물론 『보헤미아의 빛』에서는 정신적이고 형이상학적인 것을 육체적이고 성적인 것으로 격하시키고 있지는 않다. 그러나 고전 영웅을 연상시키는 주인공 막스 에스트레야는 과거에 유명한 시인이자 지식인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조롱당하고 무시당하고 이용당하다 죽게 되고, 죽어서도 놀림의 대상이 된다. 이는 앞서도 언급했듯이 사회적 위기 상황에서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하는 지식인 계층의 강등을 보여주는 것으로 『보헤미아의 빛』에 나오는 그로테스크적 리얼리즘의 가장 핵심적인 측면이다.

또한 에스페르페토의 인간의 동물화(animalización)를 통한 인물의 격하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데, 작품에는 동물적인 이미지로 형상된 인물들이 많이 등장한다. 2장에서 서점 주인은 “푸른색을 띤 뱀처럼 생긴 목도리를 걸친 차라투스트라는 피부가 무르고 곱사등이에다 맛이 간 비곗덩어리 같은 얼굴을 하고 있다(49).” 또 차라투스트라와 막스 에스트레야가 대사를 나누고 있는데, 돈 라티노가 “마치 주인의 다리 사이에서 짖어대는 비겁한 개처럼 대화에 끼어든다(50).” 그리고 주점 주인은 도마뱀 부리라고 불리는데, 이는 아마도 별명일 것이다. 입이 도마뱀처럼 튀어나왔기 때문에 그렇게 불렸을 것으로 추정된다. 길거리에서 말썽을 피우는 젊은 모더니스트 “못생긴 곱사등이 도리오 데 가덱스”는 “마치 털 빠진 날갯죽지 같은 두 팔을 벌린다(81).” 그리고 막스 에스트레야는 장관실에서 장관과 이야기 할 때 밖에서 기다리는 돈 라티노를 자신의 “개(129)”라고 부른다.

물론 어떤 인물이 동물처럼 형상화 되더라도 ‘호랑이의 강인한 힘’과 같은 긍정적인 이미지로 형상화될 수도 있다. 그러나 『보헤미아의 빛』에 나오는 동물적인 형상화는 모두 부정적인 이미지로 형상화 되었다는 점에서, 이런 동물화를 통한 인물들의 격하는 인물에 대한 조롱과 모독, 탈 권위, 중심 해체 등을 야기하는 카니발리즘의 그로테스크적 리얼리즘을 보여준다.

5. 광장

카니발 축제에서 광장은 다양한 인물들이 모여 자신들의 대화를 그대로 노출시키며 다양한 삶의 모습을 그대로 드러내는 공간이다. 『보헤미아의 빛』에서 이런 카니발적 광장의 기능을 수행하는 공간은 도마뱀 부리의 주점과 마드리드의 밤거리가 대표적이다. 먼저 3장 도마뱀 부리의 주점에는 주점 종업원, 취객, 막스 에스트레야, 돈 라티노, 매춘부 엔리케타, 취객, 포르투갈 왕, 도마뱀 부리, 한 무리의 파락호 노동자들, 머리가 헝클어진 흥분한 여자들 등 꽤 많은 사람들이 등장한다. 이들은 상당히 부조리한 투의 대사를 이어가는데, 이는 언어의 권위에 대한 도전이라고 볼 수 있다. 물론 유진 이오네스코(Eugene Ionesco)의 본격적인 부조리연극처럼 언어와 이성의 권위를 완전히 무력화시키고 있지는 않으나, 맥락이나 메시지 없이 전개되는 장황하고 지루한 대화는 당시 스페인에 범람하던 다양한 담론에 대한 권위를 약화시키는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3장 초반에서는 주인공 막스 에스트레야가 매춘부 떡치기 엔리케타와 복권을 두고 대사를 주고받는다. 비록 과거일지언정 한때 최고의 대우를 받던 문학인이 일개 매춘부와 같은 반열에서 논쟁을 벌이다가 매춘부에게 조롱을 당하기까지 한다. 이처럼 이들의 대화는 한때 최고의 시인이었던 막스 에스트레야를 희화화하면서 문학의 권위를 추락시키고 있다.

이어서 엔리케타의 내연남인 포르투갈 왕이 주점에 들어오는데, 그는 사실 포주이다. 엔리케타가 그를 왕이라고 부르는 것은 조롱하기 때문이고, 그도 이 사실을 잘 알고 있다.

포르투갈 왕 이년이 절 포르투갈의 왕이라고 부르는 것은 실은 저를 업신여기는 것입니다요. 모두 이 갈보 년이 말입죠. 리스본에 가서 돈맛을 알게 되더니 저 지랄입니다(66).

한편 떡치기 엔리케타는 “탱고후작부인(65)”으로 불린다. 물론 현실에서도 포주와 매춘부를 왕과 후작부인이라는 별명으로 부를 수는 있다. 그러나 작품에서 이들을 왕과 귀족으로 칭하는 것은 문맥상 지배계층에 대한 반감과 탈 권위를 드러내는 기능을 수행한다.

그리고 주점 주인인 도마뱀 부리와 주점 손님들이 국회의원 “카스텔라르(67)”라는 정치인을 언급하고, 자신들이 고등 교육기관인 “에스콜라피오 학교에서 공부(68)”했다고 말하는 장면들이 이어지는데, 이 역시 당시 스페인의 몰락을 막지 못한 상류지배계층에 대한 권위를 강등시키려는 민중들의 카니발적인 심리를 보여준다.

4장의 마드리드의 밤거리 역시 기존 질서의 모든 권위가 무너지는 열린 공간으로서의 카니발리즘의 공간 기능을 수행한다. 먼저 이곳에는 젊은 모더니스트들이라는 새로운 인물들이 등장한다. 이들은 모더니스트 시인들로서 지식인 계층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 지식인들은 등장할 때부터 권위가 무너진 모습으로 등장한다.

카페의 문이 더 열린다. 기름 냄새가 진동하는 동굴에서 모더니즘 시단의 추종자들이 줄지어 나온다. 라파엘 데 로스 벨레스, 도리오 데 가덱스, 루시오 베로, 밍게스, 갈베스, 클라리니토 이 페레스. 키가 큰 몇몇은 바싹 말라 슬퍼 보였고, 땅딸막한 몇몇은 아주 활기차고 살이 피둥피둥 쪘다. 장난꾸러기 같은 젊은이 도리오 데 가덱스는 마치 아테네 사람처럼 아이러니하고 집시처럼 혀 짧은 소리를 한다. 막스를 보자 그로테스크하게 인사를 한다(77).

거리라는 열린 광장에 등장하는 소위 모더니스트 시인이라는 젊은 지식인들의 외모와 행동은 지식인들의 이미지를 전복시키고 있으며, 나아가 이들이 하는 대사 역시 예술적인 성찰이나 진지한 상황 인식을 보여주지 못한 채, 의미 없는 발화에 그치고 있다. 그리고 이들이 길거리에서 소란을 일으키자 경찰이 출동하여 술에 취하여 자신들을 조롱하는 막스 에스트레야를 체포하는데, 젊은 모더니스트들은 자신들의 소란 때문에 잡혀가는 막스 에스트레야를 보고도 의미 없는 헛소리만 늘어놓은 채 무기력하게 체포되어가는 막스 에스트레야를 바라볼 뿐이다. 그리고 막스 에스트레야는 막스 에스트레야대로 자신이 부당하게 끌려가는 상황에 제대로 항의하지 못하고 역시 의미 없는 헛소리만 지껄일 뿐이다. 지식인들이 자신의 입장에서 그럴듯해 보이는 언행을 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아무 의미도 산출하지 못하는 권위가 추락한 무능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을 뿐이다.

이처럼 3장과 4장에 나오는 열린 공간으로서 주점과 마드리드의 길거리는 다양한 사람들이 서로 자신의 목소리를 통해 기존의 권력과 권위체계를 무너뜨리는 공간 기능을 보여주고 있다. 이 장면을 통해 독자와 관객은 광장이라는 열린 공간에 등장하는 여러 사람들의 다양한 시각을 통해 당시의 기형적인 스페인 사회를 바라본다.

기존의 문학작품들은 이질적인 측면을 드러내는 다양한 요소들이 궁극적으로는 지배이데올로기를 대변하는 중심적인 요소에 통합되어가는 과정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보헤미아의 빛』의 광장으로서 주점과 길거리는 기존의 권위를 파괴하는 이질성이 공존하는 공간이라는 카니발적인 공간의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6. 양가성

카니발리즘의 또 다른 중요한 특징인 양가성은 천상적인 것과 지상적인 것, 아름다운 것과 추한 것, 숭고한 것과 저열한 것이라는 이분법적 구도에서 상향적인 것을 하락시키고 하향성의 부정적 가치 속에서 새로운 힘의 원천을 찾는 태도를 의미한다(김욱동 1988, 255-256). 이를 위해서는 전혀 다른 가치 혹은 전혀 다르게 보이는 인물이 같은 시간, 같은 공간에 존재하거나 한 명의 인물이나 하나의 가치 안에 두 개의 상반된 속성이 내재하고 있어야 한다.

『보헤미아의 빛』에서는 여러 인물들이 이런 이중적인 속성을 가지고 있다. 우선 막스 에스테레야의 경우, 처음에는 자신이 먹고 사는 개인적인 문제 때문에 길을 나선다. 그러나 6장에서 노동자 죄수를 만나고 11장에서 총에 맞아 죽은 소년을 목격하면서 부당한 스페인의 현실을 깨닫게 된다. 그러나 이런 현실에 대한 인식에도 불구하고 그는 예전에 자신의 친구였던 장관에게 부당한 돈을 받고10), 집에 돌아오는 길에 창녀를 만나 노닥거리고, 처자식이 굶고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 돈으로 샴페인을 마신다. 즉 이데올로기적으로 어떤 발전된 모습을 보이면서 부패한 정치와 권력을 비판하고 있지만, 장관으로부터 거리낌 없이 부당한 돈을 받는다든지, 죽은 소년의 엄마의 고통에 연민을 느끼면서도 실상 굶고 있는 처자식에 대해서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 이렇게 그는 결정적으로 모순된 성향을 가진 사람으로 자신이 생각하는 것과 실제로 행동하는 것 사이의 괴리가 큰 양가적인 행동 양식을 보여준다.

또한 막스 에스트레야라는 상징적인 이름 역시 비극적이고 역설적이다. ‘막스(Max)’는 최고 혹은 최상을 의미하는 것이고 ‘에스트레야(Estrella)’는 별, 스타를 의미한다. 그러나 그는 스타는커녕 스타 근처에도 못 미치는 실패한 작가이고 무능력한 가장이고 무기력한 지식인이다. 그런 관점에서 막스 에스트레야는 말라 에스트레야에 훨씬 더 가깝다. ‘말라(Mala)’는 ‘나쁜’이라는 뜻을 가진 형용사이다. 실제로 그는 신문사 편집실장과 장관 비서로부터 “말라 에스트레야(113, 120)”로 불린다. 이처럼 이름에서도 막스 에스트레야는 상반된 가치의 양가성을 내포하고 있다.

다른 인물들에게서도 이중적인 양가성을 발견할 수 있는데, 권력을 대변하는 장관과 경찰, 권력에 아부하는 언론인들은 겉으로는 멋스럽고 고양된 언어를 사용하며 정의로운 척 하지만 실제 그들의 행동은 부패하고 위선적이고 폭력적이고 억압적인 측면이 두드러진다. 또한 문화인인 서점주인 역시 겉으로는 스페인 문학에 대해 이야기하면서도 실제로는 문화의 가치보다는 그것을 통해 이익을 취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젊은 모더니스트 시인들 역시 정의와 개혁을 말하면서도 실제로는 아무 행동도 하지 못하고 단순히 부조리한 말장난만 앞세우는 철부지의 모습을 보인다.

이처럼 『보헤미아의 빛』은 사회 여러 계층과 그들에 상응하는 가치관 사이의 상충된 이중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이중성은 긍정적인 측면을 끌어내리고 부정적인 측면을 드러내는 카니발리즘의 양가성적인 특징으로 볼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사회의 두드러진 부조리와 불합리성을 고발하고 있다.

7. 변칙적인 시공간의 구조

『보헤미아의 빛』은 신문사로부터 해직 통보를 받은 막스 에스트레야가 차라투스트라의 서점에 가기 위해 길을 인도해주는 돈 라티노와 함께 집을 나간 후 다시 돌아와 죽음을 맞이하기까지 하루 밤 동안 마드리드 거리를 돌아다니면서 목도한 장면과 그들에게 일어난 경험을 그리고 있다(조민현 2014, 155). 그러나 『보헤미아의 빛』은 기승전결 식의 전통적 혹은 사실적인 구조로 구성되어있지 않고 여러 에피소드들이 병렬적으로 나열되고 있다. 공간적인 차원에서 총 15개의 장에 나타난 공간은 순서대로 막스 에스트레야의 집의 거실(1장), 차라투스트라의 서점(2장), 도마뱀 부리의 주점(3장), 마드리드의 길거리(4장), 내무부(5장), 유치장(6장), 신문사(7장), 장관 집무실(8장), 카페(9장), 공원(10장), 마드리드 구시가지(11장), 좁고 비탈진 길(12장), 막스 에스트레야의 집의 다락방(13장), 공동묘지(14장), 도마뱀 부리(15장)의 주점으로 이어진다. 총 15개의 장에서 13개의 공간이 나온다. 이중에서 반복되어 나오는 곳은 오직 막스 에스트레야의 집(거실과 다락방)과 도마뱀 부리의 주점이 각각 두 차례씩 나온다.

이런 공간 구성은 배경을 의도적으로 없애고 빈 무대로 처리하는 현대극에서는 자주 볼 수 있는 현상이나, 사실적인 무대를 추구하던 19세기 말과 20세기 초반의 연극계에서는 상당히 생소한 공간구성이다. 영화 장르에서는 비연속적인 촬영 기법으로 인해 이런 다채로운 공간의 연속을 별 어려움 없이 만들어낼 수 있다. 그러나 20세기 초반의 연극 무대에서 이처럼 많은 공간이 서로 연속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작품을 무대화한다는 것은 상당히 난해한 작업이었다.11) 그런 점에서 작품의 공간은 변칙적으로 연결되어 있다고 볼 수 있으며, 이는 기존의 전통적인 연극의 공간에 대한 개념을 해체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시간적인 측면에서 『보헤미아의 빛』이 시작하고 끝나는 물리적 시간은 막스 에스테레야가 돈을 구하기 위해 밤거리를 헤매다가 사망하고 장례를 치른 이틀 정도이다. 그러나 작품에는 다양한 시대가 동시에 내재하고 있다. 작품의 배경은 알폰소 13세(Alfonso XIII)가 재위했던 1920년경이다. 그러나 주인공 막스 에스트레야는 1909년에 사망한 보헤미안 시인 알레한드로 사와(Alejandro Sawa)12)와 동일시 된다. 처형당하는 바르셀로나 노동자는 1909년 바르셀로나에서 있었던 노동자 파업과 유혈진압을 암시하며, 막스 에스트레야는 1909년에 사임한 안토니오 마우라(Antonio Maura) 총리의 사퇴를 외친다(79). 그리고 작품에 나타난 막스 에스트레야의 친구인 장관이 1917년에 장관을 지냈던 훌리오 부렐(Julio Burell) 장관을 시사하고(Rubio Jimenez 2006, 139-140). 1916년에 사망한 모더니즘 시인 루벤 다리오(Rubén Dario)13)가 등장하기도 한다. 또한 막스 에스트레야(사와)는 장관과 이야기 할 때 자신을 “과거의 유령(122)”이라며 이미 죽은 사람이라고 말한다.

이처럼 『보헤미아의 빛』은 사회 현실, 정치 현실, 문화 현실, 문학 현실에서의 이렇게 다양한 시대적 배경과 변칙적인 공간 구조를 하나의 작품 안에 농축시키고 있는데, 이런 측면 역시 카니발리즘의 특징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Ⅴ. 나아가며

지금까지 살펴본 바와 같이 바예 인클란의 『보헤미아의 빛』은 에스페르펜토적인 기법이 최초로 사용된 작품이면서 동시에 다양한 층위에서 카니발리즘적인 요소를 내포하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었다. 카니발리즘은 현실을 부정적으로 인식한 해체적이고 탈 중심적인 사고를 바탕으로 삶을 문학적으로 재현한 것이다. 더 나아가 문학의 카니발화는 카니발의 정신을 통하여 삶에 대한 유희적 요소를 즐기려는 것 이면에 삶이 지닌 현실적 고통을 끌어안고자 하는 대응 방식을 문학적으로 재현하는 행위이다(강준수 2015, 19).

『보헤미아의 빛』역시 다성성, 진지함의 전복, 패러디, 그로테스크적 리얼리즘, 광장, 양가성, 변칙적인 시공간의 구조 등의 층위에서 기존의 권력과 권위에 대한 강등을 추구하는 탈 중심적인 전복성을 시도한다. 바예 인클란이 당시의 권력과 권위의 전복을 추구한 것은 사회의 변혁기에 제대로 대응을 하지 못한 당시의 지배계층과 지식인 계층의 위선성과 무능을 비판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또한 바예 인클란은 에스페르펜토와 카니발리즘을 당시 스페인 사회에 대한 비판과 풍자를 하는 것을 넘어서 자신이 몸담고 있는 사회 현실을 해석하는 도구로 사용하고 있다. 작품에 나타난 모든 등장인물들은 과거 문학작품의 영웅처럼 대의를 위하여 능동적으로 자신의 운명을 개척해나가지 못하고 환경, 사회조직, 경제조건, 관료사회, 기계문명 등 인간의 운명을 결정짓는 모든 외적인 요인에 대해 수동적으로 행동한다. 현대인은 이러한 거대한 문명의 외적 상황에 반항하거나 그것을 통제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비극적 존재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현실에 도전하는 비극의 주인공은 사라지고 풍자적 차원에서 막스 에스트레야와 같은 꼭두각시 같은 인물이 그를 대신한다(김선욱 2012, 45). 이것이 『보헤미아의 빛』이 시도한 풍자이며 카니발리즘적 유머의 진정한 의미이다.

그런 점에서 스페인 사회를 묘사하는 것에서 시작된 바예 인클란의 『보헤미아의 빛』에 나오는 카니발적인 요소는 스페인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오히려 보편적이고 인간 사회에 공통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추상적인 의미체계를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Notes
1) 19세기 중반부터 20세기 초반에 스페인에서 많은 인기를 끈 헤네로 치코는 음악을 동반한 서정성이 많은 무대 예술이다. 일반적으로 1막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1시간 정도의 공연물이기 때문에 단순한 줄거리, 소수의 등장인물, 하나의 공간배경이 등장한다. 즐겨 다룬 주제는 당시 부르주아의 일상과 풍습에서 비롯된 것이 많다.
2) Ramón del Valle-Inclán(1994), Luces de Bohemia, Alonso Zamora Vicente(ed.), Madrid: Espasa Calpe, p.162.
3) 원문에는 “Fu”로 되어 있는데, 이는 고양이의 으르렁거리는 소리의 의음이다. 그러나 이곳에서는 ‘으르렁’이라고 하기보다는 고양이가 하는 한국식 의음인 “야옹”으로 번역했다.
4) 사순절은 예수의 수난을 기념하는 교회력 절기로, 부활절 전 40일 동안 지켜진다. 사순절은 예수의 십자가상 수난과 죽음을 기억하고, 예수가 세례를 받고 40일 동안 고난을 당했던 사건을 기억하는 기간으로, 이 기간 동안에는 금식 등 절제 있는 행동과 회개를 한다.
5) 이 내용은 M. Bakhtin의 “Discourse in the Nobel”(The Dialogic Imagination: Four essays, Ed. of Michael Holquist, Tran. of Caryl Emerson and Holquist, Austin, Texas: Univ. of Texas Press, 1981, 273)에 나오며, 본 논문은 오민석의 논문을 재인용하는 것이다.
6) 호메로스는 장님 서사 시인으로 유럽 최초의 문학 『일리아스』와 『오딧세이아』의 작가이다.
7) 벨리사리오(로마식 이름 벨리사리우스)는 6세기 동로마제국의 장군으로, 전설에 의하면 한때 굉장한 권력을 가졌다가 결국에는 눈을 뽑히고 구걸하며 생을 마감했다고 한다.
8) 『신곡』은 1308년부터 1321년 사이에 이탈리아 시인 단테가 기독교적인 관점에서 그린 작품으로 지옥과 연옥과 천국을 여행하는 형식의 알레고리 시 작품이다. 시의 구성은 단순하다. 작가인 단테가 베르길리우스의 안내를 받고 지옥과 연옥을 여행하고, 베아트리체의 안내를 받으며 천국을 여행한다.
9) 1554년에 출판된 피카레스크 소설 『라사리요 데 토르메스의 삶과 그의 행운에 대하여 La Viad de Lazarillo de Tormes y de sus Fortunas』의 주인공 라사리요 데 토르메스는 어려운 집안 형편 때문에 어려서부터 여러 주인을 모시며 삶을 영위해간다. 그중 첫 번째 주인이 장님 사제였다. 그는 매우 구두쇠였기 때문에 라사리요는 늘 장님 사제를 속이며 먹을 것을 구해야 했다. 그러나 결국 라사리요는 그를 골탕 먹이고 그를 떠난다.
10) 장관이 돈벌이가 없는 막스 에스트레야에게 다달이 생활비를 지원해 주겠다고 하자, 막스 에스트레야는 어쩔 수 없다며 그것을 수락한다(127). 그러나 장관이 자신의 친구에게 공금을 사적으로 지원한다는 점에서 부당한 돈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둘이 헤어질 때, 막스 에스트레야는 비굴하게 장관이 쥐어주는 지폐 몇 장을 받아 챙긴다(128).
11) 1920년에 쓰인 연극작품인 『보헤미아의 빛』은 스페인에서 1968년에 와서야 처음으로 공연되었다(Manuel Labrandero). 이 작품이 높은 평가를 받은 것에 비해 늦게 공연된 이유는 지배계층에 대한 공격이라는 내용적인 측면도 있겠지만, 이처럼 무대적인 차원에서의 공연하기 어려운 측면도 있었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12) 알레한드로 사와(1862~1909)는 스페인의 보헤미아 문학의 작가이자 언론인으로 바예 인클란과 친분이 있었다.
13) 루벤 다리오(1867~1916)은 니카라과 출신의 시인으로 모더니즘을 대표하는 문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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