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우소나루의 연방주의와 코로나19
초록
브라질에서는 코로나19(SARS-CoV-2) 신종 바이러스로 지난 3년 3개월 동안 세계 총사망자의 10%를 차지하는 약 70만 명이 사망하였다. 브라질 사회는 그 원인을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포퓰리즘적 태도, 백신 확보 지연, 연방정부의 2021년 1분기 긴급구호금 중단 등에서 찾고 있다. 그런데 본 논문은 브라질의 코로나19 대응 실패의 원인을 연방정부와 지방정부 ― 주(州) 정부와 시(市) 정부 ― 간의 전쟁에서 찾고자 한다.
대통령과 주지사 간의 갈등은 모든 건강정책의 핵심 요소였지만, 연방정부는 이렇다 할 정책조차 가지고 있지 못했으며, 또한 백신 구매조차 지연시켰다. 이는 자연스럽게 지방정부와의 정책적 불일치로 이어져, 지역적 불평등을 더욱 증가시키고, 또한 사회적 고립과 관련된 지방정부의 공공 정책들의 효율성을 감소시켰다.
그런데 브라질의 연방주의는 팬데믹 속에서 이중적 역할을 했다: 한편으로, 지방정부 중, 특히 주(州) 정부는 연방정부의 잘못된 결정에 균형추로서 역할을 하며, 부분적으로 최악의 상황을 피하게 했지만; 또 다른 한편으로, 대통령은 코로나19에 대한 대응 정책을 놓고 주지사나 시장과는 전혀 다른 입장에서, 무엇보다도 약 30년 전에 고안된, 브라질의 자랑인 통합의료시스템 SUS 내에 존재하는 정부 간의 결속(articulação)을 약화하였다.
본 논문은 그것을 보우소나루의 연방주의로 명명하며, 그것의 기원과 또한 그것이 전통적 연방주의와는 어떠한 점에서 차이가 있는지, 그것이 초래한 결과가 무엇인지, 그리고 그것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이 무엇인지를 살펴보고자 했다.
Abstract
In Brazil, approximately 700,000 people died from the new COVID-19(SARS-CoV-2) virus over the past 3 years and 3 months(between January 30, 2020 and May 5, 2022), accounting for 10% of global deaths.
Brazilian society has been looking for the cause in President Bolsonaro's populist attitude, delays in securing vaccines, and the suspension of emergency relief funds from the federal government. However, in this paper, we seek to find the reasons for Brazil's failure to respond to COVID-19 amidst the war between the federal government and local governments(state and city governments).
The conflict between the president and the governor was a key element of all health policies, but the federal government was unable to come up with a specific policy. This naturally led to policy inconsistencies with local governments, further deepening regional inequality and reducing the effectiveness of local government public policies related to social isolation.
But Brazil's federalism has played a dual role in the pandemic: on the one hand, local governments, especially the states, have acted as a counterweight to the federal government's poor decisions, partially averting the worst; on the other hand, the President takes a completely different stance from governors and mayors regarding response policies to COVID-19. to cope with the Covid-19. And above all, it weakened the intergovernmental solidarity(articulação) that existed within Brazil's vaunted integrated health system SUS, which has been designed about 30 years ago.
In this paper, we name it Bolsonaro federalism and try to explain its origins, its differences from traditional federalism, its results, and what lessons learned from it.
Keywords:
COVID-19, Brazil’s Cooperative Federalism, Bolsonaro's Federalism, Policy In-coordination, Unified Health System(SUS), President’s Leadership, Vaccine War키워드:
코로나19, 브라질의 협동적 연방주의, 보우소나루의 연방주의, 정책의 불일치, 통합 의료시스템(SUS), 대통령의 리더십, 백신 전쟁Ⅰ. 서론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세계보건기구(WHO)의 2020년 1월 30일 국제공중보건비상사태 선언부터 2023년 5월 5일 종료 선언까지, 세계적으로 약 7억 7천만 명이 확진되고, 또한 약 7백만 명이 사망했다. 그런데 브라질에서는 약 3,750만 명이 확진되고(세계 총 확진자의 5%), 또한 약 70만 명이 사망하여(세계 총사망자의 10%), 브라질은 세계 5위의 확진국에 세계 2위의 사망국이라는 오명을 남겼다.
인구 대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사망률을 보인 브라질의 건강 제도는, 1988년 헌법에 기반하여 1990년 발족한 통합건강제도 SUS이다. 이는 브라질 국민이라면 누구든지 이용할 권리가 있고, 진료, 투약, 수술, 의약품 등을 무료로 받을 수 있는 포괄적 서비스 제도로, 브라질 전 지역에 국공립 병원, 보건소, 검진소, 혈액센터와 보건·위생 감시 서비스, 연구소 등을 운영하며, 브라질 인구 75%의 건강을 돌보는 기관이다. 그런데 SUS의 운영은, 연방(聯邦)정부, 26개의 주(州)정부 그리고 5,570개의 시(市)정부의 세금으로 운영되는데, 각 정부는 최소 의무 납부 비율에 따라 각각 47%, 26%, 27%를 부담한다. 그러나 브라질의 지역적 불균형과 사회·경제적 불균형 문제는 최빈곤층과 저소득층의 의료 및 건강서비스에 대한 접근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 구조적 문제와 불균형은 2016년 이후 특히 미쉘 테메르(Michel Temer)정부가 도입한 긴축재정으로 악화하기 시작하여, 2020년 코로나19 발생으로 그 격차가 더욱 벌어졌다.
브라질 언론은 코로나19 희생자가 많이 난 원인을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포퓰리즘적 태도, 백신 확보의 지연, 그리고 연방정부의 2021년 1분기 긴급 구호기금의 중단에서 찾고 있다1). 그런데 본 논문은 그 원인을, 보우소나루의 연방주의에서 찾고자 한다. 그것은 그의 연방정부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급속히 확산하는 과정에서도, 봉쇄(lockdown)정책을 놓고 지방정부(주정부와 시정부)와 갈등하며 희생을 키웠기 때문이다.
브라질에서 가장 먼저 ‘봉쇄령’(3월 20일~4월 5일 사이 15일간)을 내린 정치인은 상파울루시장 브루노 코바스(Bruno Covas)였고, 공공재난 사태를 선포하며 격리 조치를 한 정치인은 상파울루주지사 주엉 도리아(João Doria, 3월 24일~4월 7일 사이 15일간)였다.2) 도리아 주지사는 4월 초 백신생산을 위해 상파울루주립대학교 부탄탕 생명과학연구소(USP- Instituto Butantan)와 중국의 시노박(Sinovac) 연구소 간에 MOU를 체결했지만, 보우소나루는 대통령으로서 연방정부가 마땅히 해야 할 책임을 회피하고, 대신 그것을 지방정부에 전가했다. 이는 지방자치권 침해는 물론, 모든 형태의 연방 조정 기능을 마비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 보우소나루는 팬데믹 초기부터 WHO가 권유한 사회적 고립 정책을 거부했는데, 그것은 자신의 재선을 위해서 봉쇄정책 대신 경제활동을 장려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보우소나루는, 1년 반 동안 4명의 보건부 장관을 교체했는데, 그중 가장 먼저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를 옹호한, 자신의 최측근 루이스 엔리케 만데타(Luiz Henrique Mandetta)도 포함되어 있었다.
따라서 본 논문은, 한편으로는 그동안 브라질 언론에 보도되었던 코로나19 관련 기사들을 연대기적으로 정리하면서, 또 다른 한편으로는 그동안 발표된 학자들의 분석을 통해서,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코로나19 대응조치를 브라질 연방주의 제도에서 이해하고자 했다. 대통령은 특히 차기 유력 대권주자였던 상파울루주(州) 주지사를 포함한 지방정부의 수장들과 첨예하게 갈등했는데, 그것이 바로 그의 건강정책의 핵심 요소였다. 예를 들면, 보우소나루의 연방정부는 이렇다 할 정책조차 가지고 있지 못했을 뿐 아니라, 또한 백신 구매조차 지연시켰다. 이러한 그의 정책은 자연스럽게 지방정부와의 정책적 불일치로 이어져, 지역적 불평등을 더욱 증가시켰고, 또한 사회적 고립과 관련된 지방정부의 공공 정책의 효율성조차 감소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브라질의 연방주의는 다음과 같은 이중적 역할을 했다: 한편으로는 지방정부 중, 특히 주(州)정부가 연방(聯邦)정부의 잘못된 결정에 균형추로서 역할을 하며, 최악의 상황을 피하게 하는 역할을 부분적으로 한 것이고; 또 다른 한편으로는, 대통령이 코로나19에 대한 대응 정책을 놓고 주지사나 시장과는 전혀 다른 입장에서, 무엇보다도 약 30년 전에 출범한, 그리고 오늘날 브라질의 자부심으로 알려진, 통합의료시스템(SUS-Sistema Único de Saúde) 내에 존재하는 정부 간의 결속(articulação)을 무력화한 것이다.
본 논문은 바로 이러한 점이 브라질의 코로나 대응 실패의 원인이라 생각하며, 그것을 ‘보우소나루의 연방주의’로 정의하고자 한다. 따라서 그것의 기원, 그것의 전통적 연방주의와의 차이점, 그것이 초래한 결과 그리고 그것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이 무엇인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Ⅱ. 브라질 공화국의 연방주의와 분권화
브라질은 세계 5위의 광활한 영토와 세계 7위의 인구를 보유한 나라로, 물리적으로나 문화적으로 그리고 사회경제적으로나 정치적으로 이질성이 매우 높은 나라이다. 브라질은 1822년 포르투갈로부터 왕정으로 독립했으나, 1889년 주(州)정부에 더 많은 권력을 부여하는 연방공화국으로 재탄생했다. 그런데 이 이원적 정치 시스템은 주(州) 간의 빈부격차를 초래하여, 20세기 국가의 경제 개입 확대가 가능한, 두 번의 권위주의 정권 ― 1930년대 제툴리우 바르가스 정권(Getulio Vargas, 1930-1945, 1951-1954)과 1960년대 군정(1964-1985) ― 을 탄생시켰다. 그리고 이 두 권위주의 정권이 남긴 유산은 권력의 중앙 집중화, 여전히 지속된 영토적 불평등, 그리고 이질적이고 취약한 사회정책이었다(Arretche 2012).
1986년에 들어선 민정은 1988년 헌법에 민주화의 열망을 다음과 같이 반영했다: 첫 번째, 대대적인 변화를 추구하며 마련한 여러 제도적 장치는 우선 민주적 연방구조를 보장하며, 또한 지방정부가 연방정부의 결정에 참여할 수 있는 보호 장치와 형태를 마련한 것이다. 즉 주(州)정부와 시(市)정부의 기관들은, 양원제(상원과 하원)와 연방최고법원(STF-Supremo Tribunal Federal)을 통해서 지역의 권익을 방어하고, 또한 연합 포럼을 형성하여 구조적으로 공공정책을 심의받게 되었다(Grin et al. 2020). 두 번째, 연방 헌법은 브라질의 국가체제가 세 차원의 정부 ― 연방(聯邦)정부, 주(州)정부, 시(市)정부 ― 로 구성되며, 이 세 연방기관들은 자율적으로 동등한 권리를 가진다고 정의했다; 세 번째, 연방정부는 복지 정책에 자금의 지원과 확장을 위한 상당한 역량을 보유할 수 있지만, 정책에 대한 권한, 자원, 책임을 지방정부에 이전해야 하며(Arretche 2015), 국가의 공공 정책은 연방기관 간의 권한 분담과 정부 간의 연결을 기반으로 한 시스템으로 운영된다고 정의했다(Franzese and Abrucio 2013). 그리고 마지막 네 번째, 1990년 SUS의 설립은 세 번째 모델을 가장 먼저 적용한 경우였다. 만일 팬데믹 시기, 연방의 조정과 협력을 강화한 SUS와 공공건강정책이 존재하지 않았다면, 코로나19의 충격은 훨씬 더 컸을 것이다(Abrucio et al. 2000). 그런데 위의 세 번째와 네 번째의 기능은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일어난 연방정부와 지방정부 사이에 일어난 혼란과 대립을 이해하는 데 핵심적 요소라고 할 수 있다.
1. 지방정부의 자율성 획득
브라질의 지방정부 ― 26개의 주(州)정부와 5.570개의 시(市)정부 ― 는 1988년 헌법의 제정으로 조세 자율성뿐만 아니라, 더 큰 정치, 행정, 사법적 자율성을 획득했다. 시(市)정부는, 대부분의 연방 기관처럼 단순히 국가 권력에서 파생된 행정기관이 아닌, 연방 기관으로서 주(州)의회로부터 어떠한 간섭을 받지 않는다.3) 그런데 이 정부들의 특징은 서로 대칭적으로 같은 제도적 구조와 책임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단지 시(市)정부의 사법 제도는 주(州)정부 및 연방(聯邦)정부의 사법 제도와는 같지 않은, 예외적인 경우가 있다.
1988년 헌법은 연방 헌법으로, 공공서비스를 포함한 대부분의 공공정책 권한을 지방정부에 부여하며 분권화를 확립했다. 대부분 정책은 세 차원의 정부가 공동으로 책임을 지지만, 의사결정 과정에서의 주도권은 연방정부가 갖고 있다(Arretche 2012). 지방정부 역할의 핵심은 가장 중요한 공공 정책 ― 특히 교육, 보건, 사회적 지원과 같은 복지 정책 ― 의 실행 및 관리이며, 연방정부 역할의 핵심은 기본적인 법적 틀, 국가 공공 정책 지침 및 규정, 그리고 행정 및 자금 지원을 위한 연합 메커니즘의 마련이다. 그런데 시(市) 정부가 오늘날 다양한 정책을 펼 수 있게 된 배경은 1990년대와 2000년대 ‘국가 프로젝트 보조금’(subvenções para projetos)과 ‘균등화 메커니즘’(mecanismos de equalização)을 통해 자금 조달을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즉, 시(市) 정부가 국가전략 및 프로그램을 선택·결합할 수 있게 됨에 따라서, 정책의 “지방 자치화”를 이루게 되었다(Viana et al. 2008).
그런데 같은 제도적 구조와 권한에도 불구하고, 지방정부 간에는 엄청난 이질성이 존재한다. 지방세는 도시의 사회경제적 발전과 연결되어 있어서, 인적 자본과 시(市)정부 역량에 절대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재정 능력에 따라서 엄청난 사회·경제적 불평등을 초래하는 구조적 한계는 서비스 범위의 확대와 극빈층의 최소생활기준 보장을 제한하기 때문이다(Grin and Abrucio 2018; Grin and Fernandes 2019; Souza 2004). 실제로 지방정부의 권력 제도와 주요 공공정책을이행 역량은 관리 및 재정적 한계로 제약을 받아서, 가난한 많은 시(市)정부와 주(州)정부들의 경우, 법적 자율성만 가지고 있을 뿐, 실제로 지방자치권을 갖고 있지는 않다.
브라질의 연방 모델이 지방정부의 자율성 딜레마를 해결하는 방식은 다음과 같다: 첫 번째, 연방정부는 중요한 공공 정책의 시행과 서비스 제공을 위한 조건을 제공하는 데 있어서 정부 수준 간의 격차를 줄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두 번째, 연합 정부 간 협력을 통해서 연합 기관의 메커니즘 성과를, SUS처럼 향상해야 한다. SUS의 경우, 연방 기관들의 지원과 정부 간 협력 수단에 의지하지만, 서비스의 제공을 분산화하고 모든 국민에게 무료 접근이 가능한 보편화를 추구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마지막 세 번째, “지방 자치화”를 통한 사회적 공급 확대가 한계에 달하자, 연방(聯邦)정부는 2000년대 지역화 모델을 채택하여, 주(州)정부에게 일부 공공 정책 ― 의료, 교육, 사회적 지원 정책 ― 에서 지역 조정자의 역할을 부여했다(da Silva 2020; Menicucci et al. 2017; Viana et al. 2015).
팬데믹 기간 동안, 국가적 차원의 조율이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지방정부가 지역적 차이 및 불평등에도 불구하고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었던 핵심은 “자율권”(autonomia subnacional)에 있었다(Greer, King; Massard da Fonseca; Peralta-Santos; 2021). 따라서 주(州)정부는 사회적 고립 조치에 대한 결정, 병원 건립, 대규모 검사 실시, 학교 폐쇄, 원격 교육 채택, 특히 팬데믹 초기 몇 달 동안 주(州)정부와 시(市)정부의 대응 조정 등 다양한 정책 분야에서 팬데믹을 해결하는 데 중심적 역할을 해낼 수 있었다(Abrucio et al. 2020; da Fonseca et al. 2021; Pereiraet al. 2020).
2. 공공 건강정책의 기조
브라질의 의료시스템은 연방정부의 의사결정과 지방정부의 의료서비스가 결합하여 작동한다. 이는 연방기관이 계약한 비영리 기관과 민간 조직이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군사정부의 유산이다(Arretche 2004). 그런데 1980년대 이러한 구조가 바뀐 것은, 연방 기관이 지방정부와 직접 계약하면서부터이다. 따라서 1983년에는 ‘통합건강 조치’(AIS-Ações Integradas de Saúde)라는 이름으로, 그리고 1986년에는 ‘건강 통합 및 분산 시스템’(SUDS-Sistema Único e Descentralizado de Saúde)이라는 이름으로 의료 보장 범위를 전국으로 확대했다.
그리고 서비스 제공의 분권화는 1988년 연방 헌법을 근거로 통합되었다. 1988년 연방 헌법 제196조는 모든 시민의 권리이자 국가의 의무인 “건강권”이라는 헌법적 의무를 이행하는 방법을 명시하고, 법률 제8,080/1990항으로 공공 건강서비스와 운영을 규제했다.4) 국가 규정은 헌법적 결정, 특히 의료서비스 제공의 분권화를 보장하기 위해 의료시스템의 변화를 구체적으로 결정하고, 주(州)정부와 시(市)정부의 책임을 명확히 하며, 1990년 통합 의료시스템인 SUS를 설립했다.5)
1990년대 이루어진 다양한 국가 결정 중 하나는, 특히 정부 간 이전과 가족 건강 프로그램을 위한 1차 의료를 강화이다. 즉, 시(市)정부에게 권한을 부여했다. 그리고 1996년 ‘국가 기본 작동 표준’(Norma Operacional Básica)은 연방 자금을 두 범주 ― 1차 진료를 제공하는 시(市)정부, 그리고 1차 진료 및 중간 정도의 복잡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시(市)정부 ― 에 따라 분배하도록 하여, 시(市)정부 간 협력을 통한 지역화의 중요성을 강화했다. 따라서 전자의 경우,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는 서비스 제공을 위해서는 중간 수준 이상의 복잡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후자와 협력해야만 했다. 이로써, 연방정부의 보건부는 , 비록 시(市)정부가 1차 의료의 주요 주체자였음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자원의 통제 및 정책 수립의 주요 행위자로서 지위를 유지할 수 있었다(Viana et al. 2008).
2000년대 이루어진 또 다른 변화는 주(州)정부 역할의 강화였다. 그것은 지역을 기반으로 한 사회적 서비스 제공과 지역을 중심으로 한 건강 계획 강화를 국가 규정에 포함한 것이었다. 따라서 주(州)정부는 건강 지역 내에서 의료시스템 조정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하게 되었다. 예를 들면, 2006년의 ‘건강 협정’(Pacto Pela Saúde)은 공통의 목표를 가진 지역들이 공동으로 계획을 개발하기 위해서, 통합 의료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주(州)정부 간 협약’ (Termos de Compromisso de Gestão)을 통해서, 주(州) 차원에서 조정 메커니즘을 만들어 낸 것이다. 즉, 기관 간의 책임을 정의하고 주(州)정부 및 시(市)정부의 대표자들과 함께 ‘지역 관리 위원회’ (Colegiados de Gestão Regional)를 창설한 것이다(Vargas et al. 2014). 그리고 2011년의 새로운 국가 규정은, 지역 수준의 관리자 간 위원회 창설을 포함한, 지역 조직에 대한 기타 지침을 제공했다. 이때 주(州)정부들은 이 협약을 점진적으로 이행했는데, 문제는 자원과 기술 역량에 있어 주(州)정부 간에 큰 차이가 존재한다는 것이었다(Menicucci et al. 2017; Viana et al. 2015).
이러한 변화의 결과, 일반적인 시(市)정부는 기본적으로 예방보건과 주민에 대한 1차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인구와 재정 및 행정 역량이 더 큰 시(市)정부는 중간 정도의 복잡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게 되었다. 그러나 일반적인 경우, 주(州)정부가 중간 이상의 높은 수준의 복잡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병원에서의 검사와 관리), 연방(聯邦)정부는 대규모의 정부 구매와 같은 광범위한 문제를 담당한다. 그 결과 브라질은 이러한 제도적 장치를 통해서 지난 30년 동안 실질적으로 대부분의 건강지표를 개선하고, 또한 에이즈 퇴치나 빈곤층을 대상으로 한 무료 약물치료 등과 같은 어렵고 복잡한 문제들을 성공적으로 처리할 수 있었다.
연방정부의 또 다른 주요사업은 해마다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국가 예방접종이다. 이 사업은 약 50년 전 군사정부가 시작한 것으로, 오늘날 브라질 보건부가 주도하는 성공적 프로그램이다. 그렇지만 팬데믹 기간 동안, 보우소나루의 연방정부는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그런데 그것은, 백신 및 기타 의료 장비 또는 의약품을 구매하려는 주지사들의 “이중적이고 기회주의적인” 입장만을 더욱 강화할 뿐이었다. “백신 전쟁”은 팬데믹에 대한 보우소나루 대통령에게 가장 부정적인 영향을 준 정책 중의 하나였으며, 또한 브라질의 최고 보건 프로그램 중 하나를 약화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연합(União)은 두 개의 규제 기관 ― ‘국립보건감시국’(미국 식품 의약국인 FDA와 유사한 역할)과 ‘국립 보완 보건국’ ― 과 두 개의 재단 ― (SUS에 백신을 포함한 유용한 기술의 생산 및 보급 기관인)‘오스왈두 꾸르즈 재단’(Fundação Oswaldo Cruz)과 (위생 및 환경, 그리고 건강 활동을 통해 공공 건강과 사회적 통합을 강화하는) ‘국립건강재단’ (Fundação Nacional de Saúde) ― 을 지휘한다. 이는 지방정부 ― 주(州)정부와 시(市)정부 ― 가 팬데믹의 대응에서, 특히 의료서비스 제공과 관련된 문제에 대한 주요 행위자로서, 병원의 수용 능력 확대와 의료장비의 구매를 책임졌다. 그리고 어떤 경우에는 주(州)정부와 협력하여 주(州)정부의 관할지역 내에서 다양한 병원의 수용 능력을 확대하는, 지역화 과정을 진전시키기도 했다. 그 결과 SUS는, 자금 부족과 관리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특히 인구 및 영토적 측면에서 매우 불평등한 브라질 전역에 보편적인 공공의료시스템을 제공하는 성과를 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게 되었다(Massuda; Hone; Leles; Castro and Atun 2018).
브라질의 보건정책은, 연방정부의 높은 규제 및 재정 유도 권한을 포함한) 여러 측면에서, (분권화 구현 및 연방심의 포럼이라는) 연합적 특성을 병합하는 혼합 방식의 보건공공정책을 확립했다(Grin and Abrucio 2019). 브라질 헌법은 연방정부가 전염병과 같은 국가적 범위의 문제도 처리해야 할 책임기관이라고 명확하게 정의했는데, 팬데믹 초기부터 보우소나루의 연방정부는, 지방정부가 코로나19에 맞서 싸우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연방정부로부터 승인을 받아야 하며, 또한 그것의 결정권은 모두 보건부 장관에게 있다고 했다.
이에 연방최고법원(STF)은 대통령의 이러한 결정을 헌법 위반이라고 판결하며, SUS 내 세 주체 간의 공유 책임을 강화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그런데 연방최고법원의 이러한 판결은, 오히려 대통령이 경기 침체와 코로나19 감염자와 사망자의 증가 원인이, 주지사와 시장에 있다고 비난하는, 메커니즘으로 사용되었다. 즉,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정부 간 노력을 조율하는 대신, 연방정부의 주(州)정부와 시(市)정부와의 대립을 더욱 부추겼다. 그리고 그는 정책 실패의 책임을 모두 보건부에 전가하며, 2020년 2월 전염병이 발생한 이후부터 2021년 5월까지, 즉 15개월 동안 보건부 장관을 4명이나 경질했다.
그런데 연방정부는 팬데믹 기간, 다른 사회정책 ― 특히, 사회적 지원과 교육 정책 등― 도 팬데믹 기간 비필수 활동의 폐쇄로 인해 발생한 불평등 문제를 해결해야만 했다. 의료서비스와 마찬가지로, 연방정부는 지침을 승인하고 지방정부에 사회적 서비스 제공에 대한 자원을 재분배하는 것은 물론, 조건부 소득 이전 프로그램인 볼사 파밀리아(Bolsa Familia)를 관리해야 했다. 그런데 보우소나루의 연방정부는, 하원이 발의하고 승인한 긴급 구호기금(Auxilio Emergencial)을 2020년 4월에야 분배했다. 그런데 연방정부의 긴급 구호기금을 기다리지 못한 당시의 지방정부들은, 자체적으로 식량을 분배하고, 지역 현금 지원 프로그램을 만들어, 사회복지서비스를 제공했는데, 이러한 지방정부의 대응조치는 가능한 자금 규모에 따라 그 효과가 달리 나타났다(da Fonseca et al. 2021).
교육 정책도 마찬가지였다. 대부분의 시(市)정부는 관할지역 내 빈곤층 학생들에게 원격 교육 접근권을 보장해 줄 예산을 가지고 있지 않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학생들이 안전한 학교로 복귀하기 위해서 꼭 필요한 코로나19 검사키트 조차 제공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방정부는 지방정부에 대한 지원을 거부하고, 오히려 학교를 폐쇄한 시장과 주지사를 비난했다. 그런데 브라질의 헌법은, 건강 및 사회적 지원과 마찬가지로, 연방정부가 지역 및 교육적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한 보충적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을 이미 명시해 두었다.
3. 조정 메커니즘
브라질의 건강정책은 연방기관의 접합(articulação)과 복잡한 시스템을 기반으로 한 심의로 이루어진다(Menicucci & Marques 2016). 따라서 정부 내 존재하는 모든 수준의 협의회들과 정부 내 존재하는 모든 수직·수평적 기관들이 법에 따라 정책을 수립한다. 조치 이행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협의회의 활동에는 주로 정부 행위자와 사회 행위자들이 참여하여 정부 간 거버넌스 기관으로 기능한다.
수직적 형태의 연합 포럼에는 세 정부를 연결하는 ‘삼자 간 관리자 위원회’(CIT - Comissão Intergestores Tripartite)와 하위 두 정부를 연결하는 ‘양자 간 관리자 위원회’(CIB - Comissão Intergestores Bipartite)가 존재한다. 그리고 수평적 형태의 정부 간 전국 포럼에는 ‘주(州) 보건부 장관 협의회’(Conass)와 ‘시(市) 보건 부 장관 협의회’(Conasems)가 존재하는데, 이때 주(州)와 시(市)를 대표하는 모든 단체가 참여한다.
그런데 브라질 연맹(federação)의 과제는 심의 및 의사결정 메커니즘을 정의하는 것인데, 이는 시(市)정부, 주(州)정부, 연방(聯邦)정부의 관리자 모두가 참여하는 제도적 의사결정 포럼의 창설로 해결되었다. 즉 CIT는 세 수준의 정부 공무원들을 불러 모으고, CIB는 브라질 26개의 주(州)정부가 자신의 주(州)정부 공무원들로 하여금 관할 구역의 시(市)정부 공무원들을 불러들여 의견을 조정케 하는 것이다(Abrucio and Grin 2015; Paiva et al. 2017).
브라질의 건강정책으로 마련된 이러한 제도의 출현과 발전은 브라질의 협동적 연방주의(federalismo cooperativo) 출현에 기여했다. 즉, SUS는 매우 혁신적인 방식으로 정부 간 의견을 합의·도출했기 때문에, 그 방식은 각종 사회·복지 분야에 적용되었다(Abrucio and Grin 2015; Paiva et al. 2017; Leandro and Menicucci 2018). 이를 다시 설명하면, SUS의 협동적 연방주의는, 연방(聯邦)정부, 주(州)정부, 시(市)정부가 참여하는 협의회를 통해서, CIT 및 CIB 관리위원회에 의해 중재되는데, 이러한 의사결정 방식이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세 정부 영역의 협력적 행동, 분권화 그리고 사회적 참여에서 비롯된 것이다.
연방정부는, CIT의 설립으로 더 이상 지방정부의 규범을 일방적으로 정의할 수 없게 되었다(Fructuoso 2010, 93-94). 그런데 SUS는 정부 간 관계에서, 세 수준의 정부 간 완벽한 힘의 균형을 갖고 있지는 않다. 왜냐하면 이러한 합의 중심의 정책 결정 기관들은, 각 수준에서 가능한 최상의 결과를 내려고 노력하기 때문에, 언제나 정치적 논쟁이 발생한다. 어쨌든 연방정부가 자금을 제공하고 협력을 추진하면, 지방정부는 그 정책을 실행한다(Franzese and Abrucio 2013).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할권 경쟁으로(Abrucio 2005) 같은 주(州) 내에서 지역 건강 프로그램 수행에 어려움이 따른다(Menecucci 2019).
발전과 한계를 보이는 정부 간 정책 설계를 고려할 때, SUS의 제도적 설계의 정치적 영향력은 코로나19 팬데믹에 대처하기 위한 세 수준의 정부 간 협력을 구축하는 데 매우 중요했다. 즉, 연방(聯邦) 차원의 CIT와 주(州) 차원의 CIB는 모두 일방적인 연방(聯邦)정부의 결정에 맞서 제도적, 정부 간 보호 장치 역할을 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만일 이러한 조정 기구가 존재하지 않았다면, 브라질 연방주의의 협력적 특성은 팬데믹 대처에서 훼손되었을 것이다. 브라질의 의료시스템은 운영, 재정 및 행정 문제를 결정하기 위해 정부 간 영역인 CITS, CIBS 및 의료 지역에 의존하고 있으며, 의료서비스 제공과 관련된 연방(聯邦)정부, 주(州)정부, 시(市)정부 사이의 전략을 정교화하고 국가 계획의 이행을 수행한다. 따라서 하위 정부에 대한 국가적 결정의 이행은(Segatto and Beland 2019) “공유 관리” 메커니즘으로 작동하게 되었다(Franzese 2010).
팬데믹 기간 동안, CIT와 CIBS의 기본적인 역할은 지침과 프로토콜을 승인하고 지역적으로 자금을 할당하는 것이었다. 이러한 위원회들과 지역들을 통해 지방 도시에서 집중 치료 확대가 가능해졌고 또한 환자들을 같은 지역 내에 다른 시(市)로 분산시킬 수 있었다.
주(州)정부들도 마찬가지로 수평적으로 협력했다. 주(州)정부들은 한편으로는 국가적 조정을 옹호하고, 또 다른 한편으로는 코로나19에 대한 대응을 조정했다. 팬데믹 초기, 주지사 포럼(Fórum dos Governadores)은 우선 연방정부와 협상하였으나 의견의 일치를 보지 못했다. 따라서 주(州)정부들은 보우소나루의 결정에 반대하기 위해 주(州) 지도부와의 회의를 강화하려 했다. 하지만 조정 부족으로, 수평적 조정을 강화하며, 정보 공유 및 다양한 정책 분야에서 하위 지방정부의 대응만을 조정했을 뿐이었다.
그런데 이때 많은 관심을 받은 두 가지 사례는 ‘국가보건장관협의회’ (Conselho Nacional de Secretários de Saúde)와 ‘북동부컨소시엄’ (Consórcio do Nordeste)의 역할이다. 전자는 2020년 5월 연방정부의 보건부가 일일 팬데믹 발생 현황을 더 이상 게시하지 않겠다고 발표하자, 코로나19 감염 및 사망 관련 정보를 통합하고 공유하겠다는 모든 주(州)정부의 결정을 지지했다. 그리고 후자는 북동부 지역 9개 주(州) 간의 이전 수평적 조정(Forum dos Governadores do Nordeste)을 제도화하기 위해 2019년 창설된 기구로, 다양한 분야에서 정책 및 정보 공유, 연구 관리 및 서비스에 자금을 지원해 왔다. 그런데 이 컨소시엄은 팬데믹 기간 ‘코로나바이러스 퇴치를 위한 과학위원회’(Comité Científico de Combate ao Coronavirus)를 설립하여, 회원 간에 지침제공, 의료장비 구매, 정책조정, 그리고 데이터를 공유했다. 이 외에도 ‘시(市)정부 간 컨소시엄’ (consórcios inter-municipais)이 있는데, 이는 전염병에 홀로 대처할 수 있는 재정적, 기술적 역량이 부족한 작은 규모의 시(市)정부들이 집단적으로 팬데믹에 대처할 수 있는 정책을 개발하기 위한 것이었다.
이와 같은 브라질 연방의 수직적 조정과 수평적 협력관계의 존재는 전염병 퇴치에 중요한 요소였다. 하지만 대통령의 주지사 및 시장과의 대립이나 건강정책에 대한 정부 간 조정 감소를 막지는 못했다. 따라서 당시 대통령이 보인 리더십 유형은, 1988년 헌법 기준과는 정반대로, 새로운 연방주의, 즉 “보우소나루의 연방주의 모델”을 탄생시켰다.
Ⅲ. 새로운 브라질 연방주의: 보우소나루의 연방주의 모델
브라질은 1988년 헌법 이후 개발된 연방 건강 모델로, 2020년 시작된 팬데믹을 대처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었다. 그런데 보우소나루 정부는 SUS의 긍정적인 유산을 활용하지 않고, 오히려 반과학적 담론을 바탕으로 사회적 고립보다는 경제활동의 정상화를 옹호하여 사회적 혼란을 초래했다. 건강정책의 부조화가 시스템의 분열은 물론, 브라질의 고질병인 사회·영토적 불평등을 오히려 증가시킨 것이었다(Barberia and Gomes 2020).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2019년 취임 직후부터 “보다 협력적인 새로운 연방주의 모델”을 추구했다. 이 보우소나루의 연방주의 모델은 그 기원을 그의 대선 캠페인 ― “더 많은 권력을 브라질에, 더 적은 권력을 브라질리아에”― 에서 찾을 수 있는데,6) 그것의 목적은 연방정부에 집중화된 권력의 형태를 줄이는 것이었다. 그런데 팬데믹의 발발로 그의 연방주의는 다음과 같은 모순을 드러냈다: 첫 번째, “이중적 연방주의”로, 보우소나루 정부 출범 이후 연방정부는 지난 30년 동안 형성된 협력 포럼과 정부 간 조정에서 내린 여러 결정을 무시하여 오히려 독재적 중앙집중화를 강화했고; 두 번째, 그의 지방정부와의 대결은, 사실 팬데믹 이전에 시작되었다. 연방정부가 교육 및 환경 분야에서 이미 합의된 의사결정을 깨뜨리며 단독으로 행동에 옮기는 행위를 여러 번 반복하자, 지방정부는 자체적으로 주(州)정부 간의 협력을 강화하여 새로운 방법을 모색했다; 그리고 세 번째, 연방정부가 연합(União)을 앞세우며 지방정부와 수평적 연합(articulação)을 구축하려고 했으나, 그것을 강조할수록 오히려 약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 과정에서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팬데믹 초기 WHO가 정의한 기술 표준을 준수하기를 원했던 두 명의 보건부 장관 (루이스 엔리케 만데타, 넬슨 타이히)을 해임했다. 그리고 그는 2020년 5월 군장교를 세 번째 보건부 장관으로 임명했는데, 그것은 보건 영역을 정치화하려는 의도였다. 최악의 경우, 보건부를 해체하고, 또한 지방정부와의 국가정책조정 연합포럼을 거부함으로써 SUS를 무력화하려 한 것이었다.
보우소나루의 연방주의와 팬데믹 사이의 교집합은, 한편으로는 코로나19에 대한 국가 정책의 부족, 또 다른 한편으로는 헌법상의 자율성에 의존하여 건강 위기에 대응하던 지방정부로 요약될 수 있다. 이를 위해 지방정부는, 연방정부에 의해 해산되지 않는 ‘연합 포럼’과 ‘북동부 컨소시엄’ 에 의지했다. 그런데 지방정부가 주도성을 가질 수 있었던 배경은,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연방최고법원(STF)의 판결과 하원의 보조금((1,250억 헤알) 승인이었다.
브라질 연방주의의 제도적 구조, 특히 SUS의 핵심인 협력적 모델은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부정적인 행동이 촉발한 지방정부의 반발을 어느 정도 완화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것의 최종 결과는 SUS가 다양한 정부 간의 합의 방식을 통해 운영할 수 있었던 과거보다 훨씬 더 나빴다. 브라질에서 코로나19로 엄청난 희생자가 발생한 것은, 연방정부가 ‘지역 불평등 감소’라는 자신의 역할을 방기하고, 또한 대통령이 무책임하게 CIP을 통해 해결안을 도출하려는 의무를 소홀히 했기 때문이다.
Ⅳ. 보우소나루의 연방주의의 코로나19 대응 방식
코로나19가 전국적으로 확산한 과정은 크게 네 시기로 구분할 수 있다. 따라서 본 장에서는 보우소나루 정부가 국면마다 어떠한 문제로 어떠한 기관과 갈등했는지를 연대기적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1. 첫 번째 국면: 2020년 3월 내각의 보건부 장관과의 갈등
2020년 2월 브라질에서 첫 확진자가 나타났을 무렵부터, 특히 2020년 3월 첫 사망자 사례가 발생했을 때, 보우소나루 내각에서 첫 번째 갈등이 발생했다. 대통령은 코로나19가 단지 “가벼운 감기에 불과할 뿐”이라며 팬데믹의 심각성을 최소화하며, “건강과 경제”라는 이분법에서 경제활동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그런데 그의 최측근이었던 루이스 엔리케 만데타(Luiz Henrique Mandetta) 보건부 장관마저, 사회적 고립 조치를 지지했다.
보우소나루 정부가 경제활동을 강조한 데에는 다음의 원인이 작용했다: 첫 번째, 경제활동의 마비와 건강 위기 상황에서 개인과 기업에 대한 보조금 지급이 공공 부채의 증가로 이어질 것을 우려했던 연방 행정부는, 사실 의회가 2020년 4월 최종 승인한 취약계층을 위한 소득 이전 프로그램 금액의 1/3만을 신청할 정도로, 국가 재정 상태가 심각했다; 두 번째, 보우소나루는 코로나19 감염 및 사망률을 감소시키는 것보다 2022년 그의 재선 프로젝트에 치명적일 수 있는 경기 침체의 장기화를 두려워했다.
하지만 연방정부의 보건부는 코로나19 분쟁 초기 정치적 동맹자로 주요 주지사들의 지지를 이미 확보한 상태였다. 그런데 만데타 장관이 “사회적 고립조치” 로 선회하자, 대통령은 4월 중순 코로나19 확진자의 수가 3만 명을 돌파했을 때, 그를 해임했다. 그리고 후임으로 넬슨 테이치(Nelson Teich) 장관을 지명했으나, 그 역시 사회적 고립조치를 옹호하자, 3주 만에 전격적으로 해임했다. 이때 대통령은 주요 지방정부의 수장들을 자신의 “정치적 적”으로 정의하며, 군 장성 출신인 에두와르두 파주엘루(Eduardo Pazuello)를 보건부 장관으로 임명했다. 사실 그는 WHO의 위생 조치를 옹호할 권한도 없는 정치적 역량 부족이라는 평가를 받는 장관이었지만, 2021년 3월 중순 네 번째 보건부 장관으로 심장전문의 마르셀루 께이로가(Marcelo Queiroga)가 임명될 때까지,7) 가장 장수한 장관이었다.8)
2. 두 번째 국면: 2020년 4월~9월 주지사들과의 갈등
보우소나루의 연방정부가 코로나19 팬데믹 대응 정책을 일방적으로 정의하자, 27명의 주지사 중 20~22명은 자신의 연방적 자율성을 보장받기 위해서, 그리고 대통령의 부정적 대응 방식에 맞서기 위해서 새로운 전쟁을 시작했다. 대통령은 자신을 지지하는 정치적 추종자들과 함께, 하원의 의원들 및 대법원(STF)의 판사들을 상대로 거리의 시위는 물론, 소셜 미디어를 사용한 시위를 조직적으로 벌였는데, 그것은 대통령의 믿음 ― 브라질의 정치 시스템이 주(州)정부와 시(市)정부에 부당하게 막대한 이권을 보장해 주어, 팬데믹에 대응하는 연방정부의 권한을 박탈하고 있다 ― 때문이었다.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충돌한 정치인들은 주로 야당의 주지사들 ― 특히 북동부의 주지사들과 남동부의 리우데자네이루와 상파울루의 주지사와 시장들 ― 이었다.9) 연방정부는 그들을 부패 혐의로 기소하여, 연방 경찰의 조사를 받게 했다. 그리고 연방정부는 팬데믹 확산의 책임을 지역 주민에게 전가하고, 그들을 통제하려 했다.
그런데 연방최고법원(STF)이 의료 정책, 사회적 격리 및 봉쇄 조치에 상관없이 코로나19에 대응할 수 있는 지방정부의 자율성을 보장하는 판결을 하고(Souza & Fontanelli 2021), 하원이 연방정부에 대한 지방정부의 부채상환을 동결했을 뿐만 아니라, 보건 위기에 직면한 주(州)정부 및 시(市)정부가 WHO의 지침에 따라 전국적 차원에서 의료 대응을 할 수 있는 법을 통과시켰다. 그 결과 지방정부는 SUS 협력 메커니즘을 사용하여, 팬데믹을 대처하는 데에, 보다 공동으로 행동할 수 있었다.
3. 세 번째 국면: 2021년 1월 코로나19의 2차 확산
2020년 9월부터 정부 간 정치 지형이 바뀌었는데, 그것에는 다음의 세 가지 이유가 작용했다: 첫 번째, 5월~8월 4개월 사이 확진 및 사망률이 개선되기 시작한 것이다. 따라서 주지사들은, 그동안 사회적 고립조치에 대한 피로감으로, 이를 철회하거나 완화해야 했다. 그 결과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인기는 2020년 말 크게 향상되어, 취임 이후 최고의 수준을 보였다. 그런데 그것의 실제 원인은 연방정부의 긴급 지원금(Auxilio Emergencial) 분배였다 (약 6,800만 명에게 분배한 지원금의 총액은,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하원이 연방정부가 신청한 금액을 역설적으로 3배 증액한 것이었다).
그런데 2021년 1월 코로나19의 2차 확산으로 상황이 또 바뀌었다. 1차 확산보다 더 폭력적으로. 사망자의 수가 2020년 총사망자의 수를 넘어섰다.10) 특히 아마조나스 주(州)에서 마나우스 병원 시스템의 위기, 병원의 산소 부족으로 인해 많은 사람이 희생되었는데, 이때 지방정부들은 또다시 사회적 고립 조치를 강화했다. 이때 연방정부의 보건부는 말라리아 치료제인 클로로퀸과 유사한 약물 하이드록시클로로퀸과 독감 치료제 오셀타미비르를 코로나19 치료제로 공급하겠다고 발표했는데,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이를 적극적으로 환영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4. 네 번째 국면: 백신 확보 지연
이 시기 연방정부는 비상사태에 빠졌는데, 그것의 원인은 다음과 같다: 첫 번째, 그동안 지방정부는, WHO의 권고에 따라 코로나 대응 정책을 수립해왔으나, 주(州)정부 간에 존재하는 재정 및 행정 역량의 차이로 그것의 효과가 이질적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Pereira et al. 2020); 두 번째, “사회적 고립 조치”가 약화한 원인은, 부분적으로 이 조치가 오랫동안 지속되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특히 대통령이 이 조치에 꾸준히 반대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2018년 대선에서 보우소나루에게 표를 가장 많이 준 지역에서 코로나19 감염 및 사망률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Cabra et al. 2021; Fernandes et al. 2020)11); 세 번째, 이 시기 가장 중요한 문제는 백신의 확보였다. 그런데 대통령은 백신의 구매 및 협상에 적극적이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화이자와의 협상을 6개월 연기했다. 그리고 도리아 주지사가 추진한, 상파울루주립대학교의 부탄탕 생명과학 연구소(USP-Instituto Butantan)가 중국의 시노박(Sinovac) 연구소와 MOU 체결로 2020년 10월부터 생산한 백신의 구매를 금지했다. 하지만 그는 3개월이 지나고 나서야, 그것의 구매를 결정했다.12)
그 결과 상파울루주(州)정부가 2021년 1월 국가건강감시원(ANVISA - Agência Nacional de Vigilância Sanitária)의 승인을 받아 연방정부보다 먼저 예방접종을 시작했다. 도리아 주지사의 이러한 조치가 보우소나루 대통령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자, 연방정부는 연방보건연구기관인 ‘오스왈도 크루즈 재단’(Fundação Oswaldo Cruz)과 협력하여 브라질에서 생산된 아스트라제네카를 인수하고, 코로나백(CoronaVac) 백신을 확보했다. 그리고 화이자와 얀센 백신의 경우, 협상의 지연으로 몇 달 뒤에서야 확보했다.
그런데 브라질 사회는 백신 구매 지연의 책임을 보우소나루 대통령에 있다고 보았다. 그것은 정확히 코로나19의 두 번째 확산이 강력하게 나타났던 시점이었다. 이러한 정치적 실패는 보건부 장관 파주엘루 장군의 해임과 대통령의 지지도가 최저수준으로 하락한 것이다. 그런데 이때 브라질의 하원은 팬데믹 기간, 보우소나루가 이끄는 연방정부의 실책을 조사하기 위해서 ‘의회 조사위원회’를 열었다.
Ⅴ. 결론
지금까지 살펴보았듯이, 브라질의 세 차원의 정부들 사이에 나타난 코로나19 대응 방식의 이질성과 통제되지 않은 바이러스 확산을 고려한다고 해도, 브라질에서 가장 심각한 문제는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이끄는 연방정부가 코로나19를 대처하기 위한 정책적 방안조차 가지고 있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리고 대통령은 이미 국내에서 생산된 백신의 구매를 방해하거나 오히려 지연시켰는데, 그것은 대통령과 주지사 간의 갈등의 핵심 원인이었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지역적 불평등의 정도는 더욱 심화했고, 또한 사회적 고립과 관련한 지방정부의 공공 정책의 효율성은 감소했다. 그리고 브라질의 민정이 약 30년 전에 창설한 통합의료시스템 SUS 내에 존재하는 정부 간의 결속(articulação)은 무력화되었다.13)
그럼에도 불구하고, 브라질의 연방주의는 팬데믹 상황 속에서, 지방정부 중, 특히 주(州)정부가 연방정부의 잘못된 결정에 균형추로서 역할을 하며, 부분적으로 최악의 상황을 피할 수 있게 했다. 그것의 배경은 브라질의 공중보건 시스템 역시 연방(聯邦)정부, 주(州)정부, 시(市)정부 간의 협력적 연방주의에 크게 의존하고 있어서, 팬데믹이 확산하는 동안 지방정부 ― 주(州)정부와 시(市)정부 ― 의 수장들이 지역 내 시민의 생명과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정치적 게임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어 최종 승리자가 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즉, 대통령이 이끄는 연방정부가 지방정부의 자율성에 대해 끊임없이 제동을 걸자, 지방정부는 코로나19 대응에 있어서 1차 책임이 있는 연방 기관으로서, 연방정부가 제기한 문제들을 연방최고법원(STF)이나 의회(상원과 하원)로 가져가 법적인 판단을 받았기 때문이다. 만일 브라질 정치 시스템에 이러한 연방주의적 장치가 없었다면, 코로나19와의 전쟁 결과는 훨씬 더 비극적으로 끝났을 것이다.
보우소나루의 연방정부의 팬데믹 대응방식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교훈은 다음과 같다.
첫 번째, SUS의 두 가지 중요한 측면인 연방정부의 자율성과 정부 간 포럼 옹호는, 연방정부가 비록 WHO의 권고와는 다른 행보를 보였지만, 지방정부가 코로나19에 대응할 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게 했다는 점이다.
두 번째, 연방정부가 촉발한 정치적 혼란으로 강화된 ‘국가 보건부 장관 협의회’(Conselho Nacional de Secretários de Saúde)나 ‘북동부 컨소시엄’(Consórcio do Nordeste)과 같은 지방정부 간의 수평적 협력은, 정부 간 관계가 정책 확산에 있어 제도적으로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좋은 사례였다(Fuglister 2012).
세 번째, 지방정부의 자율적이고 협력적인 태도에도 불구하고, 의료서비스 제공에 있어 지역적 불평등을 감소시키지 못해서 [지방정부의 의료서비스 재정 및 행정 역량이 부족한] 브라질에서 가장 가난한 북부 지역에서 팬데믹 희생자가 가장 많이 발생했다는 사실은, 지역적 불평등이 의료서비스 제공을 더욱 어렵게 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네 번째, 코로나19에 대한 대책이 단순히 의료시스템 내 연합적 조정의 문제에 한정되어 있지 않다는 점이다. CIP로서, 교육 및 사회적 지원과 같은 다른 공공 정책에 대한 연합적 조정과 이들 간의 정부 내 조정이 절대적으로 필요함에 따라서, 전염병 대응 및 지역적 불평등 문제가 무엇보다도 우선적으로 해결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다섯 번째,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전염병과의 전쟁을 반-과학적 담론으로 주지사 및 시장들과 대결하여, 많은 인명 피해를 냈는데, 이는 대통령이 만일 효과적인 리더십을 발휘했다면 충분히 예방할 수 있는 일이었다. 따라서 한 국가의 대통령 리더십과 국정운영 능력은 매우 중요하다는 점이다.
Acknowledgments
본 논문은 2021년 한국연구재단의 지원(과제번호: 2021S1A5B5A17057977)을 받아 수행된 연구임.
Not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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